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거주하던 때부터 잘 아는 친구가 몇 명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2000년 이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떠나 산티아고에 거주하는 친구들인데, 이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그 중 하나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만나서 산티아고로 오면 들르라며 주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를 타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 거의 보름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동안, 그 친구는 칠레에 면한 아르헨티나 도시 멘도싸까지 와서는 눈 때문에 길이 막혀 저보다 며칠 뒤에 산티아고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 집에 있을 생각으로 산티아고를 왔는데 말이죠.

다행히 그 친구의 여동생 내외와 또 파라과이에서 알았던 친구가 있어서 그 집에 숙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산티아고의 여기 저기의 모습이 궁금하시죠? 사진과 함께 에피소드를 소개해 드리죠. ㅎㅎㅎ


이 사진이 당시 찍었던 사진입니다. 사진에 나타난 꼬마는 지금쯤 10대 후반의 아가씨가 되었겠군요. 그 아이의 어머니 그리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은 아버지는 사실 저날 처음 만난 분들입니다. 브라질에서 차를 몰고 온 것을 보시고는 칠레의 전통음료를 한잔 대접하겠다고 하셔서 얻어먹고 있는 중이죠. 그리고 오른쪽에 반절만 얼굴이 나온 아줌마가 숙소를 제공한 친구의 부인입니다. ^^

산티아고를 가시면 모떼 꼰 우에실료 (Mote con Huesillo)를 드셔 보세요.
산티아고부터 시작해서 북쪽으로는 아이마라 원주민들이 많이 삽니다. 그들과 또한 생활이 연결되어 있는 케추아 인디오들에게는 한 가지 특이한 음료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사진에 나타나는 모떼 꼰 우에실료입니다. 모떼는 한국말로 "율무"를 말하는 것이구요. 우에실료는 "마른 복숭아"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율무를 넣고 삶아 끓인 달콤한 물에 마른 복숭아를 넣어서 먹는 음료인데요. 한국의 수정과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처음 드시는 분들은 비위가 좀 상한다고 하더만, 저희 부부는 너무 맛있어서 여행을 마칠 때까지 가능한 곳에서는 모떼 꼰 우에실료를 마셨답니다. 여러분도 한잔 어떨까요?

6월 12일 목요일부터 우리 부부는 20일까지 9일간을 산티아고에서 보냈습니다. 숙소는 편안했지만, 여행 최종 목적지가 많이 남은 상태여서 계획도 짜고 일부 수정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 숙소를 제공했던 친구(의대를 나온 친구죠.) 집에서 친구의 칠레 친구 의사를 하나 만났습니다. 심장 전문의라고 하는데, 아무튼 칠레에서는 아주 잘 알려진 의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의사로부터 의외의 선물을 받게 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칠레를 떠날 때까지의 숙소를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숙소를 선물로?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설명을 좀 해 드리죠.


칠레는 당시 물가가 무지 비쌌습니다. 브라질보다 거의 3배가 비쌌을 정도이니 짐작이 가시겠습니까? 실제로 제가 여행을 했던 70일 동안 쓴 비용의 1/2을 칠레에서 썼습니다. 그런데 칠레에서는 총 20일밖에 없었다는 거죠. 게다가 산티아고에서는 친구 집에서 얹혀 지냈는데도 그랬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비싼 것일까요!

비용도 비용이지만, 칠레의 일반 가정들을 보니 손님을 치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집이 비좁았습니다. 이런 형편이니 민박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터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도 산티아고를 떠나 북쪽으로 여행하면서 주요 도시마다 숙박할 곳을 여기 저기 타진하고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의사가 자신의 환자들 가운데 잘 아는 사람들로 자신도 여행을 가면 묵는 숙소들이 있다고 하는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일단 안토파가스따 Antofagasta 까지만 가면, 거기서부터는 숙소를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말 믿기 힘든 일이었지만, 산티아고를 떠난 이후 정말 안토파가스타 이후부터 칠레를 떠날 때까지 숙소가 계속 마련되었습니다. 대단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는 칠레의 전체 인구중 1/3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기가 참 안 좋더군요. 언제나 스모그가 낮게 깔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맑은 하늘을 본다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아주 맑은, 그래서 멋진 하늘을 볼 수 있는 날도 있었습니다. 바로 비가온 다음날의 산티아고는 진주처럼 영롱한 도시가 되더군요. 저는 체류중에 그런 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칠레의 한인들이 남산이라고 부르는 산에 놀러갔고, 서두에 나온 한국인 가족을 만나 특이한 음료를 대접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도 감사를 표했지만, 지금 블로그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정말 멋진 추억을 선물받은 것 같습니다. 이름이 김대석씨라고 밝힌, 낯선 여행자들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신 분입니다. 블로그 포스팅 속에서나마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대석씨, 그리고 그 가족분들!


