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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계절에는 뭐니뭐니해도

생활 2010. 6. 1. 11:31 Posted by juanshpark

지구 정반대편인 남미에 겨울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겨울" 이라고 해 봐야 짧고 또 선선한 날씨가 되겠지만, 남미에 살다보니 조금만 추워도 덜덜 떨게 되는군요. 이렇게 추운 계절이 되면 밖에서 먹는 점심은 뭔가 얼큰하고 뜨거운 것이 생각나는 법이지요. 하하하!!!

작년까지만 해도 춥다고 생각되면 거의 어김없이 벤도메 5층의 SUN 집에 가서 짬뽕을 시켜먹었더랬지요. 근데 올해는 좀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답니다. 얼마전에 새로 생긴 음식점을 하나 소개했었지요. 미또미라고 하는 식당이었는데, 요즘 그 식당에서 탕 종류를 선보이기에 몇 번을 시식해 보았습니다. 결과는요? 예~! 조금 춥다고 생각하면 감자탕, 섞어찌게(부대찌게의 일종인데, 좀 있다 설명해 드리죠. ㅎㅎㅎ), 오리 전골, 염소 전골을 드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럼 포스트 시작합니다. ^^


섞어찌게입니다. 이름이 왜 섞어찌게냐고 물었더니 원래는 부대찌게라고 생각했는데, 오셔서 드시는 분들이 항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부대찌게에 ㅇㅇ이 왜 들어가냐? 왜 ㅇㅇ이 빠졌느냐? 등등 뭐 그런 항의 말입니다. 사실 부대찌게라는 것이 레시피가 정해진 것도 아니구, 이것 저것 넣어서 만들수 있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드셔보셨던 분들이 이거 저거 항의를 하다보니 주인 선생님이 참고 계실수가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이름을 "이것 저것 다 넣고 섞어서 끓인 찌게"라고 붙였습니다. 그리고 메뉴판에는 길게 쓰실 수가 없었는지 그냥 "섞어 찌게"라고 쓰셨습니다.

부대찌게의 유래는 대부분 잘 아실 것입니다.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햄과 고기를 한국식 재료하고 섞어서 끓여먹은데서 유래를 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의정부 혹은 동두천 쪽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거의 대부분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주인 선생님은 남영동 쪽에서 나오지 않았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원래 용산쪽에 미군 기지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인듯 한데,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름이나 유래가 뭐든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됐죠. 안 그렇습니까? 아주 깔끔하고 맛있는 점심을 한 번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감자탕입니다. 감자탕, 잘 아시죠? 주인 선생님은 감자가 들어갔기 때문에 감자탕이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돼지 감자뼈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어떤게 정말 유래인지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감자탕의 유래라고 키워드를 쓰고 찾아 보았습니다. 참 많은 글이 있었는데,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라고 하시는 분들과 감자뼈가 있어서 감자탕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반반 이더군요. ㅎㅎㅎ

그런데, 어느 순간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양돈 협회에서 확인한 바로 감자뼈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감자(포테이토)가 들어갔다는 의미에서 감자탕이라고 쓴 글을 보았습니다. 참, 양돈 협회에 문의를 했다면 할말 없어지는 순간이죠? ㅎㅎㅎ;; 그런데 그 다음 순간 정말 감자탕을 재밌게 조사하신 분이 있더라는 겁니다. 제가 그분의 허락도 받지 않고 그분 블로그를 링크를 해 놓습니다. [여기]를 눌러서 확인해 보세요.

이야기인즉슨, 돼지 등뼈에 감자고기가 있다는 겁니다. ㅎㅎㅎ;; 그뿐 아니라 감자탕의 유래의 여러 설들을 주욱 열거를 해 놓았습니다. 정말 대단한 조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제 상식으로 한국에 감자라는 채소가 들어온 것은 몇 백년 안 되거든요. 그런데 감자탕은 그 유래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러면, 감자(포테이토)가 들어오기 전에는 이 탕의 이름이 뭐였을까요? 정말 궁금하기 짝이없습니다. 위 블로거의 글은 감자탕이 단순히 채소인 감자가 들어가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줄 것입니다.

유래가 어떻든, 아무튼 맛있게만 먹으면 돼죠? 미또미의 감자탕도 여러분에게 강추합니다. ^^


미또미에서 맛있는 것은 주 음식뿐이 아닙니다. 위에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정갈한 반찬들도 참 맛있습니다. 특히 가운데 오이소박이 김치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중의 하나죠. ㅎㅎㅎ;;


그리고 이렇게 정성스런 총각김치도 가끔씩 선 보여주십니다. 배추 김치가 아니라 달랑무 김치 혹은 총각 김치까지 맛볼 수 있는 곳이니 델 에스떼를 오시는 분들은 이 집을 특별히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반찬은 언제나 있는 반찬은 아니니, 혹시 나중에 없다고 항의 하시면 안 됩니다. 파뿌리로 만든 음식인데, 드셔보시기 전에는 뭐라 설명하기가 그렇군요. 마치 도라지나 인삼을 씹는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향긋한 맛이 나는 파뿌리 절임이 나오면 꼭 시식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내일도 추울지 모르겠군요. 날이 춥다면 다시 감자탕이나 한 그릇 먹으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

참, 지난번에 미또미라는 식당의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 선생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미또미는 강아지 이름도 고양이 이름도 아니더군요. 일본어도 영어도 아니었습니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도 아니었구요. 한국어지만 한자어를 발음한 것이었습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미(味)또(&, 그러니까 and)미(美)라는 뜻이더군요. 맛과 멋을 다른 식으로 발음한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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