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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27 자동차로 지구 반바퀴 (2) 2003년 5월 13일 6

드디어 출발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2003년 5월 13일, 화요일이었구 날씨는 아주 맑았다고 되어 있군요. ^^;; 아침 6시 30분에 출발을 합니다. 한국과는 정 반대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한국이라면 신록이 우거지고 있을 무렵이지만, 브라질 꾸리찌바의 새벽 6시 30분은 조금 추운 날씨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브라질이 아열대 기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중 어느때에나 푸른 잎파리를 볼 수 있기는 합니다만....

꾸리찌바 시내를 관통해서 BR-116을 타고 꾸리찌바 시외로 나간 다음에 다시 BR-476으로 갈아타고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위 사진은 구글에서 BR-476 이라는 검색어로 찾은 도로 풍경입니다. 꾸리찌바에 거주할 때, 남쪽으로 많은 지역을 여행했던 터라 이 길 역시 그렇게 낯설은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을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길이 아주 낯설게 보이더군요.

당시만 해도 브라질의 도로들은 상태가 극과극이었습니다. 민영화가 이루어진 곳은 통행료를 받지만 잘 닦여진 반면에 통행료를 받지 않는 도로들은 움푹움푹 패이고 헐벗어져서 길이 아주 만신창이가 되어 있습니다. BR-476이 어떤 상태냐면, 지금은 통행료를 받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후자의 경우였습니다. 여행하기에 그리 좋은 길은 아니었지만, 빠소 푼도까지 가는 길로는 그 길이 제일 단거리였기 때문에 언제나 그 길로 다녔습니다.


빠소 푼도는 브라질 최남단의 시골인 히오 그란지 두 술 Rio Grande do Sul 주의 한가운데 위치한 농업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각종 농산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 도시를 지나칠 무렵이 오후 1시 30분이었습니다. 평소 이 도시까지 올 경우 아침에 출발을 해도 오후 늦게나마 도착을 했었는데, 여행이 즐겁긴 했던 모양입니다.

빠소 푼도를 지나치면서 서쪽으로 향하는 BR-285번을 타게 됩니다. 이 길을 쭉 가면 아르헨티나 산토 토메와 맞붙어 있는 브라질 도시 상 보르자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르헨티나로 넘어가는 최 단 거리라고 생각해서 이 길을 택한 것이었죠.

그런데, 이 BR-285 라는 길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았습니다. 빠소 푼도까지 오는 길이 죽음의 도로였다면, 이 길은 죽음 자체였습니다. 커다란 화물 트럭조차 엉금엉금 기어다녀야 할 정도로 길이 엉망 이었습니다. 얼마나 안 좋으냐구요? 다음 사진은 구글 이미지에서 BR-285 라는 검색어로 찾은 사진들입니다.



사고 사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걸 보면, 아직도 이 도로는 개선되지 않은 듯 싶습니다. 아래 사진중에 분홍색 스프레이로 가려진 얼굴은 사고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얼굴입니다. 그리고 위 사진 오른쪽 아래 보면 ijuhy 라는 워터마크가 보일 것입니다. 당시 제가 기록한 글 가운데 이주이스 Ijuhis 라는 언급이 있어 옮겨 봅니다.

이전에도 빠소 푼도를 다니면서 길이 나쁘다고 불평한 적이 있었는데, 이 길은 빠소 푼도로 가는 길과는 비교도 안 된다. 여기저기 움푹 움푹 패어져 있는 길을 차들이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있다. 다행이 우리 차는 조금 높아서 그런 대로 달려갈 수 있었다. 특히 Ijuhis 부터 Sao Miguel das Missoes 라는 곳까지, 40km 구간의 길은 벗겨지고 패어져있다. 하지만 그 구간을 지나 30여 킬로미터를 더 가서 시작되는 Sao Luiz Gonzaga 부터 110km 떨어진 상 보르자에 이르는 길에 비하면 앞의 도로는 양반이다. 이 길에 있는 구멍들은 큰 트럭들조차도 엉금엉금 기어가게 만들고 있다. 우리 차도 조심조심 다녀야 했지만 워낙 일찍 출발한 탓인지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지는 19시에 상 보르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달려서 상 보르자에 도착한 시간은 앞서 기록에 있는대로 19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시내로 나왔는데, 브라질의 두 대통령이 이곳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뚤리오 바르가 Getulio Varga 대통령과 조앙 굴라르치 Joao Goulart 대통령이 그들이라고 하더군요. 특이한 것은 제뚤리오 대통령과 조앙 대통령의 생가가 겨우 1블록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같은 시기에 살았던 대통령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서 길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그 다음날 겪게 될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다음날 무슨 일이 있었느냐구요? 예! 다음 포스트에서 그 점을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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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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