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게 개인 하늘을 바라보며 북상을 하려니까 마음이 상쾌해 집니다. 물론 푸른 산은 아니지만, 햇볕을 받고 있는 민둥산의 모습도 구름낀 모습보다는 훨씬 더 멋져 보입니다. 이제 산의 색채는 더욱 더 분명한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그렇게 9번 국도의 모습이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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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을 그려 보십시오. 어느 정도의 높이일까요? 옆으로 지나가는 구름의 모습은 이미 우리가 달리고 있는 국도의 높이가 해발 2000여 미터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후후이의 산악 지대를 구비구비 돌아가며 가다보니 왼쪽으로 하나의 공장이 보입니다. 또 이 지역에는 그 공장에서 생산되는 생산품을 싣어가려는 듯 많은 화물차들이 서 있습니다. 그런데, 서 있는 화물차들을 보니 10에 8은 파라과이 차들입니다. 이 차들은 이곳의 생산품과는 거리가 있는 차들인 모양입니다. 그보다는 칠레의 이끼께 Iquique 에서 중고 자동차들을 싣어 나르는 화물차들이라고 파라과이에서 온 친구가 설명해 줍니다. 그럼 공장은요? 저 연기가 나는 공장은 이 지역에서 나는 시멘트 공장이라고 큰 형님이 또 설명해 줍니다.



그렇게 다시 구비구비 산을 끼고 북상을 합니다. 그리고 이제 오른쪽으로 강을 끼고 상류쪽을 향해 진행합니다. 어디쯤 왔을 까요?





갑자기 주변으로 나무들이 울창한 오아시스가 나타났습니다. 이곳이 후후이의 명 장면중 하나인 7색깔 산 Cerro de siete colores 에 근접한 것입니다. 이 지역의 이름은 뿌르마마르까 Purmamarca 라고 합니다. 



구름이 좀 낀 상태이기는 하지만 7색의 산 모습이 분명히 보이지요? 전문가들은 7천 5백만년전 바다에서 융기한 지층들의 모습이라고 설명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아무튼 특이한 지형적 요소때문에 관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산입니다. 아르헨티나 북서쪽의 명물중 하나라고 해야겠지요? 우리 일행은 셋째날 저녁을 뿌르마마르까에서 지내기로 하고 몇 군데 방갈로를 찾아다닌 끝에 좋은 방갈로를 아주 싼 가격에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포스트는 다음에 하기로 하죠. ㅎㅎㅎ




관광 포인트이니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특산물을 파는 상인들이죠. 물론 이 상인들은 이 지역의 인디오들의 후손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마라 Aimara 인디오들이나 케추아 Quechua 인디오들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인지라, 어느 인디오들의 후손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인디오 여인들은 자신들이 어느 민족인지도 모르는군요. 그래서 "안녕하세요?"에 해당하는 아이마라어-카미사케-와 케추아어-니쿠나카마-를 했더니 케추아어를 알아듣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볼리비아에 있는 잉카 후손들과 같은 민족이네요. 하긴 지리적으로 안데스 이쪽으로 볼리비아와 맞닫아 있으니 케추아 인디오일 가능성이 훨씬 크지만요. (뭔 소리야???)



자신들이 무슨 민족인지에 상관없이 열심히 자신들의 물건을 파는 인디오 여인들입니다. 몇몇 수공예품을 빼고는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보여지는데, 관광객들은 마음에 드는 물건을 흥정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ㅎㅎㅎ



뿌르마마르까의 7색 산을 설명해 주는 표지판입니다. 이미 사막기후의 날씨와 몇몇 불량배들의 소행때문에 많이 훼손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스페인어와 영어로 된 설명문은 읽을만 합니다. 이곳까지 와 본 한국인들은 별로 없겠지만, 앞으로 이곳까지 오게 된다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자 이제 뿌르마마르까 마을로 들어가서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닙니다. 산 봉우리 대부분은 모래로 된 돌덩이들이 쌓여져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산들이 올라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나마 산들이 견디고 있는 것이지, 큰 비라도 오면 그냥 모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또 하나 관심이 든 것은 흙 벽돌입니다. 큰 형님은 저게 모두 게르마늄의 근원이라며 대단히 흐뭇해 하시더만, 저는 그런거 모릅니다. 그냥 흙 벽돌을 보니 왠지 모르게 친근함이 느껴집니다. 예전의 한국에서 사용했던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구 말이죠.


뿌르마마르까에 오시게 된다면, 흥미로운 것들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게 될 때, 그냥 부에노스 아이레스만 보시지 말고 이렇게 북서쪽을 여행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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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볼리비아 국경을 수월하게 통과합니다. 국경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하던지, 기억이 새롭네요. 아마 그들은 브라질 번호판을 달고 있는 동양인들이 신기했을 것이지만, 제게는 아무튼 얼마나 친절했는지만 기억에 남습니다.


이 포스트에서 사용한 사진들은 모두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s)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칠레/볼리비아 국경에서부터 볼리비아의 실질적 수도로 알려져 있는 라 파스 (La Paz: 스페인어로 평화를 의미함. 행정 수도는 남쪽에 있는 Sucre 임) 까지는 300km 정도의 거리입니다. 그렇게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먼 거리도 아니어서 "일단 들어왔으니 언젠가는 도착하겠지..."라는 느긋한 마음으로 여행을 계속하게 했습니다. 


국경을 넘자마자 한 일은 환전이었습니다. 2003년 당시 미화 1 달러당 볼리비아 화폐가치는 7.6 볼리비아노스. 또 칠레 페소는 10.5 칠레페소가 1 볼리비아노였습니다. 환전을 하는 곳이 따로 있지 않고, 볼리비아 전통의상을 입고 아기들을 업고 있는 아주머니들이 환전을 해 주더군요. (2012년 8월 현재 볼리비아의 화폐 가치는 미화 1불당 6.9 볼리비아노스입니다.)



가지고 있던 칠레 페소는 모두, 그리고 일부 미국 달러를 환전해서 소지하고는 바로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주유소에서 디젤을 주유했는데, 디젤과 휘발유의 가격이 거의 비슷합니다. 리터당 휘발유는 3.144볼리비아노스, 디젤은 3.014볼리비아노스였습니다. 지금도 아마 달라졌다고 해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차이가 없으니 디젤차가 인기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주유를 마치고 달리기 시작하는데, 이상하고 신기한 것을 경험합니다. 칠레에서 안데스 산맥을 올라올 때는 올라오는 길이니만큼 차가 달리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내리막길인데도 차가 계속 뒤로 당겨지고 시원하게 달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일반 차량은 고도 3000미터 이상에서은 운행이 쉽지 않은 듯 합니다.


국경을 통과하면 볼리비아 관광 지도상으로는 오른편으로 사자마 국립공원 (Parque Nacional Sajama)이 있다고 되어 있는데, 별다른 표지판 하나가 없습니다. 다만 길옆으로 우뚝 우뚝 솟아있는 바위 덩어리들이 정말 기기묘묘하게 서 있어서 눈길을 끌게 됩니다. 눈길을 잡아끄는 그 외의 풍경은 없이 그냥 알티플라노를 달려갑니다. 주변에 흔하게 보이는 것은 낮게 자라는 관목들과 간간히 보이는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검은 네모들 - 집들조차 주변 환경과 비슷해서 눈에 띄지 않습니다만, 창문만큼은 네모나서 인간의 손으로 만든 것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 이 눈을 끕니다.




