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아라, 포르탈레자 그리고 꿈부꾸

문화/기타 2013. 11. 29. 02:00 Posted by juanshpark



브라질 북동부에 위치한 포르탈레자 라는 도시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지난 1월과 2월을 이곳에서 보내고, 이제 이 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내요. 그래서 앞으로는 종종 이 지역에 대한 글을 좀 써 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먼저 무엇에 대해 써 볼까요? 포르탈레자 라는 도시의 의미는 "요새"를 의미합니다. 요즘의 다른 말이 아니라 나바론 요새와 같은 군사적 의미에서의 요새를 포르투갈어로 번역한 것이 포르탈레자 입니다. 중남미의 도시들은 대부분 식민지 시대에 군사적 요충지로서 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남미의 도시들의 예전 이름을 보면 "포르탈레자 데 XXXXX" 혹은 스페인어로 "푸에르떼 데 XXXXX" 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포르탈레자도 역시 그런 요새들 가운데 하나 였습니다.


재밌는 것은 브라질의 다른 도시들, 즉 마나우스나 벨렝이나 상 루이스나 모두 요새 도시들로 시작되었고, 그들 도시들의 예전 이름은 하나같이 "포르탈레자 데 _____" 라고 불리다가 근대화가 되면서 "요새"라는 단어를 빼고 부르다가 다른 이름으로 정착을 했는데, 포르탈레자의 경우는 오히려 그 "요새"라는 단어를 도시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역사 학자들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재밌습니다. ㅎㅎㅎ


포르탈레자는 브라질의 근대 역사에서 중요한 한 획을 그은 도시입니다. 브라질의 노예 해방은 제일 처음으로 이 도시 즉 포르탈레자에서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아무튼 처음 노예 해방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이 도시는 긍지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포르탈레자 해변가 쪽으로 중요한 도로 중의 하나가 Av. Abolição 즉 노예 제도의 폐지를 의미하는 단어로 명명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브라질 북동부의 포르탈레자에 오셔서 화려한 중심가 거리를 지나다가 혹 그 거리가 아베니다 아볼리썽 이라면 노예 제도의 폐지를 한번 쯤 떠올리셔도 좋을 듯 합니다.


도시 규모로서 포르탈레자는 브라질의 10대 도시 가운데 하나로 들어갑니다. 인구 수가 2백 50만명에 달하는 대도시이고, 메트로폴리탄이라고 불리는 위성 도시들까지 포함한 포르탈레자 시의 수도권에는 400만 인구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북동부 에서는 바이아 주의 살바도르 다음으로 인구 수가 많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페르남부쿠 주의 헤시피보다 조금 더 인구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구 수에 비해서 대도시로서의 포르탈레자는 주변 도시들이나 지방에는 영향력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나따우나 조앙뻬소아와 같은 도시들에게 있어서 무엇인가 기준이 되는 도시라면 단연 헤시피입니다. 예컨대 손님이 무엇을 주문할 때, 물건이 없다면 그 도시들의 상점들은 헤시피에 문의를 해 보고 결정을 내립니다. 포르탈레자로 문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포르탈레자는 주변 대도시들에 미치는 영향이 없습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가깝다는 나따우가 550km, 조앙뻬소아는 약 700km 떨어져있고, 반대쪽으로 테레지냐 라는 도시는 670km 떨어져 있습니다. 당연히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수 밖에 없죠.


영향력이 없다보니 포르탈레자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의존하는 도시도 별로 없고, 또 뭐 그래서인지 독립심이 아주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쎄아라 주 즉 쎄아렌세 들하고 이야기를 해 보면 자신이 쎄아렌세라는 것에 대해 아주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자기들만의 의식주를 "꾸우뚜라" 즉 "문화"라고 부르는데, 좀 자세하게 물어보면 브라질의 다른 도시, 지역들하고 그다지 다르지 않건만 그것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것인양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눈에는 꾸우뚜라 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바리에다지(다양성) 정도 선인데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다양하거나 다채롭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말합니다. ㅎㅎㅎ


