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책길

생활/환경 2012. 12. 10. 20:00 Posted by juanshpark


5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그 사이 나는 이과수 사람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한가한 듯한 이과수 시내를 산책하며 즐기는 순간이 너무 즐겁습니다. 그렇다고 시내를 무작정 쏘다닌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잘 가는 이과수의 산책길을 소개합니다. 벌써 이 블로그에서 몇 번 사진을 올린 적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 길은 이과수 시내의 시내와 시외의 경계를 만드는 파라나 대로 Av. Parana 에 위치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시내의 경계가 끝나는 곳에 군대가 위치한 곳이 있는데, 그 군대의 외곽으로 이렇게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한쪽으로는 군대의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이고 다른 쪽으로는 파라나 대로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에 처음 왔었던 5년전과 비교해 보니 참 많이 변했습니다. 일단 산책로의 바닥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나무들이 더 많이 심겨졌습니다. 조경은 끊임없이 변했는데, 나무에 더해서 일단의 꽃들까지 심겨졌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다른 경치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지역의 외곽에는 철조망이 쳐 있고, 그 안쪽으로는 원시림이 들어가 있습니다. 원래 이과수 지역은 파라과이와의 전쟁이 끝나고 전쟁 보상금으로 받은 땅입니다. 아르헨티나와 둘이서 이과수 강을 경계로 나뉘어져 있었지요. 보상금으로 땅을 받기 전에 이곳은 그냥 원시림이 있었던 곳입니다. 그리고 그곳으로 군대가 들어와서 주둔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이래 이곳은 군사 지역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나무가 울창한 이곳은 시내에 존재하는 마지막 원시림중 일부가 되는 것입니다.



원시림 바깥으로는 인간의 조성물이 눈에 많이 띕니다. 거기서 파라나 대로를 넘어가면 이제 나무따위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산책로 안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중의 하나가 아침마다 문을 여는 건강센터입니다. 아침 7시 이후에는 언제나 직원 하나가 나와서 녹색 유니폼을 입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관련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스트레칭부터 돕기도 하고, 각종 시설물들을 관리하기도 합니다. 또 필요한 사람에게는 혈압도 재 주고, 화장실도 개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많이 변한 것은 운동을 위해 만들어 놓은 시설물입니다. 저도 자주 이용하고 있지만, 어떤 기구들은 정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지난번에 한국을 나가서 보니 각종 하천마다 시설들이 아주 잘 되어 있더군요. 제가 사는 이곳 이과수는 한국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이런 시설들 때문에 더 낙천적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보다 최근에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이런 놀이 시설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기구는 파랑과 노랑 두가지 색채로 되어 있는데, 아이들을 위해서는 녹색, 노랑, 빨강, 파랑등의 색채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제가 사진을 찍었던 날은 아이들이 나와 놀지 않았지만, 대개 해질 무렵에는 여러 곳에서 시민들이 나와 기구를 가지고 놀기도 합니다.



산책로의 거리를 알려주는 기둥입니다. 산책로는 총 850미터입니다. 저는 아침마다 이 산책로를 두 번 내지 세번씩 왕복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과수를 와서 제 건강이 아주 많이 좋아졌습니다.



산책로에는 또 많은 수의 의자들이 깨끗하게 놓여져 있습니다. 날씨만 좋다면 벤취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도 싶은데, 더울 때는 너무 덮고,추울 때는 너무 추워서 벤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날이 더운 날의 저녁 무렵에는 다시 모기들이 너무 설쳐서 벤취 이용을 자제하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각종 꽃들도 활짝 펴서 길을 오고가는 사람들을 반갑고 화사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조경과 꽃과 시설을 즐길 수 있었던 지난 5년간의 생활이 꿈만 같습니다. 이과수를 언젠가 떠나게 되더라도 이곳에서 살았던 추억이 오랫동안 생각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이 사시는 곳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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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 저녁만 있다 오는 바람에 준비해간 짜장과 카레를 그냥 빌마 아주머니 손에 쥐어주고 왔습니다. 나중에 유투브에서 짜장과 카레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서 보내주기로 하고 말이죠. 두 손에 짜장과 카레를 들고 활짝 웃는 빌마 아주머니, 저걸 어떻게 해 드실까 정말 궁금합니다. 상상이 안되는 거 있죠? ㅎㅎㅎ


출발하기에 앞서 얼굴을 수술한 클라우스와 빌마 아주머니와 함께 기념 사진을 한장 찍습니다. 집 앞에는 예전처럼 흰색의 부겐빌리아가 아주 예쁘게 피었습니다. 그리고 클라우스와 빌마 아주머니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함께 찍습니다.

클라우스가 사는 동네는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에서도 한쪽 구석에 있는 아리스토크라타 Aristocrata 라는 마을입니다. 아리스토크라타의 뜻은 노블레 Nobles 죠. 즉 고귀한, 혹은 귀족의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을 이름만이 아니라 집들과 경치가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원래는 촌이었을텐데, 개발이 되면서 부자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동네 분위기를 좀 보시겠습니까?


먼저 지도를 보시기 바랍니다. 아리스토크라타는 가운데 분홍색으로 둥글게 만들어진 곳입니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들어오는 입구도 하나 뿐이고 나가는 입구도 하나 뿐입니다. 사방으로 강과 숲과 들판에 둘러싸여 있어서,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 시내에서 그렇게 멀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고립되어 있는 마을로 보입니다.