차가 꾸라우아라 데 차랑가스 Curahuara de Charangas 라는 곳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해발 3000미터 정도였는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차가 달리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경관들은 이제 사자마와는 달리 북미의 그랜드 캐년에 비슷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풍경들은 록키 산맥은 물론 남미의 안데스까지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간에 파타카마야 Patacamaya 에 도착하기 전에 통행료를 받는 곳이 하나 있습니다. 8 볼리비아노스가 좀 비싸 보이기는 하지만 주변 나라들과 비교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정말 다행인 것은 볼리비아의 도로가 생각보다 좋다는 것입니다. 간혹 벗겨진 아스팔트가 있기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메꾸어 놓았는지, 패인 곳들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브라질 남쪽의 도로들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파타가마야에 도착해서 주유소에 잠시 들렀습니다. 주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장실에서 일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화장실을 다녀온 와이프는 차라리 길에서 일을 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저도 나중에 한 주유소의 화장실을 들어가 보고 나서 동일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볼리비아에 있는 동안 계속 길에서 일을 보았습니다. 이 정도면 볼리비아의 위생 환경이 어떤지 짐작을 하실 수 있을까요?



파타카마야에서 라 파스까지는 100여 킬로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쯤에는 해가 져서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계기판이 다시 100여 킬로미터를 왔다고 알려주고 있었는데, 희한하게도 대도시의 불빛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었을까요?



게다가 라 파스로 들어가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지나야 하는 도시인 엘 알토 El Alto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3차선 도로의 제일 안쪽에서 주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건물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이 많아지고, 1차선이고, 2차선이고, 3차선이고간에 차들이 정차하고 사람들이 잡아타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생각에는 분명 무슨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경찰들이 길 한가운데 있었음에도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는 거죠.


아무튼 계속 주행을 하고보니 엘 알토를 지나 라파스로 내려가는 관문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다시 톨게이트 비용으로 2 볼리비아노를 냅니다. 게이트를 통과하고 나서야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라니!





라 파스의 외곽은 해발 4100미터입니다. 그리고 제일 안쪽 낮은 곳은 해발 3100미터입니다. 도시 외곽과 안쪽의 높이가 무려 1000미터가 차이가 나는 대도시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라 파스는 그 이름의 의미가 "평화" 입니다. 역사상 그 어떤 민족에게도 침략을 당한 적이 없다는 곳이죠. 하긴 4100미터 고지를 진격해서 이 도시로 쳐들어올 민족이 얼마나 될까요?


아무튼 그 평화의 도시에서 우리 부부는 정말 특이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그냥 걸어다녀도 힘든 고지대, 그 고지대에서 조깅을 하는 시민들을 보며 우리 부부는 정말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럭 저럭해서 결국 라 파스를 도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엘 알토에서부터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뭐가 그리 힘들었냐구요? 다음 포스트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댓글, 추천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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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어디일까요? - 남미의 풍경 (7월)

여행 2012. 7. 1. 21:00 Posted by juanshpark


어딘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듯 한 이 사진을 좀 보시겠습니까? 왼편 구석으로 잘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커다란 컨테이너들이 쌓여있고, 또 잘 보시면 배들 역시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항구라는 이야기인데.... 라고 생각하셨다면 빙고~! 맞습니다. 항구 도시인데요. 상당히 오래된 남미의 항구 도시중 하나 입니다. 이곳이 과연 어디일까요?

물론, 이 시리즈의 다른 편들처럼 이 포스트 말미에는 이곳이 어디인지를 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이 도시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저는 이 도시를 2003년, 2006년, 그리고 2008년에 방문을 했었습니다. 뭐, 매번 이렇게 날씨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진이 별로 없어서 이 사진은 2008년에 비오는 날 찍은 것을 올리는 것입니다.

이 항구도시는 이 도시가 속해있는 나라에게 아주 중요한 위치임이 틀림없습니다. 이 도시의 역사는 거의 500년에 달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사진을 찍은 이 지점으로부터 앞에 놓여진 사진의 광경속에 이 도시의 거의 대부분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인구가 위키피디어를 보니까 2002년 기준으로 27만명이 살고 있네요. 인구밀도가 1평방 킬로미터에 거의 700명이 살고 있습니다. 남미 도시들 치구는 인구밀도가 높군요.

자, 이 도시가 어디인지 아시겠습니까? ㅎㅎㅎ;;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구글 이미지에서 사진을 캡쳐해서 올립니다.

다음 이미지의 출처는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입니다





어떠세요? 이젠 좀 어딘지 알아 보시겠습니까? 아마, 이런 사진만으로 알아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모른다고 타박을 주는 블로그는 아니랍니다. 다음 지도를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많은 한국인 분들이 남미 여행을 하시면서 이 도시를 찾아 오시더군요. 하지만 제 눈에는 그렇게 매력적인 도시는 아니었답니다. 하지만 이 도시로 찾아오시는 분들은 항구 부분에서 유명한 해물탕을 드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맛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 체 게바라의 다이어리에 나왔던 사선으로 올라가는 승강기를 타고 제가 위의 사진을 찍었던 곳으로 올라가서 시를 내려다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어로 발파라조 라고 불리는 모양인데, 스페인어로는 발빠라이소 Valparaiso 입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부터 북서쪽으로 92km 떨어져있는 항구 도시이구요. 19세기중에는 파타고니아 남부 마젤란 해협을 통과해서 수 많은 유럽의 사람들이 이 도시로 몰려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관광이라는 측면에서 이 도시가 그다지 매력있는 도시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이 도시를 들러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칠레의 얼마 안되는 해변가를 즐겨보는 것은 좋은 경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미로 여행을 오실 생각인가요? 그렇다면, 혹시 발빠라이소를 찾게 될 때, 제가 사진을 찍었던 그곳에서 멋진 사진을 한장쯤 건지는 것도 괜찮겠지요?

블로그가 좋았다면 댓글도 한줄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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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까마 지역을 방문하고는 돌아와서 길 떠날 준비를 합니다. 깔라마에서 도시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있는 길을 따라 도시를 벗어난 후에 정서로 쭉 내려뻗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태평양 상에 있는 항구 도시 또꼬삐쟈가 나옵니다. 또꼬삐쟈가 무슨 뜻일까요? 아무튼 삐쟈 Pilla 가 현지 인디오 언어로 "악마"를 의미하는 것이니만큼 좋은 뜻처럼 들리지는 않습니다.

또고삐쟈는 칠레 정부로 보아서는 중요한 도시일지 모르겠지만, 제 눈에 비친 모습이 그다지 매력적인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방문했을 시점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서, 바닷색도 파란색이 아니었던데다가 또꼬삐쟈 시 자체에 나무가 없더군요. 황량한 사막의 도시를 보는 것 같아서 그냥 주유만 하고 지나칩니다.

위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또꼬삐쟈에서부터 북쪽으로 240km 구간은 태평양을 끼고 있습니다. 최근에 길이 닦여서인지 노면의 상태는 훌륭했습니다만, 급커브가 많은 도로였습니다. 따라서 운전을 하시면서 간다면 주의를 요하는 곳이라고 하겠네요.

이 포스트의 사진들은 모두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에서 캡쳐한 것임을 밝힙니다.

