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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마지막 포스팅: 자동차의 무덤에서

생활 2010. 12. 30. 09:55 Posted by juanshpark

폐차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어쩌면 이해가 잘 안되는 상황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폐차제도가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나라 사람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중고차를, 그것도 십 수년이 지난 중고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위의 사진이 보여주듯 살풍경한 그런 환경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좀 소개해 볼까 합니다.


파라과이나 볼리비아같은 남미에서도 낙후된 나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같이 비교적 발전했다고 하는 나라에도, 그리고 정말 발전한 상파울로나 꾸리찌바, 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이런 장소는 참으로 많습니다. 폐차가 되는 자동차를 구입해서 부분 부분별로 자르고 분해해서 그 부품을 팔아먹는 중고 부품 시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중고 부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와르네스 대로 Av. Warnes 나 상파울로 동쪽의 이미그란찌 고속도로 Rodoviaria dos Imigrantes 뿐 아니라 이곳 삼개국 국경에도 도시의 외곽으로 나가면 널찍한 공간에 폐차가 된 자동차들의 시체들이 즐비한 가운데 부품을 빼서 파는 사업장들이 널려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누굴까요? 당연히 새 부품을 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주 고객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 구형이 되어버린 자신의 자동차 부품을 찾지 못해 이런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처럼 비록 낡기는 했지만 수입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경우는 부속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시장을 자주 찾아오는 셈입니다. 하지만 심한 경우 이런 부품시장에도 부속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때 부속이 자동차 운영에 필수적인 것이라면 상황은 정말 난감해 집니다. 만약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냥 없는대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심지어는 만들어서 비슷한 것으로 달고 다니기도 하게 되는 겁니다. ^^


부속상을 운영하는 분들 가운데 수단이 좋은 분들은 정말 어떤 부속이든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다른 자동차를 훔쳐서 그 부품을 팔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신빙성은 없지만 상당부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무튼, 한국과 일본에서 새차를 구입해서 타다가 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차들을 수입하는 칠레와 페루, 볼리비아와 파라과이가 주변에 있기 때문에 심심치 않게 한국 차량도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낡아서 폐차를 시키는 경우가 별로 없는 나라들이기 때문에 묘지(?)에 들어오는 자동차들은 대체로 최근의 차량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늙어죽는 차량들이 아니라 사고로 죽은 차량들이 많은 셈이네요. 그리고 그렇게 들어온 차량들은 모두 분해가 되어 다른 차의 부품이 되어 돌아다니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경우라면 장기를 기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상업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곳이기에 기증이 아니라 판매가 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것은 가격입니다. 중고 시장에서 구입을 하는 것이니만큼 정품 새부속보다 싸야 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가격이 터무니없이 싼 경우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새 부속의 40% 정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집주인의 입맛에 따라 아주 싼 가격에 구매하거나, 덤으로 얻어오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엿장수 마음대로, 아니 중고 부품상 마음대로 부르는게 값입니다.


그러니 이 부품이 정말 싼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아무튼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정해져있는 대리점보다는 싼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계속 이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자동차 튜닝에 관심이 있는 돈 없는 청년들은 이런 시장을 더 잘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가끔은 아주 좋은 상태의 타이어와 알루미늄 휠을 시중의 1/10 가격으로 구매하기도 하기 때문이겠죠.

더군다나 이곳은 삼개국 국경입니다. 바로 이웃에 파라과이에는 정말 별의별 차의 부속들이 다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곳을 거점으로 거주하고 있는 저와 같은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 되었습니다. ㅎㅎㅎ;;

폐차제도가 잘 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참 이상하게 느껴질지 모르는 사진과 글이겠지만, 혹시라도 외국에 가셔서 폐차된 차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장소를 보시게 되거든 자동차 묘지에서 장기가 팔려나가는 상점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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