산티아고는 재밌는 점이 많았습니다. 재밌게 보냈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니, 재밌게 보내기도 했습니다만) 산티아고 시 자체가 재밌는 게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제가 포스트에 올려보내는 사진들의 대부분은 시내 남쪽(이던가?)에 위치한 라스 꼰데스 Las Condes 라는 지역입니다. 2003년에 처음 차를 끌고 갔을 때에는 북쪽에 위치한 레꼴레따 Recoleta 지역에서 머물렀습니다.

한국은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에 지역 감정이 있지요? 그런데 칠레는 레꼴레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내 북부와 라스꼰데스와 비따꾸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내 남부와 지역 감정이 있더군요. 레꼴레따 쪽은 윗 동네라고 부르고 라스 꼰데스 쪽은 아랫동네라고 합니다. 윗동네와 아랫동네 사이에는 서로 라이벌 의식 같은 것들이 있고, 서로 상종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맥도널드같은 프렌차이징 업소들도 두 지역의 서비스가 다르다고 하니, 정말 희한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산티아고 하면,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은 물이 무척 강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남쪽에서부터 훝어왔기 때문에 남쪽의 물이 아주 매끈매끈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티아고에 도착한 첫날 목욕을 하러 다 벗고 들어갔는데, 비누거품이 물에 닿자마자 굳어버리는 것을 경험하고 엄청 황당해 했습니다.

숙소를 제공한 친구의 부인은 칠레 전국에서 산티아고의 물이 제일 나쁘다고 하더군요.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산티아고 북쪽으로는 볼리비아를 만날 때까지 물 사정이 똑 같았습니다. 산티아고의 물 문제는 제게는 아주 안 좋았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말이지만, 산티아고에 사는 (제 친구들을 포함해서) 교민들이 좀 불쌍하게 느껴지게 하더군요. ㅎㅎㅎ


하지만 칠레, 특히 산티아고의 발전 정도는 정말 눈이 부셨습니다. 시내가 잘 정돈되어 있었고, 또 환경이 아주 깨끗했습니다. 게다가 남미에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가장 좋은 나라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바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동양인인 저희들에게 ?Es usted coreano? 라고 묻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먼저 치노 Chino 가 나오고, 그 다음에 하뽀네스 Japones가 나오고 그 다음에 나오거나, 아니면 그럼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묻기가 일반적이었는데 말이죠. 현지인들이 인식하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칠레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좋아졌습니다.

게다가 칠레에서 좋았던 것 한 가지는 칠레의 와인이었습니다. 칠레의 와인은 현재 한국에도 유명하지만, 산지에서 마시는 칠레 와인이 정말 맛있더군요. 싸면 싼데로, 비싸면 비싼대로 정말 좋았습니다. 10여일 산티아고에 체류하는 동안 친구를 따라 15가지 이상의 와인을 마셔 보았는데, 모두, 정말이지 모두, 맛이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칠레에 가시면 맛있는 와인을 많이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열흘동안 산티아고의 이곳 저곳을 배회하고 구경을 하면서 볼리비아로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볼리비아 비자를 받으러 갔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볼리비아 영사관을 갔을 때 느꼈던 볼리비아 사람들의 특유의 냄새가 칠레의 볼리비아 영사관에는 없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하든지, 영사관의 직원들처럼 외국인들도 현지의 주민들을 닮아가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볼리비아 영사관은 산티아고 시내를 가로지르는 마뽀초 강 Rio Mapocho 가에 있습니다. 비자를 신청하면, 비자대를 지불해야 하는데, 강 건너 은행에서 낼 수 있습니다. 비자대를 지불하고 왔더니 비자가 여권에 찍여 있더군요. 이제 볼리비아로 들어가는 필요한 증명은 모두 습득한 셈이네요. 그럼, 출발해야겠죠?

