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쳐한 사진은 2011년 2월 21일 야후 코리아의 메인 사진입니다. 3개국 국경에 살면서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대한 글을 싣고 있는 블로그로서 관심을 끄는 카피가 하나 뜨길래 열어 보았습니다. 카피의 주제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혐오하는 민족은?" 이었습니다.
약 4일전 포스트한 기사가 야후 메인에 걸려 있었는데, 그 내용은 허걱~!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주류가 가장 혐오하는 민족은 한국인이 1위(21.1%), 그 다음이 집시와 칠레인, 세번째는 볼리비아인, 그 다음이 유대인, 그리고 파라과이인 순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외국인에 대한 혐오증이나, 특히 유색인종 그리고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은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다지 놀랄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혐오의 가장 큰 부분이 한국인이라니~! 정말 세상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 한국인을 싫어하는 민족을 한국인들이 짝사랑 할 이유는 없겠지요? 그래서인지 댓글에도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편견에 대해 몇 번의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혐한증이 있는줄 몰랐던 저로서는 위 블로그에서 언급한 아르헨티나 최대 일간지 "클라린"의 26에 게재한 자체 여론조사를 보고 싶었습니다. 블로그의 글이 야후 메인에 뜨기 4일전에 기고가 되었으므로 2월 17일에 기고가 된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클라린이 26일에 발표했다는 기사는 2월 26일 일리는 없으니 당연히 1월 26일이거나 작년 12월 26일 이겠지요? 아니면 6개월이나 1년이나 5년전 기사를 사용했을리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클라린에 들어가서 각종 키워드로 기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기간은 2010년 10월 1일부터로 잡고 시작을 했다가 그냥 무기한으로 놓고 기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Coreano (한국인), Coreanos (한국인들), Xenofobia (외국인 기피 내지는 혐오증), Encuesta (리서치, 설문조사)와 같은 키워드로 찾아 보았고, 그래서 상당한 분량의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찾고 있던 기사는 아니었지만요.
그래서, 아주 재밌는 사실과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반 외국인 정서에 대해서도 더더욱 감을 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찾고 있던 기사는 없었습니다. 블로그에 올리신 분이 혹시 이 기사를 읽게 되신다면 글의 출처를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야후에 댓글로 물어보고 싶었지만, 댓글을 쓰려면 로그인을 해야 하고 그러면 실명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좀 우스꽝 스럽기는 하지만 10대 중반에 이민을 나온때문에 대한 민국의 실명 인증을 할 수가 없습니다. ㅋㅋㅋ)
이 글은 단지 기사의 출처를 찾기 위하여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오래전부터 아르헨티나와 한국은 정말 지구 정 반대편에 위치한 나라들이기도 하지만 서로에 대해 소, 닭 쳐다보듯 하는 나라라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바야흐로 지구촌이라는 말이 나오고 전 세계가 글로벌 화 하면서 지구 반대편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저런 이유로 엮여 살아가는 시대에 서로를 전혀 무관심한 눈으로 보는 것이 좀 답답했거든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라면 주변에 지하 자원과 농산물이 무진장한 아르헨티나라는 나라를 그냥 버려두어도 될 나라가 아닐테고,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경제 발전을 통해 IT와 자동차, 기타 선진문물을 생산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버려두어서는 안될 입장일텐데, 서로 너무나도 서로를 알려고 하지도 않고, 서로 고고하게 지내는 것이 못마땅하기도 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일들은 국가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겠지만, 사람들 역시 미디어에 감염되어서인지, 정말 서로를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답답했습니다. (뭐 굳이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하시면 그걸로 또 그만이겠지요.) 하지만 세계는 점점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서로가 서로를 잘 알아야만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고 화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수 있는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답답할 노릇일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에 이민을 가서 그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혹은 그곳에서 현지인들과 동화되어 살아가려는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억울할 노릇이겠지만, 상당수의 한국인들이 아르헨티나에서 좋은 본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민자의 입장에서 다른 이민자들이나 현지인들의 노동을 착취한 사람들도 있었고, 예의 개고기 사건도 있었습니다. 가뜩이나 마땅찮은 경기에, 마땅찮은 사회 분위기 때문에 희생양이 된 경우도 없잖아 있지만, 그 빌미를 준 것은 분명 한국인들이었습니다. 남의 나라에 와서 살면서 그 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분명 잘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한국인들이 아르헨티나에서 차별을 당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차별 당하는 정도는 시간이 지나면 완화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 차별을 당하는 한국인들이 현지인 이웃에게 좀 더 친근한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해서 차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냥 평범한 외국인 이웃으로 인식될 것이고, 우리 자손들의 세대에서는 덜 차별을 받는 분위기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예, 저도 차별을 경험하면서 아르헨티나에서 살았습니다. 아르헨티나 주류 사회 역시 폐쇄적이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적어도 브라질과 비교해보니 더 그렇더군요. 하지만, 그들은 아무튼 아르헨티나 주류 사회의 일원들 아닙니까? 그들은 텃세를 부릴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쳐 둡시다. 그들의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 하는 굴러온 돌인 한국인들이 그 정도 아량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한 그들의 폐쇄성 때문에 우리도 우리끼리 폐쇄적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결과가 처음 언급한 조사의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별의 문제는 아르헨티나에서만의 문제가 분명 아닙니다. 한국인들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차별은 본토는 물론이고 이민을 나와서까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급변하는 세상속에서 본토 역시 수백만명의 외국인들이 들어와살고, 그들과 가족을 이루며 다문화 가족을 이루어가고 있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역시 차별문제는 계속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없어지지 않을 때까지는 외국에 나와있는 한국인들도 차별을 당하고 또 차별을 하면서 살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교민들이 특별한 경우가 아닐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도 비슷하겠지만, 특별히 아르헨티나의 한인 문제가 이슈화 된 것이겠죠.
외국에 나와 살고 있는 한국인인 우리는, 우리의 행동의 결과를 우리 후손이 담당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늘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와 얼굴이 다른 사람들의 사회속에 박혀 살고 있기때문에, 바로 그 이유때문에 우리 한국인 한사람 한사람은 공인입니다. 우리의 언행은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얼굴이 다른 사람들에게 한국인의 이미지를 심어주게 될 것입니다.
현지인 이웃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도록 하십시다. 한 사람 한사람이 그렇게 친절한 사람이 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몰라볼 정도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해도 편견은 사라지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가장 혐오하는 민족으로 꼽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거, 가치있는 거 아닐까요?
본국에 계신 한국인들도, 다문화 가족에 좀 더 관용을 나타내 보이면 어떨까요? 한쪽이 외국인인 부모 아래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쩌면 청소년 시절에 이민을 나와 해외에서 살고 있는 저보다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에 공헌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그들을 한국인들로 받아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흔히들 21세기는 국경이나 민족의 개념이 없는 세계인의 사회가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한국은 지금 기적의 나라를 뛰어넘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20위 안에 랭크가 될 정도로 거국이 된 나라입니다.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경제 규모는 분명 20위 안에 들어가고, 특별히 어떤 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단연 세계의 톱인 나라입니다. 그러니, 타인과 외국인에 대한 배려와 친절에서도 그만큼의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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