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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9 내가본 인권 후진국 - 한국의 인권 의식 (18)



덕수궁을 갔던 날이었습니다. 서울 시청 앞, 덕수궁 입구 앞에서 경찰에 둘러싸인 한 무리의 사람들, 시끄럽게 마이크를 들고 항의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진 저는 벽에 붙은 플랭카드를 보고야 그것이 쌍용 자동차 노조들의 시위 현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 쌍용 자동차 노조의 이런 시위에 대해서 가타부타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아침 나절에 보았던 시위 현장은 오전 내내 한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보였다면, 구타와 연행으로 대응하지 않고 그냥 둘러싸고만 있었던 경관들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 정도 였습니다. 


그렇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인권 의식은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소수에 대한 인권의식은 아주 낮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인터넷 문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웹 브라우저문제도 그랬고, 인터넷 속에서 외국인 혹은 외국 교포들은 아주 많이 불편을 느끼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이 그대로 버젓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소수에 대한 대우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야 할 수준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결정적인 사건이 제주도에서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이 제주도를 갔던 날 다음날은 날이 아직 좀 쌀쌀했던 4월 후반기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마침 유채꽃 축제가 제주도 동부의 구좌에서 열리는 날이었는데, 30여년 전에 서울에 살때 친하게 지냈던 누님이 제주도에 살고 계셔서 그곳 유채꽃 축제장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누님을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30년 전이나 모습이 비슷해서 쉽게 알아보았지요. 그런데 누님의 옆에 장애인 친구분이 하나 계셨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계셨는데, 행사장 주차장에서부터 비포장 흙길을 한 300미터 정도 휠체어를 밀고 가야 했습니다.


보다못해, 주차를 안내하는 관리인에게 장애자가 있으니 행사장 입구까지 차를 몰고가서 내려놓고 나오겠다고 사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완강하게 거절을 하더군요. 관계자 외에는 행사장까지 차를 몰고갈 수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냥 수긍할 수는 없더군요. 함께 갔던 일행의 한 분과 함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장애인의 경우는 가능하지 않느냐고 한사코 버텨보았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안된다고 주장하시더군요. 뭐, 행사를 돕는 관리인이 안된다는데에야.... 라고 생각하고 결국 비포장 흙길을 휠체어를 밀고 갔습니다.



앉아계신 누님의 친구분입니다. 그 주변으로 누님과 우리 일행이 보일 겁니다. 그런데요, 주차장에서 관리가 장애자라 할지라도 차에타고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제주도 부지사가 그날 아침에 오셨던 모양입니다. (저는 그분이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주차장 관리인은 "부지사님도 그냥 걸어서 가셨는데요..." 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부지사님도 걸어가셨는데 어떻게 장애인이 차를 타고 들어가느냐? 라는 뜻이겠지요? 저와 또 함께 항의를 했던 일행분은, 부지사는 설사 걸어들어갔더라도 장애인은 차를 타고 가야 한다고 말을 했는데, 결국 거절당했습니다.


그러니까 부지사라는 높은 양반은 혹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지만, 일반 평민이라면 설사 장애자라 할지라도 차를 놓고 휠체어를 밀고 들어가야 하는 거지요? 비포장 흙길을 휠체어를 미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날씨마져 추워서 상당히 고생스러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쌀쌀했던 것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의 부족때문이었습니다. 


글쎄요. 이건 어쩌면 극단적인, 혹은 단편적인 한 예에 불과할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을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한 부분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사무치는 대우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몇몇 경우들을 살펴보면, 이렇게 표출된 소수자에 대한 인권 상황이나 인권 의식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령 예를 들어,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나 착취, 인종 차별,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한 태도와 같은 경우들은 대한민국이 소수자들에 대한 의식 수준이 일반 세계의 평준화 이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경제 대국입니다. 땅 덩어리로 보면 100위권안에나 들어가는지 모르겠지만, 경제면으로나 세계를 선도하는 지식면에서는 단연 첨단을 걷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의 수준은 끝에서부터 세는게 더 빠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의식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단지 저의 생각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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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성진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권 후진국은 맞는거 같습니다.

    2012.07.20 00:34
  2. Bruce  수정/삭제  댓글쓰기

    juan 님의 글 내용이 좋아서 가끔들려 즐거움을 느끼고 지나쳤는데 오늘 장애인에대한 내용은 참으로 공감합니다. 여성,아이,장애인과 동물과 힘없고 가난한 자에대한 배려가 있어야 겠습니다.
    선진국은 경제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문화적,정신적인 자각이 필요하지요. 다함께 노력합시다.

    2012.07.2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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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성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는 것이 화장실로 보였습니다. 그걸 자세히 관찰하고 싶었는데, 변태소리 들을까봐 그냥 뒀습니다. 아무튼 최근에 지은 건물들은 좀 낫더만, 예전 건물들은 화장실이 아주 안 좋더군요.

