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도를 보아 주십시오. 산타 카타리나 주의 주도인 플로리아노폴리스 Florianopolis 는 육지와 섬으로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 중 대서양에 떠 있는 브라질 본토로부터 단지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치고는 아주 큰 섬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섬 안에는 아주 큰 호수가 3개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높은 산도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30여개에 달하는 서로 다른 성격의 해변가가 있습니다. 이번에 저는 그 중 두세 군데를 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한 곳인 산치뇨 Santinho 해변가에서 잠시 사진을 찍어봅니다. 위 지도 중에 연두색 해변이 잉글레세스 Ingleses 해변이고 그 바로 옆의 분홍색 동그라미가 산치뇨입니다.
산치뇨 해변은 그다지 아름다운 해변이 아닙니다. 브라질의 해변가를 총 망라하는 해변 가이드 북 Guia Praias 에서 구분한 방법에 의하면 단지 패러솔 두개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변 가이드 북에 따르면 패러솔 하나는 평범한 해변 De alguma beleza, 두 개는 멋있는 해변 Bonita, 세 개는 아주 멋진 해변 Muito bonita, 네 개는 최고로 절대로 놓치면 안되는 해변 Nao deixe de ir 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브라질 전국을 통틀어서 2000개가 넘는 해변중에 패러솔 네개는 총 8군데 뿐인데 그 중 5군데는 바이아 Bahia 주에, 나머지 3군데는 대서양 상의 섬인 페르난도 노로냐 Ilha da Fernando Noronha 섬에 있습니다.)
산치뇨 해변은 물이 차갑고 경사가 심한 곳이라 해수욕을 하기에 좀 안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대서양으로 면한 해변에서 멋진 파도가 몰려오기 때문에 서핑을 하는 청년들에게는 인기가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도시 자체가 바닷가 해변에 있던 깜보리우와는 달리 이곳 플로리아노폴리스 섬 북쪽에는 민가가 별로 없습니다 . 게다가 대부분의 민가들은 여름 별장들인 관계로 아직 휴가철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닷가는 한산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산치뇨 바로 옆의 잉글레세스 해변만 해도 상당한 숫자의 민가가 있고 정착 주민이 있는데 반해 이곳 산치뇨 해변은 고요속에 틀어박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몇몇 주민들이 해변가에 나와서 산책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황량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주민들이 나와 있기 때문인지 구조대원들은 구조대 위에서 바닷가를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해가 잠시 나왔다가 구름속에 가려져서인지 바닷물 색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군요. 하지만 한낮의 해가 비치면 이곳 바닷가의 물색은 녹색보다 옅은 연두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바닷가가 됩니다. 일기 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그닥 좋지는 않아서 좀 아쉽네요.
인근 주민인지 투망을 가지고 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허리까지 차는 곳으로 들어가서 투망을 던지는데, 헛탕을 치다가 한 두 마리 고기를 잡기도 하더군요. 뒤에 따라가는 검은 옷의 소년이 물고기를 어망에 넣는데 도와 주는 것으로 보아 가족으로 보입니다.
관광객이 별로 없는 자리를 갈매기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쪽 새들은 잘 몰라서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갈매기 비슷한 새들이 꽤나 보이더군요.
가끔은 종류가 달라보이는 갈매기들이 사이좋게(?) 물고기를 놓고 나눠 먹기도 하고 있었습니다. 흰 새보다 갈색의 새는 좀 더 대담한지 좀 더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 움직이지 않더군요.
갈매기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이제 조만간 휴가철이 다가오면 사람들의 소리에 파묻혀 버리겠지요? 그리고 이 산치뇨 해변 역시 인파의 소리에 시끌벅적해 질 것입니다. 사람이 없는 해변에 미리 가 보니 마음이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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