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겨우 겨우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끌고 와서는 카센터에 맡겼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당장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부서진 부분을 고치고 추운 지역으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보충해야 할 부분들과 평소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모두 고쳐서 여행할 준비를 마친 것은 5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자동차가 마련되자 만나고 싶었던 몇몇 사람들을 만나고, 또 여행 준비를 한 다음 5월 30일 새벽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일단 목적지는 뿌에르또 마드린 Pto. Madryn 까지 가는 것이지만 거리상으로 1300km 거리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출발을 했습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제일 좋은 길은 에쎄이사 Ezeiza 쪽으로 205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까뉴엘라 Canuela 에서 3번 도로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3번 도로를 따라 딴딜 Tandil 로 해서 뜨레스 아르로죠 Tres Arroyos 를 통해 바이아 블랑까 Bahia Blanca 를 통과해서 내려가면 좋겠지만, 저는 계속 지평선을 바라보고 여행하는 것보다 딴딜을 가기 전에 아쑬 Azul 에서 길을 바꿔 51번 도로를 따라 시에르라 데 라 벤따나 Sierra de la Ventana 로 가는 길을 따라 가면 더 좋은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에르라 데 라 벤따나를 지나서는 바이아 블랑까로 가는 33번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되는 거죠. 여기서 잠깐, 시에르라 데 라 벤따나가 어떻게 생겼는지 좀 보여 드릴까요?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바로 시에르라 데 라 벤따나에 있습니다. 저는 총각때부터 여기를 몇 번 와봐서 익숙한 곳인데, 산을 탈 수 있는 코스 정상에 창문처럼 구멍이 있기 때문에 벤따나 La Ventana 즉 창문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곳입니다.

아래쪽 마을에는 좋은 경치와 공기를 두고서 여러 호텔과 시설들이 있습니다.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곳에서 하루쯤 묵어가는 것도 좋을 거구요. 아예, 여름 바캉스를 이곳에서 보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무튼 저희는 이 길을 통해 바이아 블랑까로 향합니다. 바이아 블랑까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 남단의 제일 큰 항구 도시입니다. 그런데 날씨가 쌀쌀해서였을까요? 주유소의 직원이 아주 쌀쌀맞은 겁니다. 그리고 바이아 블랑까를 지나면서부터는 땅 역시 달라집니다. 가끔씩 보이는 들판의 웅덩이 바깥쪽에는 하얀 무엇인가가 보여집니다. 날씨가 추워서 얼음이 언 것이 아니라, 여기서부터는 가끔씩 소금층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하얀 것은 결정이 된 소금 덩어리인 셈이지요.


그렇게 달려서 부에노스 아이레스로부터 900km 지점까지 왔습니다. 이곳의 지명은 비쟈롱가 Villalonga 이고, 조그만 촌락이지만, 이곳은 제가 기억하는 소금 온천장이 있는 곳입니다. 한 번 온적이 있었는데, 기억을 더듬어서 온천장으로 갑니다.

비쟈롱가에 있는 소금 온천장의 이름은 가우초 Gaucho 입니다. 땅 속에서 물이 나올때의 온도는 자그마치 섭씨 74도 입니다. 이 정도면 사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죽을 수도 있는 온도지요. 그래서 호텔(?) 측에서는 물을 식혀서 수영장(?)으로 들여보냅니다. 42도 정도로 식혀서요. 염도는 바닷물의 6배 정도 됩니다만, 물이 아주 미끈미끈합니다. 희한한 것은 온천이 나오는 샘에 달걀을 넣어보면 흰 자는 안 익고 노른자만 익는다는 거죠. 온천 측에서는 그걸보여주면서 사람도 겉이 아니라 속이 낫는다고 설명을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아직까지도 인터넷에 등재도 안 되어 있는 온천장입니다. 호텔도 아주 구질구질해 보이는데, 다행히 가격은 무지 쌉니다. 지금 가격은 어떤지.... 당시는 하루 15페소로 숙박을 할 수 있었고, 타월도 그냥 주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했던 저녁은 온천장이 텅 비어있어서 우리 둘이서만 놀 수 있었습니다.

물이 좋긴 한데, 철분이 많아서 세상에 나오자마자 녹슨 물처럼 붉은 빛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물은 아주 미끈미끈하고 각종 피부병이나 관절염같은 질병 환자들에게 아주 좋은 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 부부는 이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며 뜨거운 물에서 시간을 좀 보냅니다. 아르헨티나 교포들이라면, 이 싸구려 온천장에 한번쯤 가 보는 것도 아주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국에 계신 분들이라면 굳이 올 정도는 아니구요. ㅎㅎㅎ;;

여행기가 좋다면 추천도 한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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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전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먼저 여행하게 될 루트를 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한 도구와 장비, 또는 옷가지와 돈을 챙겨야 하겠지요? 저도 그 정도로 알고 여행을 준비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차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을 몽땅 쏟아부어 자동차를 개조하게 됩니다.

