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과일 JACA 이야기

생활/포르탈레자 2015. 1. 20. 22:00 Posted by juanshpark


과라미랑가에서 산길을 산책하다 길가에 있는 커다란 과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브라질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보았을 과일일 수 있겠네요. 특히나 히오 데 자네이루에서 예수 동상을 보기 위해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다보면 주변 주변에 커다란 과일이 달려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이 과일 즉 자까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브라질에서 자까는 아주 흔한 과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은 아닙니다. 워낙에 특이한 과일인데다, 잘 숙성된 이 과일에서는 구린 냄새가 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 과일 맛은 아주 아주 달콤합니다만, 이 과일을 먹고 나서 식기나 도구에 붙은 진액을 떼어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질색을 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브라질 사람들 가운데도 이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까를 동남아의 두리안과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비슷한 과일이기는 하지만 분명 다른 과일입니다. ^^


자까는 18세기 중에 인도로부터 들여왔습니다. 그리고 브라질 북동부 전역 및 아마존에서 자라고 있죠. 사실 이과수에 살 때도 이 과일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일은 마치 기생하는 것처럼 매달려 있는데요. 높이가 20미터까지 자라는 자까나무의 줄기 여기 저기에 매달려서 크기가 최고 15Kg까지 자라는 아주 큰 열매입니다.


이번에 과라미랑가에 놀러 갔다가 길에서 하나를 따 왔는데, 일단 과일에서 흘러내리는 흰 액체를 처리하느라 아주 고생을 했습니다. 누군가 다음에 이 과일을 따시고 싶다면, 필히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단단했던 과일을 따서 집으로 가져와 10일 정도를 내버려 두었더니 다 익었습니다. 여전히 진액이 많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그 과일을 싱크대 위로 올려 잘라봅니다. 



안에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노랗게 생긴 과육을 먹는건데, 그 과육속에는 커다란 씨들이 하나씩 있습니다. 과육을 체취할 때 혹은 섭취할 때, 씨는 따로 빼서 놓아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과육을 드시면 됩니다. 제가 아는 한 가족은 아예 랩으로 조금씩 싸서 냉동실에 보관한다고 합니다. 나중에 얼어있는 자까를 보면 거의 아이스크림 같다고 하더군요. 전 그렇게 해 보지 않았습니다만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까의 살만 모아놓은 사진입니다. 살이 아주 달고 맛있습니다. 그리고 칼로리가 무지 높습니다. 잠시후에 영양성분표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



씨만 모아서 잘 씻은 다음에 삶았습니다. 이 자까의 씨는 잣과 같은 견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잘 삶은 자까씨를 입안에 넣고 씹어보면 꼭 밤 같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사람은 자까의 과육보다 이 자까씨를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ㅎㅎㅎ


잘 삶은 자까씨라도 껍질을 까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까씨의 껍질은 매우 미끈거리거든요. 그래서 자까씨를 드시고 싶다면 껍질채 통째로 입안에 넣으신 다음 씨를 드시고 껍질은 뱉아내시기 바랍니다. 아마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자까의 영양성분 표를 보여드리죠. ^^

자까 100g 당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분 75g                   탄수화물 22g                섬유질 1.1g               프로테인 1.6g

그리고 칼로리는 98 Kcal 입니다.


자까에 포함되어 있는 미네랄과 비타민 입니다. 역시 기준은 100g 당 입니다.

칼륨이 407mg           인이 38mg                   칼슘이 22mg              나트륨이 2mg

철이 0.5mg 이 포함되어 있고 비타민 C가 9mg, 니아신이 4mg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 자까를 드시고 나서 칼, 포크, 접시에 붙어 있는 끈적끈적한 과육진을 어떻게 씻을 수 있을까요? 아세톤, 알코홀, 퐁퐁, 염소 다 안됩니다. 뜨거운 물로 삶아도 안 지워집니다.


정답은 식용유 입니다. 식용유로 문지르면 다 녹습니다. 그런 다음 기름은 퐁퐁으로 닦아 내시면 됩니다. 다음에 자까를 만나시면 꼭 한번 시식해 보시기 바랍니다. 입속에서 녹아나는 과육의 예술을 맛보게 되시면 선입견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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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ju 열매가 견과류가 되기까지  (4)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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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ju 열매가 견과류가 되기까지

생활/포르탈레자 2014. 11. 25. 04:43 Posted by juanshpark



브라질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아니 남미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이 사진의 견과류를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대륙에 계시는 분들도 조금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캐슈, 혹은 까주라고 불리는 과일에 매달린 이 견과를 아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견과가 나올 때까지의 과정을 아시는 분은 한국인 중에는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포스트를 준비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견과가 될 때까지 어떠 과정을 거치는지 살펴보도록 하시죠~!!!



까주 견과는 이렇게 생긴 까주열매 끝의 꼬투리에서 나옵니다. 아마도 어떤 분들은 이걸 그냥 깨면 견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열매는 이 속에 있습니다만, 이것을 그냥 깨면 큰일 납니다. 특히, 이 꼬투리를 입에 넣으시면 절대 절대 안 됩니다. 이 꼬투리 속에는 염산과 비슷한 산이 들어 있습니다. 잘못하다간 큰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견과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산을 제거해야 합니다. 


