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마지막 포스팅: 자동차의 무덤에서

생활 2010. 12. 29. 22:55 Posted by juanshpark

폐차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어쩌면 이해가 잘 안되는 상황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폐차제도가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나라 사람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중고차를, 그것도 십 수년이 지난 중고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위의 사진이 보여주듯 살풍경한 그런 환경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좀 소개해 볼까 합니다.


파라과이나 볼리비아같은 남미에서도 낙후된 나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같이 비교적 발전했다고 하는 나라에도, 그리고 정말 발전한 상파울로나 꾸리찌바, 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이런 장소는 참으로 많습니다. 폐차가 되는 자동차를 구입해서 부분 부분별로 자르고 분해해서 그 부품을 팔아먹는 중고 부품 시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중고 부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와르네스 대로 Av. Warnes 나 상파울로 동쪽의 이미그란찌 고속도로 Rodoviaria dos Imigrantes 뿐 아니라 이곳 삼개국 국경에도 도시의 외곽으로 나가면 널찍한 공간에 폐차가 된 자동차들의 시체들이 즐비한 가운데 부품을 빼서 파는 사업장들이 널려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누굴까요? 당연히 새 부품을 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주 고객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 구형이 되어버린 자신의 자동차 부품을 찾지 못해 이런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처럼 비록 낡기는 했지만 수입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경우는 부속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시장을 자주 찾아오는 셈입니다. 하지만 심한 경우 이런 부품시장에도 부속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때 부속이 자동차 운영에 필수적인 것이라면 상황은 정말 난감해 집니다. 만약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냥 없는대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심지어는 만들어서 비슷한 것으로 달고 다니기도 하게 되는 겁니다. ^^


부속상을 운영하는 분들 가운데 수단이 좋은 분들은 정말 어떤 부속이든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다른 자동차를 훔쳐서 그 부품을 팔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신빙성은 없지만 상당부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무튼, 한국과 일본에서 새차를 구입해서 타다가 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차들을 수입하는 칠레와 페루, 볼리비아와 파라과이가 주변에 있기 때문에 심심치 않게 한국 차량도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낡아서 폐차를 시키는 경우가 별로 없는 나라들이기 때문에 묘지(?)에 들어오는 자동차들은 대체로 최근의 차량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늙어죽는 차량들이 아니라 사고로 죽은 차량들이 많은 셈이네요. 그리고 그렇게 들어온 차량들은 모두 분해가 되어 다른 차의 부품이 되어 돌아다니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경우라면 장기를 기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상업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곳이기에 기증이 아니라 판매가 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것은 가격입니다. 중고 시장에서 구입을 하는 것이니만큼 정품 새부속보다 싸야 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가격이 터무니없이 싼 경우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새 부속의 40% 정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집주인의 입맛에 따라 아주 싼 가격에 구매하거나, 덤으로 얻어오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엿장수 마음대로, 아니 중고 부품상 마음대로 부르는게 값입니다.


그러니 이 부품이 정말 싼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아무튼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정해져있는 대리점보다는 싼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계속 이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자동차 튜닝에 관심이 있는 돈 없는 청년들은 이런 시장을 더 잘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가끔은 아주 좋은 상태의 타이어와 알루미늄 휠을 시중의 1/10 가격으로 구매하기도 하기 때문이겠죠.

더군다나 이곳은 삼개국 국경입니다. 바로 이웃에 파라과이에는 정말 별의별 차의 부속들이 다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곳을 거점으로 거주하고 있는 저와 같은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 되었습니다. ㅎㅎㅎ;;

폐차제도가 잘 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참 이상하게 느껴질지 모르는 사진과 글이겠지만, 혹시라도 외국에 가셔서 폐차된 차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장소를 보시게 되거든 자동차 묘지에서 장기가 팔려나가는 상점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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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oribab.tistory.com BlogIcon 오자서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폐차들에서도 쓸모가 있는 물품이 많군요~~^^
    잘봤습니다.

