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까마 지역을 방문하고는 돌아와서 길 떠날 준비를 합니다. 깔라마에서 도시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있는 길을 따라 도시를 벗어난 후에 정서로 쭉 내려뻗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태평양 상에 있는 항구 도시 또꼬삐쟈가 나옵니다. 또꼬삐쟈가 무슨 뜻일까요? 아무튼 삐쟈 Pilla 가 현지 인디오 언어로 "악마"를 의미하는 것이니만큼 좋은 뜻처럼 들리지는 않습니다.

또고삐쟈는 칠레 정부로 보아서는 중요한 도시일지 모르겠지만, 제 눈에 비친 모습이 그다지 매력적인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방문했을 시점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서, 바닷색도 파란색이 아니었던데다가 또꼬삐쟈 시 자체에 나무가 없더군요. 황량한 사막의 도시를 보는 것 같아서 그냥 주유만 하고 지나칩니다.

위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또꼬삐쟈에서부터 북쪽으로 240km 구간은 태평양을 끼고 있습니다. 최근에 길이 닦여서인지 노면의 상태는 훌륭했습니다만, 급커브가 많은 도로였습니다. 따라서 운전을 하시면서 간다면 주의를 요하는 곳이라고 하겠네요.

이 포스트의 사진들은 모두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에서 캡쳐한 것임을 밝힙니다.

해변도로의 모습은 장관입니다. 북쪽으로 갈 경우, 왼쪽으로는 해가 지는 석양의 태평양을 볼 수 있고, 오른쪽으로는 높이 1000m가 넘는 알티플라노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렇게 240km 정도를 가면 이끼께 Iquique 라는 도시가 나옵니다. 이 도시는 칠레의 면세지구로 유명한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해가 지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이끼께라는 도시 전경을 좀 보여드릴께요.


해발 1000미터 이상의 맥켄지 산맥의 알티플라노로 올라가는 길에서 본 이끼께입니다. 저 아래 성냥갑처럼 보이는 도시가 바로 이끼께죠. ㅎㅎㅎ


환한 가로등불이 도시 전체를 밝혀주는 것처럼 현대화된 시설과 스카이라인이 존재하는 도시입니다. 도시의 북쪽으로는 쏘나 프랑까 Zona Franca 라고 하는 면세 지구가 있고, 각종 창고와 매점들이 존재하는데, 저희가 방문했던 2003년에는 얼마전 있었던 남미의 경제 위기 덕에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던 상태였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끼께에 도착한 이튿날 시내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불경기의 여파로 활기가 없어서인지, 그렇게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면세지구였기 때문에, 타이완제 공구를 하나 샀는데, 그게 지금까지 각종 작업을 할 때 효자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참, 아따까마 지역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땅에 돌로 그린 그림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땅이라고 해서 그냥 평평한 땅이 아니라 산자락에 경사가 진 곳에 모래로만 되어 있는 곳에 돌로 만든 그림들을 보게 됩니다. 이름하여 헤오글리포 Geoglifo 라고 하는데,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신비한 그림들이죠. 페루쪽으로는 나스카 라인 Nazca Lines 이 유명하지만, 그것은 평지에 그려진 그림이고, 비행기를 타야만 볼 수 있는 그림인데 반해, 헤오글리포는 길에서도 그냥 볼 수가 있는 그림입니다.



구글에서 캡쳐한 헤오글리포의 그림입니다. 당시 저도 한 두장을 찍었더랬는데, 인화 상태가 별로 좋지를 않아서 여기서 공개를 못합니다. ^^

아무튼 이렇게 경사진 모래밭을 캔버스 삼아 돌로 그린 그림을 보면, 이곳에 원주민으로 살던 사람들의 스케일을 짐작하게 합니다. 나중에 이끼께에서 더 북쪽의 칠레 최북단의 도시 아리까 Arica 를 들어가보면, 국도에서 아리까 시내로 진입하는 곳에서 한가지 헤오글리포를 더 보게 됩니다. 이건 좀 더 최근에 그려진 것인데요. 바로 아래 사진입니다. ㅎㅎㅎ


아마도, 이 광고는 수백년 혹은 수천년을 더 가지 않을까 싶군요. ^^


이끼께에서 아리까로 가는 길은 해변이 아니라 알티플라노를 통해서 가게 됩니다. 알티플라노를 달리다 계곡이 나타나면 1500미터 정도를 구불구불 내려가서 평지를 달리다가 구불구불 올라가서 알티플라노를 달리는 식으로 가야 도착하게 됩니다.