대부분 오늘날의 상품화된 까주 견과는 기계를 이용해서 생산합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그 공정을 들여다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통적으로, 아니 재래식으로 견과를 만드는 현지인 친구 집에 가서 공정을 들여다 보기로 했습니다.




꿈부꾸 근처에 사시는 한국분들도 아마 과지루 (Guajiru)라는 지명을 들으면 거기가 어딘가? 하실 겁니다. 그러니 다른 나라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과지루에 대해 말해봤자겠지요? 암튼, 과지루는 꿈부꾸 인근에 있는 촌 구석입니다. 그곳에 살고 있는 베또 라는 친구가 한 일요일 오후에 까주 견과를 만들 거라고 통보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와이프와 함께 그쪽으로 갑니다. ^^



이날을 위해서 며칠 동안 까주 꼬투리를 모았다고 하네요. 그 모은 까주 꼬투리를 여러분은 이 포스팅 위쪽에서 보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드디어 까주 견과를 보게 되는 걸까요? 


베또는 저희를 데리고 뜰 한가운데로 가서 미리 준비했는지 홈을 파 놓고 그 속에 장작을 집어넣은 다음 불을 당겨서 불을 지핍니다. 그리고 저 위에 보이는 반쪽짜리 통을 그 위에 올려놓습니다.



장작에 불이 붙고, 통을 올려 놓은 뒤에 까주 꼬투리를 불 위에 올려 놓습니다. 그리고 그냥 놔두느냐구요? 아닙니다. 한번 보십시다.



긴 막대기로 멀찍이 서서 까주 꼬투리를 저어서 볶고 있습니다. 긴 막대기로 해야 하는 이유는, 까주 꼬투리에서 어쩌다 산이 튀어 나오는데, 그게 몸에 떨어지면 몸이 녹거나 탄다고 하네요. 그래서 조심 스럽게 합니다.



통이 가열이 되고 꼬투리도 가열됨에 따라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아마도 산이 증발하는 것이겠지요? 냄새가 좀 고약합니다. 그냥 물기가 마르는 것이 아니라서 그럴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통 안에 불이 붙습니다. 온통 불바다네요. 그런데 산에도 불이 붙나요? 아마도 그런거 같습니다. 베또는 까주 꼬투리에 붙은 불을 한 동안 놓아 둡니다. 얼마나 놓아두는지는 숙달된 사람만이 알겠지요? 초짜가 할 일은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바로 옆의 모래 위로 통을 끌고 나옵니다. 여전히 통 안에는 불이 붙은 까주 열매가 있습니다. 바깥에서도 상당히 오래 탈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대를 이용해서 통을 뒤집더군요. 까주 꼬투리는 모래 위에서 아주 잘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되니까 이제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모래를 끼얹어 불을 껐습니다. 그리고 조금 식히더군요.



이렇게 말이죠. 연기가 다 나갈 때쯤, 저 뒤편에 있는 벽돌과 나무막대기를 들고 왔습니다. 이게 뭐하는 걸까요?



나무 막대기를 이용해서 까주 꼬투리를 깨뜨려야 합니다. 절대 쇠덩어리로 하면 안 됩니다. 모두 바스라져버리거든요. ㅎㅎㅎ;; 부드럽게 그리고 간단히 툭툭 이렇게 깨뜨려야 합니다.



그러자 이렇게 맛있는 까주 견과가 나오게 되는 거죠. 공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알고 나니 직접 만들어 먹는거 장난이 아니네요. 그냥 돈 주고 사먹는 편이 훨씬 나아 보입니다. 4시간 정도를 쭈그리고 앉아서 와이프와 베또와 함께 구운 견과를 깨뜨려서 견과를 얻었습니다.


그냥 친구들과 심심풀이로 앉아서 이야기하면서 깨 먹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 여러분도 한번 해 보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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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과일 JACA 이야기  (2) 20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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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 저녁만 있다 오는 바람에 준비해간 짜장과 카레를 그냥 빌마 아주머니 손에 쥐어주고 왔습니다. 나중에 유투브에서 짜장과 카레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서 보내주기로 하고 말이죠. 두 손에 짜장과 카레를 들고 활짝 웃는 빌마 아주머니, 저걸 어떻게 해 드실까 정말 궁금합니다. 상상이 안되는 거 있죠? ㅎㅎㅎ


출발하기에 앞서 얼굴을 수술한 클라우스와 빌마 아주머니와 함께 기념 사진을 한장 찍습니다. 집 앞에는 예전처럼 흰색의 부겐빌리아가 아주 예쁘게 피었습니다. 그리고 클라우스와 빌마 아주머니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함께 찍습니다.

클라우스가 사는 동네는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에서도 한쪽 구석에 있는 아리스토크라타 Aristocrata 라는 마을입니다. 아리스토크라타의 뜻은 노블레 Nobles 죠. 즉 고귀한, 혹은 귀족의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을 이름만이 아니라 집들과 경치가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원래는 촌이었을텐데, 개발이 되면서 부자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동네 분위기를 좀 보시겠습니까?