열대지방에 대한 우리네 선입견처럼, 쎄아라 사람들은 상당히 게으릅니다. 자기들끼리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 - 특히, 유럽 사람들 - 눈에는 더더욱 게으르게 보이나 봅니다. 이곳에 와서 많은 유럽 사람들을 알게 되었는데, 이구동성으로 이곳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하니 그게 맞나 봅니다. 그러니 빨리빨리로 유명한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그냥 게으른게 아니라 느려 터졌다고 할 만 합니다. 게다가 놀고 먹기 좋아하는 성품이 노예 시절부터 내려왔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일은 별로 안하면서 소송을 걸어서 떡고물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개중에 일을 잘하는 쎄아렌세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사람들은 정말 10명중에 한명 꼴이라고 합니다. 이래저래 쎄아렌세가 되려면 성질을 많이 죽여야 할 듯 합니다. 뭐, 전 좀 게으른 편이라서 적응하기가 어렵지 않을 듯 합니다. ㅋㅋㅋ


이런 곳에 현재 한국의 포스코와 동국제강에서 투자를 해서 제철소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 많은 한국인이 이 구석진 곳까지 와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민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정말 용감하신 분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언어와 풍습이 다르고, 노동조건과 비자문제, 또 이런 저런 문제들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시는 것이 그냥 단순히 "해외 근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민자들과는 달리 이 지역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 그분들이 알아야 할 이야기나 아시면 좋을 이야기에 대해서는 조금씩 조사를 해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면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꿈부꾸 해변은 포르탈레자 시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으로는 제일 멋진 해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라네요. 브라질 친구들의 이야기로는 세계에서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곳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 해변을 다 돌아보지 못한 사람이라 뭐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카이트 서핑을 하러 온 유럽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한국인들 대부분은 한국에 계실 때, 가까운 동남아의 유명 해변가를 가보신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곳이 해변가로는 그닥 멋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그래서 멋진 해변가라면 조금은 특색있는 해변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왕 이런 해변가에 오셨다면, 시간을 내서 이런 스포츠를 즐겨보는 것도 외국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게 한 가지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현실의 한국인들은 이게 좀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 점들도 나중에 다시 포스팅을 해 보겠습니다. 아무튼, 브라질 북쪽 포르탈레자. 저는 적도 부근에 살아볼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는데, 결국 여기서까지 살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런거 보면, 참 사람 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하겠다 ㅡ. 뭐 이런 다짐을 다시 한 번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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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라니어 - 남미 대륙의 라틴어?

문화 2012. 3. 3. 10:17 Posted by juanshpark

과라니 인디언들, 사진의 출처 = 구글 이미지


과라니어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인디언들의 말" 이었다고 하면 웃으려나요? 인디언들의 말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어쩐지 촌스럽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지금부터 30여년 전에 과라니어를 처음 접했을 무렵, 나는 언젠가 훗날에 이 언어를 배우겠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않았었습니다. 물론 호기심 차원에서 하나 둘, 숫자를 배우고, 인사말을 배우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주변의 파라과이 출신 현지인들과 더 친해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들의 언어 과라니로 이야기를 하는 법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언어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 그들의 언어로 된 사전을 가져다놓고 하루에 적어도 몇개 단어씩을 외우고 또 사용하면서 조금씩 익혀 나가고 있습니다.

인디언들의 언어를 배워서 어디쓰겠냐고 묻는 분들이 있더군요. 글쎄요, 저도 지금 배워 나가는 이 과라니어를 어디다 써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두 가지 이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첫 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변의 파라과이 출신들과 훨씬 더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재는, 과라니어 혹은 과라니족의 영향이 미쳤던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언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되느냐구요? 그 영역은 과라니 인디오들과 서양 사람들의 후손들이 세운 나라 파라과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거의 남미의 6, 70% 정도의 영역에서 과라니어 혹은 그 부족의 영향력이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영향력이 지금은 예전같지 않겠지만, 그들의 영향력이 있었던 곳들에는 그들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식물의 이름 혹은 지역의 이름들에는 그들의 언어가 조금씩 남아 있고, 그것을 알아가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합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미항으로 알려진 히오 데 자네이루 Rio de Janeiro 에는 잘 알려진 해변가들이 상당히 많죠? 코파카바나 해변 Praia de Copacabana 도 있고, 그 옆에는 이파네마 해변 Praia de Ipanema 이 있고 그 옆으로는 레블롱 Praia de Leblon 이 있습니다. 그중 이파네마라는 단어는 과라니어 으빠 Ypa 네마 ne'ma 라는 단어에서 나왔습니다. 과라니어에는 Y (으)라는 모음이 있는데,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에는 없기 때문에 표기는 Y로 하고 발음은 "으"라고 하죠. 그러면 으빠네 마의 의미는 뭘까요? 그것은 "악취가 나는 호수, 해변"을 의미합니다. 이파네마에 악취가 나나요? 아무튼 과라니 인디오들에게는 그렇게 보였나 봅니다.