이 마을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구글 어스의 지도들을 살펴보면 나옵니다. 180도 어안렌즈로 찍어서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사진을 보기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서 제가 손수 찍은 장면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일 아래쪽 사진이 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아스팔트를 여기저기 기워서 꼴이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숲길같은 골목을 한 500미터 걸어들어가면 그때부터 마을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이런 지역을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마을은 아주 아늑하고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습니다. 그런데, 집이 너무 커서 클라우스는 집을 팔고 좀 더 작은집으로 가야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혹시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의 아리스토크라타에 있는 클라우스의 집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실까요? 별장 용도로 클라우스의 집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제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친구네 집 파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해서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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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직업 - 물품보관소

생활/환경 2012. 2. 15. 19:30 Posted by juanshpark

사진의 장면은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경의 한 장면입니다. 특히 브라질쪽 국경에 있는 상업 지대의 장면이죠. 각종 광고판이 있고, 대형 광고판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제가 소개하고 싶은 직종이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이 직종을 권장하거나 비난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구아르다 볼루메 Guarda Volume 라고 되어 있는 직종입니다. 구아르다 볼루메는 물품을 보관하는 보관소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보관소는 공항이나 철도역이나 버스 터미널에 많습니다.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지요. 이곳 이과수 역시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도시인 만큼 지역마다 물품 보관소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에는 보관소가 총 2500군데에 이를만큼 많이 존재합니다. 왜 이렇게 많은 보관소가 필요할까요?

그전에, 앞서도 무암베이로 라는 특이 직업속에서 설명하기도 했지만, 국경의 이점을 살려 직업을 갖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기술했습니다. 하지만 국경의 이점을 살리는 것은 일반 시민들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소규모 혹은 대규모의 물건을 취급하는 각종 상인들에게는 약간의 차이만 있어도 더 많은 유익을 주는 쪽으로 신경을 쓰게 됩니다. 국경에는 그것이 약간의 차이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쪽과 저쪽을 오고가면서 이득을 취하려는 상인들은 언제나 존재하게 됩니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이 지역에 보관소가 많은 이유입니다.


어느날, 브라질쪽 세관이 조사를 좀 심하게 했습니다. 그때 찍은 장면인데, 이 지역에 얼마나 많은 오토바이들이 다니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들 모두가 무암베이로는 아닙니다. 일부는 정상적으로 택시영업을 하며, 어떤 사람들은 단지 심부름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부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는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 자영업자 혹은 무암베이로들은 근처의 보관소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나 모터사이클을 이용해서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특징상 많은 물품을 가지고 다닐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다리를 건너 이곳과 저곳을 오고가면서 필요한 만큼, 혹은 요구된 만큼의 물품을 운반합니다. 그때, 이쪽에서 물건을 모아두고 지키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을 물품 보관소에서 담당하는 것입니다.


물품 보관소에서는 건네온 물건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나중에 차량을 가지고 와서 물건을 싣게 되면 그때 내 주는 것입니다. 물론 물건 갯수나 부피에 따라 돈을 받고 내주는 거죠. 보관소의 물품 보관비는 비슷비슷하지만 가게마다 주인마다 다릅니다. 아무튼 자신의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보관만 해 주는 것이니만큼 자본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뛰어들 수 있는 직업인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 직업이 땅집고 헤엄치기는 아닙니다. 간혹 불법적인 물건을 보관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손님을 가장한 경찰이 속임수로 물건을 놓고 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보관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 어떤 물건이나 손님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물건이 압수되는 사태가 있을 때에는 손님들에게 물건값을 물어줘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경을 이용한 직업가운데는 정말 독특한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물품 보관소 역시 하나의 특이한 직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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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이 시작된 이과수

생활/환경 2011. 1. 14. 09:55 Posted by juanshpark

먼저, 포즈 두 이과수 시의 현재 인구는 거의 30만명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그렇게 큰 도시도 아니고 소도시도 아니고, 그냥 그저 그런 전형적인 중소 도시입니다. 그런데 시를 구성하고 있는 지역은 보통 넓은게 아닙니다. 이미 제 블로그에서 이전에 지적한대로 널려있는 땅이 너무 많다보니 전부가 공원처럼 느껴지는 그런 도시죠. ㅎㅎㅎ;; 높은 아파트가 몇채 되지 않아서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저 아파트는 누가 사는 곳이고, 이쪽 아파트는 누가 산다는 식으로 알 정도로 건물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동산 가격은 제 한 친구의 표현처럼 정말 지루할 정도로 오르지 않는 곳입니다. (그 친구는 20년 전에 투자한 부동산이 겨우30% 올랐다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그런, 포즈 두 이과수에도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니 어쩌면 브라질 전역에 부동산 경기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블로그가 경제 전문 블로그가 아니라서 뭐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최근의 경제 지표가 활발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듯 싶습니다. :)

아무튼 여기 저기 개발을 한답시고 들쑤셔 놓은 땅이 많아서 그중 한 개발지역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상파울로에 살 때부터 눈에 익은 알파빌례 라고 하는 회사가 개발중인 땅인데요. 이과수 시의 한 구석에 거의 버려진 땅에 새로운 콘도를 개발하기 위해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상당수의 땅이 분양이 끝났다고 하는군요.


