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었습니다. 하루 왠종일 설쳐댔더니 꽤나 출출하네요. 이제 바깥으로 나가 저녁 식사를 하려 합니다. 나가면서 호텔 프론트의 아가씨에게 이 동네에서 음식 제일 잘 하는 곳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뭘 드시고 싶냐고 묻네요. 그래서 해물을 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추천해주는 식당이 바로 이곳 Costa Brava 라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모시고 브로드웨이로 가서 꼬스따 브라바를 찾아 갔습니다.



브로드웨이는 낮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았고, 가게들도 많이 열려 있군요. 상당히 많은 식당들이 있었지만 꼬스따 브라바 식당은 찾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인도가 시작되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식당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식당을 찾아서 가 보았더니, 어랍쇼! 지난번에 왔을 때 저녁을 먹었던 곳이네요. 아하~! 그 집이 젤 유명한 집이었다니요!!! 



지난번에 이 집에서 우리 부부는 빠엘랴(Paella)를 먹었습니다. 그날의 음식이라 주문했었는데, 나온 음식을 보니 모양이 기대 이하였었습니다. 하지만 한 입 떠 먹어 본 순간 정말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집의 음식을 먹어보았기 때문에 이번은 어떨까 기대를 하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식당이 조금 넓어졌네요. 한번 와 보았던 곳이라서인지, 종업원의 얼굴도 낯이 익습니다. 그 종업원에게 6개월 전보다 식당이 조금 넓어졌다고 한 마디 건넸는데, 실제로 조금 넓혔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제 눈썰미도 여간 아닌가 봅니다. ㅎㅎㅎ



우리 일행은 샐러드 인터네셔널(Salada Internacional)과 꼬스따 브라바 새우요리(Camarao Costa Brava) 그리고 해물 소스의 스파게티(Spaguetti ao fruto do mar)를 주문했습니다. 음식들 모두가 2인분이기 때문에 그 정도만 시켰어도 충분했습니다. 가격은 어땠을까요? 가격도 아주 착했습니다. 이렇게 세 접시의 음식을 먹고 지불한 금액은 130 헤알 정도 입니다. 해변가 관광지의 최고급 식당 수준으로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맛이지요? 이집의 요리는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이 집의 해물 소스 스파게티는 제가 먹어본 스파게티 중에 다섯손가락 안에 집어넣어도 충분할만큼 환상적인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샐러드와 새우요리 역시 무지무지 훌륭했습니다. 별로 평가를 하라면 이집은 별 다섯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맛있게 먹고 주방장에 대해 물었더니 주인이 직접 요리를 하신다고 하네요. 주인은 스페인 사람인데, 그래서 이 집의 메뉴 역시 거의 다 스페인 요리라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잠깐 검색을 해 보니 브라질의 음식점 순위를 매기는 사이트에서 까노아 께브라다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몇번이나 선정이 되었던 집입니다. 그게 얼마나 공신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꼬스따 브라바 식당의 음식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까노아 께브라다를 가 보시면 이 집에서 꼭 식사를 해 보시도록 추천해 드립니다.


잘 드셨는지, 맛있다고 하시기에 그 다음날 점심에도 와서 먹으려고 영업 시간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오후 5시부터 밤에만 연다고 하네요. 낮 동안에 열리는 음식점은 별로 없습니다. 이곳에 여행온 사람들은 낮에는 대부분 이런 저런 투어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해변에서 간단히 떼운다고 합니다. 때문에 낮에는 맘에 드시는 식당을 못 보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곳곳에서 식당들이 문을 여니 꼭 브로드웨이의 이 식당에 오셔서 드셔 보시도록 권해 드립니다.


