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주말 동안에 잘 돌아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취지로 지구 반대편을 찾아오시는 한국인들의 가이드 노릇을 해 보려고 "주말 동안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즐기기"라는 포스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틀 동안 최대한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보여 드리려고 계획하고 지도를 들여다보며 이렇게 하면 좋을까? 저렇게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보여드려야 할 건물과 동상과 카페와 음식점과 기타 등등을 지도에 적어넣고, 인터넷에서 뒤지고 하면서 준비를 한 끝에 발행을 했는데, 그 방법대로 제가 여행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위에 제가 링크해 놓은 글로 들어가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아르헨티나 여행 중에 토요일이 아니라 월요일에, 데사주노 Desayuno 와 저녁 식사 는 건너뛰고부터 시작하는 관광을 따라해 봅니다. 말그래도 머리떼고 꼬리떼고 몸뚱아리만 보는 여행, 여러분도 따라해 보시겠습니까?
첫날은 걸어다니는 코스로, 두번째 날은 버스를 타고 다니는 코스로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버스로 다니는 거야 배차시간에만 적응을 하면 그리 어렵지 않으니, 둘째날은 생략하고 첫재날 걸어다니는 코스만 따라해 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출발은 플로리다 Florida 와 파라과이 Paraguay 길이 교차하는 곳부터이지만, 저는 아침을 어머니 집에서 먹었으니 시간 맞춰 그 다음 코스부터 따라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곳이 플로리다 Florida 와 라바제 Lavalle 거리였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린 시간은 오전 9시, 플로리다 거리에서 라바제 거리를 통해 7월 9일 대로 Av. 9 de Julio 로 나옵니다. 그리고 테아트로 콜론 Teatro Colon 까지 진행한 다음 다시 뒤로 돌아서 마죠 대로 Av. de Mayo 까지 진행하며 걸어갑니다.
코리엔테스 거리 Av. Corrientes 와 7월 9일 대로 Av. 9 de Julio 가 만나는 지점에 이 블로그 페이지 첫 사진인 오벨리스크 Obelisco 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블록을 사선으로 가르는 도로가 바로 위 도로입니다. 원래 사선으로 뚫린 거리는 대통령 집무실인 까사 로사다 Casa Rosada 에서부터 남북으로 두 개가 뚫려 있습니다. 그 중 북쪽에 있는 사선 거리가 바로 위의 디아고날 노르떼 Av. Diagonal Norte 이고 남쪽으로 뚫린 거리사 디아고날 수르 Av. Diagonal Sur 입니다.
7월 9일 대로를 따라 코리엔테스 대로부터 마죠 대로까지는 4.5 블록 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0.5 블록이란, 마죠 대로가 네번째 블록인 리바다비아 Av. Rivadavia 와 다섯번째 블록인 이폴리토 이리고젠 Hipolito Yrigoyen 사이로 나 있기 때문입니다. 마죠 대로와 7월 9일 대로 코너에는 화분이 달려있는 기둥이 몇개 있었습니다. 이제 마죠 대로를 통해 까사 로사다쪽으로 진행합니다. 시간은 10시 50분 가량.
마죠 대로를 따라가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인도가 멋지고, 나무들이 우거져있어서 좋았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월요일 아침부터 관광을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였겠지요? 하지만 주말이라면 사람 구경만 해도 재밌을 듯 해 보입니다.
마죠 대로에 있는 카페 토르토니 Cafe Tortoni 입니다. 언젠가도 포스트 한 적이 있는 유명한 카페입니다. 안에서는 탱고 쇼도 하고 역사가 있어서인지 정치가나 문인들이 많이 들른다고 하는 곳이죠.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라면 안에 들어가 커피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그렇게 하라고 권했지만, 이미 포스트까지 한 마당에 저길 들어갈 필요는 없겠죠? 하지만 아무튼 관광객의 입장에서 커피를 마시고 사진을 찍으려면 30분은 걸릴 거라 생각을 해서 그 30분 동안은 그 아래 블록에 있는 카페 마르티네스 Cafe Martinez 에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고 쉬어 봅니다. ㅎㅎㅎ
다시 마죠 대로를 걸어가면서 보이는 광경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거리에서 구두닦이가 열심히 구두를 닦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아르헨티나 신사분 하나가 구두를 맡기고 신문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쉬엄 쉬업 걷다보니 마죠 광장에 다다릅니다. 정면으로 대통령의 집무실인 까사 로사다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아르헨티나의 대성당 곧 카테드랄 Catedral 이 눈에 띕니다. 대성당 내에는 산 마르틴 장군 General San Martin 을 비롯해서 유명 인사들이 묻혀 있습니다. 까사 로사다에서 조금 시간을 보내고, 사진도 찍어 봅니다. 요즘은 대통령 집무실을 일반에게 개방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경비병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월요일은 아니군요. 공휴일과 일요일에만 개방을 한다고 합니다. 입장은 무료라니 공휴일 Feriado 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마죠 광장을 지키는 수호여신 동상입니다. 1810년에 건국을 했으니 올해로 꼭 200주년이 되는 셈입니다. 예, 그래서 얼마전에 아르헨티나는 200주년 기념 행사를 정말 성대하게, 전국적으로 행사를 치뤘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우회해서 마데로 항 Puerto Madero 으로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금싸라기 땅이 되어 버린 마데로 항 주변으로는 고층 건물들이 계속해서 건설되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가 라플라타 강 Rio de la Plata 이니 저 꼭대기에 올라가면 강건너 우루과이 Uruguay 땅이 보일 것입니다. 전망은 죽여 주겠죠?