방문한 제가 고객인줄 알고 아주 상냥히 의자를 권했습니다. 커피와 물 중 어느 것을 마시겠냐고 묻는데, 손님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다 사양했습니다. (그래도 양심은 있죠? ㅎㅎㅎ) 그리고 용건을 말하고 이것 저것 물어보았습니다. 다행히 방문한 손님이 없어서였는지 끝까지 상냥하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대략 300 제곱미터의 땅을 68000 헤알부터 자리에 따라 분양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제곱미터당 200헤알이 조금 넘는 수준이네요. 땅 값만 제곱미터에 1백 미국달러라~! 한국에 계신 분들의 입장에서는 "저게 돈이냐?" 라고 하시겠지만, 이과수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엄청 뛴 상황이네요. 불과 3년전에만 해도 저 돈의 반의 반이면 샀는데 말입니다. ㅎㅎㅎ

그래도 방문한 사람에게 끝까지 안내를 한다는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현재 개발중인 자신들의 부지를 한번 돌아보라고 초대를 했습니다. 아래쪽 정문에 연락을 해 놓겠다고 해서 현재 아무것도 없는 땅을 보러 가 봅니다.


콘도의 정문입니다. 저 앞으로 포장을 한 도로와 옆으로 생기는 도로 때문에 건너편 서민 주택의 가격이 거의 5배 정도 뛰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부자 되는거 한 순간이군요. ㅎㅎㅎ


그냥 허허 벌판입니다. 예전에도 사진을 찍으려고 한 번 와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허허벌판이었죠. 당연히 그때는 값도 없었던 때였습니다. 이렇게 뛸줄 알았다면, 미리 선점해 두는건데... 하는 생각도 안했답니다. ㅎㅎㅎ;; 아무튼 땅 투기는 자본자들이 생각할 분야겠죠?


콘도 미니엄 부지를 삥 둘러싸면서 담이 세워져 있습니다. 잘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담 위로 보면 고압전선도 역시 설치되어 있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이 살 곳이니 당연히 안전에도 신경 써야겠지요?


아직까지 집은 한채도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도로만 깔려 있더군요. 하지만 도로의 단면도를 보니 이미 상하수도 시설과 전선들은 땅 아래로 모두 들어간 상태로 보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건축 부지에 집을 짓는 것만 남은 상태군요.


집은 한채도 없지만, 서비스 스페이스의 건물은 거의 완성단계에 있더군요. 이곳에 손님을 초대해서 즐길 수 있는 장소는 물론 저 뒤편으로는 수영장과 축구장 테니스장 농구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잔디가 아직 곱게 깔리지 않았습니다. 내년쯤 다시 이곳을 오면 훨씬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되려나요? 그런데, 이렇게 더운 이과수 지역에 과연 누가 바깥에 나와서 테니스나 축구를 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는군요. ㅎㅎㅎ

사무실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상당수의 동양인들이 분양하는 땅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게 그렇게 친절했나봅니다. 뭐, 동양인들이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거주한다면 꽤나 괜찮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아무튼 세계 최고의 관광지이니 이곳에 투자하는 것도 나빠 보이지는 않네요. 혹시 이 땅을 구입하실 의향이 있으신 분 없으십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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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수에 흔하지 않은 것이 뭘까요?

생활/환경 2011. 1. 2. 01:13 Posted by juanshpark

세계적인 관광지 이과수 폭포. 그리고 그 폭포를 끼고 있는 포즈 두 이과수 시(브라질). 아열대의 수풀과 삼림이 원시림을 이루며 녹색의 카펫을 깔아놓은듯 보이는 이과수에 조성된 녹지가 별로 없다고 하면 과연 누가 그걸 믿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은 이과수 국립 공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시민들의 광장은 물론 공원이 없다는 것이 이과수의 현실입니다. 물론 공중에서 보았을 때, 시 자체가 녹색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나무가 많으니 따로 공원을 조성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버려진 땅도 수 없이 많고, 그 땅마다 나무들이 있으니 따로 공원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그래도 세계적인 도시인데 조성된 공원이 별로 없다는 것이 자랑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이런 이과수에 그래도 조그맣게 조성된 공원이 몇개 있어서 그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 공원의 이름은 몬졸로 Monjolo 라고 하는데, 자르딩 아메리까 Jardin America 지역에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꽤나 넓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아주 조그만 아기자기한 공원이죠.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공원이다보니 물고기와 새들이 아주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사진의 새는 풀밭에 둥지를 틀고 그 안에 알을 낳는 새인데, 둥지 가까이 다가가면 아주 사납게 덤벼드는 새 입니다. 역시 이 공원에도 두 마리가 쌍을 이루고 혹은 날기도 하고 혹은 앉아 있기도 하더군요.


공원은 도시와 마을 중간에 놓여 있습니다. 주변에는 공장 지대와 가정집들이 들어서있고, 공원 주변으로는 집들이 없습니다만 나무 사이 사이로 포즈 두 이과수 시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주변에 판자촌도 별로 없고해서 평일이나 주말이나 공원에 나와있는 사람이 별로 없이 한적한 곳이었는데, 마침 제가 찾아갔던 이 날은 좀 무섭게 보이는 청년들이 있어서 한바퀴를 돌지는 않았습니다.


또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빈민가의 아이들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상당수 있더군요. 인근에 있는 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이 부근 아이들은 아니라고 하던데... 무서워 보이는 청년들은 사람을 헤치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들은 그냥 마꼬냐를 피우려고 이 공원을 찾는 거라고 하더군요. 마꼬냐가 뭐냐구요? 예, 대마초 입니다. 그런데, 희한하죠? 한국에서는 대마초를 소지하거나 사용하면 걸리는데 말입니다. 여기서는 경찰이 순찰을 하는데도 그냥 두더군요. 법으로 허용이 되는건지, 아니면 경찰들이 게을러서인지....


다리 부근에서 발견한 꽃입니다. 아주 조그만 꽃이었는데, 생김새로 보아서는 박꽃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다만 크기가 문제인데, 혹시 모르죠, 쬐끄만 박의 꽃인지도요. ㅎㅎㅎ


공원 한 가운데에 인공으로 조성한 것처럼 보이는 호수가 있고, 둘레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리고 한 쪽으로는 녹지대가 있는데, 이과수가 워낙에 더운 지역이다보니 녹지에 나와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요. 하긴 저두 호수쪽에만 있었으니 말입니다.