산티아고에서 드셔 보셔야 할 원주민 토속 음식: 소빠이삐쟈 Sopaypilla
산티아고에 있는 동안 그곳에서 알게된 한 지인으로부터 소빠이삐쟈라는 빵을 선물받았습니다. 그것을 입에 넣고 우물거려보니 쫄깃한게 아주 구수하더군요. 재료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 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글쎄, 재료가 호박이라고 하네요. (맞는지 틀리는지 모릅니다. 칠레에 계신 분들이라면 좀 댓글 남겨 주세요)
그런데, 소빠이삐쟈가 무슨 뜻일까요? 처음 들었을 때 Sopa y Pizza 라고 들었기 때문에 스페인어로 "국물과 피자"라고 연상을 했는데, 남미에서 짬밥수가 늘어나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칠레의 아이마라어와 파라과이의 과라니어 사이에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소빠 라는 단어는 공통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라니어로도, 또 아이마라어로도 소빠는 "빵" 혹은 "떡"을 의미합니다. 그럼 삐쟈 pilla 는요? 라고 묻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삐쟈라는 단어는 "악마"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소빠이삐쟈는 무슨 뜻일까요? "악마의 빵"이라고 한다네요. 좀 섬뜩한데, 이 맛있는 빵에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정말 모르겠더군요.
칠레 지도를 보면 지명에도 "악마"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티아고에서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에 아름다운 산골짜기 마을의 이름이 멜리삐쟈 Mellipilla 였습니다. 또, 제가 지나친 북쪽의 한 해변가 마을의 이름은 또꼬삐쟈 Tocopilla 였습니다. 칠레의 아이마라 인디언들과 악마는 어떤 관계였을까요?


산티아고에서 생각이 나는 또 다른 것은 쇼핑몰이 몰려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다른 남미 나라들과는 달리 쇼핑몰이 몰려있고, 주차장을 가운데에 두고 함께 쓰고 있더군요. 미국에서는 그렇게 많이 한다던대, 남미에서 그것을 보니 아주 신기했습니다.

아무튼 우여곡절 속에 거의 10일을 보내고 산티아고를 출발한 날짜는 6월 20일 금요일이었습니다. 출발을 축하해 주려는 듯이 날씨도 아주 좋았습니다. 산티아고를 출발하자마자 나타난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는데, 자동차가 조금 흔들리더군요. 자동차 안에서 와이프가 물건을 좀 정리하고 있겠거니 했는데, 주유를 하는 직원들이 자기들끼리 하는 말이 얼핏 들려왔습니다. 시스모 (미진)가 어쩌구 저쩌구 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저 앞의 주유소 사무실의 유리창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러구보니 제 발아래 땅 역시 흔들림이 느껴지더군요. 우아~ 이게 지진이라는 거구나~!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더군요. 빨리 칠레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칠레의 건물들과 내진 설계
칠레는 환 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지진과 화산활동이 빈번한 곳들이 많습니다. 2010년에도 대지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진의 규모에 비해서 피해는 비교적 적습니다. 그 이유가 건물의 내진설계에 있다고 합니다. 건축도가 아니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칠레의 건축 현장을 한번 가 본적이 있었습니다. 기초속에 거대한 기차바퀴처럼 생긴 바퀴와 레일이 들어간 것을 보고 흥미로웠던 것을 기억합니다. 설명해 준 사람에 의하면, 그런식으로 건물을 올리면 건물 자체가 유격이 생겨서 왠만한 미진에는 피해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칠레의 건축은 동 지진대에 속한 많은 나라들에서 꽤나 유명하다고 합니다.

