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봉헤찌로를 가서 보게 된 벽화들인데, 그림 수준이 많이 좋아졌다. 근데, 이런 그림은 누가 그리나 모르겠다. 그리고, 예전에 살때는 못 보았던 건데, 혹시 예전부터 있었던 거라면 이전에는 신경을 안 썼다는 뜻인가?
아무튼 처남의 차를 타고서 바닷가를 다녀오기로 했다. 봉헤찌로를 천천히 돌더니 드디어 바닷가로 가기 위해 에스따도(Estado)가를 타기 시작했다. 언젠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르헨티나는 네모 반듯한게 마치 바둑판 같아서 방향만 알면 길을 찾아갈 수 있는데 반해, 브라질의 도시들은 구불구불해서 방향감각으로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브라질에서는 길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건물은 상파울로에서 아주 유명한 건물이다. 현재 입주자는 0 명이다. 왜냐구? 시에서 철거를 위해 입주자를 모두 바깥으로 내보낸 상태이기 때문인데, 벌써 몇년째 이런 상태다. 그럼 무엇으로 유명할까? 이 건물의 이름이 Favela Vertical 이다. 수직으로 되어있는 판자촌이라는 뜻이다. 이 안에는 무허가 입주자는 물론이고 부랑자와 거지들과 마약사범 및 범죄자들이 한때 거주를 하고 있었다. 이곳의 입주자들을 모두 내보내기 위해 시에서 한 노력을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런데, 막상 다 내보내고 건물을 철거해야 하는데, 몇년째 이렇게 세워져 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다....
수직으로 세워진 판자촌 부근에는 중앙 시장이 있고, 그 뒤에는 또 남미 최대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25 지 마르쏘가 있다. 그래서인지 이 부근에는 구걸을 하는 거지들과 노숙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환경이 아주 아주 열악한 곳인데, 도시의 극빈층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한 모양이다.
바로 그 곳에서 에스따도 길을 가로지르면 보이는 시내 중심가의 마천루 숲. 정말 빈부의 격차가 극명하게 보여지는 나라가 브라질이 아닐까 싶다.
에스따도 길을 따라 계속 동진하면 길이 좋았다 나빴다 하면서 바닷가를 가는 고속도로에 가까이 가게 된다. 위쪽에 있는 노란색 길은 직행 버스길이다. 높은 곳으로 다니는 이 버스는 타본 적이 없어서 뭐라 쓰기가 곤란하다.
바닷가를 가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이미그란치(Imigrante)라고 하고 또 다른 하나는 안치에따(Anchieta)라고 한다. 두 길 다 많이 사용하지만 이미그란치는 새로 놓인 길이기에 좀 더 반듯하고 안치에따는 예전부터 있었던 길이라 좀 더 구불구불하다.
이미그란치를 따라 내려가면서 처음 보게되는 호수다. 호수까지는 통행세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호수를 지나면 바로 통행세를 내는 톨게이트가 나타난다.
통행세를 내는 톨 게이트가 2킬로미터 전방에 있다는 표지판. 톨게이트 비용을 보라. 자그마치 17.80 헤알이다. 미화로 거의 10불에 해당하는 돈이다. 이 돈이면 아르헨티나에서는 거의 40페소에 달한다. 한 번의 톨게이트 비용이 기껏해야 2페소~5페소인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천문학적인 숫자의 톨게이트 비용이다. 이러니 브라질에서는 돈 없으면 여행도 못다닌다. 아니, 톨게이트 비용이 없으면 어디 나가 돌아다닐 생각을 접어야 한다. T.T
톨게이트에서 돈을 내고나면 이렇게 넓찍한 도로가 바닷가까지 계속된다. 차량 통행이 좀 뜸해 보이지만, 비수기인데다 평일 오전이었음을 감안해야 한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 이 도로가 모두 주차장이 되어 버린다. 며칠동안의 장기간 휴가기간에는 하행선이, 그리고 휴일이 끝날때는 상행선이 주차장이 되는 것이다.
톨게이트를 지나서 처음 보는 주유소에 잠깐 들렀다. 기름을 주유하기 위해서였지만, 나에게는 커피 한 잔이 땡기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짜 내리는 커피. 숙련된 바리스타라면 좀 더 구수한 커피를 낼 텐데, 브라질의 일반적인 카페테리아 수준에서는 원두도 아껴야 하고 값도 비싸면 안되니까, 많이 우려내게 되는데, 그래서 커피가 쓴 정도가 아주 사약수준이다. ㅋㅋㅋ
기름을 주유하고 나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상파울로가 해발 750미터 정도되기 때문에 주변에 높은 산들이 있고 그 사이로 넓은 길을 따라 내려가게 되는데, 그 경치가 일품이다. 하지만, 그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차를 세워본 적은 없다. 그냥 차에서 찰칵찰칵
이 길에는 터널도 참 많다. 앞에 보이는 터널의 길이는 1킬로미터가 채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긴 터널들도 있다.