호숫가 트랙킹을 하는 곳에 피어 있던 조그만 꽃입니다. 이름을 알았었는데, 잊어버렸네요. T.T


주변의 건물들이 눈에 드렁오기 때문에 완전히 자연속에 있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공원입니다. 또 낚시를 하면 조그만 붕어와 잉어도 걸려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고여 있는 물처럼 보여서 낚시는 안 하게 될 것 같습니다만, 한 여름에 약간의 시원함을 줄 수는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또 하나, 자연 상태의 새들이 참 많이 서식하고 있더군요. 크기는 아주 조그만 공원이었지만, 새들은 제가 관찰하기에도 10여 종류나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비둘기도 그 중 하나지만요. ㅎㅎㅎ


공원은 슈퍼마켇 BIG 부근에 있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녹색의 공간이 공원이구요. 아래쪽에 있는 커다란 네모 건물이 슈퍼마켇 BIG 입니다. 큰 길 부근에 위치하지 않아서 공원은 깨끗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주변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비가 솔솔 뿌리는 날이면 한번 들러봐도 괜찮을 공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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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만든 집 - 환경 오염의 해결책?

생활/환경 2010. 10. 13. 01:42 Posted by juanshpark

뿌에르또 이과수 Puerto Iguazu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바로 이 집, 즉 병으로 만든 집 Casa de botellas 가 있습니다. 병으로 만든집이 여기 있는줄은 진작에 알았지만,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들어가 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겉에서 보기에 별로 신기할게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이과수 지역의 정보 블로거가 겨우 10뻬소의 입장료가 무서워서 안들어간다면 그것도 이상할 듯 해서 하루 날 잡아 처남과 함께 들어가 보았습니다. 입장을 하는 문에서부터 플라스틱 패트병으로 만든 문과 지붕 그리고 담장을 보게 됩니다. 물론 100% 다 플라스틱은 아닙니다. 플라스틱 패트병을 고정시키기 위해서 틀은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아무튼 환경을 생각하는 아르헨티나 사람들답게 뭔가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패트병을 세워서 만든 담장입니다. 어떻게 저 패트병을 저렇게 세울 수 있었을까요? 이제 곧 그 비밀이 밝혀집니다. 아무튼 패트병으로 만든 이 집은 일정 구간이 담장으로 되어 있고, 그 안쪽으로 뜰이 있으며, 뜰에도 애들 놀이집처럼 보이는 조그만 집이 있습니다. 또 제대로 지어진 담장이 하나 있고 그 안쪽으로 다시 또 하나의 조그만 집이 있는데 그 모든것이 패트병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패트병과 패트병을 싸고 있는 상표가 인쇄된 플라스틱, 그리고 CD케이스, 또 테트라팩으로 된 우유 상자들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정말 모두 폐품들이고 폐기되기 쉽지 않은 재료들로 만들어 활용을 하고 있으니 이런 식으로 집을 짓는다면 환경 오염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 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붙여놓은 장식품입니다. 역시 패트병을 오리고 붙여서 꽃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나무에 붙여놓았는데, 나무 사이로 우유팩이 보입니다.


이 집을 설계하고 만든 장본인인 알프레도씨 Sr. Alfredo 입니다. 집 주인이기도 하고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패트병을 이용해서 집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무료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입장료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술과 방법이 오픈소스로 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패트병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것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과 방법들을 시험해보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에 손대본 것은 패트병을 이용하고 태양열을 이용해서 온수를 만드는 방법을 시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높이가 필요합니다. 재료가 패트병이니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죠. 그래서 기본적인 단위가 하나의 온전한 패트병과 반을 잘라서 뒤쪽으로 끼우고 다시 나사를 사용해서 연결한 블록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재료의 기본단위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재료를 사진에서처럼 끼워 넣습니다. 원하는 높이까지 끼워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수십개가 된다면 벽을 이루는 재료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길죽길죽한 패트병도 벽이 되려면 일정한 고정 버팀대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바로 나무입니다. 편편한 나무에 제일 아래쪽의 패트병을 역시 나사를 이용해서 고정시키고, 위쪽도 그렇게 한 다음 양 옆에 나무를 대고 철사나 끈으로 고정을 시키면 사각형으로된 하나의 벽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으로 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패트병 사이사이로 바람이 들어올테니 말입니다. 숭숭 뚫려있는 패트병 사이의 구멍을 막기 위해서는 시멘트로 내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 철물점 어디서나 파는 얇은 철사로 된 망을 그 위에 덧대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을 철사로 감아 고정시키고 그 다음에 그 위에 시멘트를 발라서 벽을 만들게 됩니다.


조그만 모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무로 된 틀 속에는 패트병 벽돌(?)이 들어 있습니다. 그 위에 철사망을 고정시키고 그 위에 시멘트로 벽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패트병을 속에 넣고 벽을 만들면, 추위 방지와 소음 방지가 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내진 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화재에 대해서도 상당히 강한 저항력이 있다고 합니다. 설명을 해 주는 주인은 패트병 속에 모래와 물을 조금 넣어서 건축을 한다면 화재가 났을때를 대비한 또 하나의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패트병은 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쪼그라들면서 구멍이 납니다. 그리고 그 구멍으로 모래와 물이 나와서 다시 화재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심할 경우 집이 무너질수도 있지만, 재료가 패트병이기 때문에 다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패트병으로 집이 만들어진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패트병속에 모래를 넣고 만든 재료를 시멘트와 함께해서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안쪽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안쪽에 있는 집은 패트병 12000개를 들여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제 안쪽으로 가 보실까요?


