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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로 가는 길에서

여행 2009. 10. 6. 04:43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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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에서 상파울로로 가는 길이 예전에는 험하디 험한 길이었다. 필자의 처숙부 역시 이 길에서 돌아가셨을 정도로 이 길은 브라질 남부의 "죽음의 도로"였다고 한다. 필자가 꾸리찌바에 살때(2001~2003)에는 도로 확장 공사로 길도 상당히 넓어졌고 여유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험하고 구불구불한 산맥을 몇 차례 넘어가야 할 정도로 길이 험했었다. 브라질 지도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상파울로에서 히오(Rio de Janeiro)방면으로는 크고 작은 도시들이 해변을 따라 주욱 늘어서 있지만, 꾸리찌바 방면으로는 꾸리찌바에 도달할 때까지 거의 도시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만큼 이 지역은 개발이 되지 않은 원시림이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과거가 어떻든 현재는 길도 퍽 넓어졌고, 경치도 여전히 좋다. 그래서 더욱 신나게 상파울로까지 달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 현재는 상파울로에 거의 다 가서 상파울로 50km ~ 100km 지점만이 쌍방 2차선 혹은 3차선이고 나머지 도로는 모두 일방 2차선의 도로가 개통되어 있는 것이다. 도로도 넓어졌고 노면 상태도 엄청 좋아졌다. 그리고 그렇게 좋아졌기 때문인지 이전에 없었던 톨게이트가 6개나 더 생겼다. T.T;;

하지만 길이 좋아졌다고 사고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예전에 비해 훨씬 쾌적해 지기는 했지만, 사고의 위험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다. 바로 이번의 상파울로 여행 중에 그런 사고가 났던 모양이다. 꾸리찌바를 출발한지 1시간이 조금 더 지났는데, 경치가 아주 좋은 지역에서 차량들이 줄줄이 서 있는 것이다. 나 역시 차를 세우고 잠시 앉아있다가 아예 시동을 끄고 바깥으로 나와본다. (나중에 출발할 때까지 2시간 30분 정도를 그 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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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뒤로도 계속 차량이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 사진을 찍었을 때는 차를 세우고 30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 그때부터도 2시간을 서 있었으니 통행이 많은 이 고속도로에서 그 끝이 어디쯤이었을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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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으로도 계속 줄지어 서 있었는데, 커브가 되어 있어서 그 다음은 어떤지를 모르겠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두번째 커브 부근에서 종이를 싣고 가던 트럭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500kg짜리 종이뭉치들이 도로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 덕에 차를 세우고 주변 환경을 살펴볼 기회가 생겼다.

사실 이 길은 꾸리찌바에 살 때부터 30번은 족히 오갔던 도로다. 당시에 오고가면서 경치가 좋았던 곳이 종종 있었지만, 중간에 서서 주변 환경을 살펴보았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그 기회가 온 것이다. 내가 멈춘 곳의 환경은 어떤가?

먼저 제일 위의 사진에서처럼 숲이 우거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석 건너편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찍었는데, 크고 작은 나무들의 숲이 우거져 멋있게 보인다. 저정도 숲이라면 들짐승과 산짐승들도 상당히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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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침 섰던 자리는 골짜기를 잇는 다리가 있던 곳이다. 그래서 건너편 도로쪽으로 조그만 오두막같은 집이 하나 보였는데, 거리를 가늠하기 위해 도로와 함께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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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을 줌으로 당겨본다. 당기고 보니 오두막이라고 하기는 좀 뭐하지만, 아무튼 꼬마애가 나와 있는 장면이 눈에 띈다. 꼬마애 옆에는 강아지도 한마리 서 있다.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밤에는 좀 무섭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참 평온해 보인다,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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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로 이편으로 골짜기 안쪽을 찍은 모습이다.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 저기 끝 부분에 오두막을 짓고 산다면 정말 좋을것 같기도 하다. 시냇물도 맑고 깊어서 고기들도 많을 것 같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비들이 곡예를 하면서 날아다니는 모습도 참 평온해 보였다. 시냇가를 중심으로 피어있는 식물들은 곡식은 아니었지만, 저곳에 농사를 짓는다면 정말 잘 자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참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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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다리에서 피처럼 보이는 것이 있어서 다가가 보았더니 이렇게 조그만 거미가 있었다. 다리의 콘크리트 색과 비슷해서 거미의 다리는 보이지 않았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참 희한하게 생긴 거미다. 몸통의 빨간 부분은 잘 말린 고추처럼 아주 선명한 선홍색을 띄고 있었다.

이 거미는 좋겠다. 이렇게 평화로운 곳에서 살 수 있으니....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생태계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겠지만....)

2시간 30분 정도,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차에서 잠도 자면서.... 시간이 지나니 길이 뚫렸다. 그리고 다시 상파울로로 쌩쌩.... 하지만 정말 처음으로 도로에서, 아니 도로 중간에서 편안한 기분으로 주변 환경을 즐길 수 있었던 날이었다. 그렇게 본 그날의 자연이 얼마나 평화로웠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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