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 아이레스 Buenos Aires 에서 뿌에르또 이과수 Puerto Iguazu 까지의 노선 버스가운데 최고급 클래스인 까마 수이트 Cama Suite 를 운행하는 버스는 비아 바릴로체 Via Bariloche 와 크루쎄로 델 노르떼 Crucero del Norte 가 유일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리오 우루과이 Rio Uruguay 가 까마 수이트를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3파전이 되었습니다. 이 노선에 리오 우루과이를 이용한 적은 없었지만, 제 3의 까마 수이트가 생긴 상황이므로 한 번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레띠로 Retiro 고속 버스 터미널에 가서 표를 끊어 놓습니다. 2층 제일 앞자리인 1번과 2번 좌석을 예약했습니다. 비용은 다른 두 회사와 동일했습니다. 편도 450 페소입니다. 출발시간은 저녁 7시, 도착 예정 시간은 그 다음날 12시 30분이었습니다.
날짜가 되어서 이과수로 돌아가는 날이 되었습니다. 터미널에 1시간 일찍 나오게 되는 바람에 좀 기다리기는 했지만, 대신 리오 우루과이 버스가 들어오자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바깥을 좀 찍어 보았습니다.
옆에서도 찍어 봅니다. 짐을 뒤쪽에서 싣고 있는 직원에게 주어서 싣도록 하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운전사 옆에 서 있는 아가씨 승무원이 손에 사탕이 담긴 쟁반을 들고 있다가 손님들에게 권하고 있었습니다. 사탕을 그다지 즐기지 않기 때문에 그냥 올라갑니다.
아래층에는 6명의 승객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고, 서비스 스페이스와 사이에 두꺼운 커텐이 쳐져 있습니다. 서비스 스페이스에는 각종 집기들과 싱크대, 또 화장실도 있었습니다. 화장실은 아주 깨끗했고, 특히 수도 꼭지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섯명이 여행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 아래층 공간입니다. 각 시트마다 별도의 공간이 있어서 180˚를 눕혀 잠을 잘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승무원 아가씨가 탈 수 있도록 별도의 자리가 문 앞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위층도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 스페이스 대신 승객들의 시트만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총 20명의 승객이 여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180도 눕혀지는 의자가 있고, 베개와 담요가 지급됩니다. 또 각 시트마다 휴지통으로 쓸 수 있도록 봉투가 하나씩 걸려있고 개개인이 볼 수 있도록 9인치 모니터가 하나씩 달려 있습니다. 여행 중에 총 4편의 영화를 보여 주었습니다.
한가지 비아 바릴로체에 비해 좋았던 것은 운행중에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집사람과 번갈아서 전지가 떨어질 때까지 메일도 체크하고 뉴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조그만 과자를 주더군요. 사탕은 사양했지만, 과자는 받아서 먹었습니다. 마침 저녁무렵이었기 때문에 속도 조금 출출해지고 있었으니까요.
휴지통으로 쓸 수 있는 봉투 위에 조그만 물수건도 하나 걸려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세심하게 하나 하나 배려한 모습이 눈에 띄는군요.
과자를 주고는 곧 이어 콜라와 사이다를 가지고 승무원이 다가왔습니다. 서비스를 시험도 해 볼겸, 가지고 온 것을 마시지 않고 대신 미네랄 워터를 주문했습니다. 그것도 가스가 들어있는 것으로요.
그런데, 그것을 가져다 주더군요. 게다가 이 에코 데 로스 안데스 Eco de los Andes 는 제가 아르헨티나에서 제일 좋아하는 생수 메이커 중의 하나였습니다. 아주 맛있게 물을 마셨습니다. 참, 가스가 들은 미네랄 워터를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느냐구요? 아구아 미네랄 꼰 가스 Agua Mineral con Gas 라고 합니다.
옆 자리에 손님이 없었기 때문에 편하게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창 밖으로 비도 오고 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답니다. 창 밖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강변이 보입니다.
출발해서 1시간 가량이 지난 다음에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음식 세트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포크와 나이프가 함께 딸려왔습니다. 하지만, 리오 우루과이 버스 회사에서는 손님들의 편의를 더욱 생각해줄 요령으로 스테인레스 포크, 나이프와 스푼을 지급했습니다. 컵 역시 유리컵이 지급되더군요.