보다 남쪽으로 깜보리우라는 해변가 옆에는 제가 자주가는 이따자이 Itajai 라는 해변 도시가 있습니다. 이 도시의 이름역시 과라니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따 Ita 는 "돌"을 의미합니다. 자이 Jai 는 "열린, 혹은 널린"을 의미하는 단어로 보입니다. 결국 이따자이의 뜻은 널린 돌이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브라질 남동쪽에는 꾸리찌바라는 도시가 있죠? 원래는 꾸리뚜바 Curiuba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꾸리 kuri 는 소나무 Pino, Araucaria 를 의미하고 뚜바는 따바 Tava 즉 마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꾸리찌바는 원래 "소나무 마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꾸리뚜바의 앞의 꾸리가 꾸레 kure 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단어 꾸레는 돼지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꾸리뚜바가 원래 대단위 돼지 사육장이 있었던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상파울로 시에서 북쪽으로 북서쪽으로 올라가는 도로가운데 아냥궤라 Anhanguera 라는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한 과라니어 학자에 의하면 그 이름의 의미는 "악마 (아냐) Aña 가 많다 (꾸에라) kuera" 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고가 많다고 하네요.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과라니어 단어로는 아냐쿠에라 라고 발음하는데, 아냥궤라 하고 유사했습니다.

☆ ☆ ☆ ☆ ☆

제 생각에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과라니어의 위치는 서유럽 언어가운데의 라틴어처럼 영향력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언어이며, 단어와 단어들 사이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언어이구요. 날다마 과라니어를 하나씩 살펴보면서 재밌는 것들도 많이 발견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제가 배운 몇가지 과라니어입니다. 한번 따라해 보시겠습니까? 과라니어는 서양의 많은 언어들처럼 강세 즉 액센트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네 "ㅡ"와 같은 모음이 존재합니다. 사실 과라니어는 콧소리가 나는 모음이 있어서 총 12개의 모음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인 a, e, i, o, u, y 에다가 콧소리가 나는 모음으로 ã, ~e, ~i, õ, ~u, ~y 가 존재합니다. (자판이 없어서 e, i, u, y 위에는 지렁이~를 못달았습니다. 흑흑)

안녕하세요? 라는 말은 과라니어로 Mbaeichapa 라고 합니다. 발음은 바에이샤빠? 라고 합니다. 앞의 M은 속으로 들어가는 발음이라 하지 않지만, 그냥 입으로 "음"바~ 라고 하면 됩니다. 조금 더 친숙한 사람이라면 한마디 더 붙일 수 있습니다. 바일라 뽀르떼? 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과라니어를 가르쳐 주시는 분이 바일라 뽀르떼는 여자들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특히 아가씨들에게는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나이가 좀 든 부인들에게는 써도 괜찮다고 합니다. 이유는 설명들을 못하시는 것이... 아마도 좀 곤란한 뭔가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말로 "친구야~" 에 해당하는 과라니어 단어는 Chera'a 라고 합니다. 듣기에 따라서 "시라~" 라고 들리기도 하고 "셰라'아" 라고 들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냥 인사는 바일라 뽀르떼 셰라'아 라고 하면 됩니다.

그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Iporã 라고 대답하거나 Iponante 라고 대답합니다. 발음은 이뽀나 혹은 이뽀난떼 입니다. 뽀나 라는 단어가 예쁘다, 혹은 멋지다, 좋다를 의미하고 그 앞에 붙은 I 가 영어의 be 동사와 같습니다. 위의 간단한 인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겠지요?