아무튼, 저는 지진이 많은 곳에서는 겁나서 못 살겠더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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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비교 - 2

생활 2010. 3. 25. 10:21 Posted by juanshpark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까페 또르또니


이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조금씩 다른 부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죠? 이야기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 이미 이전에 이야기를 했던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그리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몇 가지 습관에 대해서는 기술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난번 포스트했던 글 속에 링크를 걸어 놓으신 글들은 한번씩 읽어 보시면 좋을 듯 하네요. ^^

      지난번 포스트: 내가 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비교 - 1 ==> 보기

상파울로의 전자 상가, 산타 이피제니아


언뜻 생각나는 다른 점은 먼저 의식주부터 생각해보게 하네요. 일단 아르헨티나는 주식이 밀입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가정의 식탁에는 어디에서나 빵이 등장을 합니다. 이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먹는 빵은 한국에서 바게트 라고 하는 빵들이 주를 이루지만, 식빵이든 또 다른 빵이든 아무튼 빵이 있어야 합니다. 아침에는 데사주노라는 공복 면함용 식사를 할 때 반달처럼 생긴 메디알루나(Media Luna)를 먹고, 점심부터는 음식으로 뭘 먹든지 함께 빵을 먹습니다. 또한 밀이 주식이니만큼 밀가루로 만든 국수 종류도 참 많이 먹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7월 9일가(街)에 우뚝 서 있는 오벨리스크


브라질의 경우는 주식이 쌀이죠.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브라질에서 소비하는 밀가루의 75%를 아르헨티나에서 수입을 한다니 밀 생산이 별로 없음을 의미하는 거 아닐까요? 하지만 브라질의 쌀 소비량은 정말 엄청나고 어느 가정집을 가보나 쌀밥이 식탁에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식이 검은 콩으로 만든 페이정 이라는 음식을 밥에 부어 먹는 것입니다. 한국식으로 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브라질은 전역을 돌아다녀보아도 한국인들이 밥을 그리워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브라질의 한없이 펼쳐져 있는 콩밭


기왕 먹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아주 잘 먹는 고기에 대해서도 언급을 해야 할 듯 합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모두 육류 소비량이 엄청납니다. 하지만 소비하는 육류가 주로 쇠고기인 아르헨티나에 비해 브라질에서는 쇠고기와 필적하거나 혹은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닭고기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쇠고기 vs. 닭고기 비율이 20/1 정도 된다고 언젠가 신문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육류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들이다 보니 육류를 사용해 음식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그 둘의 조리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고기를 굽기 위해 숯불을 피우고 있는 광경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소의 각 부분을 굽는 경우가 젤 흔합니다. 물론 요리를 만들기도 합니다만, 가장 흔한 방법은 역시 숯불에 굽는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갈비를 굽는 장면을 살펴보죠. 숯을 피워서 숯이 활활 타오르면 그것을 한쪽으로 몰아두고 일부를 빼서 숯불을 잘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소금만으로 간을 한 고기를 올려 놓습니다. 여러 부위의 고기를 올려둘 때는 익어 나가는 부위들이 다르기 때문에 순서를 정합니다. 대개 소시지(쪼리소라고 함)와 갈비를 뼈가 아래로 향하게 올려놓습니다. 그외에 살코기들로 이루어진 부위들은 좀 더 늦게 올려놓습니다. 그렇게 하면 잔불에 모든 고기가 아주 연하게 익습니다. 그렇게 소금만으로 간을 한 고기를 와인과 곁들여서 식사를 하는 것이 아르헨티나식 저녁 식사입니다. 물론 낮에도 그렇게 드시는 분들이 있지만요.

줄리오 프레스테스 역에서 본 상파울로 시내와 기찻길


이제 브라질쪽 육류 조리를 좀 보시죠. 브라질에서 유명한 쇠고기 부위는 아무래도 삐까냐(Picanha)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최고로 꼽는 쇠고기 부위가 Bife de Chorizo 라고 하는 부분인데, 그 부분을 브라질에서는 Contra File 라고 부릅니다. 삐까냐는 그 부위 어딘가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ㅋㅋㅋ;; 아무튼 그 부위를 준비하고는 숯을 준비해서 불을 피웁니다. 가능하면 숯불이 활활 타오르는 그 시점에 얇게 자른 삐까냐를 석쇠에 올려놓고 앞 뒤로 살짝 살짝 굽습니다. 한국에서 삼겹살 굽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앞뒤로 조금씩 구워진 삐까냐를 잘라서 먹습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궁으로 알려져있는 까사 로사다(Casa Rosada)


