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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4 상 파울로까지의 모험 8

상 파울로까지의 모험

여행 2011. 7. 14. 08:46 Posted by juanshpark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 6시 30분경에 집을 나섰습니다. 겨울철이라 요즘은 아침 7시 30분 경에나 해가 뜨기 때문에, 집을 나섰을 때에는 아직 여명도 밝지 않은 때였습니다. 목표는 오늘 안으로 상파울로까지 가는 것입니다. 7인승 크라이슬러 캐러밴을 타고 떠나는 마음은 아주 좋았습니다. 편안했고, 겨울 아침의 싸늘한 바람은 마음을 설레게 해 주었습니다.


아직 동이 트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밝아지면서 주위 사물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던 7시가 조금 넘었을 때 였습니다. 갑자기 차의 RPM이 뚝 떨어지면서 강한 휘발유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과수 시에서 60여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산 미겔 데 이과수를 지나쳤을 때 였습니다. 그래서 눈 앞에 보이는 바로 앞의 주유소로 그냥 들어갔습니다.


평소에 잘 들어가지 않는 이름 없는 주유소인데, 이번에는 아주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STOP 이라는 주유소입니다. 가격이 좀 싸기는 하지만, 인지도가 별로 없어서 평소에는 들어와보지 않았던 곳입니다. 게다가 여행을 시작한지 60여 킬로미터밖에는 안 되었기 때문에 여길 들어올 일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아무튼...


주유소 직원들이 도와주어서 차를 수리할 정비공을 부르게 됩니다. 정비공은 방금 우리가 지나쳐온 산 미델 데 이과수 시에 있다고 합니다. 정비공이 올 때까지 별로 할 일이 없는 처남과 저는 준비해온 뜨거운 물에 커피믹스를 타서 한 잔씩 마시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윽고 정비공이 와서 보여준 문제는, 엔진으로 들어가는 연료의 고무 호스가 오래되어서 찢어진데다가 아예 끊어져 버렸습니다. 원래는 이 부분은 고무 호스가 아니라 금속 관이 있었다는데, 전 주인이 차에 가스(Gas NC) 설비를 추가하면서 원래 있던 금속 관을 제거하고 고무 호스로 끼운 것 같습니다. 이 고무 호스가 끊어지면서 연료가 엔진 상부로 튀었는데, 그게 화재로 연결되지 않았기에 다행이었습니다. 아마도 아침의 추운 날씨와 또 이과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무튼 정비공의 설명을 들으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기술자는 주유소에 있는 고무 호스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임시 방편으로 다시 연결을 해 주고 분해했던 부품들을 조립해 주고 손을 떼었습니다. 도시에서 문제가 있었더라면 좀 더 세밀하고 철저하게 정비를 했겠지만, 도로 상이었기 때문에 임시 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후 상파울로까지 이 부면과 관련된 문제는 없었습니다.


두어 시간을 정비를 하며 보냈지만, 워낙에 일찍 출발한 탓에 다시 출발을 한 시간까지 새벽처럼 보입니다. 시간은 벌써 9시 30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지연이 있었기 때문에, 속도를 조금 더 내 봅니다. 그리고 점점 날이 풀어지면서 주변의 경관들이 유쾌한 여행을 도와 줍니다. 그렇게 다시 150여 킬로미터를 더 갔을 것입니다.


까스까벨에서 깜뽀 모우랑으로 가는 길에는 옥수수 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어딜 가도 끝없이 널려져 있는 옥수수의 밭을 보니, 브라질이 정말 넓기는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많은 옥수수의 많은 부분이 바이오 디젤이라는 연료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일부는 사람들과 짐승들도 먹게 되겠지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상파울로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옥수수 밭의 한 귀퉁이마다 옥수수를 보여주는 곳들이 있었습니다. 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이 밭의 옥수수의 품질을 보라는 의도에서 만들어 놓았겠지요. 아무튼 이런 저런 풍경들이 멋지다고는 못하겠지만, 재밌는 광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무도 없을 것 같은 황량한 옥수수 밭만 보이는 곳에 다달았을 때, 달리던 차가 갑자기 시동이 꺼져 버립니다. 이런 황당할 데가.... 그리고는 갓 길에 세운 차는 시동이 전혀 걸리지 않습니다.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보닛을 열고 열심히 들여다보지만, 저나 처남이나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것 참....


그런데, 마침 이렇게 도로에서 문제가 생긴 차들을 급한대로 구조해주는 차량이 지나가다가 보게 됩니다. 그 사람 역시 그렇게 기술이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저희와 함께 여기 저기 두드려보고 들여다고 하는데, 하긴, 크라이슬러 캐러밴이라는 차가 브라질에 많은 차도 아니니, 쉽게 문제를 발견할 수는 없겠지요? 결국 서비스 차량은 인근 도시의 정비소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그거라도 감지덕지죠. 아무도 없는 이 벌판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서비스 차량에게 끌려가기로 합니다.


작업을 좀 쉽게 하도록 밀어서 비포장 도로 안쪽으로 보내고, 끌고 갈 수 있는 장비를 꺼내 우리 차와 정비 차량을 연결합니다. 그리고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한 15킬로미터 정도 갔을 까요? 우비라땅 Ubirata 이라고 하는 인구 2만여명이 산다는 아주 아주 조그만 마을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곳에서 한 정비소에 차를 놓아주고 갑니다.


우비라땅은 까스까벨에서 76km, 이과수에서부터는 216km 거리에 있는 아주 조그만 마을입니다. 차를 고치는 동안 카메라를 들고 주변을 어슬렁 어슬렁 걸어다녔는데, 정말 볼 거리가 너무 너무 없더군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 보았지만, 자기네들도 이곳이 너무 볼거리가 없어서 심심하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이런 동양인의 모습이 재밌는 모양이었습니다. 제가 재미를 다 주고... T.T


문제를 해결해서 우비라땅을 출발했을 때의 시간입니다. 오후 3시가 되었군요. 포즈 두 이과수를 출발한지 8시간 30분만에 겨우 200km 지점에 도착했다는 뜻입니다. 이제 남은 길은 거의 900 킬로미터, 오늘 안으로 들어가기는 글렀다는 뜻이 되는군요.

결국, 처남과 저는 새벽 2시 30분이 되어서야 상파울로에 도착을 했습니다. 지난번 제가 제 차를 몰고 가다가 고장나서 하룻밤을 도로에서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를 뒤이어 상파울로까지 제일 오래 걸린 기록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아무튼 이번에는 두 번의 도로에서의 문제가 있었음에도, 무사히 상파울로까지 갈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모험이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는 그래도 위험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에 모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량 정비.... 정말 장거리 여행을 하기 전에 시간을 내서 꼭 해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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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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