해변도로의 모습은 장관입니다. 북쪽으로 갈 경우, 왼쪽으로는 해가 지는 석양의 태평양을 볼 수 있고, 오른쪽으로는 높이 1000m가 넘는 알티플라노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렇게 240km 정도를 가면 이끼께 Iquique 라는 도시가 나옵니다. 이 도시는 칠레의 면세지구로 유명한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해가 지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이끼께라는 도시 전경을 좀 보여드릴께요.


해발 1000미터 이상의 맥켄지 산맥의 알티플라노로 올라가는 길에서 본 이끼께입니다. 저 아래 성냥갑처럼 보이는 도시가 바로 이끼께죠. ㅎㅎㅎ


환한 가로등불이 도시 전체를 밝혀주는 것처럼 현대화된 시설과 스카이라인이 존재하는 도시입니다. 도시의 북쪽으로는 쏘나 프랑까 Zona Franca 라고 하는 면세 지구가 있고, 각종 창고와 매점들이 존재하는데, 저희가 방문했던 2003년에는 얼마전 있었던 남미의 경제 위기 덕에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던 상태였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끼께에 도착한 이튿날 시내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불경기의 여파로 활기가 없어서인지, 그렇게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면세지구였기 때문에, 타이완제 공구를 하나 샀는데, 그게 지금까지 각종 작업을 할 때 효자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참, 아따까마 지역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땅에 돌로 그린 그림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땅이라고 해서 그냥 평평한 땅이 아니라 산자락에 경사가 진 곳에 모래로만 되어 있는 곳에 돌로 만든 그림들을 보게 됩니다. 이름하여 헤오글리포 Geoglifo 라고 하는데,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신비한 그림들이죠. 페루쪽으로는 나스카 라인 Nazca Lines 이 유명하지만, 그것은 평지에 그려진 그림이고, 비행기를 타야만 볼 수 있는 그림인데 반해, 헤오글리포는 길에서도 그냥 볼 수가 있는 그림입니다.



구글에서 캡쳐한 헤오글리포의 그림입니다. 당시 저도 한 두장을 찍었더랬는데, 인화 상태가 별로 좋지를 않아서 여기서 공개를 못합니다. ^^

아무튼 이렇게 경사진 모래밭을 캔버스 삼아 돌로 그린 그림을 보면, 이곳에 원주민으로 살던 사람들의 스케일을 짐작하게 합니다. 나중에 이끼께에서 더 북쪽의 칠레 최북단의 도시 아리까 Arica 를 들어가보면, 국도에서 아리까 시내로 진입하는 곳에서 한가지 헤오글리포를 더 보게 됩니다. 이건 좀 더 최근에 그려진 것인데요. 바로 아래 사진입니다. ㅎㅎㅎ


아마도, 이 광고는 수백년 혹은 수천년을 더 가지 않을까 싶군요. ^^


이끼께에서 아리까로 가는 길은 해변이 아니라 알티플라노를 통해서 가게 됩니다. 알티플라노를 달리다 계곡이 나타나면 1500미터 정도를 구불구불 내려가서 평지를 달리다가 구불구불 올라가서 알티플라노를 달리는 식으로 가야 도착하게 됩니다.


아리까는 주변의 계곡에서 싱싱한 채소를 재배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리까에서는 그 이남의 여러 도시들, 이끼께, 안토파가스타, 깔라마와 같은 도시들에 비해 물가가 싸고 야채와 과일이 값이 쌉니다. 그래서 생활이 좀 더 여유있는 곳이기도 하죠.

게다가 이곳을 들어서는 순간 방문자들은 Bienvenido a ARICA "Una Ciudad Eterna Primavera" (영원한 봄의 도시 아리까로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듯이 기후 또한 온화하다는 것 역시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룻저녁을 지내며 살펴보니 정말 기후가 좋더군요. 게다가 길을 잃어서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길을 물었더니, 친절하게 내 차를 타고 목적지 부근까지 길 안내를 하는 것을 보고, 정말 인심도 좋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도시이기는 하지만, 식수 사정은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수돗물에도 석회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숙소에서 주전자를 보았는데, 바닥에 흰 결정이 깔려 있더군요. 처음에는 우유를 데웠나 생각했더랬는데, 알고 보니 결정이 된 석회질이었습니다. 이 지역의 식수 사정을 알 수 있게 해 주더군요. 또, 물이 얼마나 무거운지 씻을 때 비누를 칠하는 것이 겁날 지경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산티아고를 떠난 이후 10여일 동안 비눗칠을 하지 않고 그냥 물로만 씻었더니 꾀죄죄해지는 폼이 이 지역 아이마라 인디언처럼 되더군요. (아이마라 인디오들을 격하시키고자 한 말은 아닙니다.^^)

이튿날 다시 볼리비아 국경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자동차로 끝 없이 고도를 올라가는 경험을 합니다. 어느 순간 차가 산속 마을을 볼 수 있는 곳에서 정차를 합니다. 그 위에 뽄쵸를 걸친 한 인디오 여인이 장사를 하고 있더군요. 간단하게 사탕 한봉지를 샀는데, 그 사탕에 대해서 영수증을 발급해주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던 경험이 기억납니다.


뿌뜨레 Putre 라고 하는 마을인데, 과거에는 이 부근의 금광과 해변을 잇는 중요 거점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광의 쇠락과 함께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마을이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맥켄지 산맥의 중심에 있어서, 그 옆에 있는 안데스 산맥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고도는 해발 3000미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제 몸은 고도의 조건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얼마후 라스 꾸에바스 Las Cuevas 라고 부르는 검문소가 있는 지점에 도달합니다. 이 지점의 검문소에 내렸을 때, 한쪽으로 4300mts s.n.m. 이라는 간판을 보았는데, 그 의미가 해발 (sobre nivel del mar)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차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고 있었지만, 시동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디젤의 경우는 그런 문제는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가솔린 차의 경우는 산소의 부족때문에 시동이 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높은 지역을 다니다보면 길에 세워놓은 차들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가솔린차를 가지고 계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칠레 여행 가이드 북에서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 줍니다.

고산 지대를 여행하는 경우 권고 사항:
1. 고산지대에서는 산소의 부족으로 자동차의 힘이 딸리거나 시동이 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산지대로 출발하기 전에 근처의 카센터를 들러 잠시 손을 보기 바랍니다. 가장 흔하게 조정하는 방법은 일시적으로 에어필터를 꺼내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국도를 벗어나 비포장으로 갈 계획이 있거나 가게 된다면, 꼭 공원 관리 사무소에 목적지를 보고하고 가도록 하십시오. 만약의 경우 조난을 당한다면 라디오를 통해 도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
3. 1월과 2월의 우기에는 쏟아지는 비의 양때문에 길이 사라지거나 급류를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국도 외의 비포장 도로로 가게 된다면 사륜 구동 자동차로 다니기 바랍니다.
4. 미리 고지대의 상태를 알아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계절은 3월과 4월, 그리고 9월로 12월입니다.
5.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비상식량(물과 음식)을 가지고 다니기 바랍니다. 또한 겨울이라면 라디에이터에 부동액을 넣고 오시기 바랍니다.
6. 의복은 잘 갖추고 오시기 바랍니다. 저녁에는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파카나 따뜻한 옷을 준비하십시오. 낮에 사용할 선크림과 선글라스 또 입술에 바를 립스틱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고산지대는 무척 건조합니다.
7. 고지대에서는 뛰거나 급격한 활동을 하지 마십시오.
8. 차가 고장났더라도 차를 버려두지 마십시오. 꼭 필요한 경우라면 도로를 이용해서 걷되, 대로변의 다른 길로 다니지 마십시오.