아리까는 주변의 계곡에서 싱싱한 채소를 재배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리까에서는 그 이남의 여러 도시들, 이끼께, 안토파가스타, 깔라마와 같은 도시들에 비해 물가가 싸고 야채와 과일이 값이 쌉니다. 그래서 생활이 좀 더 여유있는 곳이기도 하죠.

게다가 이곳을 들어서는 순간 방문자들은 Bienvenido a ARICA "Una Ciudad Eterna Primavera" (영원한 봄의 도시 아리까로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듯이 기후 또한 온화하다는 것 역시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룻저녁을 지내며 살펴보니 정말 기후가 좋더군요. 게다가 길을 잃어서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길을 물었더니, 친절하게 내 차를 타고 목적지 부근까지 길 안내를 하는 것을 보고, 정말 인심도 좋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도시이기는 하지만, 식수 사정은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수돗물에도 석회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숙소에서 주전자를 보았는데, 바닥에 흰 결정이 깔려 있더군요. 처음에는 우유를 데웠나 생각했더랬는데, 알고 보니 결정이 된 석회질이었습니다. 이 지역의 식수 사정을 알 수 있게 해 주더군요. 또, 물이 얼마나 무거운지 씻을 때 비누를 칠하는 것이 겁날 지경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산티아고를 떠난 이후 10여일 동안 비눗칠을 하지 않고 그냥 물로만 씻었더니 꾀죄죄해지는 폼이 이 지역 아이마라 인디언처럼 되더군요. (아이마라 인디오들을 격하시키고자 한 말은 아닙니다.^^)

이튿날 다시 볼리비아 국경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자동차로 끝 없이 고도를 올라가는 경험을 합니다. 어느 순간 차가 산속 마을을 볼 수 있는 곳에서 정차를 합니다. 그 위에 뽄쵸를 걸친 한 인디오 여인이 장사를 하고 있더군요. 간단하게 사탕 한봉지를 샀는데, 그 사탕에 대해서 영수증을 발급해주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던 경험이 기억납니다.


뿌뜨레 Putre 라고 하는 마을인데, 과거에는 이 부근의 금광과 해변을 잇는 중요 거점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광의 쇠락과 함께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마을이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맥켄지 산맥의 중심에 있어서, 그 옆에 있는 안데스 산맥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고도는 해발 3000미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제 몸은 고도의 조건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얼마후 라스 꾸에바스 Las Cuevas 라고 부르는 검문소가 있는 지점에 도달합니다. 이 지점의 검문소에 내렸을 때, 한쪽으로 4300mts s.n.m. 이라는 간판을 보았는데, 그 의미가 해발 (sobre nivel del mar)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차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고 있었지만, 시동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디젤의 경우는 그런 문제는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가솔린 차의 경우는 산소의 부족때문에 시동이 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높은 지역을 다니다보면 길에 세워놓은 차들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가솔린차를 가지고 계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칠레 여행 가이드 북에서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 줍니다.

고산 지대를 여행하는 경우 권고 사항:
1. 고산지대에서는 산소의 부족으로 자동차의 힘이 딸리거나 시동이 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산지대로 출발하기 전에 근처의 카센터를 들러 잠시 손을 보기 바랍니다. 가장 흔하게 조정하는 방법은 일시적으로 에어필터를 꺼내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국도를 벗어나 비포장으로 갈 계획이 있거나 가게 된다면, 꼭 공원 관리 사무소에 목적지를 보고하고 가도록 하십시오. 만약의 경우 조난을 당한다면 라디오를 통해 도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
3. 1월과 2월의 우기에는 쏟아지는 비의 양때문에 길이 사라지거나 급류를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국도 외의 비포장 도로로 가게 된다면 사륜 구동 자동차로 다니기 바랍니다.
4. 미리 고지대의 상태를 알아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계절은 3월과 4월, 그리고 9월로 12월입니다.
5.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비상식량(물과 음식)을 가지고 다니기 바랍니다. 또한 겨울이라면 라디에이터에 부동액을 넣고 오시기 바랍니다.
6. 의복은 잘 갖추고 오시기 바랍니다. 저녁에는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파카나 따뜻한 옷을 준비하십시오. 낮에 사용할 선크림과 선글라스 또 입술에 바를 립스틱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고산지대는 무척 건조합니다.
7. 고지대에서는 뛰거나 급격한 활동을 하지 마십시오.
8. 차가 고장났더라도 차를 버려두지 마십시오. 꼭 필요한 경우라면 도로를 이용해서 걷되, 대로변의 다른 길로 다니지 마십시오.