      2012.07.25 16:05 신고
  3. Douglas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으신 의견입니다. 아직도 한국은 권력,경제,자본주위 차별화, 명문대학,중산층,서민층간의 격차로
    선진국가의 레벨에 하위권 수준입니다,특히 장애인들의 배려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이점은 뉴질랜드, 호주국가등 선진국가로 부터 제대로 배우야 합니다.

    2012.07.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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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력이 있다고 무조건 선진국이 되지는 않는데 말이죠. 오히려 남미 후진국들보다 장애자와 여성 및 아이들을 생각하는 배려는 없어 보였습니다.

      2012.07.25 16:06 신고
  4. BOKA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현재의 한국은 덩치만 큰 어린애에 비유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12.07.2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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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도로 발전하는 경제력 덕분에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의식은 뒤따라가기 위해 애써야 할 듯 합니다.

      2012.07.25 16:09 신고
  5. Favicon of http://airforceone.tistory.com/ BlogIcon RAYJIN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슬픈현실이죠 ㅜㅜ

    2012.07.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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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요. 슬픈 현실이라기보다, 아무튼 발전해야 할 부면이 느껴졌다는 거죠. 다른 부면에서 많이 발전했으니까, 이제 이런 면에서도 발전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미에서 글을 작성했답니다.

      2012.07.25 16:11 신고
  6. Ignatius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회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웃에 대한 배려, 공감, 예의와 염치 이런 것들에 대해 학교에서 전혀 가르치지 않습니다.
    미적분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용도가 아주 제한적이지만
    사람에 대한 배려, 예의, 공감은 아주 중요한데도 정글의 사자처럼 유아독존의 자세로 사는 듯한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2012.07.25 23:32
    • Favicon of https://infoiguassu.tistory.com BlogIcon juanshpark  수정/삭제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한국은 아직도 다른 민족들이나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가 어려운 민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2.08.04 15:28 신고
  7. Favicon of http://leebok.tistory.com BlogIcon 빨간내복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죠. 한국에서만 살면 무슨 의미인줄도 잘 모를듯 합니다만....

    2012.07.3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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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요. 자기나라에서만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기나라 사람들이 최고인줄 아니까요. 그래서 눈을 외부로 돌리고 그 외국에서 좀 배워야 하는데 말입니다. 앞으로는 좀 나아질려나요?

      2012.08.04 15:32 신고
  8. Favicon of http://www.navero BlogIcon ㅎㅎ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권의 척도는 소수를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 물론 다수도 중요하겠지만 본인들의 인권을 존중 받으려면 나자신이 타인의 인권을 무시하면 않되겠죠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피해입은것과 대부분의 상류사회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본인들의 인권을 외치지만 정작 장애인 , 동성애자와 같은 소수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상류사회에 대한 피해는 생각도 않하고 바로 우월해지는 추악한 사람들이 한국에는 많은것 같네요 장애인 성추행 사건이나 도가니 사건에 대해서 냄비근성은 엄청나지만 국민들의 의식은 변하지 않고 제일 문제가 되는것은 그것이 잘못됬다는것을 모른다는거겠죠? 의식수준을 바꾸려면 언론매체부터 시작해서 인권운동가와 같은 지도자가 있어야하는데 우리 언론 매체는 무조건 자극적이면 된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과장이나 왜곡을 잘하죠 , 예전 동성애자의 양심고백에서 보면 참 가관이더군요 신문에서 그런 기사나 던지고 동시에 에이즈니 뭐니 하면서 말같지도 않은 왜곡을 해대니 인권보단 오히려 더더욱 소수의 인권을 비참하게 만들게 되는건데 말이죠 .. 이명박 대통령은 대놓고 동성애를 이해할수 없다느니 포비아 발언을 했지만 이나라의 국민들은 그런 지도자가 한말을 그냥 스스럼없이 넘겨버렸죠 , 거기서 알수있듯이 그게 정상적이고 맞다고 생각하는 의식을 볼수있죠 .,., 뭐 이렇든 저렇든 참 한국이란 나라는 선진국으로 도약은 할수없어보이네요

    2012.08.11 14:59
    • Favicon of https://infoiguassu.tistory.com BlogIcon juanshpark  수정/삭제

      지금 한국의 시민의식이 지난 40년동안의 교육의 결과라면, 인권 의식 역시 지금으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다음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까요? 조금이라도 앞당겨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2012.09.11 18:45 신고
  9. 울고싶어라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한 인권선진국: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등 북유럽국가와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등 베네룩스3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등 기타영어권선진국이야 말로 진짜 인권선진국임!

    2014.01.2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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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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