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에 흔하지 않은 것이 뭘까요?

생활/환경 2011. 1. 2. 01:13 Posted by juanshpark

세계적인 관광지 이과수 폭포. 그리고 그 폭포를 끼고 있는 포즈 두 이과수 시(브라질). 아열대의 수풀과 삼림이 원시림을 이루며 녹색의 카펫을 깔아놓은듯 보이는 이과수에 조성된 녹지가 별로 없다고 하면 과연 누가 그걸 믿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은 이과수 국립 공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시민들의 광장은 물론 공원이 없다는 것이 이과수의 현실입니다. 물론 공중에서 보았을 때, 시 자체가 녹색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나무가 많으니 따로 공원을 조성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버려진 땅도 수 없이 많고, 그 땅마다 나무들이 있으니 따로 공원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그래도 세계적인 도시인데 조성된 공원이 별로 없다는 것이 자랑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이런 이과수에 그래도 조그맣게 조성된 공원이 몇개 있어서 그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 공원의 이름은 몬졸로 Monjolo 라고 하는데, 자르딩 아메리까 Jardin America 지역에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꽤나 넓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아주 조그만 아기자기한 공원이죠.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공원이다보니 물고기와 새들이 아주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사진의 새는 풀밭에 둥지를 틀고 그 안에 알을 낳는 새인데, 둥지 가까이 다가가면 아주 사납게 덤벼드는 새 입니다. 역시 이 공원에도 두 마리가 쌍을 이루고 혹은 날기도 하고 혹은 앉아 있기도 하더군요.


공원은 도시와 마을 중간에 놓여 있습니다. 주변에는 공장 지대와 가정집들이 들어서있고, 공원 주변으로는 집들이 없습니다만 나무 사이 사이로 포즈 두 이과수 시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주변에 판자촌도 별로 없고해서 평일이나 주말이나 공원에 나와있는 사람이 별로 없이 한적한 곳이었는데, 마침 제가 찾아갔던 이 날은 좀 무섭게 보이는 청년들이 있어서 한바퀴를 돌지는 않았습니다.


또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빈민가의 아이들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상당수 있더군요. 인근에 있는 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이 부근 아이들은 아니라고 하던데... 무서워 보이는 청년들은 사람을 헤치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들은 그냥 마꼬냐를 피우려고 이 공원을 찾는 거라고 하더군요. 마꼬냐가 뭐냐구요? 예, 대마초 입니다. 그런데, 희한하죠? 한국에서는 대마초를 소지하거나 사용하면 걸리는데 말입니다. 여기서는 경찰이 순찰을 하는데도 그냥 두더군요. 법으로 허용이 되는건지, 아니면 경찰들이 게을러서인지....


다리 부근에서 발견한 꽃입니다. 아주 조그만 꽃이었는데, 생김새로 보아서는 박꽃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다만 크기가 문제인데, 혹시 모르죠, 쬐끄만 박의 꽃인지도요. ㅎㅎㅎ


공원 한 가운데에 인공으로 조성한 것처럼 보이는 호수가 있고, 둘레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리고 한 쪽으로는 녹지대가 있는데, 이과수가 워낙에 더운 지역이다보니 녹지에 나와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요. 하긴 저두 호수쪽에만 있었으니 말입니다.


호숫가 트랙킹을 하는 곳에 피어 있던 조그만 꽃입니다. 이름을 알았었는데, 잊어버렸네요. T.T


주변의 건물들이 눈에 드렁오기 때문에 완전히 자연속에 있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공원입니다. 또 낚시를 하면 조그만 붕어와 잉어도 걸려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고여 있는 물처럼 보여서 낚시는 안 하게 될 것 같습니다만, 한 여름에 약간의 시원함을 줄 수는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또 하나, 자연 상태의 새들이 참 많이 서식하고 있더군요. 크기는 아주 조그만 공원이었지만, 새들은 제가 관찰하기에도 10여 종류나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비둘기도 그 중 하나지만요. ㅎㅎㅎ


공원은 슈퍼마켇 BIG 부근에 있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녹색의 공간이 공원이구요. 아래쪽에 있는 커다란 네모 건물이 슈퍼마켇 BIG 입니다. 큰 길 부근에 위치하지 않아서 공원은 깨끗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주변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비가 솔솔 뿌리는 날이면 한번 들러봐도 괜찮을 공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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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두 이과수 서민의 삶

생활 2011. 1. 1. 23:23 Posted by juanshpark

이과수에서 사귀게 된 친구인 살바도르씨 Salvador 의 집에 초대를 받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살바도르씨는 브라질 태생이지만 오랫동안 파라과이에서 거주했기 때문에 그의 억양에는 스페인어가 가득 묻어 나옵니다. 저와 이야기를 할 때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섞어서 쓰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이렇게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섞어쓰는 것을 포르투뇰 Portunhol 이라고 부릅니다. 아~ 물론, 저역시 포르투뇰로 이야기를 합니다. ㅋㅋㅋ


살바도르씨는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깜뽀스 도 이과수 Campos do Iguacu 동네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살바도르씨가 이 집으로 이사를 왔을 무렵인 20여년 전에는 이곳은 거의 허허벌판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집집마다 나무와 화초가 많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가까운 이 동네는 중산층 보다는 좀 더 서민적인 집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빈민가는 절대 아닙니다. 이 동네 주민들은 아마도 제 생각에 포즈 두 이과수를 대표하는 서민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구분이 애매하기는 합니다만, 변두리에 한평생 일해 모은 돈으로 자기 집을 가지고 있고, 10년이 넘은 중고차를 몰고 다닙니다. 살바도르씨는 현재 60이 조금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과수 시의 다른 동네의 한 공장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이 포즈 두 이과수 시의 서민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제가 초대를 받은 일요일 점심에는  해가 기울어지고는 있었지만 아직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살바도르씨는 1주일간의 노동때문에 쉬어야 했겠지만, 동양인 친구 부부를 초대했기 때문에 집을 정돈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기다리라고 하고는 집안 입구에 있는 포도덩굴 아래로 의자를 하나 가져다 놓고 맥주를 한잔 대접하더군요. 물청소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집안 여기 저기를 찍고, 청소가 끝난 살바도르와 함께 시원한 맥주를 마셨습니다.


