나중에 퇴근을 하는 장면을 보기까지, 전 이 식당의 이름이 왜 노파인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퇴근을 하는 주인을 보며 왜 노파인지를 알게 되더군요. 80이 넘은 할머니가 손주의 차에 타고 퇴근을 하더라는....

각설하고, 델 에스떼 시장에는 깨끗하고 깔끔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최근들어서 하나 둘씩 식당도 리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깨끗하고 깔끔한 곳들이 생기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냥 한끼 떼운다는 개념의 식당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들어가본 이 식당은 깔끔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일단 분위기가 아주 밝고 무난한 곳이더군요. 그래서 이 블로그에서 이 집을 좀 소개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식당 노파는 델 에스떼 시내의 보께론 Boqueron 길에 위치해 있습니다. 인근에 한국 식품 가게도 있고, 마트도 있고 빵집도 있는 곳인데, 이 식당 곧 노파 말고도 줄줄이 중국 음식점이 3군데가 늘어서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 이전에 이 집들 가운데 한 집에 들러 음식을 시켜먹고는 속이 거북해서 며칠을 고생한 뒤로 어느 식당인지 모르겠지만, 이 중국집들을 애써 외면하고 살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오늘 시내에서 우연히 만난 중국어를 하는 친구들 덕에 이 집을 들어가보게 되었지요. (음, 저두 중국어를 하느냐구요? 아뇨, 그건 아니고, 그냥 몇 마디만.... 쩝)


보실 수 있듯이 크게 꾸미지 않은 식당이지만, 희한하게도 분위기가 밝았습니다. 사진으로는 전달이 되지 않지만, 제가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두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하나는 엔야 Enya 의 음악이었습니다. 짱개집에 엔야라.... 그게 희한하게 제 마음에 들더군요. 앞으로 중국집에는 엔야의 음악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벽에 붙어있는 그림들이었습니다. 그 그림들 모두가 퍼즐(그림맞추기)로 만들어져 있었다는 거죠. 퍼즐 좋아하세요? 어떤 사람들은 퍼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죠? 스페인어로 퍼즐은 롬뻬까베싸 Rompecabeza 라고 합니다. 문자적으로 "머리를 부순다"죠. 포르투갈어로는 뭘까요? 께브라까베싸 Quebracabeca 라고 합니다. 역시 문자적 의미는 똑 같습니다. ㅎㅎㅎ;;

아무튼 머리를 부수는 작업끝에 작품이 만들어지는 건데, 그런 그림들이 여기 저기 붙어있는 것을 보니, 주인의 취향을 알 것 같습니다. 일단, 조용할 거라는 거, 또 정서적일거 같다는 거, 그리고 섬세한 성격일 거라는 것 등이었습니다. 오버한 걸까요?


일단 주문을 하기 전에 그릇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런데 접시와 그릇이 붉은 색인것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젓가락까지 붉은 색이라서 좀 신기했습니다. 중국인들이 붉은색을 좋아한다더니, 젓가락까지 붉은 색이군요. 붉은 색 젓가락으로 밥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신기 신기 했습니다. ^^


그리고 콩과 이것 저것을 넣어서 만든 초절임 같군요. 이건 손을 대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손을 안댄 이유는 곧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ㅎㅎㅎ)




음식이 나왔습니다. 볶음밥 2인분하고 국수하고 교자라고 불리는 춘권하고 말이죠. 그래서 엄숙하게 (즉 조용하게) 아무말 안하고 먹기 시작합니다. 맛은요? 그런대로 평범합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이더군요. 중국족 향신료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간도 맞았구요. 좀 더 긍정적으로 말하라면, 맛있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아주 맛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냥 한 끼 떼우는 음식이라면 맛있는 쪽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맛은 합격점이라고 하겠네요.


게다가 마음에 든 것은 카운터와 손님을 맞고 있는 아가씨들이었습니다. 모두 4명이었는데, 1명은 파라과이 현지 종업원이었고, 나머지 3명은 이 중국집의 딸들이라고 하더군요. 퍼즐이 관심있었던 제가 그냥 지나칠리 없죠. 다가가서 누구 작품이냐고 물었습니다. 말이 잘 안되더군요. 일단 아가씨들은 스페인어가 안되었고, 저는 중국어가 잘 안되니 말입니다. 점원을 통해서 들은 말은 3 딸들 중 두 딸이 맞추었다고 하더군요. 저기 눈에 보이는 시아오지에(小姐)하고 아래 사진에 나오는 시아오지에가 그들입니다.


이 두 시아오지에가 퍼즐을 맞춘 장본인이라고 하네요.

더운 여름이어서 힘이 다 빠지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심 식사 시간에 들은 음악과 음식, 그리고 퍼즐... 이것들이 기분을 새롭게 해 주었습니다.

델 에스떼를 구경 오신다면, 보께론 길에 있는 노파집에서 중국음식으로 식사 한 끼를 드셔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더운 여름이라면 꽤 괜찮은 선택을 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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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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