위에 나와있는 자동차인데, 이 자동차의 모델을 아시겠습니까? 원래는 푸조 504 픽업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푸조 픽업, 특히 504 시리즈에는 저 모델처럼 5명이 탈 수 있는 모델이 없습니다. 원래 두 사람이 탈 수 있는 소형, 아니 중형 트럭이라서 짐은 많이 싣지만 사람은 단지 두명만 탈 수 있습니다. 그것을 저는 다섯명이 탈 수 있는, 다시 말해 좀 더 실내 공간이 많은 자동차로 개조를 했습니다. 어디서 했느냐구요?

브라질 상파울로에는 자동차를 개조해주는 설비를 가진 회사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대부분 승용차를 방탄으로 만드는 회사들이지만, 저처럼 두명이 타는 픽업을 두칸을 가진 픽업으로 만드는 회사들도 몇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회사가 트로피컬 캐빈이라는 회사일 것입니다. 지금도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면 상파울로 북쪽의 자싸냐 라는 지역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개조를 했을 무렵에 이 회사는 센떼르 노르치 쇼핑 Center Norte Shopping 부근에 있었습니다. 이 회사 사이트를 보고 싶으십니까? <여기>를 눌러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홈페이지를 잠깐 살펴보니까 상파울로 지점은 폐쇄된 모양입니다. 쩝)

푸조 504를 개조는 했지만, 사실 저 차가 장거리 여행을 하기 좋은 것은 아닙니다. 기름탱크가 겨우 30리터라서 최고 400km 정도를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따로 여분의 기름탱크도 준비해야 하고, 또 여러 나라를 들를 것이므로 좋은 지도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저런 준비를 하며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저를 아주 들뜨게 하죠.

꾸리찌바를 출발해서 BR-116 을따라 가다가 BR-476으로 빠소 푼도 Passo Fundo 를 지나 BR-285번을 타고 상 보르자 Sao Borja 까지 진행한다음 국경을 건너 아르헨티나 도시 산토 또메 Santo Tome 에서부터 아르헨티나 국도 14번을 타고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일단 가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그 다음 노선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남쪽으로 2번 국도를 따라 바이아 블랑까 Bahia Blanca를 지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의 마지막 도시인 까르멘 데 빠따고니아 Carmen de Patagonia 와 리오 네그로 주의 첫번째 도시 비에드마 Viedma 를 통과합니다. 계속 남하해서 뿌에르또 마드린 Pto. Madryn 까지 가는 것이 두 번째 노선으로 잡았습니다.

세번째는 뿌에르또 마드린에서 좀 더 남쪽으로 가서 뜨렐레우 Trelew 라는 도시를 우회한 다음, 거기서 25번 국도를 따라 대륙을 가로지른다음 북쪽으로 약간 올라가서 에스껠 Esquel 까지 가는 것이 세번째 코스였지요.

네번째는 에스껠에서 칠레 남쪽의 도시 뿌에르또 몬트 Pto. Montt 까지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칠레의 5번 국도를 따라 산티아고 Santiago del Chile 까지, 그리고 산티아고에서 친구들을 만난 후로 계속 진행해서 칠레와 페루의 국경이 있는 아리까 Arica 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아리까에서 페루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안데스 산맥을 건너 볼리비아로 들어가는 것이 다음 코스였습니다. 일단 라 빠스 La Paz 를 방문하고, 그 다음에는 꼬차밤바 Cochabamba, 마지막으로 산타 크루스 Santa Cruz de la Sierra 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산타 크루스에서는 일단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돌아온 다음 11번 도로를 따라 북상해서 파라과이 아순시온 Asuncion 을 방문한다음 파라과이의 2번 도로를 따라 이과수 Foz do Iguacu로, 그리고 계속 동진해서 꾸리찌바로 돌아오는 계획을 세웁니다.