음료수를 묻는 승무원에게 적 포도주를 주문했습니다. 그랬더니 도냐 파울라 말벡 Dona Paula Malbec 을 가져다 주는군요. ㅎㅎㅎ;; 꽤나 괜찮은 와인입니다. 물론 개인용 와인이라서 양은 아주 적었지만요.
오늘의 주 메뉴는 까넬로네 Canelone 였습니다. 함께 가져온 치즈 가루를 위에 뿌리고 먹었더니 아주 근사합니다. 와인도 한잔 하고, 샐러드도 하고, 빵하고 함께 먹었습니다. 그리고 디저트로 푸딘까지 먹었습니다.
식사를 잘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조그만 쵸콜렛으로 덮인 과자를 가져와서 권합니다. 그냥 식후의 입가심으로 먹으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도 영화는 계속 흘러나오고 있구요.
식후에 마지막으로 샴페인이 한 잔 나왔습니다. 이것까지 모두 마셨더니 조금 알딸딸 해집니다. 이제 자야 할 시간인가요? 마지막으로 성룡이 나온 영화 한편을 다 보고 잠을 청합니다. 몸을 뒤로 젖히고 의자를 180도 눕혀서 말이죠. 자는 동안에는 에어컨을 꺼서 춥지 않게 잘 잤습니다.
아침을 먹으라고 깨우는 승무원의 수고가 감사해서 일어났습니다. 아침은 커피와 약간의 비스켓 그리고 예의 그 메디아루나 Medialuna 와 그 종류의 확뚜라 Factura 가 주어집니다. 특이한 것 한 가지는 커피를 인스턴트식으로 필터에 담긴 것으로 가져다 줍니다. 뜨거운 물에 차처럼 담궈서 마셨습니다. 오래 우려도 아르헨티나 커피는 진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뜨거운 맛에 커피를 마십니다.
차가 포사다스 Posadas 에서 잠시 멈추고, 여 승무원은 포사다스에서 내립니다. 포사다스 이후 이과수까지는 특별한 서비스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별한 문제없이 버스는 12시 30분에 이과수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음식과 손님에 대한 서비스 수준은 크루쎄로 델 노르떼 보다는 훨씬 더 좋고, 비아 바릴로체 보다는 조금 더 나아 보입니다. 그렇지만, 저와 아내는 다음번에는 리오 우루과이 대신에 비아 바릴로체를 타기로 굳혔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구요?
제 발입니다. ㅋㅋㅋ;; 비아 바릴로체에 비해 리오 우루과이는 좌석의 앞뒤 폭이 조금 좁은 것 같습니다. 비아 바릴로체도 위 20명, 아래 6명으로 똑 같이 26명이 탈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리오 우루과이 역시 앞에서부터 뒤까지 한치의 손실없이 차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좌석의 공간이 조금 좁았습니다. 아마도 그 차이는 버스의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좌석과 옆좌석 사이 역시 조금 좁은듯 했는데, 정말 좁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앞 뒤 간격은 분명히 조금 좁았습니다. 제가 좀 길이가 되어서요, ㅎㅎㅎ;; 저보다 키가 조금 작은 사람들이라면 리오 우루과이 역시 선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리오 우루과이의 서비스는 두개의 타 회사보다 나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비아 바릴로체는, 아르헨티나 전국에서 손꼽히는 운송회사입니다. 남북으로 엄청나게 이름이 알려져 있는 회사입니다. 또 크루쎄로 델 노르떼는 비아 바릴로체처럼 남북으로만 아니라, 옆 나라들까지 뻗어있는 굴지의 재벌 회사입니다. 그에 반해 리오 우루과이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동북쪽으로만 운행을 합니다. 두 경쟁회사에 비해 지명도가 낮으니 서비스라도 좋아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앞 뒤 좌석의 간격 문제는 저처럼 키가 180cm를 넘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치명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키가 그렇게 크지 않다면, 다음번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이과수로 오실 때, 이 회사 곧 리오 우루과이를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서비스에 상당히 만족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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