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거리를 걸어보면 멋있게 생긴 남녀들이 참 많아 보인다. 그런데 브라질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광경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유색인종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세계가 글로벌화가 되어서 인종과 민족이 이동을 하는시대이니 아르헨티나에서도 유색인종을 가끔씩 보게되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백호주의가 존재하는 나라이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법으로 인종차별이 금지되어 있다. 그렇다고 차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외국인으로 살아보면, 그것이 실질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아르헨티나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차별을 느끼면서 둔감해져야 함을 의미한다. 차별은 은밀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대놓고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차별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불쾌한지 모른다. 글로벌화가 되어가는 세계이다보니, 이제 아르헨티나에서 유색인종을 보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상황이 되어 버렸지만, 아르헨티노들의 편견과 차별은 별로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에 아르헨티나로의 여행중에도 첫 출발부터 그런 차별을 느꼈다. 처음 경험한 것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잠깐 공항내의 카페에 들렀을 때였다. 서비스에서 외국인에 대한 비호감을 느꼈지만, 그냥 넘어갔다.그것까지 거론하기에는 피곤했으니까. 두 번째는 부에노스행 비행기 내에서였다. 전날 저녁부터 잠을 거의 못잤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눈을 감았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어쩌다가 눈이 뜨였는데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샌드위치 기내식을 받은 모습이다. 나하고 아내만 빼고 말이다. 개중에는 졸다 일어난 사람들도 있어 보이는데 우리 부부가 너무 달게 자고 있어서 깨우지 않은 것일까? 그게 고맙기보다는 차별을 당한 기분이어서 찝찝했다. 기분이 좀 상한 상태로(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 사람들인데...) 비행기를 내렸다.
영주권을 받으러 간 곳에서도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다만 나아진 것이라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나 혼자 차별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전체가 받는 것이라는 것이 좀 위안(?)이 될 뿐이다. 추운 거리에서 5시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어디나 그렇듯이 공권력 앞에서 부조리를 외쳐봐야 내게 돌아오는 것은 불이익 뿐이니 참아야 했다. 외국인은 범죄자가 아니다. 자기네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준 사람들이다. 적어도 아르헨티나 사람들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영주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차별을 당해야 하나, 생각하니 답답하다. 혹자는 아르헨티나 국민의 경우는 어떤가?라고 물을지 모르겠다. 며칠 뒤에 아르헨티나 연방경찰에 경찰증명을 신청하기 위해 가 보았다. 90%이상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상대로하는 연방경찰에서도 기다리는 것은 비슷하다. 경찰증명을 신청하기 위해 그날 4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다른것은 바깥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앉아서 기다린다는 거다. 이런게 뭐 차별이냐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그런것조차 차별로 느껴질만한 분위기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있는 것이다.
최근에 미국은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두 명의 여기자를 구출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다. 그런데 구출되어진 두 명의 여기자는 순수 미국인이 아닌 사람들이다. 그들은 중국계와 한국계 미국인들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그들이 중국계거나 한국계라는 이유로 남 이야기 하듯이 대하지 않았다. 그들의 조상이 누구이건, 미국인이 되었기에 국가가 나서서 국민을 챙긴 것이다. 그 점에서 나는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차이를 느낀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태생이 아르헨티나인 내 조카들도 여전히 이방인으로 대접을 받는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이곳에서 성공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유색인종이라면 주위 사람의 눈길을 받게 되는 것이다. (차별적인 눈빛을 말이다.)
다른 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곳이 바로 아르헨티나. 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땅덩어리에, 지하 자원도 많고, 산수도 화려하고, 곡식이나 가축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그래서 외국인들은 아르헨티나를 가리켜 "못사는게 기적인 나라"라고 이야기하는 나라. 이렇게 풍요로운 나라이다보니 오만할 수도, 잘난맛에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세계는 변하고 있다. 더이상 나 혼자만이, 혹은 나의 가족과 동료들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다. 지구 저편의 민족들이 자기가 추구하는 세상의 편리를 찾아 이곳 저곳으로 이동하고 외딴 세상이 없어져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이웃중에는 내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곳의 사람도 있고, 그들에게 나 역시 그런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역시 이제 지구의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인은 차별과 편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의 후손들답게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아르헨티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그런 모습의 아르헨티나가 되기를 바란다.