산티아고에서 준비를 해 온 컵라면을 하나 끓여먹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희한한 것은 주변의 시냇물이 얼어서 얼음이 보이는데도 날씨가 춥지 않습니다. 아마도 건조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장실을 보고 싶어서 검문소의 경비에게 화장실을 좀 쓰고 싶다고 했는데, 쓸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배관이 모두 얼어 있어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좀 떨어진 들판에 가서 좀 실례를 합니다.

들판에는 과나꼬 Guanaco 들과 리에블레 (토끼처럼 생겼는데 꼬리가 없습니다)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재밌는것은, 고산지대라서 그런지 이 녀석들도 뛰어다니지를 않더군요. 사진기를 들고 가까이 가 보았는데, 도망을 치면서도 뛰지를 않았습니다.


차를 끌고 더 앞으로 갑니다. 이제 차는 충가라 국립공원 Parque Nacional de Lago Chungara의 제일 멋진 부분인 충가라 호수 Lago Chungara 에 도착합니다. 뒤로 있는 산 봉우리는 해발 5600미터에 달하고 앞의 호수 수면은 해발 4700미터 정도가 됩니다. 이 지경까지 올라오니 고산병의 징후가 나타납니다. 눈이 빠질 것 같고, 토할 것 같습니다. 옆자리에 쌩쌩하던 와이프가 누워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저도 너무 힘이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충가라 호수가 나타나는 곳에 칠레 국경이 있었습니다. 출국 도장을 받아야 하기에 와이프를 차에 뉘여놓고 여권을 들고 내렸습니다. 그런데 저역시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앞 건물에 가서 도장을 받으라는 말을 차를 타고 앞으로 가라는 소리로 듣고 떠났습니다. 다시 건물이 나타나는 곳에서 물어보았더니 볼리비아 국경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뒤로 돌아와서 출국 도장을 받았습니다. 평지에 사는 사람들이 이 지역에 오면 이런 증상이 흔한가 봅니다. 양국의 관리들은 저희들에게 의자를 내어 주고는 자기들이 도장을 찍고 보내주었습니다.

지금은 후회가 많이 되지만, 당시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고, 어서 빨리 그 지역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멋진 국립공원에 가서 겨우 사진 1장만을 찍었습니다. 그 기분을 이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찍은 충가라 호수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그 흔한 홍학 한마리, 과나꼬나 야마 한마리가 없는 사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겐 충가라 호수를 갔다는 인증 사진이 되겠네요. ^^;; 그리고 이제 볼리비아로 들어갑니다. 남미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 그리고 고원의 도시 라 파스 La Paz,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시죠? 함께 살펴보도록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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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자동차로 지구 반바퀴" 시리즈를 접습니다. 한국을 갔다왔기 때문에, 지금은 한국을 방문한 이야기를 쓰는데 시간을 좀 할애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서 "자동차로 지구 반바퀴" 대신에 "남미 촌놈의 한국방문 이야기"를 포스트할 것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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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파가스타에서 다음 행선지인 칼라마 Calama 의 숙소를 지정받고는 다시 길을 달려서 깔라마에 도착한 것은 해가 지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숙소를 제공해준 주인의 아들인 후안을 데리고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라는 마을로 갑니다.

포스트안의 사진 중 별도의 워터마크가 없으면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깔라마에서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로 가려면 좀 높은 언덕을 하나 넘어가야 합니다. 나무 한포기 없는 사막지대의 언덕이란게 그리 매력적일 수는 없지만, 나타나 보이는 풍경은 평생 보아오던 광경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그 광경에 매료가 됩니다.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로 가는 길에 달의 계곡 Valle de la Luna 라는 곳이 있습니다. 동일한 이름의 아르헨티나 지명과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르헨티나의 달의 계곡은 라 리오하 La Rioja 주(州)와 산 후안 San Juan 주(州)의 경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이 이곳보다 훨씬 더 볼만합니다. 하지만 아무튼 칠레의 달의 계곡속에서 황량한 풍경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곳곳에 널려있는 하얀 지층은 이 지역이 소금층이라는 것을 쉽게 알수 있게 해 줍니다.

잠시 지도를 살펴보시겠습니까?