대부분의 이과수 주민들의 집에 가보면 유실수가 심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살바도르씨의 집은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했습니다. 이과수 주민들은 자신의 텃밭에 만디오까 Mandioca 와 옥수수 Milho 를 심습니다. 좀 다른것을 심어서 이웃과 나눠 먹으면 좋으련만, 모두 일괄적으로 만디오까와 옥수수를 심는 모습이 아주 이채롭습니다. 살바도르씨의 경우도 텃밭과 마당에 이런 저런 작물들을 심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만디오까와 옥수수도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왜 이런걸 심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생뚱맞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의 커피는 단지 한 그루만 있었는데, 저걸 볶아서 커피를 드시게 될 것인지 정말 생뚱맞아 보이더군요. ^^


살바도르씨의 마당에는 까주 Caju 라는 과일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조그맣고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지만, 이 여름이 지나갈 무렵에는 저 과일을 따서 시원한 주스를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까주 열매는 과육이 아주 강한 향이 있기 때문에 주스를 만들면 아주 맛이 좋습니다. 그리고 과일 꼭대기의 꼬다리 속에는 까주 콩이라고 불리는 콩이 들어있습니다. 볶아서 먹으면 아주 맛이 좋지만, 껍질에 산(Acid)이 있기 때문에 입으로는 깔 수 없습니다.


마당 한구석 그리고 텃밭에는 무화과 Figo 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일부 무화과는 익어서 열매를 따 놓았더군요. 이것을 말려서도 먹고, 또 그냥 생으로도 먹는데, 잘 익은 무화과는 정말 맛있습니다.


무엇보다 탐스러운 것은 파파야 Papaia 였습니다. 이곳에서는 마몽 Mamao 이라고 부릅니다. 청정 지역에서만 자라는 식물이기 때문에 오염 걱정을 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열매죠. 나중에 마몽에 대해서 기술을 해 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무튼 맛도 좋고 유익한 과일입니다. 살바도르씨는 우리 부부가 돌아올 때 직접 딴 마몽 몇 개를 주셨습니다. ^^


집 마당에 이제 익고 있는 망고 Mango 도 보였습니다. 망고 역시 아주 맛있는 과일이죠? 브라질에서는 망가 라고 부릅니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칠레에서는 망고라고 부릅니다. 뭐가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카나리아 제도에서 살다 온 친구가 그러더군요. 자기가 사는 곳에서는 조그마해서 즙을 짜 먹는 것은 망고라고 부르고 사진처럼 커서 잘라 먹는 것은 망가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부르면 편하기는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텃밭 경계에 특이한 작물이 있어서 한컷 찍어 봅니다. 보라색이 꽃인지 열매인지 모르겠고, 잎파리도 무지 큰 나무였습니다. 사진 아래쪽에서 보실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흰 방울같은 열매가 달려있습니다. 맛은 약간 씁슬하면서 달콤했습니다. 살바도르씨의 설명으로는 오르띠가 Ortiga 라고 불리는 이 나무 열매는 위장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다고 하더군요. 직업 하나하나 따는 것이 아니라, 바구니를 아래 대고 흔들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집 입구에 있는 포도입니다. 이 포도는 알이 작지만 아주 달콤한 품종입니다. 이곳에서는 나이아가라 포도 Uva Niagara 라고 부릅니다. 집사람이 특히 좋아하는 포도여서, 식후 디저트로 이 포도를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는 포도였습니다. ㅎㅎㅎ


이 나무 역시 이제 잘리기 전이었지만, 지금까지 훌륭하게 슈슈 Chuchu 라는 채소를 생산해 왔습니다. 슈슈는 수세미과 혹은 호박과 비슷한 채소인데, 껍질을 벗기고 삶으면 물컹물컹하지만 시원한 채소입니다. 이곳 브라질에서는 샐러드로 먹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아마 묵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원에는 과일과 채소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꽃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제 눈에 띈 한 꽃이 있어서 찍어 봅니다. 이 꽃의 이름은 불비네 Bulbine 입니다. 들풀 종류인것 같은데, 화단의 가장자리에 심으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예쁜 꽃입니다.


이 꽃은 어떤 약용 식물의 꽃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식물의 이름을 들었는데, 글을 쓰려고 하니까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아무튼 식용이자 약용 식물의 꽃입니다. ㅎㅎㅎ


이것도 이과수 지역에서 보기 쉬운 꽃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름은 잘 모르겠군요. 아주 진한 보라색의 꽃이 군대를 이루어 피어집니다. 사진의 현재는 꽃이 피기전의 봉오리의 모습입니다. 며칠 후면 저 봉오리 하나 하나가 꽃이 되어 피어납니다. 꽃 자체도 화려하지만 제 눈에는 꽃봉오리가 모여있는 모습이 더 멋져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샐비어 Salvia 가 피어 있었습니다. 지금이 질 무렵이 되어서인지 원형의 상태를 가지고 있는 꽃은 없었지만, 그래도 녹색 마당에 붉은 색이어서 눈에 띄는 꽃이었습니다.