마데로 항의 도크 안에 놓여진 여인의 다리 Puente de la Mujer 입니다. 탱고를 추는 여인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작품인데, 큰 배가 지나갈 때는 다리가 옆으로 밀리며 열리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여인의 다리이기 때문이었을까요? 여인들의 유방암에 주의를 시키자는 의미로 여인상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마데로 항의 요트 클럽입니다. 돈 많은 사람들의 기념물이죠? 요트들을 보니 어떤 분이 하신 이야기가 기억나네요. 유럽의 남정네들은 요트와 관련해서 두번을 기뻐한다고 하더군요. 첫번째는 살 때고, 두 번째는 팔 때라고 하더군요. ㅎㅎㅎ;;
부에노스 아이레스 즐기기 포스트에서는 마데로 항에서 점심을 드셔보라고 제안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두 이곳에서 점심을 떼우기로 했습니다. 사실 마데로 항 부근에는 그 흔한 패스트푸드도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러니 할 수 없이 떼우기는 해야겠는데... 결국 제안한 파스타 Pasta 도, 아르헨티나의 스테이크 Parrilla 도 그만두고 샌드위치 하나로 떼웠습니다. 그런데 그 비용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간단한 샌드위치 하나도 이리 비싸니, 스케줄 가운데 마데로 항에서 식사하라고 제안한 부분은 취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
마데로 항을 지나서 파세오 콜론길 Av. Paseo Colon 로 나오다 알베아르 길 Marcelo T. de Alvear 로 올라갑니다. 목표는 산타 페 거리 Av. Santa Fe. 알베아르와 레콩키스타 거리 Reconquista 에 해적들의 술집이 하나 있더군요. 각종 해적 인형들이 음침하게 진열되어 있었는데, 낮이라 분위기가 좀 우스꽝스럽더군요. 밤이라면 한번 나와서 맥주 한잔 해 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타 페 거리가 시작되는 곳에 있는 산 마르틴 공원 Plaza San Martin 입니다. 태양이 비취는 좋은 날씨였기에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햇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계시는 할아버지가 영화배우같이 멋져 보입니다.
산타 페 거리를 따라 올라가며 7월 9일가를 건너갑니다. 저 멀리로 나무가 우거진 곳즈음에 산 마르틴 공원이 있습니다. 산타 페 거리는 패션의 거리입니다. 하지만 월요일 오후의 산타 페 거리는 그냥 평범한 거리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관광을 하는 사람이 저만은 아니군요.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티투어 버스가 옆으로 지나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월요일에도 사람이 있긴 있군요. ㅎㅎㅎ
목적지인 아테네오 서점 Libreria El Ateneo 에 도착합니다. 물론 여행 추천서에는 오후 6시 이후의 일정도 적혀있지만, 굳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외식을 할 필요야.... 쩝.
아무튼 아테네오 서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쓴 포스트대로 관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겠지요? ㅎㅎㅎ;;
하지만 직접 뛰어다니며 보니 추천 스케줄을 좀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7월 9일 대로를 따라 마죠 대로까지 가도록 추천했는데, 사실 콜론 극장과 오벨리크스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흥미거리가 없었습니다. 차차리 플로리다 거리로 해서 라바제 거리까지 간 다음, 라바제에서 7월 9일 대로로 나가 오벨리스크와 콜론 극장을 보고 다시 플로리다 거리로 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마데로 항에서 시간을 다 보내는 것보다는, 마데로 항에 도착하면 조그만 기차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을 타고 그냥 한바퀴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아테네오 서점에서 일찌감치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것보다는 그곳에서 7블록을 걸어가면 레콜레타 묘지 Cementerio Recoleta 에 도달하게 됩니다. 차라리 그 지역에서 저녁식사까지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무튼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발로 밟아가며 돌아다녀보니 다음번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관광 가이드 스케줄을 짤 때는 좀 더 현실적이고 재밌게 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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