안토파가스타에서 깔라마까지 분홍색 화살표로 진행방향이 나와 있습니다. 깔라마에서 남동쪽으로 녹색 네모가 있는 곳이 아따까마 사막입니다. 호수도 있구요. 특히 오렌지색 화살표의 끝 부분에는 아따까마 지역의 인디오 마을 또꼬나오 Toconao 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제가 특히 감명을 받은 곳이기에, 그 부분은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깔라마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가면 세계에서 몇 번째안으로 들어가는 노천 광산인 추키카마타 Chuquicamata가 있습니다. 구글 캡쳐에서 추키카마타를 캡쳐해 봅니다.


그런데, 제가 왜 추키카마타를 가보고 싶어했을까요? 그것은 트럭 때문이었습니다. 바퀴 하나의 높이가 제 키(184cm)만한 트럭이라면 얼마나 신기할까요? 하지만, 깔라마를 갔을 때 못 보았던 그 트럭을 결국 이과수에 와서 보았다고 하면 또 어떨까요?


사진은 이따이뿌 댐 근처의 에코 무세오 Eco Museo 라고 하는 곳에 세워놓은, 이따이뿌 댐 건설 중에 사용되었던 트럭을 전시해 놓은 것입니다. 정말 어마어마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칠레의 추키카마타 광산에 사용되는 트럭은 이것보다 훨씬 더 큰 것 같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다시 가 보기도 쉽지 않으니...

아무튼, 추키카마타와는 반대로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로 달려서 그 마을에 도착합니다. 도착해보니, 정말 조그만 마을이더군요. ^^



조그만 마을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진흙담이나 집들의 모양이 옛날 부모님 고향의 시골집들을 연상시키더군요. 게다가 아이마라 인디오들이라니! 정말 멀리서 보면 꼭 한국인들 같아 보이더군요. 점점 가까이 오면서 보면 인디오임이 분명하지만, 50미터만 밖에 서 있어도 옛날 시골의 한국인들 같아 보여서 이 마을과 사람들이 엄청 정감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아따까마 마을에 있는 시장의 모습입니다. 좀 전에 마을이 한국의 옛날 같았다고 하지만 시장은 우리네 시장과는 좀 다른데다, 파는 물건은 영 딴판입니다. 이곳에서는 볼리비아와 페루 그리고 칠레 북부의 케추아, 아이마라 인디오들이 많이 사용하는 뽄초 Poncho 라든가 알파카, 비쿠냐와 같은 낙타 닮은 동물들의 모피와 털로 만든 품목들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부족마다의 특징이랄까, 혹은 민족적인 특성들이 각각 나타나겠지만, 그건 전문가들의 이야기일 테고, 제 눈에는 거기서 거기였다는....

아따까마 사막 지역에 유명한 것으로, 제가 보지 못했던 것들이 상당한데요. 앞서 언급했던 사막의 꽃동산은 제가 볼 수 없었던, 사진 엽서로만 떼웠던 것이구요. 또 다른 볼 수 없었던 것은 게이셀 Geiser, Geyser 입니다. 게이셀이 뭐냐구요?


온천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게이셀이 있으니 이 부근에 온천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게이셀이란 한국어로는 간헐천을 말합니다. 그런데 간헐천이 뭐냐구 묻는다면요?

간헐천이란, 땅 속으로 스며든 물이 마그마 근처까지 도달하면 더워져서 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그때 위로 올라가는 물이 구멍을 만나면 온천이 되고, 바위라든가 뭔가 장애물이 있어서 막히면 압력이 증가하면서 틈새 같은 곳으로 가스가 분출되는 것이 바로 게이셀입니다. 가스 분출공이 생기는 곳에는 온천과 함께 주기적으로 게이셀이 나오는데, 지구상에는 약 1000개의 게이셀이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그 중 절반이 미국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 남미의 아따까마에도 존재하고 있죠.