    2010.12.30 00:03
    • Favicon of https://infoiguassu.tistory.com BlogIcon juanshpark  수정/삭제

      한국의 경우 폐차제도가 잘 되어있고, 중고차들이 무시되는 상황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남미에서는 새차보다 중고차들이 더 인기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는 하죠.

      2010.12.31 22:43 신고
  2. Favicon of http://www.markjuhn.com BlogIcon mark  수정/삭제  댓글쓰기

    Juan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좋은 소식 많이 전해주시구요.

    2010.12.30 11:00
  3. Favicon of https://bluebird731.tistory.com BlogIcon 별지구  수정/삭제  댓글쓰기

    묘지에서 장기팔기란....오묘한 느낌이군요~ㅋ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ㅋㅋ

    2010.12.30 11:50 신고
  4.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montreal florist  수정/삭제  댓글쓰기

    첨보는 광경인데, 재밌네여

    2010.12.30 15:54
    • Favicon of https://infoiguassu.tistory.com BlogIcon juanshpark  수정/삭제

      그런가요? 저두 20대 초에 제 차를 구입했을 때부터 0 km 만을 타고 다녔을 때는 이런 부품상이 있는지도 몰랐답니다. 그러다가 브라질로 이주하면서 중고차를 타게 되면서 계속 이런 부품상을 다니게 되었지요.

      2010.12.31 22:46 신고
  5. pshhy77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서는 중고부품 사용이 금지되어 있었지요. 그리고 차량정비도 1급, 2급업체로 구분되어서 수리자격 범위가 제한되어 있었는데 현재도 바뀌진 않았을 거예요. 여기 미국에선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엔진 배기가스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품은 수리나 교환이 자유고 대부분 주에서 엔진이나 배기 촉매도 교환후에 emission 검사만 받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내차도 엔진교환, 변속기교환, 촉매교환 등등 다해봤습니다.) 그리고 'Pull a Part'라는 폐차장에서 부품을 직접 분해하는 경우에는 새것같은 엔진(후방사고에 앞쪽은 멀쩡한 폐차의 엔진)도 $200가량에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한국도 중고 부품사용을 제한한다면 국내제조업체중에서도 큰 업체에만 특혜를 주는 셈이지요....

    2010.12.30 23:28
  6.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2010년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한해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2011년 새해에는 더 멋진 글로 만나뵙길 소원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12.31 08:49 신고
  7. Favicon of https://mindeater.tistory.com BlogIcon MindEater™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이 가는 글이군요..중고도 잘 고르면 좋지만 중요부품은 꼼꼼히 살펴봐야겠네요 ^^;;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12.31 12:29 신고
  8. Favicon of https://fantasy297.tistory.com BlogIcon 레종 Raison.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브라질 출장길에 이곳을 하루종일 뒤졌던 기억이나네요 결국 90년산 현대차들을 찾았죠. 이곳사진찍기가 녹녹치 않던데 잘 찍으셨네요. 새해가 밝았습니다. 항상 좋은일들만 있기를 바랍니다

    2011.01.01 12:58 신고
    • Favicon of https://infoiguassu.tistory.com BlogIcon juanshpark  수정/삭제

      대부분 이런 사업장들은 사진을 못찍게 합니다. 도난차량이 나올 수도 있고, 또 원 주인들(윗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진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허가를 받고 찍는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제 경우는, 한국에 포스트를 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찍을 수 있었습니다. 좀 특이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지요? ㅎㅎㅎ

      2011.01.04 11:59 신고
  9. Favicon of http://fantasy297.tistory.com BlogIcon [40D™]레종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처음에는 절대 안된다고 하더니
    한국의 XX회사 직원이고 머좀 조사하려한다고 했더니 기꺼이 사진 촬영을 허락해주시더군요.
    어느 곳은 마치 자기일 처럼 도와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남미 사람들이 보기와는 다르게 무척 정도 많고 친절한 것 같아요.
    폐차장 사진에 급 흥분해서 댓글을 또 다네요 ^^

    2011.01.0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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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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