이제 시작되는 여행기를 보면,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결국 끝까지 제 생각대로 돌아다니지는 못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튼 당시에는 처음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계획을 짜고, 또 준비를 하면서 몹시 설렜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생각해도 특이한 것은, 당시가 2001년에 아르헨티나에 경제 파동이 있고 나서 얼마 안 있었던 지점이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었던 재산이 모두 동결되어 있었던 시점이었거든요. 제가 그렇게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당시의 저는 정말 생애 중에 가장 가난했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특하기까지 합니다. 아무튼, 이제부터 언제까지 연재를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매주 월요일에 업데이트가 될 "자동차로 지구 반바퀴"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 제가 찍은 사진이 변변한게 없는 관계로, 많은 경우 사진은 구글에서 캡쳐해서 올리겠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블로그가 좋았다면 댓글 하나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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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게재될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여행 2011. 12. 29. 05:20 Posted by juanshpark

독자 여러분,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의 주인장 Juan 입니다. 2011년처럼 2012년에도 여러분 모두의 가정이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는 2008년에 이과수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공지에서도 수 차례 밝혔듯이 이과수 지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베풀기 위해서 시작을 했는데, 그게 발전해서 이과수가 속해있는 3개국 즉, 아르헨티나, 브라질, 그리고 파라과이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활까지 다루다보니 라틴아메리카 이야기로 발전을 하게 되었지요.

지난 3여년의 기간동안 그렇게 눈에 띄는 블로그가 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여러 매체에 글을 보내고, 또 야후 코리아와 몇몇 온 오프라인으로 글을 기고하는 등, 상당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 12월 말 현재 누적 방문자 숫자는 50만명에 달합니다. (다른 블로그들의 경우 1년 정도만에 도달하는 것을 저는 3년이 훨씬 넘어서야 도달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10000여개에 달하는 댓글, 또 1000여개에 달하는 방명록의 글들이 저를 기쁘게 합니다.

사실, 최근 몇 개월동안 블로그 활동에 대해 회의를 느끼다가 급기야는 12월을 기해서 블로그를 접어야겠다는 결심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저를 방문해준 한 지인의 권고와 지금까지 공들여 만들었던 글들을 다시 살펴보면서, 조금 기운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왕에 다시 글을 쓰고 남미 이야기를 포스트할 바에야 조금 더 나아가기로 생각했습니다.

2012년에는 기존의 글들처럼 생뚱맞은 글들을 계속 써 내려갈 것입니다. 하지만 몇몇 글들은 2012년부터 시작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3가지 정도 2012년에 계획을 하고 있는데요.

첫번째는 과거에 제가 방문헀던 수 많은 남미의 도시들과 자연들을 2012년에 공개를 할 생각입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에 한 두 장씩을 찍었던 사진들이나, 혹은 그나마도 없는 그런 곳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번이나 두번이 아니라 매달 연재식으로 풀어나갈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관광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남미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사진으로만이라도 사람 사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포스트의 제목은 일단 "이 한장의 사진" 이라는 가제를 붙여 보았습니다.

두번째는 제가 했던 여행기 중에 2003년에 했던 자동차 여행에 대한 기록을 최근 발견했습니다. A4 용지 100장 분의 기록인데, 당시 제 차를 끌고 18000km의 거리를 여행을 했었습니다. 기억으로는 70일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그때 저는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등의 나라를 다니면서 신기하고 또 멋진 풍경들을 많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 이후로도 저의 남미 자동차 여행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그때 경험했던, 그리고 앞으로 쉽게 가지못할 그때의 여행 기록중 일부를 다시 정리해서 시리즈로 포스트를 할까 생각합니다. 꾸리찌바에서 시작해서 꾸리찌바로 돌아올때까지의 1만 8천 킬로미터의 여행 기록이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2012년에 연재될 "자동차로 지구 반바퀴"를 기대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아마도 2012년 상반기에 와이프와 함께 제가 태어난 나라로 여행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언제 갔다가 언제 올지는 비밀입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요. ^^) 28년동안 한 번도 가지 않았던 한국은 저에게 아주 신비한 나라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제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지만, 한국은 제게 어쩌면 남미 나라들보다 더 외국스러운 나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남미 촌놈의 한국 여행기"라는 기사를 2012년중에 연재하게 될 때, 남미에 사는 한국인의 눈에 비친 2012년 한국의 현재가 어떤지 흥미를 느끼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2년이 곧 시작됩니다. 마야 달력에 의하면 지구 종말의 해라고 하는데, 아무튼 12월 21일까지는 1년 가량이 남았으니 이런 계획을 세운다고 뭐, 이상할 일은 아니겠지요? ㅎㅎㅎ;;

여러분 모두의 가정도, 서두에서 쓴 것처럼 언제나 밝고 아름답고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여태까지 보내 주셨던 성원처럼, 2012년 한 해에도 라틴 아메리카 블로그를 아껴 주시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안녕히 계십시오.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의 J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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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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