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그러니까 5월 14일이 되겠지요? 기분좋게 일어난 우리는 상 보르자에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잇는 다리로 갔습니다. 브라질의 출국도장을 받고 나서 아르헨티나로 갔는데, 그곳에서는 입국을 거부당합니다. 국경의 법을 잘 모르는 바람에 생긴 일이었지요. 당시 브라질 영주권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브라질 차를 가지고 아르헨티나로 가려고 하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결국 우리 부부는 다시 브라질로 돌아와서 보다 남쪽에 위치한 우루과이아나 Uruguayana 로 향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날, 그리고 그 다음날에 걸쳐 우루과이아나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여러번 전화와 팩스를 주고 받고 시간을 보낸 후에 결국 원하는 서류를 만들어서 아르헨티나 땅을 밟게 됩니다. 그리고 5월 15일 저녁에 아르헨티나의 엔뜨레 리오스 주에 위치한 한 온천 호텔에서 여정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틀동안 저희 부부에게 있었던 일은 사실 엄청난 일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살아있는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거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들어보시겠습니까?


상 보르자에서 우루과이아나까지는 BR-472를 따라 200여 킬로미터를 가야 합니다. 상 보르자에서 출발하면서 472번 도로는 아주 상태가 좋았습니다. 전날 상 보르자까지 오는 길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엉금엉금 기어 다녔던 것을 생각하면 이쪽은 길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국경에서 입국 거부를 당했지만 콧노래를 부르면서 달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발한지 한 40~50km 정도가 되었을 때, 야트막한 언덕이 보였습니다. 자동차도 없고 도로도 좋아서 그냥 달리던 가속도대로 130km/h 로 그 오르막길을 지나쳤습니다. 오르막길의 제일 윗 부분에서 앞에 놓인 광경을 보았을 때, 저는 너무 놀라서 그냥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달려오던 속도가 있어서 그대로 타이어가 밀리면서 앞으로 나갔고 잠시후 꽝~! 꺼껑~! 꿍~! 콰쾅~! 소리를 내며 말처럼 뛰어 오르더니 도로 한 구석으로 차가 쳐박혔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구요? 구글 이미지에서 BR-472 를 넣고 검색을 하면 이런 사진이 수도없이 나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까?




제 차는 어떻게 되었느냐구요? 일단 외관상으로 앞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다치지 않았지만, 차가 충격을 받았던 거죠. 나중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와서 자동차를 정비하면서 보니 자동차 축이 무너져있었고, 업쇼버가 모두 나갔습니다. 여기저기 고무 바킹들은 모두 깨졌고, 심지어는 뒷 바퀴를 지탱해주는 평판 스프링마져 파손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로 길이 나쁜지 짐작이 가십니까!

저는 지금도 그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나중에 우루과이아나를 와서 알게 된 것이지만, 해마다 그 도로의 그 구간에서 수십명이 생명을 잃는다고 합니다. 특히나 저녁에 사고가 날 경우에는 정말 생명이 위험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브라질 정부는 왜 이렇게 나쁜 길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것일까요? 민영화를 하든, 정부가 나서서 하든 자국의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로를 빨리 시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상 보르자에서 출발해서 우루과이아나까지 오는 길에 중간에 있는 이따끼 Itaqui 라는 길을 중심으로 80km 구간은 가히 죽음을 부르는 도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지도에는 언제나 그 구간에 붉은 싸인펜으로 절대 접근 금지라고 쓰고 있습니다. 남미에서 제가 돌아다닌 도로만해도 총 연장 거의 50만 km를 다녔는데, 제 기억으로는 472번 도로만큼 상태가 나빴던 길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브라질 남부를 여행하시게 된다면 이 길은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혹시 부득불 가시게 된다면 아주 아주 조심하십시오.

아무튼 이럭 저럭해서 아르헨티나 국경을 넘고 200여 킬로미터를 더 달려서 페데라시온 Federacion 이라는 온천지대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하루저녁을 보내고 그 이튿날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가게 됩니다.

남미에서 자동차 여행을 할 경우:
다른 나라로 갈 경우 까르따 베르데 (Carta Verde) 라는 자동차 보험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까르따 베르데는 가지고 있는 자동차 보험과는 상관없는 별도의 국제 보험입니다. 아르헨티나 차량들의 경우, 가지고 있는 보험속에 까르따 베르데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무튼 아르헨티나 차량들의 경우 이웃 나라로 여행을 해도 까르따 베르데 때문에 문제는 없습니다. 비단 주장하기 때문은 아니라, 이웃 나라 경찰들이 까르따 베르데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차량의 경우 아르헨티나로 여행한다면 까르따 베르데를 꼭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언제나 아르헨티나 도로 경찰이 요구하는 것 중에 하나가 그 서류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아르헨티나의 경우 삼각대가 2개 있어야 합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구급 상자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또 고장난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 쇠사슬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모든 서류와 장비를 가지고 있어도 아르헨티나 도로 경찰이 끈덕지게 늘어붙는 경우가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셔야 할 것입니다.