하지만 이때, 많은 식당에서는 단지 소금이 아니라 특유의 양념을 가지고 고기를 굽습니다. 단지 소금만으로 간을 한 아르헨티나와 좀 다른 풍경이죠? 그렇게 해서 각 부위 부위를 양념이 들어간 상태에서 먹게 됩니다. 포즈 두 이과수에서도 많은 슈하스까리아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슈하스까리아는 양념들이 너무 강해서인지, 고기를 먹어보면 맛이 다 똑같습니다. 삐까냐, 꼰뜨라필레, 꾸삥, 아사도 할거없이 모두가 맛이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 이유는 쇠고기 자체의 맛보다 양념 때문입니다. 같은 양념으로 고기를 굽기 때문에 고기 맛이 아니라 양념맛이 되는 거죠. 그래서 슈하스까리아는 고기맛을 잘 살려 굽는 좋은 곳으로 가야 제 맛을 보실 수 있습니다.

브라질 시골에 있는 숲과 그 안의 집이 있는 풍경


고기이야기에 더해서 아르헨티나는 이렇게 육류를 소비할 때 수준에 맞게 와인도 함께 마십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고기를 잘라 먹을때 맥주를 주로 마십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는 와인 생산이 세계 5위이고 소비도 세계 5위입니다. 그래서인지 수천 수만종의 와인들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맥주와 관련해서는 정말 가난합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에서 대중적으로 팔리고 있었던 맥주는 Quilmes(낄메스)가 유일했습니다. 최근에야 Isenbeck이 생산 하고 있습니다만, 나머지 자리는 모두 수입품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제일 많이 소비되었던 맥주는 버드와이저 하고 하이네켄 이었구요.

부에노스 아이레스 뿌에르또 마데로에 있는 힐튼 호텔


하지만 브라질은 맥주 강국입니다. 이미 이전에 포스트를 했던 것처럼 브라질의 와인은 아르헨티나에 비해 형편없습니다. 굳이 비슷한 맛을 주는 브라질 와인을 마시려고 한다면 아르헨티나에 비해 수배 내지는 수십배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맥주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브라질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맥주 상표가운데는 오리지날(Original), 보헤미아(Bohemia), 안따르띠까(Antarctica), 솔(Sol), 카이제르(Kaiser), 스콜(Skol), 신카리올(Schincariol), 브라마(Brama), 바바리아(Bavaria) 등등 너무 많아서 기억조차 않나는 맥주들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거기에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어오는 수입 맥주와 국적은 다른 나라에 두고 브라질에서 현지 생산을 하는 맥주들까지 정말 전 세계 맥주들이 몰려와 있는 모습입니다.

브라질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대 과일, 까주(Caju)


술 이야기를 꺼냈으니, 독주에 대해서도 조금 언급을 하죠. 브라질에서는 사탕 수수를 발효시킨다음 증류해서 나온 까샤싸(Cachaca) 혹은 삥가라는 술을 마십니다. 그리고 그 술과 비슷한 보드카를 주로 마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위스키와 코냑을 좀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아르헨티나를 갈때 처음에는 까샤싸를 사가지고 가서 선물을 한 적이 있었는데, 몇년 후에 가봐도 마시지 않고 그냥 두신 분들도 있더군요. 그리고 이걸 어떻게 마셔야 할지 몰라서 안 마셨다고 하셨습니다. 즉 삥가가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다는 겁니다. 바로 이웃 나라에서 국민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한국에서는 이웃나라 일본의 사케를, 그리고 일본 사람들은 한국의 동동주와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으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보다는 나아 보이지 않나요?