집안을 살펴보니 안주인의 성품이 눈에 그려집니다. 화초를 좋아하면서 활발한 아주머니입니다. 텃밭을 가꾸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릴텐데, 이렇게 멋진 상태로 키우고 있는 것을 보니 아주 부지런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맥주 한잔을 걸치고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메뉴는 정어리 요리였습니다. 아주 맛있게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확실히 외국인이든 동족이든 이웃과 좋은 관계를 누리면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이웃과 평화롭게 지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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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마지막 포스팅: 자동차의 무덤에서

생활 2010. 12. 30. 09:55 Posted by juanshpark

폐차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어쩌면 이해가 잘 안되는 상황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폐차제도가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나라 사람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중고차를, 그것도 십 수년이 지난 중고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위의 사진이 보여주듯 살풍경한 그런 환경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좀 소개해 볼까 합니다.


파라과이나 볼리비아같은 남미에서도 낙후된 나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같이 비교적 발전했다고 하는 나라에도, 그리고 정말 발전한 상파울로나 꾸리찌바, 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이런 장소는 참으로 많습니다. 폐차가 되는 자동차를 구입해서 부분 부분별로 자르고 분해해서 그 부품을 팔아먹는 중고 부품 시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중고 부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와르네스 대로 Av. Warnes 나 상파울로 동쪽의 이미그란찌 고속도로 Rodoviaria dos Imigrantes 뿐 아니라 이곳 삼개국 국경에도 도시의 외곽으로 나가면 널찍한 공간에 폐차가 된 자동차들의 시체들이 즐비한 가운데 부품을 빼서 파는 사업장들이 널려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누굴까요? 당연히 새 부품을 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주 고객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 구형이 되어버린 자신의 자동차 부품을 찾지 못해 이런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처럼 비록 낡기는 했지만 수입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경우는 부속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시장을 자주 찾아오는 셈입니다. 하지만 심한 경우 이런 부품시장에도 부속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때 부속이 자동차 운영에 필수적인 것이라면 상황은 정말 난감해 집니다. 만약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냥 없는대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심지어는 만들어서 비슷한 것으로 달고 다니기도 하게 되는 겁니다. ^^


부속상을 운영하는 분들 가운데 수단이 좋은 분들은 정말 어떤 부속이든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다른 자동차를 훔쳐서 그 부품을 팔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신빙성은 없지만 상당부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무튼, 한국과 일본에서 새차를 구입해서 타다가 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차들을 수입하는 칠레와 페루, 볼리비아와 파라과이가 주변에 있기 때문에 심심치 않게 한국 차량도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낡아서 폐차를 시키는 경우가 별로 없는 나라들이기 때문에 묘지(?)에 들어오는 자동차들은 대체로 최근의 차량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늙어죽는 차량들이 아니라 사고로 죽은 차량들이 많은 셈이네요. 그리고 그렇게 들어온 차량들은 모두 분해가 되어 다른 차의 부품이 되어 돌아다니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경우라면 장기를 기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상업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곳이기에 기증이 아니라 판매가 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것은 가격입니다. 중고 시장에서 구입을 하는 것이니만큼 정품 새부속보다 싸야 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가격이 터무니없이 싼 경우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새 부속의 40% 정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집주인의 입맛에 따라 아주 싼 가격에 구매하거나, 덤으로 얻어오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엿장수 마음대로, 아니 중고 부품상 마음대로 부르는게 값입니다.


그러니 이 부품이 정말 싼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아무튼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정해져있는 대리점보다는 싼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계속 이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자동차 튜닝에 관심이 있는 돈 없는 청년들은 이런 시장을 더 잘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가끔은 아주 좋은 상태의 타이어와 알루미늄 휠을 시중의 1/10 가격으로 구매하기도 하기 때문이겠죠.

더군다나 이곳은 삼개국 국경입니다. 바로 이웃에 파라과이에는 정말 별의별 차의 부속들이 다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곳을 거점으로 거주하고 있는 저와 같은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 되었습니다. ㅎㅎㅎ;;

폐차제도가 잘 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참 이상하게 느껴질지 모르는 사진과 글이겠지만, 혹시라도 외국에 가셔서 폐차된 차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장소를 보시게 되거든 자동차 묘지에서 장기가 팔려나가는 상점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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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 풍경 - 2

생활 2010. 11. 23. 20:26 Posted by juanshpark

공사가 다 끝난 테아트로 콜론 (콜론 극장) Teatro Colon 의 모습입니다. 정면에서 7월 9일 대로 Av. 9 de Julio 건너편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이날 아침은 카메라를 들고 어슬렁 어슬렁 정말 무지 무지 많이 걸었답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합시다.


콜론 극장의 앞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공연을 보는 것 뿐 아니라 극장 자체 관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일반 투어는 없다고 하네요. 공연을 보아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연 날짜를 물어보았더니 옆길에 나 있는 매표소에 가서 물어보라는 대답을 듣습니다. 약간 짜증이 나는군요. 대답이 친절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자기 분야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관광객 차림의 외국인이 유창한 스페인어로 묻는데...


콜론 극장의 뒤쪽 모습입니다. 정작 중요한 안쪽 사진은 하나두 못찍구.... 울컥~!!!@!#$@!@!!   매표소에서 물어보니 오늘은 공연이 없네요. 10월 중에는 몇 일 뿐입니다. 11월 중에도 몇 일 뿐입니다. 12월까지 몇 일 뿐이고, 일반 관람은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나마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서 스케줄 광고한장을 달랑 받아서 가지고 나옵니다. 이번에는 콜론 극장 안으로 들어갈 일이 없겠군요. ㅡ.ㅡb;;


매표소 앞에는 이렇게 문화재를 지키고 있는 경찰인지, 사설 경비가 지키고 있습니다. 새로 개장해서인지 깔끔한 모습입니다.