흥미로운 것은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모든 나무틀은 철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만일의 경우 다른 도시로 출장을 갈 경우 뜯어가기 위해서 이렇게 설계했다고 합니다. 쇼룸을 따로 만들 필요없이 그냥 만들어진 것을 철사를 풀어서 분해하고 다시 그곳에 가서 조립하면 되게끔 했다는 것입니다. 가벼우니까 그렇게 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집 안에는 침대와 소파들이 있었습니다. 장식장도 있었구요. 모두다 패트병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집주인은 시멘트를 이용해서 벽을 만드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집은 쇼룸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시멘트로 벽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대신 이렇게 만드는 바람에 바깥으로부터 빛이 들어와서 조명은 상당하더군요. 그리고 아주 따뜻했습니다.


패트병의 병뚜껑을 이용해서 만든 커튼입니다. 수백개의 패트병 뚜껑을 저렇게 연결해 놓으니, 일단 그 수고에 감탄하게 됩니다. 멋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수고는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폐품을 저정도까지 이용할 생각을 했다는 그 발상도 멋있어 보입니다.


함께 들어온 일행중에 아이들이 무지 신기하게 바라본 장난감입니다. 역시 패트병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그냥 보기에 만들기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알프레도씨는 이 장난감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듣고보니 더더욱 간단해 보입니다. 첨단 제품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시시한 것이겠지만, 아직도 중남미와 아프리카처럼 미개발 지역의 어린아이들에게는 이런 장난감도 아주 귀할 듯 합니다.


설명을 듣는 동안 잠시 천장을 보았더니 지붕 아래쪽으로 수 없이 많은 우유봉지 - 테트라팩이 있었습니다. 테트라팩은 방수도 되고 또 방열이 된다고 합니다. 안에서 보기에 좀 지저분해 보였지만, 쇼룸이 아니라 일반 집이라면 천장 안쪽으로 무엇인가 덧대서 테트라팩이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패트병을 이용해서 만든 빗자루라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렇게 빗자루를 만들어서 팔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빗자루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줍니다. 패트병을 일정한 두께로 자른다음, 모터가 달린 집게를 이용해서 꼽습니다. 플라스틱의 성질이 일단 꼬여진 다음에는 풀어지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것을 나무 구멍속으로 집어넣었다 뺐다를 하면서 일정한 높이로 만들고 그 다음에 아래 나무를 덧대서 못이나 나사로 조인다고 합니다. 손이 느린 사람도 하루에 10개씩은 만들수 있다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벌이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패트병을 자르는 도구도 선보였습니다. 패트병을 그냥 가위나 손으로 자르면 손을 다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직접 만든 도구인데, 나무에는 가로 세로로 홈이 파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는 칼날을 집어넣는데, 칼날은 그냥 문구점에서 살 수 있는 칼날입니다. 그것을 높이에 맞춰서 끼워넣고 그 다음에 패트병을 돌리거나 잘라진 줄을 당기면 자동으로 잘립니다. 그것을 두께에 맞춰 잘라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응용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잘라서 만든 패트병과 신문 폐지, 또 패트병을 싸고 있는 인쇄된 플라스틱을 이용해서 만든 바구니입니다.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상당히 튼튼했습니다. 먼저 신문지같은 폐지를 돌돌말아서 안을 만듭니다. 그 위에 패트병을 싸고 있는 인쇄된 플라스틱으로 색을 만듭니다. 역시 신문지로 된 봉을 감아 말려서 만드는 것입니다. 그 위로 패트병을 잘라 만든 줄로 감아가면서 모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금속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고, 오로지 패트병과 신문지로만 만들었다는 것을 실물로 보여줍니다. 이렇게 만든 시장 바구니는 가외의 수입원이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패트병을 이용해서 만든 소파입니다. 저는 저 끝 구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물론 방석은 패트병으로 만든것이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방석이죠. 그렇지만, 거의 모든 재료를 패트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아주 신기해 보입니다. 결국 창작이라는 거, 창의성이라는 것이 돋보이는 현장입니다.


옆의 매점에는 폐품을 이용한 장난감과 물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구입을 하지 않았지만, 조금 신기하기는 하더군요. 지금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깡통을 이용해서 만든 주전자입니다. 캔을 자르고 조립하고 붙여서 만들어놓은 장식들 가운데는 압력솥도 있었습니다. 물론 뚜껑이 열리는 압력솥입니다. 모형이기는 하지만요.


역시 깡통을 이용한 이쑤시게통인데요. 이것은 물론 장난감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쑤시게 통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가운데 나비모양의 너트를 돌려서 위아래를 풀면 속에 이쑤시게를 집어넣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장난감으로 만든 우유 덮히는 주전자입니다.


심지어는 컵들 역시 유리병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유리병을 자르고 붙여서 컵을 만들었더군요. 와인병, 맥주병, 보드카병 및 별별 종류의 병들이 다시 컵으로 재생이 되어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깡통의 손잡이 부분만 모아서 만든 핸드백입니다. 저 핸드백에 물건을 넣으면 소매치기들의 면도칼로도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색이 좀 촌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


집주인이 처음부터 환경 오염을 염려해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집주인이 설명하는 것처럼 자연 환경 속에 흡수되지 않는 생산된 패트병을 이렇게 사용한다면 환경 오염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있었습니다.

집이 멋지지도 않았고, 만들어진 상품들이 구매욕을 당기지는 않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집주인의 정신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패트병을 이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 감명도 받았습니다.


