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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음식 피로기의 정체

생활 2009. 11. 20. 16:06 Posted by juanshpark

이따자이에서의 두 번째 밤을 보내는 동안 집 주인인 Jean Carlos는 폴란드 음식 피로기를 먹여주겠다고 자청을 했습니다. 피로기라.... 이름도 이상한데, 도대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없게 하더군요. 여러분은 알겠습니까? 피로기는 과연 어떤 음식일까요? 진 카를로스는 원래 폴란드 사람의 후손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피로기를 안다고 했습니다. 피로기는 폴란드 고유 음식이라며 아주 특이한 음식이라고 했습니다. 기대는 만땅이었지만, 궁금하기도 정말 만땅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집주인인 진 카를로스와 그의 새색시인 리비아씨의 모습입니다. 둘이서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는 장면이지요. ㅎㅎㅎ 바깥에서 비가 솔솔 뿌려대는데, 간밤에 모기때문에 시달려서 그런지,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오후무렵에 저는 침대에서 곯아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피로기를 만드는 동안 처음부분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피로기와 관련된 첫 사진은 솥 속에서 끓고 있는 모습뿐이었습니다. 바로 이 사진입니다.

보기에 이탈리아 음식인 Canelone나 좀 큰 Sorentino 정도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끓고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그 중 어떤 것이라고 하기가 좀 뭐하더군요. 나중에 솥에서 빼 내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데, 리비아의 언니 가족이 식구들을 끌고 왔습니다. 리비아의 형부인 시드니 부부와 진 카를로스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해 줍니다.

사진은 역시 식사가 끝나고 나서 찍은 겁니다. 그 사이에도 사진은 많이 찍었지만, 스트로보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찍어댔더니 모두 흔들려서 그만....

아무튼 피로기를 먹고 와인을 한 잔 걸쳤습니다. 희한한 것은 이따자이까지 왔는데, 아르헨티나 와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거죠. 물론 포즈 두 이과수에서 마시는 고급 포도주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특별히 한국인 부부를 대접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산 포도주를 구입을 했습니다. 성의가 절반의 맛을 결정하더군요. 정말 흡족하게 먹고 마셨습니다. 아~ 참! 아직 피로기를 설명하지 않았지요? 피로기가 무엇일까요? 짜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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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ㅡㅡㅡㅡㅡㅡㅡ;; 만두 맞지요? 겉 모습이 너무 반질반질해서 다른 음식인가 싶었는데, 만들어진 모습은 크기가 좀 커서 그렇지 딱 만두였습니다. 속은 어떻냐구요? 예~! 속도 만두였습니다. 하지만, 다른게 있다면 속에 감자가 좀 으깨져서 들어가더군요. 그리고 다른게 좀 더 있었습니다. 먹는 방법이 달랐습니다. 보시겠습니까?

먼저 주인은 손님들의 접시에 피로기를 하나씩 올려서 돌려줍니다. 주인인 진 카를로스는 먹지 않고 그냥 서빙만 하더군요. 잘 삶아진 피로기 위에 연유로 만든 소스가 올라갑니다.

이렇게 말이지요. 한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먹을걸 가지고 왜 저렇게 장난을?! 이라고 생각할 만합니다. 이 정도에서 그냥 먹으라고 하면, 아마 느끼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소스가 올라갑니다. 이름하여 양파 소스입니다.

양파를 잘게 썰어 기름에 볶은 소스인데, 양파의 매운맛은 다 빠지긴 했어도 그런대로 맛이 있더군요. 이 소스를 다시 연유 위에 올려놓으면 먹을 준비 끝~!

먹을 준비가 다 끝난 피로기의 모습입니다. ㅎㅎㅎ;; 맛이 어떠냐구요? 당연히 시장이 반찬이고 집주인의 성의가 절반의 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은 아닙니다. 좀 밋밋하고 느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와인과 함께 먹어보니 꽤나 먹을만 했습니다. 그래서 몸매 관리한다고 평소에 저녁 식사를 잘 하지 않던 아내도 이날 저녁에는 3개를 먹었습니다. (아~ 3개가 얼마나 되냐구요? 저두 3개를 먹었습니다. ㅎㅎㅎ)

궁금한 것은 만두가 어떻게 폴란드의 음식이 되었을까? 라는 점이었습니다. 나름 집히는것이 있었지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만두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삼국지에서였습니다. 제갈양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어느 강에서인가 죽은 원혼들을 달래기 위해서 밀가루를 반죽하고 빗어서 사람의 머리 모양으로 만들고 그 속에 말을 잡아 고기를 다져서 속을 넣은다음 삶아서 제단에 올립니다. 이것을 만두라고 했는데, 의미는 "남만의 머리"였다고 하죠? 그게 세월이 지나면서 현재의 "만두"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만두가 청조때 생겼다고 하고, 그게 또 가장 유력하다고 하는데, 전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위에서 생각한 폴란드 사람들이 만두를 먹게 된 것은 아무래도 동양의 어느 곳에서인가 넘어간 듯 한데, 청조라고 하면 계산상 안 맞는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냥 저는 제갈양 시대에 만들었다고 가정을 했습니다. 아무튼 제갈양이 만두를 만들었다면 어림잡아 거의 2000년 전 사람인거죠. 그리고 그때부터 중국대륙의 사람들이 먹기 시작했다면 문명의 전파 속도가 늦던지 빠르든지 1000여년 정도면 대륙에서는 거의 다 퍼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에 만두가 처음 들어온 것이 고려시대라니까, 거의 엇비슷하게 되는데요. 저는 폴란드와 이탈리아, 그리스 역시 원나라 즉 몽고족이 대륙에 세운 나라의 시대에 동서양이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만두가 유럽으로 전파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양도 그렇고, 속에 들어가는 고기와 감자도 그렇고, 아무튼 우리네 만두와 동일한 근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잘은 모르겠지만요. ㅎㅎㅎ)

어쩌면 그 이름인 피로기 역시 - 내 친구인 진 카를로스가 제대로 발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제대로 발음하고 있다고 치고 - 한자의 "피륙"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두가 사람 머리에서 유래했다면, 가죽과 고기가 들어있는 모양의 음식이라는 뜻으로 피륙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무튼 이건 제 추측이지만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친구의 정성 탓에 하루 저녁을 아주 배불리 먹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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