콜론 극장 안쪽으로 매표소로 들어가는 복도 입니다. 그래도 여기 저기 의자도 비치해놓고, 카페도 있습니다만, 별로 땡기지 않아서 그냥 지나칩니다.


콜론 극장 매표소 앞에 있는 광고판입니다. 공연 날짜가 적혀 있는데, 저하고는 상관이 없는 날짜군요. ㅎㅎㅎ


콜론 극장 뒤편, 라바제 공원 Plaza de General Lavalle 에 있는 고무나무 입니다. 얼마나 나무가 큰지 왠만한 블록 하나만큼 넓고 큽니다. 한국 같으면 천연기념물이나 보물로 지칭이 될 법한데, 여기서도 그런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라바제 거리 Lavalle 로 이동합니다. 예전에 제가 아르헨티나에 처음 왔을 무렵에 이 라바제 거리는 문화의 거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대형 극장들이 십 수개가 몰려있었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어디서 그렇게 몰려 드는지 관광객과 시민들로 인파를 이루었던 곳입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대형 극장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오락실, 잡화점, 교회들이 들어섰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조금 초라해진 거리의 모습입니다.


그래도 대형 극장이 남은 곳이 있네요. 모누멘탈 Monumental 이라는 극장이 대형 극장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극장들은 조금 더 조그만 화면으로 전환해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요.


맞는지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아틀라스 Atlas 라는 극장입니다. 위에 1~6까지 숫자는 아마도 소극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형 극장 속에 소극장들이 여러개 있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예전과 같은 대형 극장 붐은 사라지고 만 것이겠죠?


공원 묘지에도 들러보았습니다. 아버지가 묻힌 곳이죠. 그곳에서 보게 된 사람들입니다. 공원처럼 보이는 곳이긴 하지만 정말 공원처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락을 가지고 와서 식사도 그곳에서 하고 있더군요. 정말 한국하고는 좀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낭만적인 도시입니다. 수 많은 남녀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또 자신들의 애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거리를 쏘다니던 그날 공원에서 보게 된 사진들을 몇 장 올려봅니다.




몇 시나 되었냐구요? 그냥 점심때가 조금 지났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쯤 지나가던 공원에서 보게 된 광경입니다. 아마 인근에서 일을 하던 친구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점심 먹고 잠깐 쉬는 동안에....


플로리다 거리 끝에서 본 맥도널드 간판입니다. 여섯 나라 국기와 언어로 써 있었는데, 한국어가 빠져 있더군요. 아직은 한국인이 인식될만큼 아르헨티나를 찾지는 않나 봅니다. 게다가 포르투갈어는 Bem Vindo 라고 쓰는데, 여성형으로 Boa Vinda 라고 쓴 것을 보니 여성 전용 맥도널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ㅎ


한 부촌 아파트에 초대되서 가 보았습니다. 주차장에 지프 Jeep 장난감이 하나 주차되어 있더군요. ㅎㅎㅎ;; 하긴 언젠가 신문에서 베컴의 자녀가 아버지와 같은 페라리 장난감을 타고 다닌다고 했더만, 여기도 그런일이 있네요. ㅎㅎㅎ


옆의 실물 지프 차가 보이죠? 아마도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지프 회사의 팬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ㅎ


낭만적인 도시라서인지, 도로 한복판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노부부의 모습이 정다워 보입니다. 아직 이정도 여유는 있는 아르헨티나의 한 단면으로 보입니다.


7월 9일 대로 한 곳에서 보닛을 열어놓은 자동차를 하나 봅니다. 큰 길에 저렇게 세워놓을 때에는 운전사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이 되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보닛을 열어놓은 것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 뭐냐구요? 잠시 후에 마죠 대로 Av. de Mayo 를 갔다가 그곳에서 알게 됩니다.


보닛만 열어놓은 것이 아니라 운전석의 문도 열려 있군요. 이것도 고장난 거라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광경이 상당히 보이더군요.


이 차는 더구나 새차처럼 보이는데도 보닛을 열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을 물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제가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아르헨티나 사람들, 그들의 한결같은 대답은 주차 금지 구역에서 주차하기 위해 비상등을 켜고 고장난 것처럼 위장하는 거라고 하는군요. 아무튼 잔머리는 아르헨티나 사람들도 상당하군요. ㅎㅎㅎ


국내 공항 Aeropuerto Jorge Newbery 인근에서 착륙하는 비행기를 잡아 봅니다. 마치 건물 위에 앉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재밌는 사진이 될 듯 한데 상상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안 되었군요. ㅎㅎㅎ


비행기를 잡은 곳에서 멀리 리버 플레이트 경기장 Estadio de River Plate이 눈에 보입니다. 아마 그날 경기가 있었나 봅니다. 낮 시간이었는데도 경기장에 앉은 사람들이 좀 보이는군요.


고급 아파트에도 가 봅니다. 아르헨티나의 연방 수도 Capital Federal 북쪽에 위치한 이 동네는 부촌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그 지역의 한 아파트에 잠시 들어가 살펴봅니다.


아파트의 전망도 좋고, 옥상이 개방되어 있어서 좋더군요. 특히 이 지역의 아파트는 아파트 단지 내에 호텔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부 사람들을 위한 상업용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 내부 가족을 방문한 사람들이 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호텔이라고 하더군요. 편의 시설은 아주 잘 된 아파트 같습니다.