감명을 받은 사람은 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정문 옆으로는 이 지역의 신문으로부터 아르헨티나 몇몇 도시들의 신문들 그리고 포르투갈어 신문, 영어로 된 신문들이 스크랩이 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중국어와 일본어로 된 신문도 있었습니다. 한국어가 빠져있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 블로그에서 나간 글이 인쇄된다면 하나쯤 걸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뿌에르또 이과수를 오시게 되면 꼭 들러보라고 권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이곳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인들의 특성상, 틀림없이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더 좋은 방법과 도구들을 생각해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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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중에, 지난번에 만났던 독일인 부부 클라우스와 빌마를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번에 클라우스 부부를 만나게 된 일에 대한 글은 여기를 눌러보세요) 그리고 빌마의 어머니, 그러니까 클라우스의 장모님 브랑까가 입원해 계시는 요양원을 방문하게 되었지요. 클라우스와 빌마 부부는 이미 60대의 노인들입니다. 그러니 장모님인 브랑까의 나이는 80을 넘으셨습니다.

클라우스의 장모님은 현재 편집증의 일종으로 여겨지는 망상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부면에서는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몇몇 증상은 아주 비정상적으로 보여집니다. 또 망상을 보시는데, 그걸 현실과 혼동하시기도 합니다. 감지되는 증상이 보이기 시작한지가 5,6년이 된다고 하는데, 그 동안 클라우스와 빌마가 겪은 일을 들어보니 동정이 되더군요. 결국 클라우스 부부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 요양원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브랑까 아주머니는 다행스럽게도 이곳이 자기 집인 것처럼 알고 계시더군요. 아무튼 그래서 이 요양원을 빌마 아주머니와 함께 동행해 보았습니다. 위 사진에 요양원 입구에서 신분을 밝히고 계시는 빌마 아주머니의 뒷 모습이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처음 인상은 조용하다 였습니다. 늦 겨울의 을씨년 스런 날씨에 노인들이 여기 저기 앉아있었습니다. 일부는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조용히 음악을 듣고 있었고, 일부는 부축을 받으며 걸어다니고 계셨습니다. 미리 인터폰을 통해 딸의 방문을 통지받은 브랑까 아주머니는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현관까지 나오셨다가 빌마 아주머니와 함께 다시 안으로 들어가셨고, 우리 부부와 어머니는 그 뒤를 따라 함께 들어갔습니다. 아참, 저는 제일 뒤에 남아서 요양원 풍경을 좀 담기도 했습니다.


요양원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제일 뒤에 어머니가 계시고, 그 앞에 제 와이프, 그리고 그 앞에 빌마 아주머니의 핸드백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뭐, 브랑까 아주머니와 간호사가 있겠지요. 정신질환이 있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보니 모두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도 곧 안으로 들어갑니다.


빌마 아주머니의 어머니인 브랑까 옆에 앉아서 와이프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관심은 있지만, 그냥 옆에 앉아 계시고, 그 옆에 빌마 아주머니가 계십니다. 또 중간에는 빌마 아주머니가 아는 젊은 부인이 있는데, 이 부인의 할머니가 이 요양원에 요양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이 부인의 할머니는 90세가 훨씬 넘으셨습니다. 그동안 70대의 어머니가 병을 돌봐드리고 있었는데, 이 부인의 생각에 할머니 병구완을 하시다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실 것처럼 보여서 결국 요양원으로 모셨다고 합니다. 사연이 하나씩이겠지만, 하나 하나가 아주 슬픈 이야기들이더군요.


브랑까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와이프입니다. 옆에서 좀 들어보았는데, 이곳을 집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을 빼고는 아주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이야기도 잘 하시고, 기억력도 참 좋으시대요. 들어보니, 망상장애가 계속 되는 것은 아니고, 가끔씩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지금같은 경우는 정상이라고 보입니다. 물론 요양원을 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지만요.


간호사들이 상대하고 있는 할머니가 앞서 언급한 90대 할머니입니다. 어떤 질환이 있으신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이야기를 들으니 망상장애보다는 정신분열증이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환자도 괴롭겠지만, 옆에서 간호를 하는 가족들은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 정신 질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를 따라서 침실로 가 보았습니다. 대부분 70이 넘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계시는 까닭에 거동이 불편해서인지 휠체어와 보행을 위한 보조기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70이 훨씬 넘으신 할머니 한 분이 저를 붙잡고 제 볼에다 자꾸 뽀뽀를 하시더군요. 저보고 귀엽다고 하시면서, 자기하고 함께 있자고 하십니다. 그래서 여기서 있을 수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냥 차우~!(안녕~!) 하시더니 방으로 들어가시더군요. 정상이 아니어서인지, 할머니의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간호사 한명을 붙잡고 이곳의 노인들이 모두 정신질환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손가락으로 4를 만들면서 4명을 빼고는 모두 정신질환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브랑까 아주머니의 침실 문에 붙어있는 차트입니다. 매일 아침 브랑까 아주머니의 상태에서 검사해야 할 사항들이 적혀 있습니다. 할머니들이 이걸 보시면서 추리하실리는 없을테니, 의료 관계자들에게 주는 사항들이겠지요. 행동을 살피도록 지시하고 있고, 육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권고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브랑까 할머니 옆에서 앉아 계시던 노인입니다. 거동이 불편하신데, 지팡이를 짚고서 그래도 혼자 돌아다니시는군요. 연로한 사람들의 정신 질환이 어제 오늘의 일은 분명 아닐텐데, 현대 사회가 이런 노인들을 집에서 돌볼 수 있는 여력을 없애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 아팠습니다. 이런 요양원에 보내는 것이 훈련받은 의료 관계자들이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하는 배려임은 분명하고, 또 남은 가족들이 좀 더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임에는 틀림없겠지만, 아무튼 노인들의 요양원이 밝은 색은 아니었습니다.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거실에 앉아서 티비를 보고 계십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저를 보며 신경도 안 쓰고 계시더군요. 이분들이 티비는 신경을 쓰시는지 모르겠더군요.