정보가 좋았다면 댓글 하나 남겨주세요

,

해물로 만드는 브라질 요리

문화/음식과 음료 2011. 12. 21. 20:00 Posted by juanshpark

모께까 Moqueca 라는 요리를 들어보셨습니까? 어쩌면 속에 들어가는 고수잎 때문에 향이 마음에 드시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브라질 북쪽에서는 매큼하면서 향기로운, 생선과 함께 요리한 모께까를 아주 잘 먹습니다. 저는 이번에 남쪽에서 유명한 새우 깔데라다 Caldeirada 와 함께 모께까를 먹어 봅니다.


새우 깔데라다 입니다. 깔데라다는 국이라고 번역해야 하겠지만, 사실 국보다는 탕에 가깝습니다. 새우가 주로 들어간 탕이라고 해야겠지요? 브라질 사람들은 위의 모께까나 이 깔데라다나 밥에 부어서 함께 먹습니다. 거기가 매운 소스만 있다면 아주 딱이죠. ㅎㅎㅎ


일단 두 가지 요리를 만들어야 하니 커다란 솥을 두개 마련했습니다. 주 재료는 다르지만, 들어가는 재료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잠시 후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첫번째 요리는 냉동 새우고 두 번째 요리는 주 재료가 생선입니다. 생선 이름은 들었는데, 그만.... 생선과 새우를 잘 씻어 그릇에 받쳐놓고, 다른 재료들을 준비합니다.





양파와 피망, 토마토 그리고 마늘 또 고춧가루도 들어갑니다. 브라질 요리는 매큼한 맛이 가끔 있는데, 아르헨티나 요리에는 매큼한 맛이 별로 없는 이유가 여기서 달라집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마늘을 꽤나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마늘 냄새마져 싫어합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 음식은 꽤나 심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마늘을 곁들인 생선과 새우, 그리고 레몬을 짜서 넣고, 양념을 한 다음 솥에 넣고 고춧가루를 뿌린 다음 뚜껑을 닫고 끓이면 됩니다. 중간에 세세한 설명을 들었지만, 음식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서 그냥 모두 ~.


한편 브라질 사람들의 식탁에는 밥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밥을 짓는 방법이 좀 다르죠. 한국인들은 쌀을 씻어서 물과 함께 찌는 거죠. 그런데 브라질 사람들은 가만히 보니 프래이팬 보다 좀 더 깊은 솥에 기름을 붓고 쌀을 올려서 조금 볶더니 거기에 물을 붓고 익히더군요. 그러자 맛있는 브라질 밥이 나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언제나 밥과 음식과 함께 등장하는 샐러드입니다. 물론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오늘은 양배추를 썰어서 샐러드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이렇게 준비한 제 밥그릇입니다. 쌀과 샐러드와 생선 및 새우로 만든 요리가 접시 가득히 부어졌습니다. 맛은 어떠나구요? ㅎㅎㅎ;; 아주 맛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집에서 한 번 만들어 드셔 보시면 어떨까요? 꼭 같은 요리는 아니라 하더라도 비슷한 요리는 되지 않을까요?

블로그가 좋았다면 댓글 한 줄 해 주세요
,

앞서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브라질은 겨울 바다라는 개념이 쉽게 와 닿지 않습니다. 겨울 바다는 그냥 한산하고 쓸쓸하고 조용할 뿐입니다. 사람들이 없으니 상가들도 거의 다 닫혀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문을 열어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면 주인이 돈독이 오른 사람이거나, 여유가 없거나 아니면 반대로 여유가 많거나, 겨울 바다를 즐기는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위 사진에 나온 식당은 언젠가 그 해의 마지막 밤, 새해 아침을 맞기 위해 과루자를 왔을 때도 열려 있어서 음식을 먹었던 곳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장인 장모를 모시고 내려간 겨울 바다에도 열려 있어서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대서양 바닷가가 보이는 바다 맞은편에 위치한 이 식당의 이름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HANGAR 라고 합니다. 사진에서 보이겠지만 레스토랑이자 피자집입니다.