부촌도 가 보았으니 가난한 마을도 가 봐야지요? 사진의 전경은 레띠로 고속버스 터미널 부근의 판자촌입니다. 판자촌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게 벽돌로 4층짜리 건물을 지어 놓았습니다. 관광 명소로 만들 생각이었는지 집마다 색을 강하게 칠해놓아서 보기에는 좋았습니다만, 그 동네를 걸어다니는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밤이었다면 아마 갈 생각도 안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돌아다녀보니 빈부의 격차가 정말 눈에 띕니다. 사회적 불안요소도 상당히 많이 눈에 띕니다. 공공시설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부족도 눈에 많이 띄었구요. 그리고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경기가 안정되어 있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습니다. 모순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그게 모순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살아가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보면서, 나역시도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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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 풍경

생활 2010. 11. 22. 06:23 Posted by juanshpark

앞서 다섯번의 포스팅을 통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많은 것들을 열거했었습니다. 카페가 그 첫번째였고, 그 뒤를 이어 동상과 흉상, 꽃 가게, 그리고 미녀, 마지막으로 유모차가 많다고 사진과 함께 설명했습니다. 이번에는 두 세 포스팅을 통해 분류를 하기에는 힘들고 여러개를 묶어야 하나가 될만한 사진들을 올려 놓습니다. 아르헨티나 여행 한번 하고 포스트를 그냥 공짜로 뽑는다고 하셔도 어쩔 수 없답니다. ㅋㅋㅋ

일단 위 사진은 세계 3대 극장 중 하나라는 테아트로 콜론 Teatro Colon 의 모습입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경황이 없었고, 그 전에 왔을 때는 공사중이었는데, 실은 올해 5월부터 개장을 하고 있었더라는 거죠. 이번 아르헨티나 여행중에 잠시 콜론 극장을 돌아볼 여유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콜론 극장 포스팅을 다시 할 생각입니다.


거리를 다니다 보게 된 동력이 있는 휠체어. 번호판도 달지 않고 도로를 주행하는 휠체어, 위험할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콜론 극장 앞에서 보았는데, 7월 9일 대로를 따라 신호등을 지켜가며 상당한 거리를 운전해 가더군요.



게다가 휠체어를 몰고 있는 사람은 나이 30세 미만의 아주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인도 부근으로 돌아다니고는 있지만, 아무튼 위험해 보여서 더 불쌍했습니다. 저 친구는 주변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았겠죠?


한국인들이 밀집해 사는 일명 백구촌의 카라보보 대로 Av. Carabobo 에서 발견한 딱따구리의 모습입니다. 이런 도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가 아닌데, 정말 희한했습니다. 이과수에서도 보지 못했던 새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발견한 기분 - 거참~! 딱따구리를 촬영한 동영상을 함께 올립니다.



아르헨티나 교민들이라면 까라보보길의 순복음교회 앞이라는 것을 아시게 되겠지요? 아무튼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자연화 되가는 건지, 자연이 파괴되어서 대도시로 자연속 거주동물들이 입주되는건지....


한 한국인 식당에서 벽시계가 멋있어서 찍어봅니다. 담벼락인데, 아래쪽에는 꽃들을 모아서 화원을 만들고, 위쪽에는 시계를 달았더군요. 그리고 그 아래 걸이용 식물을 놓아서 아주 멋지게 조성했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냥 식당의 한쪽 벽일 뿐입니다. 공간이란, 사용하기에 따라서 이렇게 멋지게도 만들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베쟈네다 부근의 한 한국 음식점입니다.


백구촌 가장자리에 피어있던 팔로 보르라초 나무의 솜입니다. 계절이 여름에 가까워서인지 이제 솜들이 탐스럽게 피어 있었습니다. 팔로 보르라초가 어떤 나무인지 알고 계시지요? 모르신다면 여기를 눌러 살펴보세요. 솜들이 날라다니지 않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시내에 나갔다가 커피숍에 들렸습니다. 하바나 커피점이었는데, 계단 아래 조그만 카페였는데도 손님이 바글거리더군요. 브라질에서 온 청년들이 아르헨티나 쵸콜렛을 구입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듣는 포르투갈어라 반가워서 말을 붙였죠. 그리고는 아르헨티나산 소금과 밀가루 칭찬을 무지 했답니다. 값싸고 무게가 상당해서 선물로는 제격이라 했는데, 듣는둥 마는둥 하더군요. ㅎㅎㅎ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동안 전 대통령이자, 현 대통령의 남편이고, 강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네스토르 키르츠네르가 사망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날 아침 거리 거리마다 붙은 벽보입니다. 내용은 "네스토르여 영원히..." "크리스티나 힘내" 뭐, 이런 뜻....


그날 아침 최대의 이슈.... 그래서 신문 가판대에서 모든 신문의 1면 톱기사를 장식. 하긴, 당연한 일이지만요....


이번에 두번이나 방문을 하게된 산타페 거리의 아테네오 서점입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두 번째를 장식한다나 뭐라나. 그런 설명이 있기에 직원에게 물어봅니다. 그럼 첫번째는 어디야? 그랬더니 우물쭈물.... 아무튼 자기네가 선정한 것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이런....


주거 지역을 돌아다니며 보니까 초소형 감시 카메라가 붙은 집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이 되겠지요? 그리고 치안이 요즘 들어 악화되었다고 하던데, 그 현상을 반증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렇게 붙은 카메라도 떼 간다는 건데요. 그래서인지 아주 재밌는 시설도 보게 됩니다.


사진의 네모속에 밝게 되어 있는 구멍이 바로 카메라입니다. ㅎㅎㅎ;; 그럼 나머지는 뭐냐구요? 예, 그냥 벽이죠. 벽 속에 카메라를 집어넣고 카메라 구멍만 남겨놓은 모습입니다.


어떤 집 문 옆의 기둥 속에 들어가있는 카메라였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씹던 껌을 저기 앞에다 붙이면 어떻게 될지 퍽이나 궁금해집니다. 아마 집 주인들이 무지 불안해지겠지요? 아르헨티나 치안이 어느정도인지 아르헨티나에 사는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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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만든 집 - 환경 오염의 해결책?