먼저 지도를 보시기 바랍니다. 아리스토크라타는 가운데 분홍색으로 둥글게 만들어진 곳입니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들어오는 입구도 하나 뿐이고 나가는 입구도 하나 뿐입니다. 사방으로 강과 숲과 들판에 둘러싸여 있어서,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 시내에서 그렇게 멀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고립되어 있는 마을로 보입니다.

이 마을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구글 어스의 지도들을 살펴보면 나옵니다. 180도 어안렌즈로 찍어서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사진을 보기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서 제가 손수 찍은 장면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일 아래쪽 사진이 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아스팔트를 여기저기 기워서 꼴이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숲길같은 골목을 한 500미터 걸어들어가면 그때부터 마을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이런 지역을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마을은 아주 아늑하고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습니다. 그런데, 집이 너무 커서 클라우스는 집을 팔고 좀 더 작은집으로 가야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혹시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의 아리스토크라타에 있는 클라우스의 집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실까요? 별장 용도로 클라우스의 집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제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친구네 집 파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해서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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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본 클라우스네

생활/사람들 2012. 2. 23. 19:00 Posted by juanshpark

언젠가 내 블로그에서 독일인 부부를 만난 일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알고 싶다면 <여기>를 눌러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클라우스와 빌마 부부였는데, 처음 블로그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로 소개를 했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몇 번 오고 가고, 아니 온 적은 없군요. 그냥 전화만 받고, 직접 꾸리찌바로 갈 때 들르고, 전화하고 아무튼 그러다가 친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클라우스와 빌마, 이번에 클라우스가 수술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병차 그 집을 가 봅니다.




집은 예전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 사이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뇨, 빌마 할머니 말고 빌마의 90이 넘으신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이 큰집에 클라우스와 빌마 이렇게 두 내외가 살고 있습니다. 대저택에 남으신 두 노인이 재밌게 살아가고 계십니다. 빌마 아주머니는 평생 다니던 직장을 정년 퇴직하신 이후에 집에서 놀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중간 위의 사진처럼 이벤트 데코레이션을 해 주며 용돈을 벌고 계십니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클라우스가 수술을 한 날이었습니다. 얼굴에 조그만 종기가 난 것 같아서 도려내는 수술을 받는다고 했는데, 드러내고 보니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종양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좀 더 시간이 걸리는 수술을 받았고, 뼈 부분까지 도려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날 점심쯤에는 퇴원을 해서 집에 계시겠다고 했는데, 클라우스는 그 다음날 아침까지 병원에 계셨습니다. 대신 집에는 빌마 아주머니가 남아 계셔서 우리 부부를 맞아 주셨습니다.


원래는 일찍 도착하면, 짜장면을 해 드리려고 준비를 해 갔더랬는데, 꾸리찌바에 도착할 무렵이되자 좀 피곤하더군요. 이제 도착해서 짜장면을 언제 해 드리나? 하면서 걱정을 했더랬는데, 빌마 아주머니는 여행하는 우리를 위해 저녁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고 보여 줍니다. 메뉴는 돼지 고기 구이인데, 6시간동안 오븐에서 구웠다고 합니다. 베이컨을 올려놓고, 호박, 감자, 사과와 기타 조미료를 함께 곁들여서 6시간동안 슬슬 구워 만든 요리라고 하네요.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훌륭해 보이지 않습니까?



고기만 덜렁 가져다놓고 음식을 차렸다고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가스레인지에서는 또 다른 무언가가 끓고 있고, 또 이것 저것 마련해 두고 계시더군요. 짜장을 안 만들어도 되자 기분이 살아난 우리 와이프가 옆에서 보조를 하면서 이것 저것 함께 준비를 했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의 식사에 빠지지 않는 샐러드와 파로파 (즉 만디오까 가루에 이것 저것을 함께 넣고 구운 가루)와 쌀밥까지 모두 마련되었습니다. 클라우스는 없었지만 (불쌍한 클라우스....) 우리 셋이서 맛있는 만찬을 즐깁니다.


제 밥그릇입니다. 샐러드와 돼지고기, 그리고 쌀밥과 파로파가 모두 접시에 담겨져서 아주 먹음직 스럽게 놓여 있습니다. 맛이요? 끝내줍니다. ㅎㅎㅎ;;

그래서, 여러 나라 사람을 사귀는 것이 사람 사는 재미를 더해 주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여러 나라 사람들을 사귀어 보시는 것이 어떨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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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ambeiro - 국경 지역의 특이한 직업

생활/사람들 2012. 2. 2. 20:00 Posted by juanshpark

강 건너 파라과이의 제 2의 도시 델 에스떼 시 Ciudad Del Este 는 한때 세계 3대 무역 시장의 하나였다는 것을 이전의 포스트에서도 밝힌 적이 있습니다. 물동량 면에서 그렇다는 것인데, 산업 자체가 합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여러번 지적을 했었습니다.