산티아고에서 준비를 해 온 컵라면을 하나 끓여먹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희한한 것은 주변의 시냇물이 얼어서 얼음이 보이는데도 날씨가 춥지 않습니다. 아마도 건조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장실을 보고 싶어서 검문소의 경비에게 화장실을 좀 쓰고 싶다고 했는데, 쓸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배관이 모두 얼어 있어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좀 떨어진 들판에 가서 좀 실례를 합니다.

들판에는 과나꼬 Guanaco 들과 리에블레 (토끼처럼 생겼는데 꼬리가 없습니다)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재밌는것은, 고산지대라서 그런지 이 녀석들도 뛰어다니지를 않더군요. 사진기를 들고 가까이 가 보았는데, 도망을 치면서도 뛰지를 않았습니다.


차를 끌고 더 앞으로 갑니다. 이제 차는 충가라 국립공원 Parque Nacional de Lago Chungara의 제일 멋진 부분인 충가라 호수 Lago Chungara 에 도착합니다. 뒤로 있는 산 봉우리는 해발 5600미터에 달하고 앞의 호수 수면은 해발 4700미터 정도가 됩니다. 이 지경까지 올라오니 고산병의 징후가 나타납니다. 눈이 빠질 것 같고, 토할 것 같습니다. 옆자리에 쌩쌩하던 와이프가 누워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저도 너무 힘이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충가라 호수가 나타나는 곳에 칠레 국경이 있었습니다. 출국 도장을 받아야 하기에 와이프를 차에 뉘여놓고 여권을 들고 내렸습니다. 그런데 저역시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앞 건물에 가서 도장을 받으라는 말을 차를 타고 앞으로 가라는 소리로 듣고 떠났습니다. 다시 건물이 나타나는 곳에서 물어보았더니 볼리비아 국경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뒤로 돌아와서 출국 도장을 받았습니다. 평지에 사는 사람들이 이 지역에 오면 이런 증상이 흔한가 봅니다. 양국의 관리들은 저희들에게 의자를 내어 주고는 자기들이 도장을 찍고 보내주었습니다.

지금은 후회가 많이 되지만, 당시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고, 어서 빨리 그 지역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멋진 국립공원에 가서 겨우 사진 1장만을 찍었습니다. 그 기분을 이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찍은 충가라 호수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그 흔한 홍학 한마리, 과나꼬나 야마 한마리가 없는 사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겐 충가라 호수를 갔다는 인증 사진이 되겠네요. ^^;; 그리고 이제 볼리비아로 들어갑니다. 남미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 그리고 고원의 도시 라 파스 La Paz,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시죠? 함께 살펴보도록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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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자동차로 지구 반바퀴" 시리즈를 접습니다. 한국을 갔다왔기 때문에, 지금은 한국을 방문한 이야기를 쓰는데 시간을 좀 할애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서 "자동차로 지구 반바퀴" 대신에 "남미 촌놈의 한국방문 이야기"를 포스트할 것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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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까마 소금 지역의 유일한 오아시스인 또꼬나오를 소개합니다. 또꼬나오는 주민 숫자가 400여명 밖에 안 되는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수십 킬로미터 내에 유일한 담수가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오아시스로서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를 제외하고는 이곳에서밖에는 사람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이 페이지의 사진들은 별도의 워터마크가 없다면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또꼬나오는 잉카 시대부터 존재하던 마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마을로 유입되는 사람의 수가 엄격히 통제되는 곳입니다. 방문하는 사람들은 마을 어귀에 있는 국경 수비대에 신분증을 제시하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440여명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더 늘어났을려나요? 아마 늘어났더라도 500여명 정도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또꼬나오 인근의 제레 계곡 Valle Jere 입니다. 또꼬나오에서 사용되고 바깥으로 돌려진 물은 이 계곡을 통과해서 땅 속으로 스며듭니다. 계곡의 다른 쪽으로는 식수의 근원이 되는 물 근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을 잉카 인디오들은 조그만 수로를 통해 전 가정과 손바닥만한 밭으로 흘러들어가도록 조정를 해 놓았습니다. 손바닥만한 밭이라구요? 예! 이 또꼬나오에는 정말 손바닥만한 백여개의 밭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밭에서는 여러 채소는 물론 여러 종류의 과일이 생산됩니다.


아따까마 지역을 좀 보시지요~! 이곳의 물은 대개 소금물 입니다. 그리고 호수 주변의 흰 부분은 대개 소금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론 경치는 끝내줍니다만, 이곳에서 낙오를 하게 된다면, 정말이지 탈수와 탈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이드의 말에 절대적으로 순종하셔야 합니다. 물론, 떨어진다고 그냥 출발할 가이드들은 없겠지만요.


하지만 이곳 또꼬나오에서는 그래도 아무튼 물이 있기 때문에 그 물을 사용해서 여러 가지 식물들과 채소들과 먹거리들을 재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산된 것은 외부로 나가지는 않습니다. 특히 관광객이라고 팔지는 않더군요. 모두 이곳에서 소비가 되는 모양입니다.


함께 갔던 후안과 와이프가 수로에 있습니다. 이 수로는 잉카 시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거라고 하더군요. 이 수로는 모든 가정으로 들어가거나 적어도 모든 가정 부근으로 통과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 수로를 보호하고 깨끗하게 유지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당연하지 않을까요? 이 물이 이 지역에서는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할테니 말입니다.

또꼬나오를 방문하고 나온 제가 뭐가 그리 감명 깊었을까요? 물이 주는 힘, 그리고 그 조금의 물을 사용해서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를 만들어놓은 인간의 노력이 감명을 주었습니다. 뭐, 생존을 위해 공통적으로 협조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또꼬나오에서는 공용 물과 관련해서 개인의 이기주의는 발 붙일 곳이 없어 보였습니다. 집단의 이익이 개인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을 테니 말입니다.

작게는 또꼬나오 마을의 일이겠지만, 제 눈에는 거대 지구촌속의 인간 사회로 확대되어 비쳐졌습니다. 인간이 공통의 이득을 추구하는 것이 개개인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세상이 좀 더 바뀌지 않을까요? 이 또꼬나오라는 조그만 마을은, 거대 지구촌 속의 주민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했습니다. 당신들은 어떤가요?" 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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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파가스타에서 다음 행선지인 칼라마 Calama 의 숙소를 지정받고는 다시 길을 달려서 깔라마에 도착한 것은 해가 지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숙소를 제공해준 주인의 아들인 후안을 데리고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라는 마을로 갑니다.

포스트안의 사진 중 별도의 워터마크가 없으면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깔라마에서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로 가려면 좀 높은 언덕을 하나 넘어가야 합니다. 나무 한포기 없는 사막지대의 언덕이란게 그리 매력적일 수는 없지만, 나타나 보이는 풍경은 평생 보아오던 광경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그 광경에 매료가 됩니다.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로 가는 길에 달의 계곡 Valle de la Luna 라는 곳이 있습니다. 동일한 이름의 아르헨티나 지명과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르헨티나의 달의 계곡은 라 리오하 La Rioja 주(州)와 산 후안 San Juan 주(州)의 경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이 이곳보다 훨씬 더 볼만합니다. 하지만 아무튼 칠레의 달의 계곡속에서 황량한 풍경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곳곳에 널려있는 하얀 지층은 이 지역이 소금층이라는 것을 쉽게 알수 있게 해 줍니다.

