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서민들 생활을 찍다

생활 2010. 1. 19. 07:36 Posted by juanshpark
델 에스떼 시내에서 겨우 2km가 채 안되는 곳에 가 보게 되었다.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소개를 받아 간 곳이다.) 국도에서 1블록 안으로 들어간 곳에 정비소가 열려 있었다. 그 부근에서 파라과이 서민들의 일반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본다. 위 사진은 그곳에 있는 한 식당의 모습이다. 벽에는 빛 바랜 사진 액자가 하나 걸려있고, 그 외에 어떤 장식도 없어 보인다. 칠은 언제 했었는지, 때가 묻고 여기 저기 벗겨진 상태이고, 식당과 주방을 가로막고 있는 벽은 나무로 되어 있다. 식당 안에 가정용 냉장고 하나와 커다란 냉동 냉장고가 있고, 식탁이 3개 의자가 십여개 있는데, 그 중에 성한 의자는 하나도 없다. 사진에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는 분들이 장모님과 큰처남, 둘째처남인데, 그 사이에 있는 파란 의자처럼 대부분의 의자들이 깨져있다. 파는 음식이나 음료수가 별게 없다. 이걸로 먹고 사는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식당 바로 앞에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서 있다. 식당 주인의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허름한 시골 동네에도 최고급 승용차나 슈퍼카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다만, 길이 좋지 않기 때문에 차들이 쉽게 망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뒤편에는 아순시온 공항 부근의 고급 컨트리 클럽인 라키우라(Rakiura)의 로고가 붙어있다. 지금은 상당히 흔해졌지만, 한때는 저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것이 부(富)의 상징이었기에 돈좀 있는 사람들은 모두 차에 저걸 붙이고 다녔었다. 아~! 잠깐 라키우라 사진을 보여줄까?

라키우라 1 - 수영장 부근

라키우라 2 - 수영장 부근

라키우라 3 - 수영장 부근

호화로운 부자들의 생활에 비해 가난한 서민들의 삶은 좀 열악한 편이지만, 말로하는 열악과는 좀 다른 분위기라고 해야 할 듯 하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비록 쪼달리기는 하지만, 더운 나라라 그런지 낙천적이고 유쾌한 분위기는 오히려 더 많아 보인다.
식당 앞에는 이렇게 드럼통을 반으로 잘라 오븐으로 사용하는 통이 놓여 있다. 점심시간에 주로 이용할 터이지만, 며칠 정비소를 오고 갔어도 오븐을 사용하는 날을 못 본 것으로 보아, 어쩌다 한 번씩만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길가를 다니며 아이스크림을 파는 소년. 아이들만이 하는 일이 아니라 장성한 어른들도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다. 입으로 호루라기 비슷한 것을 물고 다니는데, 멀리서도 호루라기 소리가 나면 이들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더운 나라이니 집 바깥에 앉아 있다가 호루라기 소리에 나와서 아이스크림이나 아이스 바를 하나씩 사서 입에 물고 먹는 것이다. 필자도 좀 더 젊었던 시절 파라과이에 살때 그렇게 사먹어 본 적이 있다.
조그만 공간만 있는 곳이면 파라과이 사람들은 작물을 재배한다. 재배하는 종류는 거의 대부분 단 두가지. 하나는 옥수수이고 다른 하나는 만디오까다. 사진은 만디오까의 사진인데, 이들의 생활에서 만디오까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인들에게 쌀과 같다. 거의 모든 주민들이 이 두가지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두 가지 작물은 넘쳐나고 인심도 후한 반면 나머지 야채는 참 희귀하다. 희귀하면 비싸야 정상인데, 그다지 비싸지 않다는 것은 두 가지 작물을 제외하고는 잘 먹지 않는다는 뜻이리라. 좀 서로 다른 것을 심어서 바꿔 먹는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 한국의 산동네에서 본 듯한 풍경이다. 나무로 된 상자 안에는 전기 계량기가 놓여져있다. 시골에서야 그냥 이렇게 달고서도 잘만 살아간다. 굳이 고치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되는대로 놓아두었지만, 어쩐지 이 장면에 더욱 사람 냄새가 나는것 같기도 하다.
날씨가 아주 더웠는데, 더운것은 사람만은 아니었나보다. 자동차 카포들 역시 여기 저기 열려져 있었다. 이 부근에 정비소가 있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가보다. 특히 저 차가 있는 곳은 정비소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었는데도 나무 그늘 아래 세워놓고 저렇게 카포를 열어놓았다. 자동차도 열을 식히고 있는 것일까?
역시 저 뒤쪽으로 한국의 현대차가 카포를 열어놓고 있다. 저기는 정비소 부근이니까 아마도 정비를 위해서 열어놓은 듯 하다. 앞쪽에 모터사이클이 한 대 세워져있다. 머리에 쓰는 보호장비가 나무 기둥위에 걸쳐져있다. 인심이 좋아서인지, 자물쇠도 채우지 않고 그냥 세워 놓고 있다.
더위 때문인지, 나무 그늘 아래 놓여있는 엉성한 의자에도 사람들이 앉아 있다. 사실 파라과이가 너무 더워서인지 이런 모습은 어느 지역을 가나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여기에 좀 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라면 떼레레를 마시는 장면일 것이다. 아무튼 서민들의 삶이기는 하지만 평화로워 보이고 여유롭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시각이려나?

파라과이 사람들의 생활을 좀 더 엿보고 싶습니까?