부에노스 아이레스 외곽의 리니에르스에서. 볼리비아 인디언들이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이웃 사람들과의 교류라는 부면이 나왔군요.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백인을 선호합니다. 최근에는 여러 나라에서 몰려 들어온 유색인종들이 많아졌습니다만, 그래도 국민 대부분의 구성은 백인들과 메스티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주류의 경우 99%가 백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 백인들은 타 인종에 대해서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밥그릇을 공유하려하면 상당히 배타적입니다. 하긴 밥그릇 싸움은 어느 민족이나 똑 같겠군요.

브라질 꾸리찌바의 보행자 전용도로에서. 여러 인종이 섞여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흑백황인종의 구분이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인종과 민족이 99개로 분류되어있지만 모두 평화롭게 공존합니다. 흔히들 미합중국이 법으로 인종 차별을 철폐하고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발전시키면서 궁극의 아메리칸 이라는 이름하에 서로의 연합과 번영을 꾀하는 나라라고 하지만, 브라질의 경우는 법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자체가 다른 민족과 인종에 대해 관용을 나타내는 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브라질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다름"을 인정해주고 함께 공존하려는 브라질 사람들의 태도에 매력을 느낍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브라질 사람들은 대체로 온화하고 미소를 띈 모습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그런 면에서는 쌀쌀맞고 미소가 좀 부족한 편이죠.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카페. 복도를 차지하고 놓여진 탁자와 의자가 멋있어 보인다.


분위기를 이야기 하자면 아르헨티나는 좀 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브라질은 상당히 동적입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의 정서는 대체로 동적이라고 하기보다는 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아르헨티나보다는 브라질에 정착하시는 분들이 자신들의 사는 나라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슨 행사나 이벤트가 있을 때 그곳에 모인 교민들의 반응을 보면, 브라질은 현지인들과 어울여 모두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우며 "브라지우(Brasil~!)"를 외치고 함께 즐거워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우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일도 별로 없지만, 브라질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아마도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정적인 분위기가 한국인들의 정서와는 맞지만, 서로 정적이다보니 경계의 범위가 좀 더 커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브라질의 자랑인 커피. 그리고 에스프레쏘를 만들고 있는 장면


오늘의 마지막 비교로써, 문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춤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브라질은 삼바의 나라입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는 탱고의 나라이죠. 두 음악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해야 비교가 되는 거겠죠. 둘 다 음악이라는 것을 빼고 뭐가 비슷한가요? 탱고는 구성하는 악기가 기타와 반돌리온, 그리고 건반 악기와 바이올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악기들이 첨가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는 거죠. 그리고 그 멜로디 악기들에서 구슬프고 화려한 음악이 연주되어 나오면 근사한 옷을 차려입은 남녀들이 요령에 따라서 몸을 절도있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탱고는 멜로디가 있는 음악에 절도있는 법칙이 있고, 교습을 받아야 익힐 수 있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 투어를 하고 있는 투어용 버스. 8개국어로 설명을 한다.


삼바의 경우에는 구성하는 악기가 큰 북, 작은 북, 탬버린, 그리고 몇 종류의 타악기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멜로디는 나올 가능성이 없습니다. 모두 리듬악기로만 구성이 된 까닭이죠. 그러니 들을만한 멜로디는 없습니다. 대신에 몸과 마음을 흥겹게 하는 리듬만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음악이 시작하면 중요 부분만을 가린, 옷을 거의 다 벗어버린 무희들이 뛰어나와 요란하게 몸을 흔들어 댑니다. 그게 삼바죠. 간단히 말해서 리듬 악기로 이루어진 음악이고, 자연 그대로 벗어 던지고 몸을 흔들어대면서 익힐 수 있습니다. 둘 다 열정적으로 출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분위기는 탱고와 너무 다른가요? ^^

상파울로에 위치한 피나코테카 박물관의 전경.


예, 오늘의 비교를 한 마디로 결론지으라고 한다면, 삼바와 탱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라질의 삼바와 아르헨티나의 탱고만큼이나 두 나라 사이에는 간격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 쪽에서만 사는 사람들은 이런 비교 자체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언젠가 한 순간 두 나라중의 어떤 한 나라에서 살았고 지금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생활에 묻혀 산다면 비교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두 나라에 살아본대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두 나라 국경이다보니 이런 저런 비교를 쉽게 하게 되는군요.