간단하게 다시 브리핑을 하자면, 델 에스떼 시의 물동량은 거의 대부분 브라질을 상대로 판매가 되는 것이고, 또 브라질 제품이 거래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브라질 물건을 왜 파라과이에서 판매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브라질의 세금이 파라과이에서는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즉, 브라질에서 원가가 100 헤알인 물건이 브라질에서 통용이 되려면 60 헤알 정도의 세금과 이익금이 붙게 됩니다. 하지만 수출을 할 경우 브라질 국내에 적용되는 세금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100 헤알에 이익금이 붙어서 110헤알 정도로 파라과이로 수출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수입된 물건에 낮은 세금을 지불한 후 다시 이익금을 붙여 되돌려 판다면 130 헤알 정도에 거래가 됩니다. 그런데 그 장소가 브라질에 면한 곳이라면? 당연히 브라질 사람들은 파라과이에서 물건을 사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 결과 세관 당국과 상인들 사이에 긴장감이 형성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상인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구요. 물건을 넘기거나 넘겨오는 상인들이 그렇게 되겠지요. 세관에서는 파라과이로 수출한 물건이 정상적인 경로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그것을 밀수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익에 맛들인 사람들이 그 일을 그만둘리 없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지능적인 방법으로 그 일을 합니다.


여기서 잠깐, 포스 두 이과수 시는 기본적으로 산업이 없는 곳입니다. 인구가 30만명에 달하는 중소 도시인데, 산업이 별로 없다면? 이 도시의 기본적인 수입의 근원은 관광 산업입니다. 30만명을 4인 가족으로 잡는다면, 적어도 7만 5천 세대가 됩니다. 그 중 실제 관광 산업이나 그와 연계된 산업을 이용해 생계를 꾸려가는 가족이 상당하지만, 실제로 적당한 직업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분명 아닙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국경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생계를 꾸려갑니다.

일부 사람들의 경우, 직접 물건을 떼어다가 도시 변두리로 돌아다니며 판매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예 파라과이에 직업 기반을 가지고 있는 상인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이과수 주민들이 직접 상업에 뛰어들지는 않지만 물건을 운반해주는 이른바 무암베이로 Muambeiro 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암베이로가 무엇이냐구요?

무암베이로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암거래하는 사람, 사깃꾼, 협잡꾼을 의미합니다. 무암바 Muamba 라는 단어에서 나온 단어인데, 무암바 라는 단어는 (출처 불명의 물건에 대한) 암거래, 비밀 거래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국경 지역인 이곳 이과수에서는 그 단어가 실제로 거래를 하는 것이나 거래를 하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물건만 넘겨오는 사람들을 가리킬 때 사용됩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소용이 되는 물건을 사 가지고 옵니다. 그리고 세관에서는 월 1회 1인 최고 미화 300불까지 들여오는 것에 대해서는 가외의 세금을 물리지 않습니다. 혹은 생필품이나 소소한 물건들과 관련해서는 그냥 눈감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의 물건이 100명이나 500명분이 쌓이게 된다면 그 양이 이만저만하게 되는 게 아닙니다. 그 양은 독자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분량이 되는 것입니다.

이 점에 착안을 해서 이과수에 있는 일부 회사들은 사람들을 고용해서 물건을 들여옵니다. 그리고 그렇게 물건을 들여오는 개인들을 무암베이로 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특별한 직업이 별로 없는, 수 많은 이과수의 주민들이 그렇게 무암베이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브라질 정부는 국경 지역, 특히 이과수처럼 파라과이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여러 도시들의 세관 당국이 더욱 철저하게 들여오는 물건들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습니다. 비단 지시가 아니더래도, 세관 당국은 그 일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앙 정부의 지시가 있다보니 수 없이 많은 통제 기구가 나타나고 또 수 없이 많은 횟수의 작전들이 국경에서 시행이 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군대가 풀리기도 하고, 때로는 세관과 연방 경찰이 합동 작전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작전이 시행될 때마다 이웃 도시 델 에스떼의 상인들은 시름이 깊어집니다. 아마도 올 2011년 동안은 최근 10여년 동안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제한이 있었던 듯 싶습니다. 그 결과 무암베이로들의 일도 상당히 위축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국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브라질과 파라과이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이 비슷해지지 않는 한, 이 시장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한 국경의 상황이 아무리 나빠지더라도, 두 나라 사이의 상품가격의 차이로 인한 이권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나 있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아무리 힘들더라도, 국경을 오고가면서 단지 물건을 옮겨주고 생활을 하는 무암베이로들은 계속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돈 일까요, 정부일까요, 제도일까요, 탐욕일까요? 그 어떤 것으로도 쉽게 대답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 많은 무암베이로들은 브라질과 파라과이를 오고 갈 것입니다. 갑자기 세상 사는 것이 쉽지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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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어떻게 키우고 싶으세요?

생활 2011. 12. 19. 20:00 Posted by juanshpark

바닷가로 면한 깜보리우 시내는 현대화된 멋진 도시입니다. 그곳에는 화려한 상업계가 존재하고, 각지에서 몰려들어온 젊고 멋진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도시화가 된 세련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도시의 터전을 뒤로하고 깜보리우 변두리의 아직 개발이 덜 된 지역으로 들어와 사는 사람이 있어서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듣고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저와 함께 그 집을 둘러보시겠습니까?