잠시 지도를 살펴보시겠습니까?


안토파가스타에서 깔라마까지 분홍색 화살표로 진행방향이 나와 있습니다. 깔라마에서 남동쪽으로 녹색 네모가 있는 곳이 아따까마 사막입니다. 호수도 있구요. 특히 오렌지색 화살표의 끝 부분에는 아따까마 지역의 인디오 마을 또꼬나오 Toconao 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제가 특히 감명을 받은 곳이기에, 그 부분은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깔라마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가면 세계에서 몇 번째안으로 들어가는 노천 광산인 추키카마타 Chuquicamata가 있습니다. 구글 캡쳐에서 추키카마타를 캡쳐해 봅니다.


그런데, 제가 왜 추키카마타를 가보고 싶어했을까요? 그것은 트럭 때문이었습니다. 바퀴 하나의 높이가 제 키(184cm)만한 트럭이라면 얼마나 신기할까요? 하지만, 깔라마를 갔을 때 못 보았던 그 트럭을 결국 이과수에 와서 보았다고 하면 또 어떨까요?


사진은 이따이뿌 댐 근처의 에코 무세오 Eco Museo 라고 하는 곳에 세워놓은, 이따이뿌 댐 건설 중에 사용되었던 트럭을 전시해 놓은 것입니다. 정말 어마어마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칠레의 추키카마타 광산에 사용되는 트럭은 이것보다 훨씬 더 큰 것 같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다시 가 보기도 쉽지 않으니...

아무튼, 추키카마타와는 반대로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로 달려서 그 마을에 도착합니다. 도착해보니, 정말 조그만 마을이더군요. ^^



조그만 마을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진흙담이나 집들의 모양이 옛날 부모님 고향의 시골집들을 연상시키더군요. 게다가 아이마라 인디오들이라니! 정말 멀리서 보면 꼭 한국인들 같아 보이더군요. 점점 가까이 오면서 보면 인디오임이 분명하지만, 50미터만 밖에 서 있어도 옛날 시골의 한국인들 같아 보여서 이 마을과 사람들이 엄청 정감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아따까마 마을에 있는 시장의 모습입니다. 좀 전에 마을이 한국의 옛날 같았다고 하지만 시장은 우리네 시장과는 좀 다른데다, 파는 물건은 영 딴판입니다. 이곳에서는 볼리비아와 페루 그리고 칠레 북부의 케추아, 아이마라 인디오들이 많이 사용하는 뽄초 Poncho 라든가 알파카, 비쿠냐와 같은 낙타 닮은 동물들의 모피와 털로 만든 품목들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부족마다의 특징이랄까, 혹은 민족적인 특성들이 각각 나타나겠지만, 그건 전문가들의 이야기일 테고, 제 눈에는 거기서 거기였다는....

아따까마 사막 지역에 유명한 것으로, 제가 보지 못했던 것들이 상당한데요. 앞서 언급했던 사막의 꽃동산은 제가 볼 수 없었던, 사진 엽서로만 떼웠던 것이구요. 또 다른 볼 수 없었던 것은 게이셀 Geiser, Geyser 입니다. 게이셀이 뭐냐구요?


온천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게이셀이 있으니 이 부근에 온천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게이셀이란 한국어로는 간헐천을 말합니다. 그런데 간헐천이 뭐냐구 묻는다면요?

간헐천이란, 땅 속으로 스며든 물이 마그마 근처까지 도달하면 더워져서 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그때 위로 올라가는 물이 구멍을 만나면 온천이 되고, 바위라든가 뭔가 장애물이 있어서 막히면 압력이 증가하면서 틈새 같은 곳으로 가스가 분출되는 것이 바로 게이셀입니다. 가스 분출공이 생기는 곳에는 온천과 함께 주기적으로 게이셀이 나오는데, 지구상에는 약 1000개의 게이셀이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그 중 절반이 미국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 남미의 아따까마에도 존재하고 있죠.


가스가 분출하는 게이셀 사진이 보이십니까? 그런데 왜 이것을 못 보았느냐고 물으시는 분이 있을 듯 하네요. 첫째는 제가 아따까마가 목적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었구요. (산티아고에서 너무 시간을 끌어서 아따까마에서는 그냥 시간이 T.T) 두 번째는 게이셀의 활동은 해뜨기 전의 새벽이 가장 활발한데, 그 시간에는 제가 정신이 없어서 볼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정말 남미를 여행하실 때는 시간 여유가 많아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아따까마를 오시게 되면 적어도 게이셀을 보실 수 있도록 날짜를 여유있게 오시기 바랍니다.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를 둘러 보시면서, 특별히 또꼬나오 라는 인디오 마을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냥 좀 오래된 건축물들이 있는 곳인데, 이 마을의 역사는 잉카 시대로까지 소급한다고 합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또꼬나오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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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찍은 사진 한 장입니다. 제 자동차 뒤족으로 모래로 뒤덮인 산 하나가 보이지요? 사실은 저 산의 높이는 1500미터 정도가 됩니다. 설마~ 라구 생각하십니까? 사실 그렇습니다. 게다가 저 위를 올라가면 아주 평평하죠. 1500미터 높이 위에 평평한 땅을 상상하실 수 있을까요?

칠레의 북쪽 이 부분은 모두 알티플라노 Altiplano 라고 불리는 지역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어로 알토 Alto 는 높다는 의미이고 플라노 Plano 는 평평한 면이라는 뜻입니다. 두 단어가 합해져서 높은 곳의 평평한 땅이라는 의미를 전달합니다. 바닷가로 난 길을 따라 가다가 어느 순간 계곡 - 이라지만, 이쪽에서 저쪽까지가 수 킬로미터가 됩니다. - 을 따라 꾸불꾸불 올라가서 정상에 도달하면 그곳에서 사막 평야로 난 길을 따라 백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갑니다. 그러다 또 계곡을 만나면 꾸불꾸불 내려와서 한참을 달리다 다시 꾸불꾸불 올라가고 하는 식으로 가게 됩니다.

아래의 이미지들은 별도의 워터마크가 없으면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아직 해가 한창 있을 때에 안토파가스타 Antofagasta 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은 번창하는 해안 도시여서 상당히 번화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해안에 위치한 한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저 뒤편으로 안토파가스타의 시내 모습이 보입니다. 바닷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위태로운 모습도 좀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다보니 이런 사진도 있군요.


쓰나미가 있을때 찍은 사진으로 보이는데,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물론 제가 안토파가스타를 갔을 때에는 이런 모습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해변으로 난 도로를 따라 수백킬로미터를 여행하고 있었으니까 이런 쓰나미가 있었다고 하면 아찔 하겠지요?