물론, 지난 포스트에서 기술했듯이 이 비교는 순전히 제 눈에 비친 제 주관적 비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제 눈 뿐이 아니라 제 블로그를 통해 이 지역을 방문하게 되실 분들에게 이 나라와 저 나라가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면서도 왜 그렇게 다른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대한 비교는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 될 것입니다. ^^ --> 다음 포스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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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에 와인 한잔, 어때요?

생활 2010. 1. 28. 08:19 Posted by juanshpark
주말 저녁에 와인 한잔을 하자고 브라질 현지인 친구 부부를 초대했다. 저녁은 먹고 오라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와인을 마실터이니 그래도 안주거리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것 저것 준비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와인일터. 그래도 좀 거창하게 고급 와인을 한 병 선택했다. 아르헨티나 산 루티니(Rutini) 말벡(Mlabec). 친구는 자신도 하나 가져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가져온 것이 저 나무 상자속에 들어있는 트라피체 말벡.
먼저 루티니를 살펴보자. 아르헨티나 최고급 와인중의 하나인 루티니는 보급형 와인으로 두 종류 이상의 포도를 섞은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말벡과 카버넷 소비뇽을 반반씩, 혹은 카버넷 소비뇽과 멜럿을 반반씩 섞기도 하는데, 그렇게 블랜딩한 와인보다 사진에서처럼 한 종류 포도만으로 만든 포도주가 훨씬 비싸다. 게다가 빈티지가 2003년이다. 오늘 저녁 정말 기대된다. ^^
친구가 가져온 트라피체 말벡은 처음 보는 종류였다. 하지만 분위기상으로 아주 비싸 보였다. 트라피체는 아르헨티나 굴지의 포도주 공장이다. 공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로 포도주를 생산하는 업체다. 물론 대부분의 트라피체 와인은 식탁용 와인이지만, 가끔씩 아주 좋은 와인도 선을 보인다. 아마도 그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빈티지는 2006년.
친구인 윌손(Wilson)과 저 뒤로 그의 부인인 디나우바(Dinalva)가 보인다. 친구 부부와 우리 부부 그리고 앞집에 사는 처남 부부 이렇게 여섯명이 시작을 하기로 했는데, 아직 처남댁이 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 상위에 처남댁이 만든 빵만 올려놓으면 시작할 수 있게 된다. ㅎㅎㅎ
그냥 간단히 차려놓은 상이다. 여섯개의 와인잔이 눈에 띄고 이것저것 손을 대볼 수 있는 안주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코카콜라는... 음, 코카콜라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꺼내 놓았다. 조카들이 올지도 모르니까.
안주는 아르헨티나 고기를 말린 육포와 호두 그리고 땅콩을 만들었다. 땅콩은 그냥 생콩을 사다 접시에 올려놓고 전자레인지에서 1분 30초를 돌리고나서 땅콩을 뒤집고 섞은 다음 다시 1분 30초, 그리고 꺼내서 뒤집어 섞은 다음 마지막 1분 30초를 돌리면 아주 구수하게 구워진다. 육포는 가스불에 직접 구워서 가위로 먹기좋게 잘라놓았다.
햄과 치즈는 먹기좋게 잘라놓고 올리브와 초절임을 한 피클 역시 이쑤시개를 꽂아서 먹기 좋게 만들었다. 이렇게 주섬주섬 차려놓고보니 그래도 꽤나 준비한 상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빵. 이 빵은 달콤한 빵이다. 처남댁은 아르헨티나 밀가루를 사용해서 식빵을 하나 만들어 내왔는데, 아주 구수했다. 그것을 잘라서 위의 사진에 나오는 안주들과 함께 집어 먹으며 와인을 한 잔씩 곁들였다. 아주 훌륭한, 그리고 조그마한 만찬이 되었다.

손님을 초대한다는 부담감에 이것저것을 차려놓게 되는데, 그냥 간단히 와인 한 잔과 안주거리를 몇개 차려 놓고 친구를 부르는 것도 좋아 보인다. 와인도 훌륭했지만, 이날 저녁의 대화도 아주 좋았다. 앞으로는 종종 이렇게 친구들을 초대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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