주변의 집들은 이렇게 나무로 된 집들이 많습니다. 아직 미장이 끝나지 않은 집들도 많은데,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언젠가 제가 포스트한 "세월 따라 집을 지으며 사는 남미 사람들"에서도 밝혔지만, 남미 사람들은 외관 같은거 신경 안 씁니다. ㅎㅎㅎ


주변 환경입니다. 바닥도 그냥 흙 바닥이고 이제 막 짓기 시작한 집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등 뒤로는 울창한 아열대 우림이 덮인 산이 있어서 경치는 좋습니다. 물론 공기도 좋구요. ^^


베토와 산드라 부부가 자신들의 멋진 집이 있는 해변가 도시를 등진 이유는 바로 이 녀석 니콜라스 때문입니다. 지금 세살박이인데, 얼마나 똘똘한지 모릅니다. 아직 인종에 대한 편견이 없는 녀석이라 그런지, 아니면 브라질 사람들의 특유의 포용력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아무튼 반나절 같이 보냈는데 금방 친해져서 헤어질때는 울면서 떼를 쓰는 통에 혼났습니다. ^^


바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눈이 쟂빛인데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네요. 집 뒤쪽으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또 집 뒤편에도 인공으로 만든 연못이 있습니다. 집주인인 베토는 그 연못속에 칠라피아 Tilapia 라고 하는 물고기를 집어 넣었는데요. 이 녀석들이 번식을 해서 지금은 팔뚝만한 것도 산다고 합니다. 베토는 아들과 함께 이 연못에서 낚시를 한다고 합니다.


집 뒤편입니다. 바로 앞이 연못이고, 저 울창한 숲 뒤로 시냇물이 흐릅니다. 그 앞쪽으로는 여러 과일 나무와 작물들이 재배되고 있고, 몇 종류의 동물들도 있습니다. 일단 강아지도 세 마리가 있구요. 닭과 오리 그리고 메추리도 있습니다. 닭과 오리와 메추리들이 알을 낳기 때문에 이 집에는 달걀과 오리알 그리고 메추리 알을 시장에서 구입하지 않고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여러가지 과일나무와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포도가 많이 열렸더군요. 올해에는 상당히 수확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또 야생 버찌도 있고, 딸기도 있고, 그 외에도 오디, 고이아바, 망고, 오렌지종류도 있었습니다. 채소로는 호박과 파 또, 각종 향신료들도 재배하고 있더군요.


제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바로 민트입니다. 이 외에도 아니스와 여러 종류의 향신료 및 약용식물이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니콜라스 입니다. 이 채소와 약초들을 그냥 뜯어서 입에 넣고 우물우물 하면서 지내더군요. 맛있다고 한 것은 아니스였습니다. 그렇죠, 아니스는 달달해서 먹기가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꽃들이 있었습니다. 무슨 꽃들인지도 모릅니다만 시골이라 그런지 자연과 아주 조화가 되고 있었습니다.


집주인 부자가 잡은 쪼그만 칠라피아입니다. 이녀석들은 곧 다시 연못으로 되돌려집니다. 팔뚝만한 것을 잡으면 구워 먹는다고 합니다. ^^

집주인인 베토와 산드라는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3년전에 니콜라스가 태어나자 니콜라스를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자신의 집을 세 놓고 이곳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자연을 벗하며 니콜라스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대했던대로 니콜라스는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도시 생활을 버리고 부인은 건강식품가게를 열고, 남편은 자격증을 따서 Reflexologista를 한다고 합니다. 안마사 비슷해 보이는데, 자신은 척추만 본다고 하네요.

콘크리트 숲에 둘러싸인 도시에서는 인간의 감성이 메마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인공적인 환경에 익숙한 사람이 자신의 아들을 위해 과감하게 도시를 떠날 수 있었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어린 자녀들이 세상에 눈을 뜨자마자 컴퓨터와 각종 전자장비에 익숙해지는 것이 한편 신기하기도 합니다만, 어렸을 때는 이렇게 자연과 더불어 지낼 수 있다는 것도 축복으로 보입니다. 베토와 산드라의 아들 니콜라스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자라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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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밀집촌 부근의 공원 Luz

생활 2011. 9. 8. 12:00 Posted by juanshpark

상파울로 봉헤찌로에 있는 동안, 평일 새벽에는 언제나 인근에 있는 루스 공원 Parque da Luz 에 나갔습니다. 이과수에서 파라나 길에 있는 트래킹 코스에서 걷는 운동을 했기 때문인지 상파울로에서도 쉽게 나갈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차고 환경이 쟂빛인 도시이기는 했지만, 새벽의 루스 공원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상파울로를 떠나던 날 아침에는 날씨가 잔뜩 흐렸지만 일부러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제가 걸어다니던 곳들을 사진으로 찍어 보았습니다.

제일 위에 있는 꽃의 이름은 에리트리나 입니다. 이과수에도 많은데, 대략 6~8월에 잎이 다 떨어지고 난 다음에 붉은색의 탑 모양의 꽃을 피웁니다. 아마도 "붉다"는 의미가 들어있는 단어로 보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국화 역시 에리트리나 라고 불리지만, 모양이 좀 다릅니다. 역시 붉은색 꽃이지만 그 꽃은 에리트리나 쎄이보 Eritrina Ceibo 라고 불리고, 위의 꽃은 에르트리나 스페시오스 라고 불립니다. 루스 공원에는 입구와 연못쪽으로 에리트리나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서 붉은 색 꽃이 에리트리나 입니다. 공원의 이 부분은 루스 호텔 앞쪽인데, 담장으로 반가운 꽃나무가 있었습니다. 꽃이 피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봄이 되면 꽃을 피울 것입니다. 담장에 낮게 깔려있는 나무가 바로 이비스쿠스 Hibiscus 입니다. 장미과의 꽃인데, 남미에선느 하와이 장미 Rosa Hawaiana 혹은 중국 장미 Rosa China 라고 불리며 한국의 무궁화와 아주 흡사합니다.