안토파가스타 북쪽 해안에는 천연의 바위가 바다위에 마치 대문처럼 세워진 곳이 있습니다. 이곳을 이 지역 사람들은 포르탈 Portal 이라고 부릅니다. 안토파가스타에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한가지 컨텐츠인 셈이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안토파가스타에 오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아따까마 사막 Desierto de Atacama 일 것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아따까마 사막, 사실 저는 아따까마를 가기 전에 언젠가는 사하라 사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아따까마를 일주일 정도 겪고는 사막에 대한 상상을 버렸습니다. 이제는 사막은 별로 가고 싶지가 않네요. ㅎㅎㅎ



며칠동안 색채만 달라질 뿐, 계속 황무지인 곳으로 달려가니 녹색의 풍경이 눈에 그리웠습니다. 가끔씩 물이 있는 곳들이 있어서 오아시스를 만들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회색, 흰색, 붉은색, 검은색의 모래 혹은 바위 혹은 얕은 관목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사막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아따까마에도 아주 멋진 모습이 연출되는 때가 있습니다. 건조한 아따까마지만, 1년에 한 차례 9월 말~10월 초경에 분무기로 뿌린 듯한 비가 한차례 온다고 합니다. 그러고나면 모래밭속에서 꽃받침이 없는 꽃들이 일제히 머리를 들어 수분을 기다린다고 하네요. 해마다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아따까마로 온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그거 보려고 하늘을 목빠지게 기다리는 모습은 연출하기 싫더군요. 그래서 그냥 엽서 한 장만 사고 말았습니다.

안토파가스타에서 Dr. 이그나시오 Ignacio 가 추천한 한 부인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칠레를 떠날 때까지 도시마다 숙소가 마련되어서 칠레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안토파가스타를 떠나 다음 행선지인 깔라마로 갑니다. 시간이 좀 부족하지만 둘중 하나는 볼 생각이었습니다. 하나는 추키까마타 구리 광산 Minas de Chuquicamata 이고, 또 하나는 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 San Pedro de Atacama 라는 아따까마 사막 지역의 마을이었는데요. 구리 광산을 포기하고 사막 마을을 방문해 봅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그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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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세레나를 떠나면서부터 Ruta 5의 길이 좁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쌍방 4차선이던 도로가 그곳에서부터 칠레를 떠날 때까지 쌍방 2차선으로 변하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통행료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통행료는 여전히 받고 있었지만요.

별도의 워터마크가 없는 사진들은 모두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라 세레나를 지나 꼬삐아뽀로 가면서 경치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슬슬 아따까마 지역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인지, 산도 민둥산이 많고, 경치가 황량해 지기 시작합니다. 꼬삐아뽀를 당도했을 무렵에는 아직 해가 있을 때였습니다. 거기서 와이프와 저는 조금 다투었습니다. 와이프는 내친김에 안토파가스따 까지 가자는 거였고, 저는 꼬삐아뽀에서 하룻저녁을 보내자는 것이었죠. 뭐, 사실 경치에 대한 미련은 없었습니다. 벌써 칠레의 왠만한 경치는 다 보았으니까요. 하지만 낯선 곳을 여행하는데 그 광경을 저녁에 지나가고 싶지는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결국, 와이프는 제 의견을 따라 하룻밤을 꼬삐아뽀에서 보내게 됩니다.


꼬삐아뽀의 첫 인상은 평범했습니다. 숙소를 구하고, 와이프와 함께 시내를 한 바퀴 돌자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별 볼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차에 주유를 하고 꼬삐아뽀를 떠났습니다. 꼬삐아뽀는 계곡에 있는 도시 같습니다. 양쪽 옆으로 높다란 산들이 경계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나무가 별로 없는 민둥산인데, 그런 산이 바닷가까지 양 옆으로 호위를 하고 있습니다.


꼬삐아뽀에서 태평양으로 나오는 길을 생각하면, 한가지 끔찍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구름인데요. 꼬삐아뽀를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짙은 구름속에서 운전을 하게 됩니다. 우린 처음에 안개인줄 알았는데, 양쪽이 모두 모래밭인데 무슨 안개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해가 멀리서 모양을 드러내며 비치자 양쪽 옆으로 십자가들이 빼곡이 드러났습니다. 도로 옆의 십자가.... 무슨 뜻인줄 아시겠죠? 그 도로에서 죽은 사람을 위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양쪽으로 십자가들이 무슨 묘지모양으로..... 우리의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알고보니, 매일 저녁에 형성되는 구름 탓에 사고가 많은 지역이라고 합니다. 와이프는 전날 내 말을 듣고 꼬삐아뽀에서 자기를 정말 잘했다고 말하더군요. 여러분도 꼬삐아뽀에서 태평양 쪽으로 가실 때는 꼭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꼬삐아뽀에서 서쪽으로 76km를 가면 해변이 나옵니다. 해변 가까이에서 100여미터 정도 높이의 내리막길이 있는데, 그때까지 구름이 끼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구름이 해수면에 가깝게 붙어 있다는 의미겠지요? 그게 가능하냐고 묻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바에 의하면, 이 구름은 이 지역의 특징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러니 정말 운전을 조심해야 하겠지요?


꼬삐아뽀에서 서쪽으로 달려 처음 만나는 바닷가의 마을이 깔데라 Caldera 입니다. 깔데라는 어촌으로서는 뭐가 좀 있는지 모르겠지만, 눈에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래속에 있는 마을이고 배들이 좀 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도로 옆으로 있는 바다는 정말 기괴했습니다. 파도가 다행히 잔잔해서 그렇지, 만약 좀 높은 파도가 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태평양의 파도는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 파도가 온다면, 혹은 쓰나미가 친다면요? 이 부근은 모두 쓸려가버리게 되겠지요?


물론 해변으로 난 길은 얼마 안 가서 사라지고 다시 산길로 접어듭니다. 그리고 안토파가스따까지는 알티 플라노라고 불리는 지역을 지나가게 됩니다.

이 지역을 다니는 차량들은 주의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사막 지역이라 그런지, 라디에이터의 물이 아주 잘 증발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라디에이터를 하나 여분으로 가지고 다니는 차량들이 많습니다. 또는 여분의 물을 가지고 다니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경험이 없기는 했지만, 미네랄 워터를 20여 리터 가지고 다녔는데, 이곳에서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꼭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칠레 전국을 나누는 방법
칠레는 전국을 12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칠레가 참 길죠? 그래서 위에서부터 선을 그어서 1번 지역 Region I, 2번 지역 Region II, 3번 지역 Region III.... 식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소를 쓸 때도 Iquique Region I 라고 써야 합니다. 참고로 각 지역의 주요 도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Region I                                    Iquique
Region II                                   Calama
Region III                                  Copiapo, Vallenar
Region IV                                  La Serena, Coquimbo
Region V                                   Vina del Mar, Valparaiso
Region Metropolitana                  Santiago de Chile
Region VI                                  Rancagua
Region VII                                 Talca, Linares
Region VIII                                Chillan, Concepcion
Region IX                                  Temuco
Region X                                   Valdivia, Osorno, Puerto Montt
Region XI                                  Punta Are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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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거주하던 때부터 잘 아는 친구가 몇 명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2000년 이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떠나 산티아고에 거주하는 친구들인데, 이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그 중 하나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만나서 산티아고로 오면 들르라며 주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를 타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 거의 보름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동안, 그 친구는 칠레에 면한 아르헨티나 도시 멘도싸까지 와서는 눈 때문에 길이 막혀 저보다 며칠 뒤에 산티아고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 집에 있을 생각으로 산티아고를 왔는데 말이죠.