담벼락에 기대어놓은 휠체어 하나가 을씨년스럽게 있었습니다. 담 너머로 옆집의 지붕과 그 뒤로 아라우까리아 나무의 울창한 숲이 이어져있어서 더욱 대조가 되어 보이더군요.

살면서 늙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겠지만, 씁쓸한 부면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빌마 아주머니를 잠시나마 동행하면서 클라우스와 빌마의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동시에 우리 역시 나이가 들어가지만, 또한 더욱 연로해지는 부모님들과 그 세대들을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을 한번 더 돌아보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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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아메리카에서 20년이 넘게 살았건만 타투이라는 도시가 음악의 도시인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여행중에, 어떤 분으로부터 타투이에 외국인-라틴 아메리카의 기타 나라들-이 많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외국인들이 모두 음악 공부 때문에 타투이에 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까지 말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모시고, 와이프와 함께 타투이에 한 번 가 보게 되었습니다. 타투이는 상파울로에서 Castelo Branco 라는 도로로 120km 정도 떨어져 있는 내륙의 조그만 도시입니다. 해가 질 무렵에 도착했는데, 도시의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하는 때 였습니다. 정말 여기 저기에 악기들을 메고 걸어가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자동차로 돌아다니다가 중심가에 있는 공원에 차를 세우고 잠깐 걸어다녀 보았습니다.


공원에 면한 한쪽 구석에 Cafe Cancao 이라고 하는 카페가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 옆으로는 타투이의 유명한 Conservatorio de Musica 가 있었습니다. 콘세르바토리오는 대학은 아니구, 학원도 아닌데, 연수원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음악이나 예술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입니다.


음악의 도시라는 칭호에 걸맞게 공원 구석 구석에 음악가들의 동상이 있습니다. 공원 한 가운데에는 소규모 무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악기를 들고 올라가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 밤에는 공연이 없을 것 같더군요. 공원 이곳 저곳에 술병들이 있고, 낮부터 마시기 시작한듯한 사람들이 술에 취해 있었습니다. 저들 앞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진주를 돼지들에게 던져주는 격이겠지요.


공원의 외곽으로는 젊은이들이 많이 걸어다니고 있었지만, 해가 지고 1시간 정도 지나자 인적이 뜸해졌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안전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범죄는 문제라고 합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시라서 틀릴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군요. 쩝. 이제 공원 구석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 봅니다.


들어가보니 식탁위에 메뉴판이 아주 멋지군요. 그리고 잡지들이 하나씩 놓여있습니다. ENSAIO 라는 잡지인데, 살펴보니 비매품으로 그냥 무상으로 배포되는 잡지더군요. 그런데, 이 잡지는 타투이에서 발행되고 타투이에서 배포가 되고 있었습니다. 내용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더군요.


음악의 도시의 카페라지만 카운터는 여느 도시나 비슷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맛과 색과 음에 대한 조예가 있는 사람들이니 커피 역시 특이하지 않을까요? 카운터에는 총 3종류의 커피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이태리 유명 커피인 Illy가 있었고, 상파울로의 ARTE커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브라질의 한 커피가 진열되어 있는데, 어떤 커피가 제일 좋을지 망설여 지더군요. 그래서 가장 좋은 것으로 한 잔 주문을 했습니다. 뭘 가져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카페는 심플했지만, 벽에 붙은 장식들은 모두 음악과 관련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카페 주인 역시 음악에 관심이 많은 모양입니다. 아니면 음악적인 데코레이션에 관심이 많던지요.


어머니도 차 한잔을 시켰습니다. 모자이크 부분이 어머니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하얀 벽이 있고, 그 부분이 화장실이었습니다. 그런데, 벽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벽을 잡아서 클로즈업 해 봅니다.


예, 벽이 온통 악보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악보를 보니, 누구의 작품인지를 모르겠군요. ㅎㅎㅎ;; 보기에는 모차르트 처럼 보이는데, 확실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단어들.... 스케르쪼, 레가토, 크레센도 등등의 단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도 화장실로 쓰는 이 부분의 이 벽이 이 카페의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이윽고 카페가 나왔습니다. 어떤 메이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셔보니, 그냥 심플합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아무거나 맘 내키는데로 시킬 것을 그랬습니다. 할 수 없죠. ㅋㅋㅋ


잡지속에 나온 장면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음악적 재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위쪽의 첼리스트는 2살이고 아래쪽 드러머는 5살 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저 애들이 성장해서도 그런 재능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빠 보이지는 않는군요.


바로 이 잡지입니다.