공원에는 각종 운동 기구들과 놀이기구들을 가져다놓았습니다. 이것이나 저것이나, 아침에 나온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구들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제일 아래쪽의 붉은색 옷을 입은 아주머니는 제가 며칠 운동하는 동안 하루도 빼 놓지 않고 나오시더군요. 사진에는 오른손에 든 것이 보이지 않겠지만, 반짝이는 검을 들고 계셨습니다. 아마도 검술을 연마하시는 아주머니가 아닌가 싶습니다.


브라질의 기후가 좋아서인지 거구의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십여명이 두손으로 감싸야만 할 정도로 큰 나무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어쩌면 저 넓은 공원이래도 이런 나무 십여그루만 있으면 다 커버가 되겠구나 싶을 정도로 큰 나무들이더군요.




한편, 이과수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나무와 꽃들도 많았습니다. 제일 위쪽의 붉은 꽃은 헬리코니아 Heliconia 와 비슷한데, 이름은 모르겠습니다만 이곳 이과수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꽃입니다. 또 아래 두개의 꽃은 잎파리의 모양이 소 발굽과 닮았다고 해서 소발나무 Pe de Vaca 라고 부르는 나무입니다. 80년대 중반에 한 대학생에 의해서 이 식물의 잎파리가 혈당을 강하시키는 인슐린과 비슷한 성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일부 지역에서는 "인슐린 나무"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물론, 브라질에는 다른 종류의 "인슐린 나무"가 또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포스트 하겠습니다.)



루스 공원의 오래된 나무들에는 곰팡이도 있었습니다. 얼마나 큰지 제 얼굴보다 컸는데, 먹을 수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땅에도 곰팡이들이 있었지만, 나무 몸통에 생성된 이 곰팡이는 제 주의를 상당히 끌었습니다.


루스 호텔 쪽으로 있는 공원의 한 부분은 썰렁했습니다. 이 부분의 이름은 로세달 이라고 합니다. 한국어로는 장미 공원이라고 해야 할 듯 하네요. 이제 시간이 지나 늦은 봄이 되면 빨갛고 노랗고 흰 장미로 덮이게 될 곳입니다. 장미는 제가 젤 좋아하는 꽃 중의 하나입니다. ^^


무심코 지나가다 밟힌 부분을 보니 밤 송이였습니다. 그래서 눈을 들어 주위 나무를 살펴보았는데, 밤나무처럼 생긴 나무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열매가 비슷하니, 주변에 밤 나무가 있을 듯 한데, 정말 루스 공원에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밤 비슷한 다른 열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루스 기차역쪽으로는 사람들에게 앉아서 쉬라고 의도했는지, 아니면 그냥 데코레이션으로 만들어 놓았는지, 커다란 통나무와 작은 통나무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상과 의자들로 보이는데, 과연 이 시설을 사용할 사람들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피나코테카로 연결이 되는 곳에는 이렇게 길쭉 길쭉한 야자나무가 서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저 붉은 색의 벽돌 건물이 바로 피나코테카 입니다. 예술 박물관으로서 이번 주에도 뭔가를 진열해 놓았습니다만, 저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시간도 별로 없었구, 여유도 별로 없었거든요.


분리 수거 때문인지 곳곳에 이렇게 생긴 휴지통이 있었습니다. 다른 곳들의 그림도 많았는데, 왜 하필 이렇게 두꺼비처럼 생긴 괴물 사진의 휴지통을 찍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오래된 나무들 사이에 비집고 생명을 태워보겠다고 비쭉이 고개를 내민 파인애플의 모습이 보입니다. 파인애플은 포르투갈어로 아바카시 Abacaxi 라고 합니다.


피나코테카 맞은편으로는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오래된 나무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서 있었는지 줄기는 불뚝불뚝 특이한 모양으로 되어 있고, 뿌리는 일부 땅으로 나와 있습니다. 나무는 오래 될수록 더 멋있어 보입니다.



피나코테카 옆으로는 루스 공원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가 들어 있는 간판이 있었습니다. 살펴보니 20여종 이상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또 여러 새들과 꽃들도 있네요. 그중 최근에 제가 포스트했던 파우 브라질 이라는 나무도 있다고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궁금증이 생겨서 지도에서 묘사된 곳으로 가서 찾아 보았는데,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원에서 일하는 관리들에게 가서 물었는데요. 그들도 어느 나무가 파우 브라질인지를 찾지를 못하더군요. 다시 가서 찾다찾다 결국 못찾고 말았습니다. 이거, 공무원들을 이렇게 교육도 안 시키는 것이 브라질의 특징인가 봅니다.


