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 블로그에서 독일인 부부를 만난 일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알고 싶다면 <여기>를 눌러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클라우스와 빌마 부부였는데, 처음 블로그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로 소개를 했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몇 번 오고 가고, 아니 온 적은 없군요. 그냥 전화만 받고, 직접 꾸리찌바로 갈 때 들르고, 전화하고 아무튼 그러다가 친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클라우스와 빌마, 이번에 클라우스가 수술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병차 그 집을 가 봅니다.
집은 예전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 사이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뇨, 빌마 할머니 말고 빌마의 90이 넘으신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이 큰집에 클라우스와 빌마 이렇게 두 내외가 살고 있습니다. 대저택에 남으신 두 노인이 재밌게 살아가고 계십니다. 빌마 아주머니는 평생 다니던 직장을 정년 퇴직하신 이후에 집에서 놀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중간 위의 사진처럼 이벤트 데코레이션을 해 주며 용돈을 벌고 계십니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클라우스가 수술을 한 날이었습니다. 얼굴에 조그만 종기가 난 것 같아서 도려내는 수술을 받는다고 했는데, 드러내고 보니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종양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좀 더 시간이 걸리는 수술을 받았고, 뼈 부분까지 도려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날 점심쯤에는 퇴원을 해서 집에 계시겠다고 했는데, 클라우스는 그 다음날 아침까지 병원에 계셨습니다. 대신 집에는 빌마 아주머니가 남아 계셔서 우리 부부를 맞아 주셨습니다.
원래는 일찍 도착하면, 짜장면을 해 드리려고 준비를 해 갔더랬는데, 꾸리찌바에 도착할 무렵이되자 좀 피곤하더군요. 이제 도착해서 짜장면을 언제 해 드리나? 하면서 걱정을 했더랬는데, 빌마 아주머니는 여행하는 우리를 위해 저녁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고 보여 줍니다. 메뉴는 돼지 고기 구이인데, 6시간동안 오븐에서 구웠다고 합니다. 베이컨을 올려놓고, 호박, 감자, 사과와 기타 조미료를 함께 곁들여서 6시간동안 슬슬 구워 만든 요리라고 하네요.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훌륭해 보이지 않습니까?
고기만 덜렁 가져다놓고 음식을 차렸다고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가스레인지에서는 또 다른 무언가가 끓고 있고, 또 이것 저것 마련해 두고 계시더군요. 짜장을 안 만들어도 되자 기분이 살아난 우리 와이프가 옆에서 보조를 하면서 이것 저것 함께 준비를 했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의 식사에 빠지지 않는 샐러드와 파로파 (즉 만디오까 가루에 이것 저것을 함께 넣고 구운 가루)와 쌀밥까지 모두 마련되었습니다. 클라우스는 없었지만 (불쌍한 클라우스....) 우리 셋이서 맛있는 만찬을 즐깁니다.
제 밥그릇입니다. 샐러드와 돼지고기, 그리고 쌀밥과 파로파가 모두 접시에 담겨져서 아주 먹음직 스럽게 놓여 있습니다. 맛이요? 끝내줍니다. ㅎㅎㅎ;;
그래서, 여러 나라 사람을 사귀는 것이 사람 사는 재미를 더해 주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여러 나라 사람들을 사귀어 보시는 것이 어떨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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