타투이에 가 보실 생각이십니까? 어쩌면 남미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시간을 내어서 타투이에 가 보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커피를 들고 온 아가씨의 표현으로는 타투이의 콘세르바토리오는 남미에서 최대의 그리고 최고의 음악 학교라고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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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인들의 장례 습관

생활/환경 2010. 7. 29. 01:14 Posted by juanshpark

아버지의 장례일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겨울이 한국과는 좀 다르다고 하지만, 추울 때는 엄청 춥습니다. 다행히 집이나 아파트에는 난방 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겨울이라고 해도 집안에 있다면 추위걱정은 없지만, 바깥에 나올 때는 보통 추운게 아닙니다. 게다가 비가 내리니 정말 더 춥더군요. 장례를 치르고 1주일만에 다시 묘로 가 보았습니다. 가족이 모두 함께 갔는데, 공교롭게도 아버지 장례일로부터 1주일 내내 맑고 좋았는데, 다시 가 보기로 한 날은 부슬 부슬 비가 내렸습니다. 그래서 우산들을 쓰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타계가 원인이 되어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장례 습관이 궁금해졌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무신론이 득세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카톨릭 국가로 알려져있고, 국민 대부분이 평생 교회를 단지 3번 간다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래도 자신의 종교가 카톨릭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니, 어쩌면 남미 다른 국가들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평생 3번 교회를 간다는 것은, 출생할 때, 결혼할 때, 그리고 사망할 때를 일컫는 말입니다.)

아르헨티나의 장례는 24시간 내에 이루어집니다. 보통 병원에서 돌아가시는 경우 의사의 사망 진단서가 있고 나서 대개 그 다음날 장례를 치릅니다. 집에서 돌아가시는 경우, 망자의 사인을 알기 위해 부검을 하게 되고, 이것 저것 골치아픈 법적 문제들이 뒤 따릅니다. 그 경우 24시간내에 장례를 치르기가 어려워지게 되겠지요. 한국과 달리 24시간내 장례를 치르는 이유는 아마도 날씨에 따른 시신의 부패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신을 매장하는 방식은 어느 나라에나 비슷하지만, 매장, 납골당, 그리고 화장의 3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한때는 거의 대다수가 매장이었고, 일부만이 납골당에 시신을 안치했습니다. 납골당에도 시신 전체를 방부처리한 다음 납으로 봉인을 한 관 속에 넣어 전체를 안치하는 경우도 있고, 화장을 하고 난 다음 유골만을 안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전통적인 카톨릭 국가였기 때문에 화장을 하는 수가 많지 않았고, 종교적 이유가 없는 사람들만 화장 후 납골당에 안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교회 내에 납골당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묻힌 공원 묘지에는 3가지 방식(화장, 납골당, 매장)이 모두 있었습니다. 하지만 납골당에는 시신전체를 안치하지는 않고 유골만을 안치하게끔 되어 있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아는 아르헨티나 친구의 어머니는 시신 전체를 방부 처리한 다음 윗 부분이 투명한 관에 넣어 납으로 밀봉을 한 다음 납골당에 뉘이더군요. 이 묘지에는 화장 후 유골 혹은 유골을 파쇄한 다음 그 가루만을 납골당에 넣게끔 되어 있었습니다.


남미 대부분의 공동묘지는 겉에서 보기에도 묘지처럼 보입니다. 대개 가난한 서민들의 경우 공동묘지를 선택하고, 연고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도 공동묘지에 묻히게 됩니다. 하지만, 중류 가정 이상의 경우, 대부분 공원 묘지를 선택하게 되는데, 공원 묘지는 장소나 시설에 따라 그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아버지의 경우 묘자리(보통 3구의 시신이 들어갑니다)는 미화 1000불 선이었지만, 제가 아는 어떤 분들은 미화 2000~3000 불짜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관리비 역시 매달 미화 10불 선에서부터 20~30불 선까지 다양한 것으로 보입니다.


묘에 들어가는 입구는 마치 공원처럼 아늑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주변의 나무와 꽃들도 있어서 정말 공원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느껴집니다. 상주와 가족들에게는 아무튼 슬픈 상황이겠지만, 그외의 사람들에게는 아늑한 기분이 들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가끔씩 보이는 묘비와(대개 눕혀져 있어서 겉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꽃들이 아니라면 골프장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쪽으로 화장을 하는 시설이 놓여 있습니다. 아버지의 장례일에 공교롭게도 한 친구의 어머니 역시 돌아가셔서 함께 왔습니다. 친구의 어머니는 화장을 하셨지요. 아버지는 매장을 했구요. 화장을 하고 난 다음에 유골을 파쇄해서 상자에 담아 상주의 주소로 보내 준다고 합니다. 화장의 경우는 매장의 1/4~1/5 정도 가격으로 하게 됩니다. 그외에 별도의 관리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화장을 원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화장을 하지 않았다고 앞서 언급을 했습니다만, 최근에는 매장보다 화장을 더 많이 선호한다고 관리 사무소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째는 종교적인 이유인데, 화장을 꺼려하던 카톨릭 교인들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화장을 축복한 이후에 화장에 대한 거리낌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둘째는 비용 문제인데, 매장에 비해 저렴하고 사후 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게다가 오늘날에는 한 지역에서만 평생 산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지구촌이라고 불릴 정도로 나라와 지역으로 사람들이 이주해서 살게 되기 때문에 매장을 하고 관리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화장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화장을 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관리 사무소에서는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직접 대답은 해 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대신 전화번호를 남겨주면, 몇 군데 장의사들과 연락해서 대략적인 통계를 내서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과수로 출발하기 직전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관리 사무소에서 대충 이야기를 듣기로는 매장 대 화장의 비율이 1:2 정도라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전화를 통해 받은 내용은 매장은 전체 방식중에 30% 정도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화장후 납골당에 안치하는 경우는 10%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결국, 정확하게 두 배는 아니겠지만, 매장에 비해 거의 두 배정도가 화장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원 묘지의 풍경은 평화로워 보입니다. 매장이 되었든, 화장이 되었든, 혹은 납골당에 안치가 되었든, 편안한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민을 나와서 타국에서 열심히 일하시다가 최후를 맞으신 분이니 이제 편히 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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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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