A    바에이샤빠                                                        안녕?
B    바에이샤빠, 바일라 뽀르떼 셰라'아?                       안녕, 잘 있었니 친구?
A    이뽀난떼, 바일라 뽀르떼?                                     잘 있었지, 어때?
B    이뽀나                                                               좋아!

제 경우에는 파라과이 친구들 그러니까 과라니어를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인사를 건네고 나서 한 두 마디 더 건넵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배운 말은 이까뚜 빠 냐녜몽게따 Ikatu pa ñañemongueta? 라고 합니다. 말의 의미는 "이야기좀 하자" 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부분 이까뚜 ikatu 라고 대답합니다. 아마 영어의 can 혹은 able to~ 에 해당하는 단어인 듯 보입니다. 그 다음에는요? 예~! 그냥 스페인어로 말합니다. ㅋㅋㅋ

과라니어를 배워 보니까 어떨때는 엄청 웃기는 경우도 생깁니다. 뭐, 이건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를 할 때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요. 발음이 한국어로 하면 욕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정말 우습더군요. 예를 들어 스페인어로는 시가 관할하는 지역을 의미하는 단어가 무니씨팔리닫 Municipalidad 이라고 합니다. 그 가운데 발음이 욕을 연상하는 단어가 있죠? 포르투갈어의 경우는 뽀지~ pode~ 로 되는 말들이 그런 단어를 연상시킵니다. 포르투갈어 Poder 는 영어의 Can 에 해당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힌 경우는 그 단어 앞에 만약의 경우를 의미하는 영어의 If 가 들어갈 경우입니다. 그렇게 되면, 듣기에 따라서 정말 욕으로 들릴 수가 있죠.

그런데, 과라니어에도 그런 경우가 있더라는 거죠. 이곳 국경에서 쓰는 과라니어는 순수 과라니어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스페인어와 섞인 과라니어 이거나 포르투갈어와 섞인 과라니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섞인 과라니어는 조빠라 jopara 라고 부릅니다. 단어 자체가 섞였다는 의미가 있고, 실제로 그 이름으로 불리는 음식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어로 그 단어를 들을 때는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아무튼, 외국어를 하나 더 배운다는 거, 정말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고를 넓혀주고, 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게 해 주니 말입니다. 글쎄요, 얼마나 더 많이 배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얼마를 배우든, 배운 만큼은 이득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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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고생하는 한국어

생활 2010. 10. 6. 20:52 Posted by juanshpark

이민을 와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고생을 한 경험은 저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언어 문제가 제기가 되면 해외에서 사는 한국인들은 누구나 한마디쯤은 경험을 보태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그 경험이 시간이 지나면 재밌는 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사시는 분들이라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에 한번쯤 주의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음에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이민 생활이든 해외에서 생활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에도 한 단어가 여러 의미를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의 경우를 생각해보죠. 물론 장음인지 단음인지 또 강세나 문장속의 의미에 따라서 배는 곱절을 의미하기도 하도 운송 수단을 의미하기도 하고, 과일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 신체의 일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배를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뜻을 잘 모를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합니까? 바로 그런 문제가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처음 접하고 또 그 언어를 배워가는 경우에도 종종 벌어지게 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주로 스페인어로 예를 들겠습니다.

한국어로 이발을 하러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발을 하러 간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머리 깎으러 간다고 하기도 하죠. 스페인어로는 Cortar cabello 라고 합니다. 문자적으로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화를 할 때 "응, 나 머리카락 자르러 가"라고 하는게 아니라 "응, 나 머리 자르러 가"라고 하게 됩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엄청 이상한(?) 뜻으로 들리게 되죠. 틀린말은 아니지만, 아주 이상하게 들릴때가 많습니다.


계란 프라이를 한국말로 하지 않죠. 프라이는 기름에 튀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계란 튀김은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이 아는 프라이를 뜻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볶음밥이나 기타 음식에 들어가는 계란 프라이는 계란 튀김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운 청소년들이나 외국인들에게 Huevo frito는 계란 튀김입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 거죠. "아줌마, 여기 계란 하나 튀겨 주세요~"라고 말입니다.