다행히 그 친구의 여동생 내외와 또 파라과이에서 알았던 친구가 있어서 그 집에 숙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산티아고의 여기 저기의 모습이 궁금하시죠? 사진과 함께 에피소드를 소개해 드리죠. ㅎㅎㅎ


이 사진이 당시 찍었던 사진입니다. 사진에 나타난 꼬마는 지금쯤 10대 후반의 아가씨가 되었겠군요. 그 아이의 어머니 그리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은 아버지는 사실 저날 처음 만난 분들입니다. 브라질에서 차를 몰고 온 것을 보시고는 칠레의 전통음료를 한잔 대접하겠다고 하셔서 얻어먹고 있는 중이죠. 그리고 오른쪽에 반절만 얼굴이 나온 아줌마가 숙소를 제공한 친구의 부인입니다. ^^

산티아고를 가시면 모떼 꼰 우에실료 (Mote con Huesillo)를 드셔 보세요.
산티아고부터 시작해서 북쪽으로는 아이마라 원주민들이 많이 삽니다. 그들과 또한 생활이 연결되어 있는 케추아 인디오들에게는 한 가지 특이한 음료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사진에 나타나는 모떼 꼰 우에실료입니다. 모떼는 한국말로 "율무"를 말하는 것이구요. 우에실료는 "마른 복숭아"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율무를 넣고 삶아 끓인 달콤한 물에 마른 복숭아를 넣어서 먹는 음료인데요. 한국의 수정과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처음 드시는 분들은 비위가 좀 상한다고 하더만, 저희 부부는 너무 맛있어서 여행을 마칠 때까지 가능한 곳에서는 모떼 꼰 우에실료를 마셨답니다. 여러분도 한잔 어떨까요?

6월 12일 목요일부터 우리 부부는 20일까지 9일간을 산티아고에서 보냈습니다. 숙소는 편안했지만, 여행 최종 목적지가 많이 남은 상태여서 계획도 짜고 일부 수정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 숙소를 제공했던 친구(의대를 나온 친구죠.) 집에서 친구의 칠레 친구 의사를 하나 만났습니다. 심장 전문의라고 하는데, 아무튼 칠레에서는 아주 잘 알려진 의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의사로부터 의외의 선물을 받게 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칠레를 떠날 때까지의 숙소를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숙소를 선물로?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설명을 좀 해 드리죠.


칠레는 당시 물가가 무지 비쌌습니다. 브라질보다 거의 3배가 비쌌을 정도이니 짐작이 가시겠습니까? 실제로 제가 여행을 했던 70일 동안 쓴 비용의 1/2을 칠레에서 썼습니다. 그런데 칠레에서는 총 20일밖에 없었다는 거죠. 게다가 산티아고에서는 친구 집에서 얹혀 지냈는데도 그랬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비싼 것일까요!

비용도 비용이지만, 칠레의 일반 가정들을 보니 손님을 치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집이 비좁았습니다. 이런 형편이니 민박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터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도 산티아고를 떠나 북쪽으로 여행하면서 주요 도시마다 숙박할 곳을 여기 저기 타진하고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의사가 자신의 환자들 가운데 잘 아는 사람들로 자신도 여행을 가면 묵는 숙소들이 있다고 하는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일단 안토파가스따 Antofagasta 까지만 가면, 거기서부터는 숙소를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말 믿기 힘든 일이었지만, 산티아고를 떠난 이후 정말 안토파가스타 이후부터 칠레를 떠날 때까지 숙소가 계속 마련되었습니다. 대단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는 칠레의 전체 인구중 1/3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기가 참 안 좋더군요. 언제나 스모그가 낮게 깔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맑은 하늘을 본다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아주 맑은, 그래서 멋진 하늘을 볼 수 있는 날도 있었습니다. 바로 비가온 다음날의 산티아고는 진주처럼 영롱한 도시가 되더군요. 저는 체류중에 그런 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칠레의 한인들이 남산이라고 부르는 산에 놀러갔고, 서두에 나온 한국인 가족을 만나 특이한 음료를 대접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도 감사를 표했지만, 지금 블로그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정말 멋진 추억을 선물받은 것 같습니다. 이름이 김대석씨라고 밝힌, 낯선 여행자들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신 분입니다. 블로그 포스팅 속에서나마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대석씨, 그리고 그 가족분들!


산티아고는 재밌는 점이 많았습니다. 재밌게 보냈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니, 재밌게 보내기도 했습니다만) 산티아고 시 자체가 재밌는 게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제가 포스트에 올려보내는 사진들의 대부분은 시내 남쪽(이던가?)에 위치한 라스 꼰데스 Las Condes 라는 지역입니다. 2003년에 처음 차를 끌고 갔을 때에는 북쪽에 위치한 레꼴레따 Recoleta 지역에서 머물렀습니다.

한국은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에 지역 감정이 있지요? 그런데 칠레는 레꼴레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내 북부와 라스꼰데스와 비따꾸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내 남부와 지역 감정이 있더군요. 레꼴레따 쪽은 윗 동네라고 부르고 라스 꼰데스 쪽은 아랫동네라고 합니다. 윗동네와 아랫동네 사이에는 서로 라이벌 의식 같은 것들이 있고, 서로 상종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맥도널드같은 프렌차이징 업소들도 두 지역의 서비스가 다르다고 하니, 정말 희한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산티아고 하면,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은 물이 무척 강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남쪽에서부터 훝어왔기 때문에 남쪽의 물이 아주 매끈매끈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티아고에 도착한 첫날 목욕을 하러 다 벗고 들어갔는데, 비누거품이 물에 닿자마자 굳어버리는 것을 경험하고 엄청 황당해 했습니다.

숙소를 제공한 친구의 부인은 칠레 전국에서 산티아고의 물이 제일 나쁘다고 하더군요.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산티아고 북쪽으로는 볼리비아를 만날 때까지 물 사정이 똑 같았습니다. 산티아고의 물 문제는 제게는 아주 안 좋았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말이지만, 산티아고에 사는 (제 친구들을 포함해서) 교민들이 좀 불쌍하게 느껴지게 하더군요. ㅎㅎㅎ


하지만 칠레, 특히 산티아고의 발전 정도는 정말 눈이 부셨습니다. 시내가 잘 정돈되어 있었고, 또 환경이 아주 깨끗했습니다. 게다가 남미에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가장 좋은 나라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바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동양인인 저희들에게 ?Es usted coreano? 라고 묻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먼저 치노 Chino 가 나오고, 그 다음에 하뽀네스 Japones가 나오고 그 다음에 나오거나, 아니면 그럼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묻기가 일반적이었는데 말이죠. 현지인들이 인식하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칠레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좋아졌습니다.

게다가 칠레에서 좋았던 것 한 가지는 칠레의 와인이었습니다. 칠레의 와인은 현재 한국에도 유명하지만, 산지에서 마시는 칠레 와인이 정말 맛있더군요. 싸면 싼데로, 비싸면 비싼대로 정말 좋았습니다. 10여일 산티아고에 체류하는 동안 친구를 따라 15가지 이상의 와인을 마셔 보았는데, 모두, 정말이지 모두, 맛이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칠레에 가시면 맛있는 와인을 많이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열흘동안 산티아고의 이곳 저곳을 배회하고 구경을 하면서 볼리비아로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볼리비아 비자를 받으러 갔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볼리비아 영사관을 갔을 때 느꼈던 볼리비아 사람들의 특유의 냄새가 칠레의 볼리비아 영사관에는 없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하든지, 영사관의 직원들처럼 외국인들도 현지의 주민들을 닮아가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볼리비아 영사관은 산티아고 시내를 가로지르는 마뽀초 강 Rio Mapocho 가에 있습니다. 비자를 신청하면, 비자대를 지불해야 하는데, 강 건너 은행에서 낼 수 있습니다. 비자대를 지불하고 왔더니 비자가 여권에 찍여 있더군요. 이제 볼리비아로 들어가는 필요한 증명은 모두 습득한 셈이네요. 그럼, 출발해야겠죠?