관리 사무실 부근으로 철쭉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대부분의 철쭉 처럼 분홍색이 많았고, 일부는 붉은 색과 흰색도 있었습니다. 철쭉은 스페인어로 아쌀레아 Azalea 라고 하고 포르투갈어로는 아짤레이아 Azaleia 라고 합니다. 철쭉은 독이 있어서 식용으로는 불가능하죠. 일부 진달래와 비슷하기 때문에 잘못 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남미 사람들은 모르더군요. 하긴 남미에 진달래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특이해 보이는 건 오히려 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인 밀집 지역에 있는 루스 공원은 시간을 조금만 내면 찾아볼 수 있어서 더욱 값져 보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공원을 좀 더 자주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댓글환영, 추천은 더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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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동안 자리를 빕니다. ^^

생활 2011. 8. 13. 02:06 Posted by juanshpark

3주 정도 포즈 두 이과수를 떠날 계획입니다. 첫째주는 확실히 상파울로에 있을 것입니다. 위 캪쳐 사진에 나온 사진 이미지 엑스포에 참석할 생각입니다. 마지막 사진 이미지 엑스포에 참석한 것이 3년 전이기 때문에, 그 사이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를 알고 싶습니다. 또 최근에 카메라를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해 놓은 카메라가 있기는 하지만, 결정 짓기 전에 엑스포에서 정보를 얻어볼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3년 동안의 공백기간중에 카메라와 프린터,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발전하고 변화했는지 참 궁금합니다.

두 번째 주는 상파울로의 시골로 돌아다닐 생각입니다. 길에서 많이 지낼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할 기회가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들마다 Wi-Fi가 많이 보급되었지만, 아직 브라질에는 여행중에 인터넷을 하기에 마땅한 곳들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한, 두 포스트는 올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주가 끝나갈 무렵에는 산타 카타리나의 깜보리우 해변가에 있을 생각입니다. 겨울 바다라 뭐 해수욕은 못하겠지만, 사람이 없는 겨울 백사장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머리를 식히기에는 정말 짱 일듯 싶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깜보리우를 중심으로 그 동네 해변가들을 둘러볼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이따뻬마, 봄바, 봄비냐, 뽀르또 벨로 또 어쩌면 플로리아노폴리스까지 돌아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귀찮으면 그냥 거기에 뒹굴뒹굴 방안에 쳐박혀 있다 올지도 모르구요.


세번째 주가 시작될 무렵에는 꾸리찌바에 있을 생각입니다. 친구들과 시간도 좀 보내고, 여기 저기 돌아다닐 생각입니다. 물론 생각 뿐일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주 처럼 귀차니즘이 스믈스믈 압도하면 그냥 역시 친구네 집에 틀어박혀 지내다 올 수도 있습니다. 세번째 주에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인터넷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니 인터넷은 아마도 하겠지만, 블로그 관리 페이지에는 안 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3주간 자리를 빕니다. 이 블로그를 찾으시는 독자들에게는 미안합니다만, 댓글 창은 여전히 열려 있으니 안부는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돌아와서 뵙겠습니다. 재밌는 일들이 일어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돌아와서도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안할지도 모르겠지만요. ^^;; 뭐, 포스트 한 두개쯤은 그래도 건져오지 않을까요? ㅎㅎㅎ;;

안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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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을 뭘로보고...

생활 2011. 7. 19. 08:09 Posted by juanshpark

사진은 인구 30만명의 중소 도시 포즈 두 이과수의 전경입니다. 브라질에서 가장 잘 사는 주(州)라는 파라나 주의 변방 도시이고 게다가 국제적인 관광 도시이다 보니 브라질의 여타 도시들에 비해 환경적으로 좋은 것들이 많은 도시입니다. 게다가 장애인들까지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여러 시설들과 설비들이 구비되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포즈 두 이과수 시에서 깜짝 놀랄 만한 시설을 하나 보게 됩니다.


알만한 분들은 아실 수도 있습니다. 왼쪽 모퉁이에는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진 굴지의 요식업체 피자헛이 자리를 잡고 있는, 정말 포즈 두 이과수의 행정 중심 거리인 쉬멜펭과 교차하는 거리인데요. 이곳에서 문제의 시설을 보게 됩니다.


피자 헛이 있는 장소 맞은편 인도 바닥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전부터 제 포스트를 유심히 살펴보신 분들이라면 저 가운데의 노란색 블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입니다. 파라나 거의 전 도시들에 시내의 보도 블록은 이렇게 구분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꾸리찌바로 부터 시작해서 거의 모든 도시들에 이 시설이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시각 장애자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잘 보시면, 다른 블록과는 비교가 되는 색채 뿐 아니라 재료까지 다릅니다. 색채가 아니라 감각에 의해 시각 장애인들이 다닐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또한 눈이 보이지 않는 분들이기 때문에 쭉 배정을 한 것이 아니라 인도 중에 있는 나무와 전신주까지 피해가며 요리 조리 다닐 수 있도록 배려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각 장애인 전용 인도가 계속 뻗어 있는 것입니다. 정말 이런 점을 보면 포즈 두 이과수 시가 살기 좋은 도시처럼 보입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쭉 뻗어있던 시각 장애인 전용 보도가 어느 순간 끝나 있었습니다. 뭐, 이런 저런 이유때문에 끝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갑자기 보도가 줄어들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유때문에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요. 조심 조심 다니는 분들이니 끊어졌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생각이 모자랐다고 해도 너무 너무 모자랐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포토샾을 이용해서 가운데 네모진 부분을 더 밝게 해 봅니다. 그 부분을 찍은 사진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끊어진 인도 바로 앞으로 턱이 져 있고, 그곳에서부터는 용설란과 선인장들이 가시를 뽐내며 서 있습니다. 시각 장애인이 혹시라도 조금 속도를 내서 걸어오고 있었다면 여기까지 와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어쩌자고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생각이 없어도 너무 없어 보입니다.