실내의 모습입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내부와 가구가 포근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벽에 붙은 흰 천 바로 앞에는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한 여름에는 생음악과 함께 손님들이 나와서 쌍쌍이 몸을 흔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겨울이고, 손님 자체가 별로 없는데다가 대낮이어서인지 그렇게 흥겨운 분위기는 없습니다. 조용하고, 그냥 분위기 있는 식당입니다.


음식 메뉴판입니다. 우리 일행은 다섯명인데, 남자 둘(장인과 나)에 여자 셋(장모, 처, 조카)입니다. 그래서 새우 요리와 제일 아래 있는 해물탕을 시켰습니다. 메뉴판으로는 4인분이지만, 브라질 식당의 음식들은 풍부해서 4인분요리로 5명이 충분히 먹을 만 합니다. 따로 음료수와 맥주를 하나 시켜서 목을 축입니다.


시간이 되어서 종업원들이 음식을 날라오기 시작합니다. 두꺼운 오지그릇속에 아직도 뜨거운 탕을 두개나 가지고 옵니다. 하나는 새우가 주 요리이고 다른 하나는 생선과 오징어 조개등 다른 해물이 들어가 있는 요리입니다. 추운 겨울 바다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기본적으로 가져오는 요리속에는 브라질 사람들이 작 먹는 파로파 라고 하는 만디오까 가루가 있습니다. 이것 저것을 섞어서 만들기도 하지만, 사진에서처럼 그냥 만디오까로만 만들기도 합니다. 이것을 탕 국물에 넣어서 걸쭉하게 해서 먹습니다.


주 요리가 아니라 함께 가져오는 삐렁 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멋을 낸다고 달걀을 하나 삶아서 반쪽을 내었군요. 원래 이 집의 삐렁이 이렇게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삐렁에는 달걀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생선 고기와 뼈 그리고 국물을 섞어 만드는데, 뼈의 젤라틴 성분 때문에 끈적끈적합니다.


입맛을 돋워줄 맥주 한잔도 함께 나왔습니다. 꼭 맥주를 시켜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운전에 지장이 없다면 까샤싸로 만든 까이삐리냐 한 잔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여자분들이라도 마라쿠자와 함께 만든 까이삐리냐 한잔이 맥주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무튼 우리 일행은 맥주를 시켰습니다. ^^


한국인들에게 필수인 삐멘따 입니다. 아주 매운 작은 고추들로 만든 매운 기름인데, 각종 요리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한국인들의 경우 자기 그릇속의 요리위에 뿌려서 먹기도 합니다. 저는 매운 것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느끼한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조금 뿌려 먹습니다.


해물 탕속의 생선입니다. 토마토 소스가 포함된 탕은 구수하고 약간 새콤하면서 맛있습니다. 밥을 덜어서 놓고, 파로파와 섞은 다음 위에 생선이 들어간 탕 국물을 얹어서 먹어봅니다. 정말 바깥의 추운 바닷 바람에 덜덜 떨리던 몸이 풀어지는 기분이 느껴집니다.


이 요리는 새우가 주 재료인 탕 입니다. 좀 더 걸쭉해 보이지만 실상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뜨거운 음식인데다 핫 소스를 넣어서인지 조금 더 화끈해 보입니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 브라질 사람들의 성품 탓인지 새우도 엄청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음식이라면 겨울 바다에서도 한번쯤 식사를 해 볼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서양... 겨울 바다를 가 보시고 싶으십니까? 브라질에서라면 추운 바닷바람에 얼어붙은 몸을 이런 음식들과 함께 풀어보는 것은 어떨지 싶습니다. ^^

댓글 환영, 추천도 환영

,
BLOG main image
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by juanshpark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00)
여행 (117)
관광 (132)
교통 (13)
생활 (140)
정보 (85)
문화 (96)
3개국의식당들 (36)
3개국의호텔들 (6)
3개국의상가들 (7)
여행기 (122)
자연 (37)
시사&이슈 (1)
PomA+A (2)
중국어관련 (0)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0)
한국어 수업 (0)

최근에 달린 댓글

juanshpark'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