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브라질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이 무엇인가? 하고 묻는다면, 10중 8, 9는 "페이조아다"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점에는 나 역시 동감한다. 하지만 브라질은 넓은 나라이고 지역마다 특유의 토속 음식이 존재한다. 한국의 대표 음식이 "김치" 혹은 "불고기"라고 해도 전주나 진주는 비빔밥으로 평양이나 함흥에는 냉면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브라질 남쪽, 백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파라나의 토속 음식으로 꼽히는 것은 무엇일까? 토속음식으로는 아무래도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산물을 가지고 만든 것이리라. 바닷가에 면해 있으니 생선도 들어갈테구, 브라질에 흔한게 소나 양이니 고기도 들어갈거구, 그리고 이 지역에서는 특히 바나나가 많이 생산되니 바나나도 들어갈 것이다. 그렇게 이것 저것 생각을 해 본다면, 이 지역의 토속음식으로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 이름하여 "바헤아도(Barreado)"라고 한다. 음식이 특색있다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토속 음식이니 한 번쯤은 맛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이번이 세번째다. ㅜ.ㅜ;; 매번 다른 사람들하고 가게 되니 어쩔 수 없다. ㅜ.ㅜ)
모헤찌스에는 평화롭게 흐르는 강이 하나 있고 그 강을 따라 몇 개의 다리가 있는데, 그 중 중심가에 있는 다리를 사이에 두고 바헤아도를 전문으로 하는 유명한 식당이 두개 있다. 하나의 이름은 Casarao 이고 다른 하나의 이름은 Madalozo 라고 한다. 두 군데 모두 먹어보았지만, 맛은 같다. (혹시 주방장이 한 가족 아닐까 싶다...ㅋㅋㅋ) 오늘은 다리 건너편 마달로조라는 식당에 들어가 본다.
바헤아도를 만드는 방법은 접시에 만디오까 가루를 세 스푼정도 덜고, 거기에 바나나 하나를 껍질을 벗겨 칼로 대충썰어넣고, 그 다음에 이 고기 스프의 국물을 얹은 다음 힘차게 짓이겨 젖는 것이다. 솜씨 좋게 젓고 있는 점원 아저씨. 손놀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젓는데, 국물이 좀 모자라면 좀 더 넣을 수 있고, 또 가루가 부족하면 좀 더 넣을 수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을까? ㅎㅎㅎ;; 그렇게 열심히 저어서 다 만들면 아주 끈적끈적해서 접시에 딱 달라붙을 정도가 되는데, 그렇게 만들면 OK! 보라~! 할머니의 머리에 저렇게 들고 있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오케이다. 그런데, 굳이 저렇게 만들어서 먹어야 할까? 그건 아니다. 그냥 저렇게 만들어서 먹는게 바헤아도라는 설명일 뿐, 싫으면 그냥 밥에 국물 얹어서 먹어도 따봉이다.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모두 똑같이 되는 거 아니겠는가?
첫 그릇은 우리도 따라 해 보았는데, 이게 먹는건지 장난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두 번째 접시부터는 그냥 덜어먹었다. (그게 훨 편했다. ^^) 먹으면서 살펴보니 우리만 그렇게 먹는 것은 아니다. ㅎㅎㅎ;; 옆의 일행도 그냥 덜어 먹고 있다. 다시 바깥쪽으로 눈을 돌려보니 베니스의 뱃사공같은 친구가 손님을 곤돌라에 태우고 관람을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내 입에서 O sole mio~ 라고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옆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던 관광객 일행이 따라 불렀다. 하하하, 암튼 유쾌한 광경이었다. 보트를 탄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더니 그들도 답례를 한다. 한 편의 평화로운 그림같았다.^^ 우리가 나올때에는 손님들이 상당히 들어차있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이 바헤아도가 파라나 주의 전통 음식으로 원래는 포르투갈 사람들에 의해 들여왔다고 알려주고 있다. 또 뚝배기같은 저 음식 그릇(바헤아도)이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게 온도를 보존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름이 바헤아도가 되었다고도 설명해 준다. 포어를 이해한다면 다음 사이트에 들어가 보라. http://pt.wikipedia.org/wiki/Barreado
여러분이 꾸리찌바를 들르게 되고 또 시간을 내어서 파라나구아쪽으로 갈 기회가 생긴다면, 평화로운 시골 마을인 모헤찌스에 잠깐 들러 이지역의 토속 음식인 바헤아도를 한번 시식해 본다면 어떨까? 흥미로운 추억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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