산티아고에서 드셔 보셔야 할 원주민 토속 음식: 소빠이삐쟈 Sopaypilla
산티아고에 있는 동안 그곳에서 알게된 한 지인으로부터 소빠이삐쟈라는 빵을 선물받았습니다. 그것을 입에 넣고 우물거려보니 쫄깃한게 아주 구수하더군요. 재료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 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글쎄, 재료가 호박이라고 하네요. (맞는지 틀리는지 모릅니다. 칠레에 계신 분들이라면 좀 댓글 남겨 주세요)
그런데, 소빠이삐쟈가 무슨 뜻일까요? 처음 들었을 때 Sopa y Pizza 라고 들었기 때문에 스페인어로 "국물과 피자"라고 연상을 했는데, 남미에서 짬밥수가 늘어나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칠레의 아이마라어와 파라과이의 과라니어 사이에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소빠 라는 단어는 공통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라니어로도, 또 아이마라어로도 소빠는 "빵" 혹은 "떡"을 의미합니다. 그럼 삐쟈 pilla 는요? 라고 묻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삐쟈라는 단어는 "악마"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소빠이삐쟈는 무슨 뜻일까요? "악마의 빵"이라고 한다네요. 좀 섬뜩한데, 이 맛있는 빵에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정말 모르겠더군요.
칠레 지도를 보면 지명에도 "악마"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티아고에서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에 아름다운 산골짜기 마을의 이름이 멜리삐쟈 Mellipilla 였습니다. 또, 제가 지나친 북쪽의 한 해변가 마을의 이름은 또꼬삐쟈 Tocopilla 였습니다. 칠레의 아이마라 인디언들과 악마는 어떤 관계였을까요?


산티아고에서 생각이 나는 또 다른 것은 쇼핑몰이 몰려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다른 남미 나라들과는 달리 쇼핑몰이 몰려있고, 주차장을 가운데에 두고 함께 쓰고 있더군요. 미국에서는 그렇게 많이 한다던대, 남미에서 그것을 보니 아주 신기했습니다.

아무튼 우여곡절 속에 거의 10일을 보내고 산티아고를 출발한 날짜는 6월 20일 금요일이었습니다. 출발을 축하해 주려는 듯이 날씨도 아주 좋았습니다. 산티아고를 출발하자마자 나타난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는데, 자동차가 조금 흔들리더군요. 자동차 안에서 와이프가 물건을 좀 정리하고 있겠거니 했는데, 주유를 하는 직원들이 자기들끼리 하는 말이 얼핏 들려왔습니다. 시스모 (미진)가 어쩌구 저쩌구 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저 앞의 주유소 사무실의 유리창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러구보니 제 발아래 땅 역시 흔들림이 느껴지더군요. 우아~ 이게 지진이라는 거구나~!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더군요. 빨리 칠레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칠레의 건물들과 내진 설계
칠레는 환 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지진과 화산활동이 빈번한 곳들이 많습니다. 2010년에도 대지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진의 규모에 비해서 피해는 비교적 적습니다. 그 이유가 건물의 내진설계에 있다고 합니다. 건축도가 아니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칠레의 건축 현장을 한번 가 본적이 있었습니다. 기초속에 거대한 기차바퀴처럼 생긴 바퀴와 레일이 들어간 것을 보고 흥미로웠던 것을 기억합니다. 설명해 준 사람에 의하면, 그런식으로 건물을 올리면 건물 자체가 유격이 생겨서 왠만한 미진에는 피해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칠레의 건축은 동 지진대에 속한 많은 나라들에서 꽤나 유명하다고 합니다.

아무튼, 저는 지진이 많은 곳에서는 겁나서 못 살겠더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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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스피드로 여행을 하는 제가 비쟈리까를 떠나 목적지로 향한 곳은 떼무꼬 Temuco 였습니다. 떼무꼬라... 이름이 좀 요상하죠? 혹시 그 동네 사람들 "돈 떼무꼬 도망온 사람들은 아니겠죠?" 뭐,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이 포스트의 사진들은 별도의 워터마크가 없다면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떼무꼬는 남부 칠레의 주요 도시중 하나 입니다. 이곳에는 임업이 발달해 있는데, 한국인 하나도 이곳에서 목재를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떼무꼬를 도착해서인지, 하나도 기쁘지 않더군요. 구질구질하고, 춥고.... 그냥 시내를 한 바퀴 휘 돌아보았는데, 그리 멋진 곳도 아니고 해서 그냥 다음 도시인 치잔 Chillan 으로 향했습니다. 아무튼 하룻 저녁 지낼 곳은 찾아야 하지 않았을까요?



일단 치잔으로 가는 동안에 저녁을 먹었습니다. 빅토리아 Victoria 라고 이름붙어 있는 마을을 지나면서 장거리 트럭 운전사들의 기사식당처럼 보이는 곳에서 까수엘라 바꾸나 Casuela Vacuna 라는 음식을 시켰습니다. 칠레에서 살던 내 친구는 이 음식이 꼭 한국의 갈비탕 같다고 했는데, 나온 음식을 보니 정말 비슷하기는 했습니다. 1인분이 1300 칠레뻬소, 미화로는 2불 선이니 그리 비싼 음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맛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칠레 전국을 통틀어 맛있는 식당음식을 별로 먹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칠레라고 해도 맛있는 음식을 하는 곳이 있을텐데, 일반적인 여행자들에게 맛있는 음식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이 치잔이었습니다. 치잔에 도착했을 때에도 비는 내리고 있었고, 게다가 해가 져서 컴컴해지고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에게는 그렇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습니다. 어딘가에서 빨리 숙소를 정해서 하룻저녁을 보내야 했거든요. 그때, 우리 부부의 눈앞에 아파트 호텔이 하나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 아파트 호텔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짐도 다시 정리를 하고 말이죠.






다음날 아침에 치잔에서 볼게 뭐 있느냐고 물었더니 전통 공예 시장을 말해 주더군요. 사실 치잔에서 제일 좋은 것은 스키장과 온천입니다. 위에 사진에서 볼 수 있지요? 하지만 그런 컨텐츠는 즐기기에 날씨가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전통 공예 시장으로 가 보았는데, 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바로 위에 피리를 들고 있는게 전데요. 악기들을 살펴보았는데, 제품의 질이 조악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시장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산티아고를 향해 아침일찍 떠났습니다.

칠레의 숙소대금
지금(2012년)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이 여행을 하고 있었을 무렵에는 칠레의 숙박시설에서 돈을 낼 때마다 참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일단 관광객은 두 가지 옵션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칠레 뻬소로 내든지 외화로 내든지요. 칠레 뻬소로 낼 경우, 내국인들이 내듯이 숙박료에 18%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외국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그 다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외국 화폐로 지불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외국인이기 때문에 칠레 정부가 책정한 18%의 세금을 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호텔 주인이 책정한 정말 말도 안되는 환전가치로 요금을 내야 합니다. 이래저래 떼어야 하는 칠레의 숙박료, 정말 낼 때마다 욕이 입 바깥으로 나오지 않도록 엄청 노력해야 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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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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