터널을 지나자마자 앞에 보이는 터널로 들어간다. 앞에 보이는 터널의 길이는 3000 미터가 넘는다. 정말 아주 아주 긴 터널이 아닐 수 없다.
터널 안에도 고속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조명과 3차선의 아주 널찍한 도로가 잘 깔려져 있다. 통행세를 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도로가 좋으니 할 말은 없다.
고속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없어야 하는 장면이지만, 이 도로 이미그란찌가 지나가는 곳에는 판자촌과 몇몇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의 어린아이들이 어딘가 가는 장면 같다. 위험하기는 물론 엄청 위험하지만.....
산을 내려가는 곳에 꾸바떵 이라는 도시가 있다. 본격적인 공업도시이다. 저 멀리 산 위로 송유관이 보인다. 산토스 항에 들어오는 원료들은 꾸바떵에서 하역을 하고, 하역된 원자재와 원료들은 상파울로까지 저렇게 수송이 된다. 자연 꾸다떵에는 공장들과 설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사실 상 꾸바떵은 오염도가 엄청 높은 곳이다. 여기 저기서 오염 물질들을 이곳 저곳에 버리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거주하는 것이 도전 그 자체다. 예전에 공장들이 설립되었을 당시는, 오염이 그렇게까지 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테지만, 지금 이곳에서는 출산이 금지되어 있다.
꾸바떵을 지나면 저 멀리 대 해수욕장인 쁘라이아 그란지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산토스 주변의 가장 넓은 해변가인데, 물론 수질은 별로 좋지 않다. 꾸바떵이 가까이 있어서이다....
아직까지는 길이 높이가 있어서 한쪽으로는 바위를 깎아세운 절벽이 있는 곳이다. 그 위에 예쁜 꽃들이 펴 있기에 한 장 찍어본다.
한 나무에 두 색의 꽃이 피어있다. 먼저 피는 꽃은 흰 색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분홍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정말 신기하다.
과루자로 가까이 가면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바나나와 호박등 주변에서 재배하는 것을 그냥 고속도로 변에 놓아두고 파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값이 싸기도 하고, 또 차에서 오래 있어야 할 경우 요기를 할 요량으로 사기도 한다. 우리 일행도 이번에 돌아오는 길에 한 줄기 바나나를 사서 뜯어 먹으며 올라왔다.^^
산토스 옆의 도시 과루자 입구에 있는 시청 건물이다. 과루자는 산토스 바로 옆이지만, 해류의 방향이 달라서인지 물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앞서 포스팅을 했던 톰보와 아스투리아스 모두 과루자에 있다.
해변가에 가까이 와서인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참 많다. 여기서부터는 좀 더 조심해야 한다. 과루자 시에서는 자전거가 다니는 길을 따로 만들었지만, 방향을 바꿀때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차 사이로 다녀야 한다.
과루자 시내의 평범한 거리. 가정집들이 들어서 있는데, 보통 해변가에는 높은 건물들이 있고, 안쪽으로 이렇게 가정집들이 놓여져 있다.
톰보 해변가의 거리모습. 오른쪽으로가 톰보 해변이 있다. 오른쪽의 인도는 그래서 좀 넓고 해변의 여러가지 나무들이 조경되거 있다.
현재 과루자의 해변들은 성수기가 아니어서 사람들이 별로 없다. 건물들마다 앞으로 곧 오게될 손님들이나 입주자들을 위해 수리하고 보수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오른쪽의 건물 벽에도 한 사람이 칠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높은 건물에서는 한 사람이 칠도 하고 청소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비어있고 12월 25일을 지나야 사람들이 벅적대기 시작한다고 한다.
역시 보수를 하고 있는 아파트. 비어있는 아파트 하나를 들어가 보았는데, 비좁고 방도 작은데 가격은 장난이 아니게 비쌌다. 해변가에서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인듯 한데, 사실 창문으로 해변가를 볼 수 있는 곳도 아닌데 그렇게 비쌌다. 해변으로 보려면 고개를 옆으로 내밀고 봐야 한다.
고개를 옆으로 내밀고 바라본 해변가. 옆으로 고개를 내밀고 찍어서인지 찍고나서 보니 바닷가가 기울어져 있다. 음, 저렇게 기울어져 있으면 스키타기는 아주 좋겠다. ㅋㅋㅋ
그리고 보수만 하는 것이 아니다. 조그마한 땅만 있으면 이렇게 건물이 올라간다. 브라질의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해 아직도 공급이 딸리는 모양이다. 저 아파트는 또 얼마나 할까?
창밖으로 거리에 시원한 7 꼬빠 라는 나무가 펼쳐져 있었다. 7 꼬빠, 즉 일곱개의 컵이라는 뜻인데, 이 나무의 가지가 주로 7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나무의 가치에 대해 알고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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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해변가 주변에 펴 있던 플루메리아가 아주 탐스러웠다. 그래서 한 방.... 이 꽃을 보니 포즈 두 이과수의 집 앞에 핀 플루메리아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집에 떨어져 있던 아내도 보고 싶어졌다. 아무튼 여행은 동부인으로 다녀야 하겠다. 다음에는 꼭 데리고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