만디오까 - 파라과이를 구한 식물
파라과이 사람들의 차 - 마테와 테레레
치빠 이야기
파라과이의 특산물 - 거미줄
국경 상태로 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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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그렇게 흔하게 보이던 이 녀석들이 다 어디로 갔나?
결국, 생목(生木)을 촬영하려던 것은 포기하고, 슈퍼에 가서 사진을 찍고 말았다.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껍질을 벗겨서 팔기도 한다.

"만디오까"라는 식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나........?
혹은, 마니오크, 유카, 뭐 이런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하지만
대표적인 이름으로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만디오까(Mandioca)로,
아프리카에서는 카사바(Cassaba)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에서는 아이삥-aipim-으로도 알려져있다)

내 블로그를 들여다보는 한 동생으로부터 파라과이의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달라는 댓글을 받고 나서, 잠시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결정을 했다.
뭐, 어차피 언젠가는 한 번쯤 다루고 싶었던 주제였으니까.... 시기가 좀 빨리 오지 않았나 싶을뿐.

그래서 그 첫번째 타자로 만디오까를 다루기로 생각을 했다.
파라과이의 주식이 된 만디오까.

하지만 먼저, 삼개국의 주식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 보자.
삼개국이 접경을 이루고 있는 포즈두이과수 시나 뿌에르또이과수 시, 파라과이의 델 에스떼 시의
좀 괜찮은 식당에서는 삼개국의 주식을 모두 준비를 해 놓는다.

브라질 사람들은 쌀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밥을 먹는다.
그렇다고 한국식 쌀밥을 먹는 것은 아니다.
(조리법은 잘 모르겠다.ㅜ.ㅜ; 암튼 나중에 조사해서 올리겠다)
아르헨티나는 밀이 주식이므로 빵과 파스타를 먹는다.
(음, 어떤 사람은 아르헨티나의 주식이 고기라고 태클을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리고 파라과이는 만디오까를 주식으로 먹는다.
그냥 만디오까를 삶아서 먹기도 하고, 갈아서 그 가루로 다른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요리를 다루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냥 밥대신 먹는, 소금으로 간을 해서 삶아 먹는 만디오까를 이야기하겠다.

그러면 이 만디오까란 어떤 식물인가?
만디오까는 다년생 식물이다. 어느곳에서나 잘 자란다고 어느 사전에 나오드만.....
그건 아닌것 같다. 일부 사람들에 의해서 다른 나라에서 재배해 보려고 했다고 하지만
잘 자라지 않았던 듯 하다. (루머에는 일본으로 가져가려고 했던 모양인데, 실패했다고 한다.)

아무튼 중앙 아메리카로부터 라틴 아메리카의 이 지역까지, 즉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미시오네스와 포르모사주(州) 그리고 파라과이 전역에서는 잘 자라지만, 그 외의 나라에서
잘 자란다는 소식을 들은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볼리비아와 칠레를 갔을 때 만디오까를 본 적이 없다)

어느곳에서나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지역의 어느 곳에서나 만디오까는 잘 자란다. 만디오까를 심는 방법도 간단하다.
줄기를 손바닥 길이 정도로 잘라서 땅을 30-50센티미터 파고, 거기에 집어 넣은 후 흙을 덮는다.
-------------- 끝.

그곳에서 흙 바깥으로 싹이 나온후 무럭무럭 잘 커서 키가 2미터나 2.5미터가 될 때까지 놓아둔다.
(그대로 두면 더 자라겠지만, 그때쯤해서는 파서 먹는다.)
2-2.5미터 자란 만디오까의 줄기는 그다지 굵지 않다.
하지만 뿌리의 경우는 다르다. 엄청 굵어서 내 팔뚝만해진다. (내 팔뚝 ......ㅠ.ㅠ )
그걸 파내고 흙을 털어낸다음 껍질을 칼로 벗겨내면 된다. 그리고 쪄서 먹으면 되는 것이다.
(일부 아프리카 나라에서는 뿌리뿐 아니라 잎파리도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잎파리는 먹지 않으니 굳이 기술하지 않겠다.)

조리 방법도 쉽다. 그냥 물넣고, 소금좀 넣고 삶아(마치 감자나 고구마 삶듯이.... 아참, 고구마나 감자는 소금을 안 넣든가?) 먹으면 되는 것이다. 맛도 잘 익은 감자 맛이 난다.

조리 방법은 쉽지만, 보관 방법도 쉬운 것은 아니다. 땅 속에 있을 때의 만디오까는 몇 년이고 보관이 가능하지만, 일단 캐어내고 난 다음에는 이틀 안에 손질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썩어 버릴 것이다. 좀 특이한 식물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 파라과이가 이웃나라와 전쟁을 하는 동안, 군수 물자에 치여서 일반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 파라과이 사람들을 지탱시켜 주었던 것이 바로 이 만디오까다.
그래서인지, 파라과이 사람들을 가리켜 비속어로 "만디오까"라고 부르기도 한다.

파라과이의 어떤 식당이든지 가 보면 밥이나 빵 대신 만디오까 두 세 줄기를 내놓는다.
그러면 음식과 함께 만디오까를 잘라 먹는 것이다.
값이 싼 대신 영양가가 많아서 서민들이 먹기에 부담이 가지 않는 음식인 것이다.

이곳뿐 아니라 남미로 여행을 오시는 분들은
남미 특유의(죄송, 아프리카에도 있다고 했지! ㅜ.ㅜ)만디오까를 시식해 보기를 권한다.
틀림없이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추억에 남는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P.S. 나중에 만디오까 나무를 만나게 되면, 그때 찍어서 다시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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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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