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열 두달, 365일. 사람사는 세상은 먹고 살기가 치열해 보인다. 특히 델 에스떼 같은 거대 상업도시에서는, 지역의 특성상 특이한 직업들이 상당수 생겨나는데, 그 중 하나가 모토택시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등 뒤에 사람 하나를 태우고 차량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아슬아슬하게 운전하는 모토 택시를 보면 그렇게 치열한 삶의 생존경쟁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된다.
우정의 다리는 브라질과 파라과이를 잇는 주요 통로이다. 이 다리를 통해 오고가는 매일의 차량은 적게 잡아 수 만대, 많을때는 수십만대다. 하지만 다리의 차선은 겨우 두개. 중간을 가변차선처럼 만들어도 3대가 빽빽하게 지나다닐 수 있다. 그러자니 이 다리를 건너는 차량들은 보통 30분에서 많게는 한 두 시간 차 속에 갇혀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차량안에 있기 싫어할 사람들을 위해, 그 차량들 사이를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모토택시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모토택시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다리를 건넌다. 12월의 풍경중 하나로 모토택시를 사진으로 잡아본다.
다리를 건네주고 받는 금액은 5헤알정도. 버스보다는 좀 비싸고, 일반 승용차 택시보다는 저렴하다. 하지만 시간을 생각해보면, 정말 저렴하다. 1시간, 혹은 두 시간을 움직이지 않는 버스 속에서 보내는 것은 정말 고문에 가까운 시간이다. 날이나 시원하다면 모를까, 온도가 40도를 넘어갈 때는 정말 전자렌지가 따로 없다.
출근길에는 상행선이 두 줄이고, 퇴근길에는 하행선이 두 줄이지만, 시간에 따라 경우에 따라 이쪽이든 저쪽이 두 줄이 된다. 그리고 그 사이 조그만 틈으로 오고가는 모토택시들이 상황을 봐 가며 뚫고 다닌다. 위험하긴 하지만 그만큼 빠른 교통수단이 되는 순간이다.
뒤에 타고 있는 손님들도 운전자와 마찬가지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언제 자신이 탄 모토택시가 사고가 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삶의 경쟁은 그런 위험을 무릎쓰도록 유인한다. 그 결과 어느날이든 이렇게 모토택시가 유지되고 그 결과로 운전사와 그 가족이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마주오는 사량과 가는 차량 사이에서 좁은 통로를 이용해 가는 모토택시는 정말 위험하다. 위 사진에서처럼 한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때문에 간혹 모토택시의 진입로가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저 자전거 운전사는 가외의 위험을 무릎써야 할 것이다.
상행, 혹은 하행선에 가끔씩 차량이 다니지 않으면 모토택시들은 좀 더 안전하게 운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차량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손님을 태우고 다니지만 능숙한 손님은 운전사를 건드리지 않고 손을 뒤로돌려 좌석의 한 부분을 잡고 타거나 아예, 손을 놓고 타기도 한다. 머리에 뒤집어쓴 머리 보호기구는 가끔은 이가 득시글 거리는 경우도 있다. 아직 그런 보호기구는 보지 못했지만, 친구의 증언에 의하면 그런 기구도 가끔씩 있는 모양이다.
손을 놓구 익숙하게 오토바이의 뒷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처음 타보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운전사의 허리를 꽉 안고 타기도 한다. 타고 다니기는 하지만, 손님들도 위험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줄줄이 줄지어 모토 택시가 다가올 때는 공포스럽기도 하다. 마치 수십, 수백대의 오토바이 폭주족이 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특히나 난폭한 모토택시 운전사는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는 승용차 운전사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다리에서나 국경 부근에서 이들 모토택시들의 출현을 달가워할 운전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승용차의 운전수들이 달가워하든 않든 가장 위험한 것은 역시 모토택시다. 충돌이라도 하게 되면 으레 다치는 것은 승용차나 버스가 아니라 모토택시니까.... 차량이 나타나면 수십대 아니라 수백대라도 다시 차량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고닳픈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삼자들의 생각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대부분의 모토택시 운전사들은 골치아픈 것을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다. 필자가 만나본 대부분의 모토택시 운전사들은 낙천적이고 단순하다.
자신들의 삶이 고닯프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것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눈치다. 그보다는 하루 하루의 생활속에서 자신들만의 삶을, 혹은 현실을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저들에게는 꿈 이라는 것조차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델 에스떼, 시내를 둘러보면 정말 카오스가 따로 없다. 위 사진에도 나타나듯이 틈만 있으면 옆으로 차가 밀려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 사진을 찍은 곳에서는 조금만 틈을 줘도 옆구리로 차가 들어오고, 그래서 트래픽이 꽈배기가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필요에 의해서 점점 더 많은 모토 택시가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많은 수의 모토택시가 있다보니 손님이 없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손님을 기다리며 수다나 떨고 있게 만드는 거이다. 시간의 낭비로 보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옵션이 없는 필연일 수도 있겠다.
12월은 상업적으로 한 몫을 챙길수 있는 달이다. 때문에 상업도시로서의 델 에스떼도 기존 인프라 속에서 더 많은 손님을 맞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만큼 교통체증은 더 늘어가고 있다. 과연 어떤게 더 좋은지는 알 수 없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대답이 무엇이든, 오늘도 모토택시는 차량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면서 열심히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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