덧) 세계WA라는 미디어 사에 등록된 글에 대해서 어떤 분이 차별에 대한 어느분의 블로그 주소를 알려주셨습니다. 정말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더군요. 한번 들어가서 보시겠습니까? 겉모습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사회.http://blog.naver.com/smoker3?Redirect=Log&logNo=30047743441그러면서 자신은 차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더군요. 결론에서 한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말입니다.
아프리카쪽 사람인데, 대화는 해보지 않았다.
볼리비아&페루 마을에서 만난 Mestizo로 보이는 볼리비아 모자.
페루, 혹은 볼리비아인으로 보이는 무리들
아프리카의 세네갈 출신이라고 한다.
이번에 아르헨티나로의 여행중에도 첫 출발부터 그런 차별을 느꼈다. 처음 경험한 것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잠깐 공항내의 카페에 들렀을 때였다. 서비스에서 외국인에 대한 비호감을 느꼈지만, 그냥 넘어갔다.그것까지 거론하기에는 피곤했으니까. 두 번째는 부에노스행 비행기 내에서였다. 전날 저녁부터 잠을 거의 못잤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눈을 감았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어쩌다가 눈이 뜨였는데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샌드위치 기내식을 받은 모습이다. 나하고 아내만 빼고 말이다. 개중에는 졸다 일어난 사람들도 있어 보이는데 우리 부부가 너무 달게 자고 있어서 깨우지 않은 것일까? 그게 고맙기보다는 차별을 당한 기분이어서 찝찝했다. 기분이 좀 상한 상태로(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 사람들인데...) 비행기를 내렸다.
영주권을 받으러 간 곳에서도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다만 나아진 것이라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나 혼자 차별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전체가 받는 것이라는 것이 좀 위안(?)이 될 뿐이다. 추운 거리에서 5시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어디나 그렇듯이 공권력 앞에서 부조리를 외쳐봐야 내게 돌아오는 것은 불이익 뿐이니 참아야 했다. 외국인은 범죄자가 아니다. 자기네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준 사람들이다. 적어도 아르헨티나 사람들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영주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차별을 당해야 하나, 생각하니 답답하다. 혹자는 아르헨티나 국민의 경우는 어떤가?라고 물을지 모르겠다. 며칠 뒤에 아르헨티나 연방경찰에 경찰증명을 신청하기 위해 가 보았다. 90%이상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상대로하는 연방경찰에서도 기다리는 것은 비슷하다. 경찰증명을 신청하기 위해 그날 4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다른것은 바깥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앉아서 기다린다는 거다. 이런게 뭐 차별이냐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그런것조차 차별로 느껴질만한 분위기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있는 것이다.
최근에 미국은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두 명의 여기자를 구출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다. 그런데 구출되어진 두 명의 여기자는 순수 미국인이 아닌 사람들이다. 그들은 중국계와 한국계 미국인들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그들이 중국계거나 한국계라는 이유로 남 이야기 하듯이 대하지 않았다. 그들의 조상이 누구이건, 미국인이 되었기에 국가가 나서서 국민을 챙긴 것이다. 그 점에서 나는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차이를 느낀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태생이 아르헨티나인 내 조카들도 여전히 이방인으로 대접을 받는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이곳에서 성공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유색인종이라면 주위 사람의 눈길을 받게 되는 것이다. (차별적인 눈빛을 말이다.)
아르헨티노가 이렇게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은 관광버스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사람들(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역시 이제 지구의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인은 차별과 편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의 후손들답게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아르헨티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그런 모습의 아르헨티나가 되기를 바란다.
덧) 세계WA라는 미디어 사에 등록된 글에 대해서 어떤 분이 차별에 대한 어느분의 블로그 주소를 알려주셨습니다. 정말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더군요. 한번 들어가서 보시겠습니까? 겉모습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사회.http://blog.naver.com/smoker3?Redirect=Log&logNo=30047743441그러면서 자신은 차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더군요. 결론에서 한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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