생활/환경 2010. 10. 13. 01:42 Posted by juanshpark

뿌에르또 이과수 Puerto Iguazu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바로 이 집, 즉 병으로 만든 집 Casa de botellas 가 있습니다. 병으로 만든집이 여기 있는줄은 진작에 알았지만,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들어가 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겉에서 보기에 별로 신기할게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이과수 지역의 정보 블로거가 겨우 10뻬소의 입장료가 무서워서 안들어간다면 그것도 이상할 듯 해서 하루 날 잡아 처남과 함께 들어가 보았습니다. 입장을 하는 문에서부터 플라스틱 패트병으로 만든 문과 지붕 그리고 담장을 보게 됩니다. 물론 100% 다 플라스틱은 아닙니다. 플라스틱 패트병을 고정시키기 위해서 틀은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아무튼 환경을 생각하는 아르헨티나 사람들답게 뭔가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패트병을 세워서 만든 담장입니다. 어떻게 저 패트병을 저렇게 세울 수 있었을까요? 이제 곧 그 비밀이 밝혀집니다. 아무튼 패트병으로 만든 이 집은 일정 구간이 담장으로 되어 있고, 그 안쪽으로 뜰이 있으며, 뜰에도 애들 놀이집처럼 보이는 조그만 집이 있습니다. 또 제대로 지어진 담장이 하나 있고 그 안쪽으로 다시 또 하나의 조그만 집이 있는데 그 모든것이 패트병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패트병과 패트병을 싸고 있는 상표가 인쇄된 플라스틱, 그리고 CD케이스, 또 테트라팩으로 된 우유 상자들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정말 모두 폐품들이고 폐기되기 쉽지 않은 재료들로 만들어 활용을 하고 있으니 이런 식으로 집을 짓는다면 환경 오염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 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붙여놓은 장식품입니다. 역시 패트병을 오리고 붙여서 꽃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나무에 붙여놓았는데, 나무 사이로 우유팩이 보입니다.


이 집을 설계하고 만든 장본인인 알프레도씨 Sr. Alfredo 입니다. 집 주인이기도 하고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패트병을 이용해서 집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무료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입장료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술과 방법이 오픈소스로 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패트병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것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과 방법들을 시험해보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에 손대본 것은 패트병을 이용하고 태양열을 이용해서 온수를 만드는 방법을 시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높이가 필요합니다. 재료가 패트병이니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죠. 그래서 기본적인 단위가 하나의 온전한 패트병과 반을 잘라서 뒤쪽으로 끼우고 다시 나사를 사용해서 연결한 블록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재료의 기본단위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재료를 사진에서처럼 끼워 넣습니다. 원하는 높이까지 끼워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수십개가 된다면 벽을 이루는 재료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길죽길죽한 패트병도 벽이 되려면 일정한 고정 버팀대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바로 나무입니다. 편편한 나무에 제일 아래쪽의 패트병을 역시 나사를 이용해서 고정시키고, 위쪽도 그렇게 한 다음 양 옆에 나무를 대고 철사나 끈으로 고정을 시키면 사각형으로된 하나의 벽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으로 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패트병 사이사이로 바람이 들어올테니 말입니다. 숭숭 뚫려있는 패트병 사이의 구멍을 막기 위해서는 시멘트로 내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 철물점 어디서나 파는 얇은 철사로 된 망을 그 위에 덧대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을 철사로 감아 고정시키고 그 다음에 그 위에 시멘트를 발라서 벽을 만들게 됩니다.


조그만 모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무로 된 틀 속에는 패트병 벽돌(?)이 들어 있습니다. 그 위에 철사망을 고정시키고 그 위에 시멘트로 벽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패트병을 속에 넣고 벽을 만들면, 추위 방지와 소음 방지가 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내진 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화재에 대해서도 상당히 강한 저항력이 있다고 합니다. 설명을 해 주는 주인은 패트병 속에 모래와 물을 조금 넣어서 건축을 한다면 화재가 났을때를 대비한 또 하나의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패트병은 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쪼그라들면서 구멍이 납니다. 그리고 그 구멍으로 모래와 물이 나와서 다시 화재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심할 경우 집이 무너질수도 있지만, 재료가 패트병이기 때문에 다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패트병으로 집이 만들어진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패트병속에 모래를 넣고 만든 재료를 시멘트와 함께해서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안쪽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안쪽에 있는 집은 패트병 12000개를 들여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제 안쪽으로 가 보실까요?


흥미로운 것은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모든 나무틀은 철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만일의 경우 다른 도시로 출장을 갈 경우 뜯어가기 위해서 이렇게 설계했다고 합니다. 쇼룸을 따로 만들 필요없이 그냥 만들어진 것을 철사를 풀어서 분해하고 다시 그곳에 가서 조립하면 되게끔 했다는 것입니다. 가벼우니까 그렇게 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집 안에는 침대와 소파들이 있었습니다. 장식장도 있었구요. 모두다 패트병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집주인은 시멘트를 이용해서 벽을 만드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집은 쇼룸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시멘트로 벽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대신 이렇게 만드는 바람에 바깥으로부터 빛이 들어와서 조명은 상당하더군요. 그리고 아주 따뜻했습니다.


패트병의 병뚜껑을 이용해서 만든 커튼입니다. 수백개의 패트병 뚜껑을 저렇게 연결해 놓으니, 일단 그 수고에 감탄하게 됩니다. 멋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수고는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폐품을 저정도까지 이용할 생각을 했다는 그 발상도 멋있어 보입니다.


