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 살 때는 그냥 빠우메이라 Palmeira 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빠우메이라에는 동그란 열매들이 달려 있어서 따로 꼬께이로 Coqueiro 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어떤게 어떤건지 그다지 관심도 없었고, 구분도 못했습니다. 제 눈에는 그게 그거였거든요.
그런데, 북쪽으로 와서 살다보니, 그게 그거가 아니더군요. 게다가 종류도 많고 생김새도 어쩌면 비슷비슷하면서도 다른지, 구별을 해 가며 살펴봐야 할 동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비슷한 종류의 나무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다보니, 이젠 구분이 가능해졌습니다. 일찌감치 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을... 아무튼 지금이라도 구분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이 지역의 비슷한 식물로 첫째 무리는 빠우메이라 라고 하는 종류입니다. 빠우메이라 나무는 관상용으로 참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키가 아주 큰 것부터 키는 작지만 우아하게 생긴 것도 있고, 우리가 가끔씩 즐기는 아싸이 라는 열매가 나오는 빠우메이라도 있고, 또 빠우미또 라고 부르는 맛있는 식품이 나오는 나무도 있습니다. 빠우메이라 종류를 모두 다 열거할 수는 없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빠우메이라 종류도 한정되어 있지만, 대략 브라질의 이쪽, 쎄아라에는 대여섯 가지 빠우메이라가 존재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빠우메이라는 빠우메이라 헤아우 Palmeira Real 이라고 불리는 종류입니다. 키가 10미터도 넘고 아주 멋지게 보이지만, 관상용일 뿐, 쓰임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브라질에는 빠우메이라가 20세기 초만 즉 1925년이 되어서야 자바에서 들여왔다고 기록은 알려줍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빠우메이라들을 찍은 것들입니다. 빠우메이라는 한국에서는 대개 종려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꼭 종려나무만은 아님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무엇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빠우메이라는 다른 나무들과 밑동과 나무의 윗 부분이 다릅니다. 첫째, 밑 부분의 색채가 회갈색인건 다른 나무들과 비슷하지만, 투들투들한 나무들과 달리 빠우메이라는 밋밋합니다. 또 위로 올라가며 잎이 달린 부분에 이르기 전에 줄기가 파란 색입니다. 그리고 잎은 까르나우바와는 달리 좀 더 잎이 얇습니다.
이제 두번째 무리는 꼬께이로 Coqueiro 입니다. 말 그대로 꼬꼬 야자 나무입니다. 키가 좀 큰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지만, 모두 동일한 종류의 꼬께이로이며, 키를 근거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매를 가지고 분류를 하는데 열매가 큰 꼬꼬야자 나무를 꼬께이로 기간치 Coqueiro Ggante 라고 부르고 작은 꼬꼬 야자 나무를 난쟁이 꼬꼬나무 즉 꼬께이로 아낭 Coqueiro anao 이라고 부릅니다. 작은 야자라고 해서 얼마나 하나 살펴보았는데, 그냥 평범 사이즈 입니다. 즉 제가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대다수의 꼬께이로는 꼬께이로 아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꼬께이로 아낭은 다시 세 가지로 나뉩니다. 열매의 색채에 따라서 베르지 Verde 즉 녹색 야자, 아마렐로 Amarelo 즉 노란 야자 그리고 베르멜료 Vermelho 즉 붉은 야자로 나뉩니다. 붉다고 해서 아주 빨간색은 아니고 그냥 잘 익은 귤 정도의 색채입니다. 세 종류의 야자속에 들어있는 내용은 모두 같습니다. 이 지역에서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녹색은 그냥 마시지만 노란색은 그냥 마시지 않고, 약으로 마신다고 하더군요. 배아픈데 마신다고요. 하지만 학술적으로는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당도가 좀 더 많고 적고의 차이는 있지만, 약리 작용은 모두 같다고 알려줍니다.
빠우메이라와 꼬께이로는 어떻게 구분합니까? 생김새도 다르지만, 무엇보다 줄기가 다릅니다. 꼬께이로는 열매가 열리는 곳까지 한 색채로 뻗어 있습니다. 하지만 빠우메이라는 중간에 녹색 부분이 확연히 보입니다. 그리고 끝 부분에는 어쩔 수 없는 식별 표시가 있습니다. 꼬께이로에는 야자가 달려있지만, 빠우메이라에는 열매가 없습니다. 그리고 꼬께이로의 브라질에서의 역사는 빠우메이라보다 어립니다. 좀 전에 빠우메이라가 1925년에 자바에서 들여왔다고 했는데, 꼬께이로는 1938년이 되어서야 브라질에 들여왔다고 하네요. 그러니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시는 열대 지역의 꼬꼬 나무가 있는 풍경은 19세기까지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헷갈리게 만드는 나무는 까르나우바 Carnauba 라는 나무입니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무 끝이 동그랗습니다. 산발한 빠우메이라나 꼬께이로와는 달리 까르나우바는 동그란 머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슷하지만 구분이 됩니다. 이 나무는 쎄아라 주의 대표 식물입니다. 그리고 한때 이 나무는 "생명 나루"라고까지 불리웠습니다. 지금은 그다지 이 나무에 의존하지 않지만 한때는 그리고 지금도 이 까르나우바는 인간에게 아주 유용한 식물입니다. 일단 뿌리는 약리작용을 합니다. 줄기는 목재로서도 사용 됩니다. 그리고 잎파리로는 빗자루 같은 수공예품도 만들지만, 무엇보다 나뭇잎에서 왁스가 생산됩니다. 여러분의 인터넷에서 "까르나우바 왁스"를 검색해 보시면 정보를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세가지 열대 나무들을 비교를 해 보았는데, 여기에 나무는 아니지만 모양이 비슷해서 함께 고려를 해야 하는 식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나나 입니다. 바나네이라 Bananeira 라고 명명을 했는데, 바나네이라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바나나가 달리지 않는 바나네이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로 아래의 식물은 바나네이라 레끼 Bananeira Lequi 라고 부르는 관상용 식물입니다. 부채처럼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하지만 잎파리는 꼭 바나나 잎파리처럼 생겼습니다. 그래서 바나네이라 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도 아시겠습니까? 빠우메이라와 꼬께이로스, 까르나우바와 바나네이라 모두는 열대 지방에서 유용하거나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있는 식물들입니다. 여러분들도 열대 지방에 오시게 된다면 이들 나무들을 구별하시면서 이들이 얼마나 환경에 어울리는 식물인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열대 생활이 한층 더 풍성해 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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