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북한의 경기가 있기 조금 전, 필자는 포즈 두 이과수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차량들이 뭐가 그리 바쁜지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경기 시작 15분 전인데, 도대체 어디를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이었을까요?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중심가의 식당이 몰려있는 곳으로들 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포즈 시의 상당수의 사람들이 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있는 식당들로 몰려들어가서 경기를 관람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일순간 거리가 조용해졌습니다. 돌아다니는 차량이 모두 사라지고, 말 그대로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저 뿐으로 보입니다. 시원한게 아니라 무서워졌습니다. 이렇게 인적이 드물 때 강도라도 만나게되면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도 군중이 모여있는 식당가로 향했습니다. 엄청난 무리가 식당들에 포진하고 있더군요.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피자파크의 주인 베토씨가 자리를 내 주기에 그곳으로 들어갔습니다.
브라질 팀을 응원하고 있던 99%의 군중은 갑자기 한 동양인이 들어서자 엄지 손가락을 추켜들면서 인사를 하더군요. 환호하는 군중들은 브라질 축구 선수들이 공을 몰고 갈 때마다 환호를 하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나팔 - 현지에서는 부부젤라라고 하죠? - 을 빽빽 불어댑니다. 정말 시끄러워서 경기에 집중할 수 없군요. 소리를 지르는 것까지는 예쁘게 봐주겠는데 플라스틱 나팔은 정말 골치가 아픕니다. 아무튼 그나마 이 나팔도 지금 한 때 뿐이겠지요? ㅎㅎㅎ;; 그냥 웃으며 저도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득점없이 전반전이 끝나자 사람들은 잠간동안을 이용해서 맥주와 음식을 다시 시킵니다. 어린이들 역시 이것 저것을 먹기 시작했구요. 식당에 꽉 들어찬 군중을 보며 속으로 월드컵에 장사가 안 되어서 한숨짓는 사람들과는 반대로 이때 한 몫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대조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든다면, 이 부근 식당들은 월드컵 기간중에 한 몫을 챙기겠군요. ㅎㅎㅎ
후반전에는 더욱 요란했습니다. 그리고 골이 곧 마이콘(Maicon)에 의해서 들어갔죠. 환호하는 사람들의 환호소리와 나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옵니다. 마치 건물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진행되어 조금 있다가 다시 엘라노(Elano)의 골이 네트를 가를 때 다시 환호하는 브라질 국민들을 보며 원래, 북한을 응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동양인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렇죠. 세계 1위의 나라 브라질을 랭킹 105위의 북한이 이긴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이변이었죠.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 전에 북한이 한 골을 넣어 만회하기는 했지만요.
경기가 끝나고 나서 브라질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팔짝팔짝 뛰고 서로 껴안고 환호하고 나팔을 불고 즐거워들 하고 있었습니다. 자동차들은 거리를 질주하며 빵빵 거리고 있었구요. 사람들도 유니폼과 모자에, 얼굴에 그린 브라질 국기로 즐거워하며 환호하고 있습니다. 세계 제 1위의 축구 강국도 월드컵에서 첫 게임을 이겼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나 봅니다. 누가 봐도 웃음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즐겁게 환호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그렇게 돌아다니고 있는지, 경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한참이 지난 후까지 바깥의 경적소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일요일이면(이곳 시간으로) 다시 브라질이 경기를 하게 됩니다. 브라질의 다음 상대는 코트디부아르이죠. 아프리카의 강호입니다. 북한과 상대했던 것과는 달리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경기게 임하게 될까요? 아니면 포르투갈이나 코트디부아르나 모두 강팀들이니 브라질도 경계를 하고 있을까요?
아무튼 월드컵 기간이 끝나기까지는 이 시끄러운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요 근래 신문을 보니 브라질에서는 월드컵으로 인해 국민 총생산이 1200억 미국 달러가 줄었다고 합니다. 정말 상당하지 않습니까? 축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국민들이니 한 편 이해가 되지만, 반대로 너무 광적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됩니다. 아무튼간에 세계인들의 축제인 월드컵에 나간 팀들이 축제가 끝날 때까지 선방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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