함께 들어온 일행중에 아이들이 무지 신기하게 바라본 장난감입니다. 역시 패트병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그냥 보기에 만들기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알프레도씨는 이 장난감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듣고보니 더더욱 간단해 보입니다. 첨단 제품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시시한 것이겠지만, 아직도 중남미와 아프리카처럼 미개발 지역의 어린아이들에게는 이런 장난감도 아주 귀할 듯 합니다.


설명을 듣는 동안 잠시 천장을 보았더니 지붕 아래쪽으로 수 없이 많은 우유봉지 - 테트라팩이 있었습니다. 테트라팩은 방수도 되고 또 방열이 된다고 합니다. 안에서 보기에 좀 지저분해 보였지만, 쇼룸이 아니라 일반 집이라면 천장 안쪽으로 무엇인가 덧대서 테트라팩이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패트병을 이용해서 만든 빗자루라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렇게 빗자루를 만들어서 팔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빗자루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줍니다. 패트병을 일정한 두께로 자른다음, 모터가 달린 집게를 이용해서 꼽습니다. 플라스틱의 성질이 일단 꼬여진 다음에는 풀어지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것을 나무 구멍속으로 집어넣었다 뺐다를 하면서 일정한 높이로 만들고 그 다음에 아래 나무를 덧대서 못이나 나사로 조인다고 합니다. 손이 느린 사람도 하루에 10개씩은 만들수 있다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벌이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패트병을 자르는 도구도 선보였습니다. 패트병을 그냥 가위나 손으로 자르면 손을 다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직접 만든 도구인데, 나무에는 가로 세로로 홈이 파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는 칼날을 집어넣는데, 칼날은 그냥 문구점에서 살 수 있는 칼날입니다. 그것을 높이에 맞춰서 끼워넣고 그 다음에 패트병을 돌리거나 잘라진 줄을 당기면 자동으로 잘립니다. 그것을 두께에 맞춰 잘라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응용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잘라서 만든 패트병과 신문 폐지, 또 패트병을 싸고 있는 인쇄된 플라스틱을 이용해서 만든 바구니입니다.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상당히 튼튼했습니다. 먼저 신문지같은 폐지를 돌돌말아서 안을 만듭니다. 그 위에 패트병을 싸고 있는 인쇄된 플라스틱으로 색을 만듭니다. 역시 신문지로 된 봉을 감아 말려서 만드는 것입니다. 그 위로 패트병을 잘라 만든 줄로 감아가면서 모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금속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고, 오로지 패트병과 신문지로만 만들었다는 것을 실물로 보여줍니다. 이렇게 만든 시장 바구니는 가외의 수입원이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패트병을 이용해서 만든 소파입니다. 저는 저 끝 구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물론 방석은 패트병으로 만든것이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방석이죠. 그렇지만, 거의 모든 재료를 패트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아주 신기해 보입니다. 결국 창작이라는 거, 창의성이라는 것이 돋보이는 현장입니다.


옆의 매점에는 폐품을 이용한 장난감과 물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구입을 하지 않았지만, 조금 신기하기는 하더군요. 지금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깡통을 이용해서 만든 주전자입니다. 캔을 자르고 조립하고 붙여서 만들어놓은 장식들 가운데는 압력솥도 있었습니다. 물론 뚜껑이 열리는 압력솥입니다. 모형이기는 하지만요.


역시 깡통을 이용한 이쑤시게통인데요. 이것은 물론 장난감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쑤시게 통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가운데 나비모양의 너트를 돌려서 위아래를 풀면 속에 이쑤시게를 집어넣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장난감으로 만든 우유 덮히는 주전자입니다.


심지어는 컵들 역시 유리병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유리병을 자르고 붙여서 컵을 만들었더군요. 와인병, 맥주병, 보드카병 및 별별 종류의 병들이 다시 컵으로 재생이 되어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깡통의 손잡이 부분만 모아서 만든 핸드백입니다. 저 핸드백에 물건을 넣으면 소매치기들의 면도칼로도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색이 좀 촌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


집주인이 처음부터 환경 오염을 염려해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집주인이 설명하는 것처럼 자연 환경 속에 흡수되지 않는 생산된 패트병을 이렇게 사용한다면 환경 오염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있었습니다.

집이 멋지지도 않았고, 만들어진 상품들이 구매욕을 당기지는 않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집주인의 정신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패트병을 이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 감명도 받았습니다.


감명을 받은 사람은 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정문 옆으로는 이 지역의 신문으로부터 아르헨티나 몇몇 도시들의 신문들 그리고 포르투갈어 신문, 영어로 된 신문들이 스크랩이 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중국어와 일본어로 된 신문도 있었습니다. 한국어가 빠져있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 블로그에서 나간 글이 인쇄된다면 하나쯤 걸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뿌에르또 이과수를 오시게 되면 꼭 들러보라고 권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이곳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인들의 특성상, 틀림없이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더 좋은 방법과 도구들을 생각해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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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고생하는 한국어

생활 2010. 10. 6. 20:52 Posted by juanshpark

이민을 와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고생을 한 경험은 저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언어 문제가 제기가 되면 해외에서 사는 한국인들은 누구나 한마디쯤은 경험을 보태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그 경험이 시간이 지나면 재밌는 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사시는 분들이라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에 한번쯤 주의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음에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이민 생활이든 해외에서 생활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에도 한 단어가 여러 의미를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의 경우를 생각해보죠. 물론 장음인지 단음인지 또 강세나 문장속의 의미에 따라서 배는 곱절을 의미하기도 하도 운송 수단을 의미하기도 하고, 과일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 신체의 일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배를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뜻을 잘 모를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합니까? 바로 그런 문제가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처음 접하고 또 그 언어를 배워가는 경우에도 종종 벌어지게 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주로 스페인어로 예를 들겠습니다.

