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인 근로자들이 와서 일하는 쎄아라 주의 꿈부꾸에서 살면서 이 동네 사람들, 곧 쎄아렌세들과 이마를 맞대고 살다보니 이런 저런 재밌는 것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은 제가 발견한 몇 가지 이야기를 좀 적어두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재밌었으면 좋겠군요.
첫째, 쎄아렌세들의 텃세가 아주 심하군요. 재밌는 것은 외국인들에 대해서만 그런게 아니라 같은 브라질 사람들이라도 쎄아라 사람들이 아니라면 텃세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저는 제가 외국인이라서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전에 상파울로 출신의 친구를 하나 만나서 그 친구의 불평을 듣다보니 그 친구에게서 나온 이야기가 딱 그렇더군요. 요컨대, 쎄아라 사람들의 사투리는 독특합니다. 그런데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금방 쎄아라 사람들의 사투리를 흉내 낼수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타지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날 경우, 텃세를 톡톡히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사는 꿈부꾸에는 중심가에 몇몇 생선 가게가 있습니다. 한 생선가게는 제법 손님이 많고, 특히나 저와 같은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 손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집에는 두 종류의 새우가 있습니다. 하나는 좀 작은 새우인데 킬로당 17헤알을 받고, 좀 큰것은 킬로당 20헤알을 받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가면 영락없이 작은 것은 20헤알이고 좀 큰것은 30헤알을 받습니다. 바가지를 씌우는 것인데, 여태까지 바가지란 것을 알면서도 저는 그냥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자란 친구 하나가 사실은 현지인들에게 17 그리고 20 헤알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써 놓고도 동네 사람들에게는 작은 것을 15헤알, 큰 것을 17헤알을 받는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는 뒤집어 졌답니다. 그 친구는 제게 다음에 생선 사러 갈 때는 자기에게 이야기를 하라고 하네요. 자기가 사다 주겠다고 합니다. 이거 웃어야 할까요, 아님 울어야 할까요?
앞서 이야기를 한 상파울로 친구는 부인이 쎄아라 사람이랍니다. 그래서, 시장을 가던 물건을 사러 가던 언제나 부인과 함께 갑니다. 그래도 간혹 혼자 갈 때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때면 브라질 사람이라는, 다시 말해 포르투갈어에 능통하다는 것이 답답함을 해소해 준다는 것 외에는 가격을 흥정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안된다고 합니다. 이거 분명히 텃세가 맞지요?
멀리 외국에 나와서 살면서 텃세를 당하는 것을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넘기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둘째, 쎄아라에 살면서 보니 여태 듣도보도못한 것들이 있더군요. 예를 들어, 여러분은 발 벌레(bicho de pe)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어느날 아침 와이프가 발바닥을 보여 주는데 티눈 같은 것이 있더군요. 해변가가 많은 곳이니 해변가를 걷다보면 이것 저것에 찔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했더랬는데, 현지인들의 설명은 이게 티눈이 아니라 발 벌레라는 것입니다.
유투브 같은 곳에 비쇼 데 뻬 bicho de pe 라고 키워드를 쳐 넣고 보면 아주 가관입니다. 그런데, 비쇼 데 뻬가 뭘까요? 현지인들의 설명에 의하면 벼룩 같은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사람의 살에 달라붙어서는 그냥 쏙 안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살속에서 알을 까는 거죠. 그냥 내버려두면 나중에 그부근에 구더기가 바글바글 들끓는다고 하니 초기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제거를 합니까? 간단합니다. 바늘을 불에 달구어서 벌레를 꺼내면 됩니다. 저는 그냥 벌레라고는 해도 실제 벌레일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는데, 와이프의 발에서 빼낸 것을 보니 길이 3mm 정도 되는 진짜 벌레더군요. ㅎㄷㄷ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냥 놔두는 실수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게 티눈인지 비쇼 데 뻬인지 어떻게 구분을 합니까? 발이나 발 부근에 흰 반점(직경 5mm)이 있고 그 가운데 바늘 끝 만한 검은 점이 있는지를 살펴보십시오. 만약 모양이 그렇다면 비쇼데뻬가 있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불에 달군 바늘로 그 검은색 점을 꿰뚫어서 집어 올리면 벌레가 정말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직접 하시기 어렵다면, 주변에 계신 쎄아라 현지 친구분에게 보여주고 도와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이 사람들은 이게 익숙해서인지 재미로 잡더군요.
세번째, 여기와서 새롭게 배우는 포르투갈어가 많습니다. 여기 쎄아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사투리는 다른 지역의 사투리와는 정말 격이 다릅니다. 언젠가도 제 블로그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발음도 그렇고 빠르기도 그렇고, 게다가 단어 자체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가끔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쎄아라에서는 R 발음이 아주 강하고, 심지어 V조차 R로 들린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가자~!" 라는 표현으로 Vamos! 라고 하는 단어가 있는데, 쎄아라에서는 그것도 Ramos!로 들립니다. 잘 들어보시면 아주 가관입니다.