여행기가 좋았습니까? 댓글 한줄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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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수가 온천지대인가요? 이게 마부 호텔과 관련해서 제가 처음에 했던 질문입니다. 글쎄요, 이과수가 온천지대가 아니라면 온천 호텔이 있을리가 없겠지요. 그런데, 아무튼 의문을 갖게 했던 것이 마부 호텔외에는 이렇다 할 온천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바에 따르면 온천장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유명하지가 않았다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시에서는 온천 호텔로 이 마부 호텔만 밀어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과수에 온천호텔은 이 마부외에는 없습니다.


아르헨티나에 살 때부터 알았던 친구가 이 마부 호텔에 숙박을 했습니다. 그래서 마부 호텔에서 아침을 함께 했습니다. 커피만 마셨지만, 아무튼 별 다섯개짜리 호텔이어서인지 차림은 상당히 화려했습니다. 하지만 비수기여서였는지 호텔 식당에는 우리 일행밖에 없었지요. ^^


아침부터 오믈렛을 요리해주는 요리사가 식당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나마 우리 일행이 아니었다면 이 레스토랑이 텅텅 비어있었을 텐데, 아무튼 이 몇명의 사람들을 위해 일행보다 더 많은 수의 종업원들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호텔이란게 이런건가 봅니다. 사람이 몇이 되든지 상관없이 자기 할 일하는 거 말이죠. ㅎㅎㅎ


사실, 이 마부 호텔은 온천 호텔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호텔과 너무 비슷했습니다. 그러니 온천을 즐기고자 하지 않는다면 굳이 이 호텔에 들어올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온천을 하면서 시설을 즐기고자 한다면 이 호텔만한 것을 찾기가 쉽지 않겠군요. 게다가 아무리 아열대의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겨울이기에 물에 들어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호텔의 물은 섭씨 36도의 따뜻한 물이기에 겨울이라고 해도 수영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거죠. ㅎㅎㅎ


수영장은 그만 그만한게 총 4개가 있더군요. 그리고 수영장마다 물 온도가 다르지 않았습니다. 모두 36도라고 하네요. 어쩌면 조금 쌀쌀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체온보다 좀 낮다는 뜻 아니겠어요? 그래도 이과수에서 온천이라니, 그게 어딘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수영장의 한쪽으로는 춥지 말라고 비닐로 칸을 막았군요. 저렇게 해 놓으면 좀 도움이 되기는 하죠. 하지만 아무튼 비수기여서인지 풀장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제 친구역시 수영장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고 하데요. 그럴 바에야 딴 호텔을 잡아도 상관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텔은 높지 않았습니다. 조경도 좋았고, 사람이 너무 없어서 한적한 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 경치와 운치를 즐길 여유만 있다면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하루나 이틀 이과수를 잠깐 들르는 거라면 굳이 온천 호텔이라는 것이 무슨 이점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이과수 폭포뿐 아니라 이 지역 문화를 즐기느라 아침부터 밤까지 밖으로 쏘다닌다면 정말 온천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복도 전경입니다. 아침 시간이라서 방을 정돈하는 아주머니들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친구의 방에 들어갔지만, 사생활이 관련되어서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그냥 일반 호텔하고 비슷합니다. TV가 있고, 에어컨과 냉장고가 있고 기타 이런 저런 가구와 시설들이 있었습니다.


숙소 뒤쪽으로 보이는 정원입니다. 확실히 조경과 풍경을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더욱 분위기를 고즈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로비역시 운치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성수기에 다시 한 번 와봐야 할까요? 이게 만약 카페테리아라면 너무 분위기가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


마부 온천 호텔에 숙소를 잡으시렵니까? http://www.hoteismabu.com.br 에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가격과 예약 모두 사이트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여행사를 통하면 좀 더 싼 프로모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냥 잠만 잘 경우라면 그닥 권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온천 호텔을 무지 좋아하는 아순시온에 있는 형 얼굴을 봐서 혹평은 못하겠군요. ^^;; 아니, 실상 마부 호텔은 무난한 호텔이랍니다. 이과수의 온천 호텔이라서 좀 생각을 해본 거죠. ㅎㅎㅎ

http://www.infoiguassu.com/

글이 유익했다면 댓글 한 줄, 추천 한 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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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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