잘 배려된 시설이라고 해도 한순간 잘못된 생각으로 이상하게 변질될 수 있어 보입니다. 따지고 보면 인간의 삶 속에 그렇게 잘못되어 버리는 경우가 한 두 가지 뿐일까요! 하지만 어쨌든, 포즈 시에서 이런 부면은 좀 개선을 해야 할 듯 싶습니다. 또 시각 장애인이 이 길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추천 환영, 댓글은 더욱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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젱가 혹은 옝가 라는 놀이를 아십니까?

생활 2011. 7. 6. 21:00 Posted by juanshpark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놀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별로 나오는 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한국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놀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 놀이의 이름이 젱가 (Jenga) 혹은 옝가 (Yenga) 라고 알려져 있는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상당히 알려진 놀이이고, 심지어 TV 프로에까지 나온 적이 있는 놀이입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나무 조각이 한 층에 3개씩이 정확하게 서 있습니다. 총 18층으로 되어 있으니까 54개의 나무조각이 서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제일 위쪽에는 개폐식 뚜껑이 있습니다. 통 속에 층을 만들어 집어넣은 다음 거꾸로 세워서 뚜껑을 열면 바로 서 있는 나무쌓기 게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물론 어린 아이들에게는 힘든 놀이입니다. 그래서 나무 조각이 그냥 쌓기 놀이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제 어린 조카와 함께 놀고 있는 현지인 남자애의 쌓기 놀이모습입니다. 하지만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어린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이기도 합니다.

얼마전에 제가 사는 아파트 아래층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 친구의 송별회를 했습니다. 여러 친구들이 왔었는데, 그 때 이 놀이를 조카들이 가지고 내려왔죠. 그래서 프랑스인, 스페인인, 독일인, 아르헨티나인, 브라질인, 한국인(예, 한국인은 접니다. ㅋㅋㅋ) 이렇게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이 게임을 해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한 번 보시겠습니까?


게임의 룰은 아주 간단합니다. 각 층이 3개의 나무조각으로 18층으로 이루어진 탑을 무너뜨리지 않고, 아래쪽에서 조각을 빼내서 위쪽에 쌓는 것입니다. 단, 오른손이든 왼손이든 사용했던 한 쪽 손만을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다음번 자기 차례가 닥치면 다른 손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한번에 한 쪽 손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은 자기 차례가 되면 제일 상단의 나무 조각을 제외한 어느 부분의 나무 조각도 빼내서 위에 쌓을 수 있습니다.


제 조카의 모습입니다. 이녀석은 아르헨티나 사람으로 참여합니다. 그렇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놀다보니 나라마다 한 사람씩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각 사람의 차례가 될 때마다 그 나라 응원도 하고 놀리기도 하고 한 마디씩 떠들다 보니 분위기가 아주 재밌습니다. 아무튼 세워진 모습을 좀 보시죠. 제일 아래쪽 부분에서 대부분 양쪽 나무들을 빼내다보니 아주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언젠가 소개를 했던 독일 친구도 한 자리 차지했습니다. 하트만 씨는 독일인답게 아주 조심조심 게임에 임했습니다. 만면에 웃음을 띄고는 있었지만, 아무튼 속으로는 무지 초조했을 것입니다. 이게 아주 단순하지만 또 의외로 섬세함이 요구되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홍일점이었던 캐롤린은 프랑스 사람으로 참여했습니다. 화려한 몸짓으로 제스쳐를 써 가며 매번 성공을 시키더군요. 아무튼 대단한 아줌마였습니다.


캐롤린의 남편인 아담은 스페인 사람입니다. 정열적으로 농담을 해 내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정말 소심해지더군요. 조심 조심 아주 소심하게 경기를 했는데, 그 조심스러움 때문에 꼴찌는 안 하더군요. ^^


그리고 브라질 친구인 오르난 입니다. 이 친구 역시 평소의 침착하고 여유있는 모습처럼 경기에 임했습니다. 조심 조심 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날 경기에 패자는 누구였을까요? 사진에 소개되지 않은 한국인이 바로 패자였습니다! 하하하, 바로 접니다. 한국인도 그리 대범하지는 않은데, 게다가 제 스타일도 대범하고는 거리가 먼데, 섬세하게 나무 조각을 빼 내고는 제일 위에 올려놓는다는게 그냥 탑을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모두의 웃음속에 게임을 마치게 됩니다. 뭐, 패자였다고는 하지만 벌칙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모든 경기 내용을 찍고, 언제나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친구에게 벌칙을 주기는 좀 애매했겠지요? ㅎㅎㅎ

제 생각에, 한국만큼 놀이문화가 발전한 나라도 드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가 하나 정도 더 있다해도 문제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이 놀이를 소개해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아주 재밌는 놀이 문화가 하나 더 생길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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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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