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에도 세계적인 폭포가 있는데, 굳이 멀리 떨어진 모코나 폭포를 보러 날 잡아 떠나 보았습니다. 마침 목요일과 금요일이 공휴일이어서, 학교에서 돌아오는 조카들과 함께 몇 가족이 어울려 떠나기로 했습니다. 몇 가지 날짜를 잘 잡은 이유가 있었는데, 모코나 폭포를 끼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그 날들이 휴일이 아니어서 아주 한가했다는 것이고, 그 때문에 비용절감은 물론 오고가는 길이 아주 편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확실히 여행은 남들이 놀지 않을때 다니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어찌 어찌해서 포스 두 이과수를 떠났습니다. 행선지를 지도에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 지도책에서 뽑아서 표시를 했는데 잘 안보이는군요. ㅎㅎㅎ;; 중간 상단에 제가 사는 이과수 지역이 있습니다. 네모로 표시되어 있구요. 그곳에서 출발해서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의 12번 국도로 몬테카를로 Montecarlo 라는 도시까지 120km 정도를 남하합니다. 그곳에서 알카사르 Alcazar 가는 방향의 11번 혹은 현재는 211번 지방도로를 타고 5월 2일 Dos de Mayo 이라는 도시까지 전진합니다. 5월 2일에서 14번 국도를 타고 동북 방향으로 산 비센테 San Vicente 까지 22km 정도를 달립니다. 그리고 산 비센테에서 남쪽으로 55km 정도를 가면 엘 소베르비오 El Soberbio 라는 우루과이 강변의 마을에 도착하게 됩니다. 우리 일행의 일차적 목표는 이곳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캠핑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일단 브라질을 떠나면서 브라질 이민청에서 출국 수속을 합니다. 보통의 경우는 국경을 그냥 통과를 합니다. 이웃 나라 도시를 갈 때도 원래 브라질 시민이 아닌 외국인들의 경우(저와 같은 경우)는 이곳에서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냥 귀찮기도 하고 날마다 들락달락 거리기도 그래서 그냥 통과합니다. (아직까지는 한번도 문제가 없습니다. ㅎㅎㅎ)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이웃 도시를 가는 것이 아니라 총 연장 편도 350km를 가야 하기 때문에 출국 수속을 했습니다.
모코나 폭포 Salto del Mocona 는 포르투갈어로는 유쿠마 폭포 Salto de Yucuma 라고 합니다. 모코나 라는 이름은 과라니어로 "모든것을 삼켜버리는"이라는 뜻이고, 포르투갈어로 부르는 유쿠마는 과라니의 일족인 카이강 족의 언어로 "굉음을 내는"이란 뜻입니다. 이 폭포는 한 가지 면에서 아주 아주 독특한데, 사실 이 부면때문에 전 세계에서 유일한 폭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강이 진행방향으로 끊어지면서 만들어진 폭포가 아니라, 진행방향으로 양쪽이 나뉘면서 만들어진 폭포라는 것입니다. 즉 일반적인 폭포는 강이 진행방향에서 구불구불하든 직선이든 횡적으로 잘리면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이 폭포는 진행을 하는 양편이 갈라지면서 2km나 되는 길이가 종적으로 높이가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높이는 겨우 5~9m에 불과하지만 폭포의 총 길이는 2km나 됩니다. 여러분은 이런 폭포를 보신적이 있으십니까?
또 한가지 국경을 넘어서 아르헨티나 지역을 여행하려면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서류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남미 나라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자동차 보험 즉 까르따 베르데 Carta Verde 를 지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보험은 일반 자동차 보험하고 달라서, 기존의 보험이 있더라도 다시 들어야 하는 보험입니다. 다른 나라들에도 이것이 있어야 하지만 보통을 없어도 문제삼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심각하게 문제를 삼기 때문에 이것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일행은 아르헨티나쪽 뿌에르또 이과수 시내로 가자마자 이 보험문제부터 처리합니다. 같은 서류를 브라질이 아닌 아르헨티나에서 한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브라질에서는 3일 까르따 베르데를 내는 데 71헤알 (아르헨티나 페소로 210페소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15일 까르따 베르데 비용이 57페소 (브라질 헤알화도 19헤알정도)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곳 베니떼스 & 베니떼스라는 보험회사에서 까르따 베르데를 내 가려고 온 것이지요. 마침 도착했을 때는 시에스타 중이라서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현지 시간으로 8시~12시, 15시~19시까지 일합니다.
드디어 까르따 베르데까지 내고 출발을 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3시 30분, 브라질 시간으로는 4시 30분이 되었습니다. 초행길인데다 거의 270km를 가야 하기 때문에 해 있는 동안 도착하게 될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주변의 풍경이 좋았고, 모처럼만에 가족들이 친족들과 함께 바깥에 나왔기 때문에 기분은 좋았습니다.
