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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정체를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고.... 갑자기 왠 화장지? 라고 하실 분들이라면 생각좀 같이 해 보았으면 한다. 사실, 나도 작년에 친구가 와서 의문을 제기할 때까지는 화장지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는 않았었다. 다만 선호하는 화장지가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화장지에 코를 푸는 모습을 보면서 친구가 한 마디를 던졌다. "그러구보니, 화장지를 만드는데도 상당한 공업 수준이 요구되는 모양이다....." 그렇다. 화장지를 만드는데도 상당한 공업 수준이 요구되는 모양이다. 고급 화장지이니 당연히 부드러운거야 말할 필요도 없다. 두 겹으로 되어 있는 화장지는 너무 질겨도 않되고 너무 부드러워도 안된다. 왜냐? 너무 부드러우면 쉽게 찢어지거나 뚫릴테고, 너무 질기면 고급 화장지로서 구실을 하기 힘들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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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내가 사용하던 화장지는 브라질 최고 메이커인 NEVE였는데, 한 롤이 30미터가 감긴 거였다. (브라질 교포들 가운데는 NEVE가 아니라 PERSONAL이나 SOFTY 혹은 DUALETTO가 최고라고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작년까지는 30미터짜리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야 50미터짜리가 나오고 있지만 지금도 30미터짜리는 여전히 나오고 있다. 문제는 길이가 아니라 종이의 질이다. 적당량을 잘라서 두 번을 접은 다음 코를 푸는데, 힘껏 팽~! 하고 풀면 구멍이 뚫리면서 잘게 부서진 종이조각이 손과 주변에 널부러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파울로 사는 동안에는 제일 좋다고 해서 계속 NEVE만 써 왔는데, 포즈로 이사를 온 다음에는 이웃 나라들의 화장지도 써 보게 되면서 비교를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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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슈퍼를 가니 이제는 NEVE도 50미터짜리가 나오는 모양이다. 이 정도면 상당한 수준이 된 셈이다. 길게 늘어진 종이(부드러운 종이를) 같은 규격의 롤 안에 30미터가 아니라 50미터를 감으려면 상당히 뻑뻑하게 감아야 한다는 건데, 종이가 너무 물르면 그렇게 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아마도 이 NEVE는 30미터짜리 보다는 좀 더 질길 것이 틀림없다.

다시 포즈의 상황으로 돌아와서, 그래서 작년 말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SOFTY였는데, 이 화장지는 포장만 브라질에서 하고 생산품을 칠레에서 한 것이다. 50미터짜리였는데, NEVE에 비해서 상당히 좋은 종이였다. 가격도 NEVE와 비교해서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말하자면 칠레의 화장지 만드는 공업수준은 당시로서는 브라질보다 훨 나았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에야 브라질에 50미터짜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면, 칠레의 화장지는 적어도 1년정도 앞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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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또 다른 브라질 메이커인 PERSONAL 이라는 화장지다. 이 화장지도 항상 30미터짜리였는데, 엊그제 슈퍼를 갔을 때 보니 50미터짜리가 나왔다. 그래서 이것도 하나 사 왔다. 이 종이는 NEVE에 비해서 좀 더 질기기는 하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갑자기 50미터짜리가 봇물이 터졌나, 이회사 저회사가 50미터짜리를 선 보이고 있다. 칠레 회사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아무튼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품질의 종이를 쓰게 되었으니 더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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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도 똑 같다. 10센티미터 폭에 50미터라고 되어 있다. 그럼 가격은 어떨까? NEVE가 4롤짜리 한 묶음이 6.4 헤알이었던데 비해서 PERSONAL은 4묶음에 8.4헤알이다. 2헤알이 더 비싸다. 즉 한 롤당 50센트가 더 비싸다는 건데, 이 정도 가격이면 상당한 차이로 보인다. 누가 더 비싸게 PERSONAL 을 사서 쓸지 궁금하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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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이 화장지를 보라. ELITE라는 이름을 가진 화장지인데, 역시 고급으로 두 겹 화장지가 자그마치 60미터나 감겨있다. 롤을 만져보니 단단하다. 그렇다고 너무 질기지도 않다.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질긴 종이인 것이다. 앞의 두 화장지가 브라질 것인데 비해 이 화장지는 옆 나라 아르헨티나의 것이다. 일단 화장지의 길이면으로 보았을 때, 아르헨티나의 화장지 만드는 공업 수준은 심지어 칠레의 그것보다 더 나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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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가 아르헨티나 산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격은 4묶음짜리 한 팩에 12페소이다. 헤알로 치면 7.5헤알 선이다. 가격면에서는 NEVE보다 비싸고 PERSONAL보다는 좀 싼 편이다. 하지만 두 메이커가 50미터인데 반해 이 화장지는 60미터짜리다. 그렇게 보았을 때는 이 화장지가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일전에 우리 집에서 Festa(잔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냅킨이 아르헨티나제임을 보며 친구 하나가 그런말을 한 적이 있었다. Sergio Silva라는 브라질 친구였는데, 그 친구 표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B급 종이가 브라질의 A급 종이보다 우수하다고 했다. 그냥 듣기에 좋은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국경지대에 살다보니 아르헨티나제나 브라질제나 더 좋고 나쁜게 이것 저것 있어 보인다. 그중, 종이와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아르헨티나쪽에 좀 더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화장지 하나를 가지고 어느 나라가 낫네 못하네 하기는 싫다. 하지만, 이 부면에 있어서는 아르헨티나가 브라질보다 확실히 더 발전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 아르헨티나 여행을 갔다 오면서 위의  Elite 화장지를 상당분량 사가지고 왔다. 한동안 써 보고, 나중에 후기를 올릴 생각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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