언젠가 어떤 어린아이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는 한국인이 노인을 뜻하는 백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는 어른들의 대화 중에 끼어들고 있지는 않았지만, 함께 앉아 있었고, 고개를 까닥까닥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물어보게 되었지요. "너 혹시 백발이 무슨 뜻인지 아니?" 하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자신있게 안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말의 뜻을 물어보았더니 아주 당연한 듯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Cien pies (백발, 즉 백개의 발: 지네)이라고 말입니다. 대답을 듣고 뒤집어진 사람들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요? 아마도 어린아이는 노인이 아니라 다족류 동물인 지네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한번은 일을 수주받으러 어떤 가게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데코레이션을 위한 작업이었는데, 그 작업을 지시한 사람은 남미에서 태어난 사람이었죠. 겉은 한국인이었고, 나름 한국어도 꽤 잘했습니다. 하지만 글자쪽으로는 부족한게 많았습니다.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이라고 보시면 되겠지요? 작업 지시를 하는 종이에는 여러 색채의 이름이 주욱 적혀있었습니다. 대부분 스페인어로 적혀 있었는데, 그 중 몇개는 한국어로 되어 있더군요. 그 중 하나에 쓰여있는 색채 이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부농" 예, 분홍색을 발음나는대로 부농색이라고 했더군요. 이정도면 애교지만, 아무튼 한국어가 외국에 나와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참 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 잘 계시냐고 묻는 어른에게 부모님이 싱싱 하시다고 하는 아이가 있어서 웃기도 합니다. 생선 가게를 하고 있는 아이였을 것입니다. 그렇게치면, 채소가게집 아이는 부모님이 신선하다고 해야 하려나요?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부모님에게 칭찬을 해 드린다고 말하기를 기특하다고 말을 해서 부모님들이 웃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그 말이 손 윗 사람이 손 아랫 사람에게 쓰는 말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겠지요?


한글을 배우는 것은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설사 글을 깨우쳤다고 하더라도 잘 사용하지 않기에, 그 뜻을 모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번은 한국인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젊은이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바로 "금연"이라는 문구가 적힌 벽 앞에서 그렇게 피우고 있었지요. 그래서 지나가던 분이 주의를 주었습니다. 이게 뭐라고 쓴 거냐?고 묻는 어른에게 젊은이는 또렸하게 "금" "연" 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담배를 피우면서요.... 젊은이는 금연이라는 말이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는 뜻인줄을 몰랐답니다. 차라리 그런 경우에는 금연이라는 단어보다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그림이 더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한글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니 이젠 한국에서 사용하는 한국어의 의미를 도통 모르겠는 경우가 참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들어가서 살펴보면 종종 발견하게 되는 "훈남" "엄친아" "된장녀"와 같은 단어들은 한국어를 왠만큼 안다고 하는 저 조차도 잘 모르겠더군요. 더더욱 잘 이해가 안 가는 단어들은 영어의 이니셜만을 다른 설명 없이 기재한 경우 상당한 혼란을 가져오게 됩니다.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의 경우에도 요즘 많이 등장하는 "타진요" "남격" "원걸" "소시"등의 단어가 나오면 한국의 현재 정서에 민감하지 못한 해외 한인들의 경우에는 "이게 뭔 소린감?" 이라고 하게 됩니다.

언어는 진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과 함께 계속 변해하는 거죠. 언젠가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해외의 한인들과 본토의 한인들이 대화가 안될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처럼 동떨어진 한국어를 계속 사용하게 된다면 말이죠. 해외의 한인들이 본토의 한국어와 동일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지지가 아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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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로 이민을 오신 한국인들, 특히 스페인어권으로 이민을 오신 분들의 고국 방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민오신 연수가 점점 깊어지면서 고민하시는 한국인들이 많은데, 스페인어는 생각보다 더디게 늘고 한국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잊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렇게 스페인어에 능통하지 못하신 분들도 고국을 방문하시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이런 저런 스페인어가 튀어나간다고 합니다. 당연히 스페인어에 익숙하지 못하신 본국의 국민들이 이해를 하실리가 없죠.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해서 외국에서 오셨다는 것을 밝히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남미에서, 특히 스페인어권에 살다가 고국으로 들어가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페인어는 무엇일까요?