가는 길에 상당히 많은 국경 수비대 Gendarmeria 의 검문소를 지났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미시온네스 경찰들과 국경 수비대들은 한번도 차량 검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몇번 세우기는 했지만, 대부분 어디를 가느냐고 묻기만 했을 뿐, 귀찮게 구는 경찰이 없었습니다.
미시오네스 주는 아르헨티나에서도 손꼽히는 빈곤한 주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원들을 보면 빈곤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무튼 가는 여정 내내, 주변의 환경중에 특별히 거주지들의 집들은 볼게 별로 없었습니다. 그냥 나무로 만든 집들만....
집에 대한 남미 사람들의 사고는 한국인들하고 좀 다르죠? 한국인들은 자신이 살 집이라도, 언젠가는 팔고 더 큰 집으로 가야할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반면, 남미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살 집은 살 집으로 생각합니다. 그게 오두막이건 초가집이건 판자촌이건간에요. 그래서 더 발전이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고방식이 여행을 가는 우리 눈에 계속 띄었을 거구요.
가는 길 동안 딱 한번 도로 통행세를 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가용이었기 때문에 차 한대당 3.5 페소를 냈습니다. 브라질 화폐로 1 헤아이스 정도, 한국 돈으로는 500원 정도 였습니다. 정말 싸군요. 보통 포스에서 까스까벨까지 140 km 구간을 갈 때는 도로 통행세로 18헤아이스 즉 한국돈 10000원정도를 내야 합니다. 페소로 계산하면 55페소 정도가 되겠군요. 정말 비싸네요, 브라질의 도로 통행세는요.
다른 아르헨티나의 지방들과는 달리 이 코스는 오르락 내리락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굴곡이 있는 곳들마다 하천들이 있었구요. 대부분 맑은 강물로 인해 주변의 경관이 아주 멋있었습니다. 특히 211번 지방 도로와 13번 지방도로의 경치는 아주 멋있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던 것은 그들 지방도로에서 마주오는 자동차들의 거의 반절은 브라질 차량들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도를 살펴보았더니 그 이유를 알게 되더군요.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모코나까지 아르헨티나로 해서 가면 300km 정도가 되지만, 같은 목적지를 브라질로 해서 가면 550km 정도가 되었습니다. 자연히 모코나 아래쪽의 브라질에 사시는 분들은 북쪽으로 갈 때, 아르헨티나를 가로 질러서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브라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보니, 경찰이나 국경 수비대가 브라질 차량들을 제지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1번과 13번 지방도로 변으로는 3가지 작물이 제일 많이 보였습니다. 첫째는 커다란 통나무를 싣고 다니는 차량들이 많았습니다. 즉 임업이 발달했다는 뜻이겠지요? 그래서인지 팔렛용 나무를 쌓아놓고 있는 목재 공장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습니다. 두 번째는 담배를 참 많이 심어 놓았더군요. 가는 곳마다 담배 농장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일지 공기중에도 담배 냄새가 배어 있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
마테 차 밭이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농경지에서 마테 차가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녹차 밭과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차 밭을 보니 아주 기분이 좋더군요. 제가 마테를 잘 못 마시지만, 그래도 어쩌다 한번씩은 시음을 해 보기 때문일까요? 녹색의 차 밭이 아주 싱그러웠습니다.
그렇게 구불구불 가서 해질 무렵에 마을 입구에 있는 관광 안내소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소베르비오와 모코나에 대해서 친절한 설명을 듣고, 마을 한 구석, 우루과이 강 가에 있는 뿌에르또 도 마리오 Puerto do Mario 라는 캠핑장에서 리셉션 주변으로 텐트를 쳤습니다. 원래 텐트장이 있기는 하지만, 그곳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서 슈퍼마켇에서 이것 저것을 사와 푸짐하고 멋진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는군요. ^^
엘 소베르비오 마을에는 인구가 330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마을에는 우루과이 강이 흐르고 있고, 강 건너편에는 브라질 영토입니다. 브라질 쪽으로는 도시가 없고, 그냥 조그만 마을이 하나 있을 뿐입니다. 그 조그만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가 50킬로미터 바깥에 있다고 하니 사실상 이 조그만 마을도 아르헨티나 쪽이 생활권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엘 소베르비오의 물가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비교적 쌉니다. 다양한 물건은 없지만, 일반적인 생필품은 다른 지역에 비해 15% 정도가 대략 싸 보이더군요. 손님들은 주변 마을 사람들과 강건너 브라질 사람들인 듯 합니다. 그래서 밤 늦게 문을 연 상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엘 소베르비오에는 두 군데 식당이 있었습니다. 한 군데는 돈 엔리께 Don Enrique 라는 곳이었고, 또 다른 곳은 강가에 위치한 베이코 Beyco 라는 곳이었는데, 가격은 같았습니다. 그리고 엄청 비싸더군요. 저희 일행이 한 끼 먹기위해 지불해야 할 돈으로 그곳에서 3일을 지내는 데 충분한 식품을 살 수 있었습니다. 모코나를 오시는 분들이 저렴한 여행을 원하신다면, 캠핑을 할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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