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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두 이과수 서민의 삶

생활 2011. 1. 1. 23:23 Posted by juanshpark

이과수에서 사귀게 된 친구인 살바도르씨 Salvador 의 집에 초대를 받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살바도르씨는 브라질 태생이지만 오랫동안 파라과이에서 거주했기 때문에 그의 억양에는 스페인어가 가득 묻어 나옵니다. 저와 이야기를 할 때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섞어서 쓰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이렇게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섞어쓰는 것을 포르투뇰 Portunhol 이라고 부릅니다. 아~ 물론, 저역시 포르투뇰로 이야기를 합니다. ㅋㅋㅋ


살바도르씨는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깜뽀스 도 이과수 Campos do Iguacu 동네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살바도르씨가 이 집으로 이사를 왔을 무렵인 20여년 전에는 이곳은 거의 허허벌판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집집마다 나무와 화초가 많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가까운 이 동네는 중산층 보다는 좀 더 서민적인 집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빈민가는 절대 아닙니다. 이 동네 주민들은 아마도 제 생각에 포즈 두 이과수를 대표하는 서민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구분이 애매하기는 합니다만, 변두리에 한평생 일해 모은 돈으로 자기 집을 가지고 있고, 10년이 넘은 중고차를 몰고 다닙니다. 살바도르씨는 현재 60이 조금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과수 시의 다른 동네의 한 공장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이 포즈 두 이과수 시의 서민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제가 초대를 받은 일요일 점심에는  해가 기울어지고는 있었지만 아직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살바도르씨는 1주일간의 노동때문에 쉬어야 했겠지만, 동양인 친구 부부를 초대했기 때문에 집을 정돈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기다리라고 하고는 집안 입구에 있는 포도덩굴 아래로 의자를 하나 가져다 놓고 맥주를 한잔 대접하더군요. 물청소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집안 여기 저기를 찍고, 청소가 끝난 살바도르와 함께 시원한 맥주를 마셨습니다.


대부분의 이과수 주민들의 집에 가보면 유실수가 심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살바도르씨의 집은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했습니다. 이과수 주민들은 자신의 텃밭에 만디오까 Mandioca 와 옥수수 Milho 를 심습니다. 좀 다른것을 심어서 이웃과 나눠 먹으면 좋으련만, 모두 일괄적으로 만디오까와 옥수수를 심는 모습이 아주 이채롭습니다. 살바도르씨의 경우도 텃밭과 마당에 이런 저런 작물들을 심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만디오까와 옥수수도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왜 이런걸 심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생뚱맞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의 커피는 단지 한 그루만 있었는데, 저걸 볶아서 커피를 드시게 될 것인지 정말 생뚱맞아 보이더군요. ^^


살바도르씨의 마당에는 까주 Caju 라는 과일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조그맣고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지만, 이 여름이 지나갈 무렵에는 저 과일을 따서 시원한 주스를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까주 열매는 과육이 아주 강한 향이 있기 때문에 주스를 만들면 아주 맛이 좋습니다. 그리고 과일 꼭대기의 꼬다리 속에는 까주 콩이라고 불리는 콩이 들어있습니다. 볶아서 먹으면 아주 맛이 좋지만, 껍질에 산(Acid)이 있기 때문에 입으로는 깔 수 없습니다.


마당 한구석 그리고 텃밭에는 무화과 Figo 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일부 무화과는 익어서 열매를 따 놓았더군요. 이것을 말려서도 먹고, 또 그냥 생으로도 먹는데, 잘 익은 무화과는 정말 맛있습니다.


무엇보다 탐스러운 것은 파파야 Papaia 였습니다. 이곳에서는 마몽 Mamao 이라고 부릅니다. 청정 지역에서만 자라는 식물이기 때문에 오염 걱정을 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열매죠. 나중에 마몽에 대해서 기술을 해 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무튼 맛도 좋고 유익한 과일입니다. 살바도르씨는 우리 부부가 돌아올 때 직접 딴 마몽 몇 개를 주셨습니다. ^^


집 마당에 이제 익고 있는 망고 Mango 도 보였습니다. 망고 역시 아주 맛있는 과일이죠? 브라질에서는 망가 라고 부릅니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칠레에서는 망고라고 부릅니다. 뭐가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카나리아 제도에서 살다 온 친구가 그러더군요. 자기가 사는 곳에서는 조그마해서 즙을 짜 먹는 것은 망고라고 부르고 사진처럼 커서 잘라 먹는 것은 망가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부르면 편하기는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텃밭 경계에 특이한 작물이 있어서 한컷 찍어 봅니다. 보라색이 꽃인지 열매인지 모르겠고, 잎파리도 무지 큰 나무였습니다. 사진 아래쪽에서 보실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흰 방울같은 열매가 달려있습니다. 맛은 약간 씁슬하면서 달콤했습니다. 살바도르씨의 설명으로는 오르띠가 Ortiga 라고 불리는 이 나무 열매는 위장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다고 하더군요. 직업 하나하나 따는 것이 아니라, 바구니를 아래 대고 흔들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집 입구에 있는 포도입니다. 이 포도는 알이 작지만 아주 달콤한 품종입니다. 이곳에서는 나이아가라 포도 Uva Niagara 라고 부릅니다. 집사람이 특히 좋아하는 포도여서, 식후 디저트로 이 포도를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는 포도였습니다. ㅎㅎㅎ


이 나무 역시 이제 잘리기 전이었지만, 지금까지 훌륭하게 슈슈 Chuchu 라는 채소를 생산해 왔습니다. 슈슈는 수세미과 혹은 호박과 비슷한 채소인데, 껍질을 벗기고 삶으면 물컹물컹하지만 시원한 채소입니다. 이곳 브라질에서는 샐러드로 먹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아마 묵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원에는 과일과 채소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꽃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제 눈에 띈 한 꽃이 있어서 찍어 봅니다. 이 꽃의 이름은 불비네 Bulbine 입니다. 들풀 종류인것 같은데, 화단의 가장자리에 심으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예쁜 꽃입니다.


이 꽃은 어떤 약용 식물의 꽃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식물의 이름을 들었는데, 글을 쓰려고 하니까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아무튼 식용이자 약용 식물의 꽃입니다. ㅎㅎㅎ


이것도 이과수 지역에서 보기 쉬운 꽃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름은 잘 모르겠군요. 아주 진한 보라색의 꽃이 군대를 이루어 피어집니다. 사진의 현재는 꽃이 피기전의 봉오리의 모습입니다. 며칠 후면 저 봉오리 하나 하나가 꽃이 되어 피어납니다. 꽃 자체도 화려하지만 제 눈에는 꽃봉오리가 모여있는 모습이 더 멋져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샐비어 Salvia 가 피어 있었습니다. 지금이 질 무렵이 되어서인지 원형의 상태를 가지고 있는 꽃은 없었지만, 그래도 녹색 마당에 붉은 색이어서 눈에 띄는 꽃이었습니다.

집안을 살펴보니 안주인의 성품이 눈에 그려집니다. 화초를 좋아하면서 활발한 아주머니입니다. 텃밭을 가꾸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릴텐데, 이렇게 멋진 상태로 키우고 있는 것을 보니 아주 부지런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맥주 한잔을 걸치고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메뉴는 정어리 요리였습니다. 아주 맛있게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확실히 외국인이든 동족이든 이웃과 좋은 관계를 누리면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이웃과 평화롭게 지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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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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