첫번째 기억이나는 단어로는 아마도 비닐 봉투나 종이 봉투를 일컫는 말 즉 볼사(Bolsa)라는 말을 아주 많이 쓰신다고 합니다. 시장을 가서 이것 저것을 고르고서 상인에게 그런다고 하네요. "아줌마, 거기 볼사하나 주세요~" 라고 말입니다. 당연히 물건을 파시는 상인 아주머니가 볼사라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을테니, 거기서 한바탕 웃음판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의외로 볼사라는 단어가 제일 많이 튀어나온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스페인어 단어로서 고국에서 많이 쓰게되는 단어는 모퉁이 혹은 코너를 의미하는 에스끼나(Ezquina)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흔히들 고국을 방문하시게 되면 너무 많이 변해버린 도시의 모습에 압도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처음 고국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 뭐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요. - 택시를 타는 경우가 흔한데, 그 경우 기사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씀하시게 된다고 하네요. "기사 아저씨, 저기 에스끼나에서 세워 주세요~" 라고 말이죠. 기사라면, 도대체 저기 에스끼나가 어딘지 모르시겠지만요. ㅎㅎㅎ;;


스페인어는 물론,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에서도 인사는 흔하게 쓰입니다. 안녕 Hola!, 안녕하세요? Como esta? 또는 감사합니다 Gracias. 실례합니다 Permiso. 그리고 부디와 좀 Por favor.... 이런 표현들은 어디나 많이 쓰이게 되겠지만, 고국을 방문하시는 교포들이 많은 경우 느끼는 이질감이 고국에서는 이런 표현들을 별로 쓰지 않기 때문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표현을 사용하게 되면 금방 외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티를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 예로 후배 하나가 처음 고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 타면서, 아주 완벽한 한국어로 택시 기사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아르헨티나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에서 하는 식으로 택시 기사에게 올라? (Hola?) 라고 하는 말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택시 기사가 대뜸 그러더라고 하네요. "외국에서 오셨죠?" 라고 말입니다. 어안이 벙벙해진 이 친구, 자신의 한국어 발음이 안 좋았나... 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나중에야, 인사를 한 것 때문에 외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아챘다고 하더군요. 한국인들의 경우, 택시를 타면서 인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그냥 "압구정동~!" 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인사를 할 여유도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이야기는 웃음보다는 서글픔을 자아내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듭니다.


또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이민이든 해외출장이든, 자주 외국에 나가다보면,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보니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많은것에 익숙해져서 살게 되지요. 그러다보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외국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눈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보이겠지만, 자기 자신의 얼굴을 의식하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생각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오히려 눈에 한국인들이 비취면 특별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더더구나 동양인이 별로 거주하지 않는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라면 하루 중 어떤 때에 동양인을 만나게 되면 반갑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죠. 그런데 본국을 방문하게 되면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가운데 한국인들이 제일 많겠죠? 그때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와~ 여긴 한국인이 디게 많군...." 이라고 말이죠. 옆에서 그 말을 듣는 한국인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되십니까?


또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식당이나 공공 장소를 가서 보면, 보통 대개 귀에 들어오는 말들이 스페인어입니다. 당연하죠? 스페인어권에서 사니까 스페인어가 귀에 들려올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며 스페인어가 들어오는 시점이 되면, 들려오는 말이 스페인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냥 이해를 하게 되니까 그 들려오는 말이 한국어인지 스페인어인지 흘려듣게 되는 거죠. 오히려 주변에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 더 쳐다보게 됩니다. 그런데, 본국을 나가보면 옆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대화가 한국어입니다. 그때, "이야~ 한국어 굉장히 잘하네~!!!" 라고 말을 한다면, 원숭이 보듯 보지 않을까요?

사실 위의 세 예는 모두 제 주변의 사람들이 경험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남미에서 본국을 방문하시는 분들에게서 많이 들은 이야기들 중의 하나입니다. 정말, 생각하지 않았던 실수(?)들을 경험하게 되는거죠. 생각하지 않았던 실수들이 있어서 오랜만에 방문하는 고국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저는 고국을 방문해보지 않았습니다. 이민을 나온지 26년이 되었지만요. 한번쯤 한국으로 여행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실현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저두 고국에 나가면 위에 언급한 실수들을 저지를까?라는 생각을 해 보며 웃음을 짓게 됩니다. 하지만 실수를 한들 어떻겠습니까! 고국에 나가기만 한다면 말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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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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