그런가하면 쎄아라에 와서 보게된 것으로 새로운 직업들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이곳 맨션들에는 까세이로 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집지기 혹은 집사를 의미하는 까세이로는 큰 저택을 지키면서 이런 저런 잡일을 합니다. 잔디도 깎고, 고장난 것도 수리하고, 시간나면 자기 일도 하면서 그냥 생활합니다. 월급은 물론 받고요. 어떻게 보면 참 편한 직업이죠? 남의 집에 살면서 월세도 내지 않고, 오히려 돈을 받아가며 사니까요.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굳은 일도 많이 해야 하고, 아무튼 자기 집이 아닌 집을 관리해야 하니 말입니다. 아무튼 그래도 이런 직업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동화책에서나 보던 집지기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는데, 이 지역에서는 이게 아주 실용적이라는 것을 또 배웠습니다.
쎄아라 사람들이 온순하고 단순한 듯 하지만, 역시나 좀도둑들은 어딜가도 있나 봅니다. 이 지역 꿈부꾸는 비교적 부촌이다보니 유럽이나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별장을 소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바닷가라는 것이, 주말에 잠깐 잠깐 쉬었다 가는 곳이지 살곳은 아니더군요. 그래서인지 이곳 별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여기가 아닌 포르탈레자 시내에 거주를 하고 있습니다. 자연 집은 비게 됩니다. 그러면 그렇게 빈집들을 노리고 들어오는 손님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래서, 경비를 세우는 비용으로 집지기들을 두게 되는 것입니다. 아주 실용적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잔디도 깎아주고, 여기 저기 수리도 해 주니 얼마나 든든합니까!
또, 이 지역에서는 비서 - 세크레타리아 - 라는 단어가 가정부들에게도 적용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개 파시네라 라고 부르는 가정부가 이 지역에서는 세크레타리아 다 까자 라고 하더군요. 집 비서라는 뜻인데, 저는 사무직 여성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가정부였다는 거. ㅎㅎㅎ;; 그렇게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세크레타리아 라는 단어를 들으면, 단정한 투피스 차림에 서류 뭉치를 들고 있는 세련된 여성 비서를 떠올리게 되는게 이상한 걸까요?
자 이젠 좀 황당한 브라질 상태를 좀 알려드리겠습니다. 포어를 이해하시면 아주 좋겠지만, 이해를 못하셔도 일단 다음 동영상을 클릭해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상황인지를 이해하시고 다음을 읽어 보시면 좋습니다. ^^
화질이 좀 나빠서 살펴보기가 어려우셨겠지만, 일단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사람이 약국앞에 차를 세우고 내립니다. 그걸 CCTV가 찍고 있습니다. 남자는 약국에 들어가서 강도질을 합니다. (그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 사이 다른 사람이 와서 이 남자의 차를 훔쳐갑니다. 강도질을 마치고 나온 남자는 자기 차가 도둑맞은 것을 알게 됩니다. 망연해 하면서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약국에서 훔쳐온 돈을 어떤 사람이 소매치기 해 갑니다. 차도 도둑맞고 돈도 잃어버린 이 남자는 경찰서로 신고를 하러 가는데, 그 경찰서에 좀전에 자기가 털었던 약국 주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체포된 강도를 기자가 인터뷰 합니다. (다음 내용은 대충 번역한 겁니다.)
기자: 그 차는 당신 차였습니까?
도둑: 내 차입니다.
기자: 언제 샀습니까?
도둑: 사기는요, 어제 훔쳤습니다. 새차인데, 하루만 사용했습니다. 에구에구 아까워라....
기자: 뜨악~!!! 훔쳤다면서 어떻게 당신차라고 합니까?
도둑: 나는 내 힘으로 내 노력을 들여서 훔쳤습니다. 그러니 내 차지요.
기자: ㅡ.ㅡ;; 그럼, 그 약국 돈도 당신겁니까?
도둑: 그것도 내 힘으로 훔쳤으니까 내 돈입니다. 이 나라는 가난한 사람이 점점 더 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기자: 할말없음....
상파울로에서 있었던 일인데, 어떻습니까? 브라질의 치안이나 범죄 상태, 무엇보다 도둑이나 강도들의 심리 상태가 짐작이 가십니까?
쎄아라 주에서 살려고 생각했을 때, 이곳으로 오면 맛있고 특이한 과일이 아주 많을 거라고 상상했다는 거 아십니까?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신기한 과일이 좀 있기는 하지만 특이하고 맛있는 과일은 그닥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재밌는 과일들은 상당히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제니빠뽀, 까자엠부, 망가바, 잠보, 삐똠바, 시리구엘라, 아쎄또나, 사뽀치, 노니와 같은 과일들 중에 아는 것이 얼마나 됩니까? 이미 이 블로그에서 얼마전에 삐똠바와 사뽀치를 올리긴 했지만, 아직도 이 지역에는 많은 신기한 과일들이 존재하네요. 시간이 되면 이런 것들도 하나 하나씩 조사해서 여러분들의 눈을 즐겁게 해 드리겠습니다.
쎄아라의 생활이 어떻게 보입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댓글 하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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