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계곡을 설명하지 않나 싶네요.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이 계곡 명칭을 넣고 찾아 보았지만, 한국어로 된 설명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인터넷에 소개하는 것이 아닌지 감개무량합니다. ^^
각설하고, 이번 여행 중에 싱고 계곡을 다녀온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먼저 지도를 좀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이 계곡의 위치는 브라질 북동부 주의 세르지페 주와 알라고아 주 경계에 있는 상 프란시스코 강의 상류에 있습니다. 이 계곡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필히 세르지페 주의 한 도시인 까닌데 라는 마을을 방문해야 합니다. 까닌데까지 가는 교통편은 아라까주 시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버스가 다닙니다. 하지만 지리를 잘 모르던, 알던 저는 여행사와 함께 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일단 비용이 개인적으로 다니는 것에 비해 비싸지 않고,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 안에서 편안히 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라까주 시에서 까닌데까지의 거리는 250km 정도 됩니다. 여행사가 제공한 승합차로 3시간 이상이 걸리지요. 승용차로 이동을 한다면, 좀 더 빨리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길이나 방향이나 여간 피곤한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싱고 계곡을 관광한다고 신청을 하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그러니까 새벽 5시 정도에 일어나서 출발을 합니다. (여행 출발시간은 여행사마다 다릅니다. 비용은 거기서 거기지만, 방문하는 기간에 따라 쌀 수도 있고 비쌀 수도 있기 때문에 기재하지 않겠습니다.)
가는 길의 풍경은 그냥 평범하지만, 승합차를 운전하는 가이드의 구수한 입담을 들을 수 있어서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는 길에 한 차례 내려서 아침 식사도 하고 15분 정도 쉬는 시간도 있지만, 지루한 여행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가이드가 포르투갈어로만 이야기를 하는 까닭에 언어를 모르신다면,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가는 길에 본 백로 떼입니다. 저 하얀 점 하나 하나가 백로들입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어떤때는 그 숫자가 너무 많아서 한번에 다 뜨면 하늘이 안보일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멀리서 보니 좀 지저분해 보입니다. 쩝...
싱고 계곡으로 가는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댐이 아랫편으로 있는데, 그 위쪽으로 돌아서 올라가면 항구와 함께 식당이 있습니다. 이곳 식당의 음식도 그 가짓수에 있어서 이 지역의 특산물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상파울로나 꾸리찌바 같은 대도시에서라면 이 식당의 규모나 음식 가짓수가 큰 이야기거리가 되지 않겠지만, 세르지페 주의 까닌데라는 소도시 아니 촌락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항구에 도착하면, 입장권을 발매받습니다. 그리고 식사를 할 것인지 간단한 간식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 다음 선불을 냅니다. 그리고 티켓을 발부받는데, 그것을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식사는 시간에 따라 먼저 할 수도 있고 나중에 할 수도 있는데, 저희는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관광 이후로 미루어 두었습니다.
싱고 계곡으로 가는 페리에는 수백명이 탑니다. 그 페리로 한 시간 이상을 수면위를 다닌 후에 싱고 계곡으로 들어갑니다. 몇 시간이 걸리는 이 관광이 지루하신 분이라면 위에 보이는 헬기를 타실 수도 있습니다만, 비용이 1인당 거의 100불인데다 아래서 위로 보는 캐년과는 달리 위에서 아래로 보는 거라 어떨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우리 부부는 페리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계곡이 나타난 후로도 10여분을 더 들어갔더니 미리 출발한 페리가 계곡 속에 숨어 있는데, 아마도 여기가 종착지점인 듯 합니다. 우리 역시 이곳에서 내렸습니다. 이곳에는 이미 선착장은 물론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안전 구획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따라서 싱고 계곡을 가실 때에는 수영복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페리에서 내린 뒤에 옵션으로 나룻배를 타고 작은 규모의 캐년을 들어갔다 나올 수 있습니다. 나룻배 가격은 1인당 5헤알입니다. 큰 돈 아니니 타 보실 수 있습니다. 나룻배에는 사공 외에 10명이 탈 수 있는데, 불행하게도 우리가 탄 배가 10명이 탔더랬습니다. 보트의 상판이 거의 수면과 같았던 바람에 조마조마하는 마음에 제대로 구경도 못했지요. 사실, 그렇게 큰 볼거리는 없었습니다만, 사진은 정말 잘 나오데요. ㅋㅋㅋ
사진은 근사하죠? 물도 맑은 편이라 좋았습니다. 물론 투명하지는 않아서 조금 기분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재밌는 경험을 했습니다. 잠깐 동안의 나룻배 투어를 한 다음, 한시간 정도를 천연 풀장에서 놀게 하더군요. 수영을 잘 하는 사람들은 구명조끼 없이 들어가고 수영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구명조끼를 입고 들어갑니다. 제 경우는 수영을 잘 못하는 편이라 구명조끼를 입고 들어가서 누워서 좀 쉬었습니다.
모자이크 처리가 된 누워있는 양반이 접니다. ㅋㅎㅎㅎ;; 와이프가 한장 찍어 주었네요. 암튼 강물 속에서 노는 한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돌아갈 시간이 됩니다. 아, 왜 1시간만 주느냐구요? 생각해 보세요. 적어도 3시간의 자동차 여행 뒤에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페리를 타고 또 1시간 정도를 여행을 합니다. 왕복에만 10시간이 소요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1시간 정도 물놀이를 하게 한 것도 상당히 선심을 쓴 거지요.
돌아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주 늦어서 거의 3시 정도나 되어서 밥을 먹었는데, 입이 짧아서인지 그다지 많이 먹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은 줄창 잠을 잤습니다. 중간에 한번 쉬기는 했지만, 숙소에 도착해 보니 저녁 8시가 되었더군요. 피곤한 하루였지만, 신기한 광경을 보아서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세르지페 주를 지나가게 된다면 싱고 계곡을 한번 방문해 보면 어떨까요?
블로그에 댓글은 기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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