가스가 분출하는 게이셀 사진이 보이십니까? 그런데 왜 이것을 못 보았느냐고 물으시는 분이 있을 듯 하네요. 첫째는 제가 아따까마가 목적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었구요. (산티아고에서 너무 시간을 끌어서 아따까마에서는 그냥 시간이 T.T) 두 번째는 게이셀의 활동은 해뜨기 전의 새벽이 가장 활발한데, 그 시간에는 제가 정신이 없어서 볼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정말 남미를 여행하실 때는 시간 여유가 많아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아따까마를 오시게 되면 적어도 게이셀을 보실 수 있도록 날짜를 여유있게 오시기 바랍니다.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를 둘러 보시면서, 특별히 또꼬나오 라는 인디오 마을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냥 좀 오래된 건축물들이 있는 곳인데, 이 마을의 역사는 잉카 시대로까지 소급한다고 합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또꼬나오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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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찍은 사진 한 장입니다. 제 자동차 뒤족으로 모래로 뒤덮인 산 하나가 보이지요? 사실은 저 산의 높이는 1500미터 정도가 됩니다. 설마~ 라구 생각하십니까? 사실 그렇습니다. 게다가 저 위를 올라가면 아주 평평하죠. 1500미터 높이 위에 평평한 땅을 상상하실 수 있을까요?

칠레의 북쪽 이 부분은 모두 알티플라노 Altiplano 라고 불리는 지역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어로 알토 Alto 는 높다는 의미이고 플라노 Plano 는 평평한 면이라는 뜻입니다. 두 단어가 합해져서 높은 곳의 평평한 땅이라는 의미를 전달합니다. 바닷가로 난 길을 따라 가다가 어느 순간 계곡 - 이라지만, 이쪽에서 저쪽까지가 수 킬로미터가 됩니다. - 을 따라 꾸불꾸불 올라가서 정상에 도달하면 그곳에서 사막 평야로 난 길을 따라 백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갑니다. 그러다 또 계곡을 만나면 꾸불꾸불 내려와서 한참을 달리다 다시 꾸불꾸불 올라가고 하는 식으로 가게 됩니다.

아래의 이미지들은 별도의 워터마크가 없으면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아직 해가 한창 있을 때에 안토파가스타 Antofagasta 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은 번창하는 해안 도시여서 상당히 번화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해안에 위치한 한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저 뒤편으로 안토파가스타의 시내 모습이 보입니다. 바닷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위태로운 모습도 좀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다보니 이런 사진도 있군요.


쓰나미가 있을때 찍은 사진으로 보이는데,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물론 제가 안토파가스타를 갔을 때에는 이런 모습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해변으로 난 도로를 따라 수백킬로미터를 여행하고 있었으니까 이런 쓰나미가 있었다고 하면 아찔 하겠지요?


안토파가스타 북쪽 해안에는 천연의 바위가 바다위에 마치 대문처럼 세워진 곳이 있습니다. 이곳을 이 지역 사람들은 포르탈 Portal 이라고 부릅니다. 안토파가스타에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한가지 컨텐츠인 셈이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안토파가스타에 오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아따까마 사막 Desierto de Atacama 일 것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아따까마 사막, 사실 저는 아따까마를 가기 전에 언젠가는 사하라 사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아따까마를 일주일 정도 겪고는 사막에 대한 상상을 버렸습니다. 이제는 사막은 별로 가고 싶지가 않네요. ㅎㅎㅎ



며칠동안 색채만 달라질 뿐, 계속 황무지인 곳으로 달려가니 녹색의 풍경이 눈에 그리웠습니다. 가끔씩 물이 있는 곳들이 있어서 오아시스를 만들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회색, 흰색, 붉은색, 검은색의 모래 혹은 바위 혹은 얕은 관목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사막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아따까마에도 아주 멋진 모습이 연출되는 때가 있습니다. 건조한 아따까마지만, 1년에 한 차례 9월 말~10월 초경에 분무기로 뿌린 듯한 비가 한차례 온다고 합니다. 그러고나면 모래밭속에서 꽃받침이 없는 꽃들이 일제히 머리를 들어 수분을 기다린다고 하네요. 해마다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아따까마로 온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그거 보려고 하늘을 목빠지게 기다리는 모습은 연출하기 싫더군요. 그래서 그냥 엽서 한 장만 사고 말았습니다.

안토파가스타에서 Dr. 이그나시오 Ignacio 가 추천한 한 부인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칠레를 떠날 때까지 도시마다 숙소가 마련되어서 칠레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안토파가스타를 떠나 다음 행선지인 깔라마로 갑니다. 시간이 좀 부족하지만 둘중 하나는 볼 생각이었습니다. 하나는 추키까마타 구리 광산 Minas de Chuquicamata 이고, 또 하나는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 San Pedro de Atacama 라는 아따까마 사막 지역의 마을이었는데요. 구리 광산을 포기하고 사막 마을을 방문해 봅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그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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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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