한국어로 이발을 하러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발을 하러 간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머리 깎으러 간다고 하기도 하죠. 스페인어로는 Cortar cabello 라고 합니다. 문자적으로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화를 할 때 "응, 나 머리카락 자르러 가"라고 하는게 아니라 "응, 나 머리 자르러 가"라고 하게 됩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엄청 이상한(?) 뜻으로 들리게 되죠. 틀린말은 아니지만, 아주 이상하게 들릴때가 많습니다.


계란 프라이를 한국말로 하지 않죠. 프라이는 기름에 튀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계란 튀김은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이 아는 프라이를 뜻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볶음밥이나 기타 음식에 들어가는 계란 프라이는 계란 튀김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운 청소년들이나 외국인들에게 Huevo frito는 계란 튀김입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 거죠. "아줌마, 여기 계란 하나 튀겨 주세요~"라고 말입니다.


언젠가 어떤 어린아이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는 한국인이 노인을 뜻하는 백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는 어른들의 대화 중에 끼어들고 있지는 않았지만, 함께 앉아 있었고, 고개를 까닥까닥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물어보게 되었지요. "너 혹시 백발이 무슨 뜻인지 아니?" 하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자신있게 안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말의 뜻을 물어보았더니 아주 당연한 듯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Cien pies (백발, 즉 백개의 발: 지네)이라고 말입니다. 대답을 듣고 뒤집어진 사람들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요? 아마도 어린아이는 노인이 아니라 다족류 동물인 지네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한번은 일을 수주받으러 어떤 가게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데코레이션을 위한 작업이었는데, 그 작업을 지시한 사람은 남미에서 태어난 사람이었죠. 겉은 한국인이었고, 나름 한국어도 꽤 잘했습니다. 하지만 글자쪽으로는 부족한게 많았습니다.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이라고 보시면 되겠지요? 작업 지시를 하는 종이에는 여러 색채의 이름이 주욱 적혀있었습니다. 대부분 스페인어로 적혀 있었는데, 그 중 몇개는 한국어로 되어 있더군요. 그 중 하나에 쓰여있는 색채 이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부농" 예, 분홍색을 발음나는대로 부농색이라고 했더군요. 이정도면 애교지만, 아무튼 한국어가 외국에 나와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참 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 잘 계시냐고 묻는 어른에게 부모님이 싱싱 하시다고 하는 아이가 있어서 웃기도 합니다. 생선 가게를 하고 있는 아이였을 것입니다. 그렇게치면, 채소가게집 아이는 부모님이 신선하다고 해야 하려나요?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부모님에게 칭찬을 해 드린다고 말하기를 기특하다고 말을 해서 부모님들이 웃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그 말이 손 윗 사람이 손 아랫 사람에게 쓰는 말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겠지요?


한글을 배우는 것은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설사 글을 깨우쳤다고 하더라도 잘 사용하지 않기에, 그 뜻을 모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번은 한국인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젊은이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바로 "금연"이라는 문구가 적힌 벽 앞에서 그렇게 피우고 있었지요. 그래서 지나가던 분이 주의를 주었습니다. 이게 뭐라고 쓴 거냐?고 묻는 어른에게 젊은이는 또렸하게 "금" "연" 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담배를 피우면서요.... 젊은이는 금연이라는 말이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는 뜻인줄을 몰랐답니다. 차라리 그런 경우에는 금연이라는 단어보다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그림이 더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한글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니 이젠 한국에서 사용하는 한국어의 의미를 도통 모르겠는 경우가 참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들어가서 살펴보면 종종 발견하게 되는 "훈남" "엄친아" "된장녀"와 같은 단어들은 한국어를 왠만큼 안다고 하는 저 조차도 잘 모르겠더군요. 더더욱 잘 이해가 안 가는 단어들은 영어의 이니셜만을 다른 설명 없이 기재한 경우 상당한 혼란을 가져오게 됩니다.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의 경우에도 요즘 많이 등장하는 "타진요" "남격" "원걸" "소시"등의 단어가 나오면 한국의 현재 정서에 민감하지 못한 해외 한인들의 경우에는 "이게 뭔 소린감?" 이라고 하게 됩니다.

언어는 진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과 함께 계속 변해하는 거죠. 언젠가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해외의 한인들과 본토의 한인들이 대화가 안될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처럼 동떨어진 한국어를 계속 사용하게 된다면 말이죠. 해외의 한인들이 본토의 한국어와 동일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지지가 아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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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로 이민을 오신 한국인들, 특히 스페인어권으로 이민을 오신 분들의 고국 방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민오신 연수가 점점 깊어지면서 고민하시는 한국인들이 많은데, 스페인어는 생각보다 더디게 늘고 한국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잊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렇게 스페인어에 능통하지 못하신 분들도 고국을 방문하시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이런 저런 스페인어가 튀어나간다고 합니다. 당연히 스페인어에 익숙하지 못하신 본국의 국민들이 이해를 하실리가 없죠.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해서 외국에서 오셨다는 것을 밝히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남미에서, 특히 스페인어권에 살다가 고국으로 들어가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페인어는 무엇일까요?



첫번째 기억이나는 단어로는 아마도 비닐 봉투나 종이 봉투를 일컫는 말 즉 볼사(Bolsa)라는 말을 아주 많이 쓰신다고 합니다. 시장을 가서 이것 저것을 고르고서 상인에게 그런다고 하네요. "아줌마, 거기 볼사하나 주세요~" 라고 말입니다. 당연히 물건을 파시는 상인 아주머니가 볼사라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을테니, 거기서 한바탕 웃음판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의외로 볼사라는 단어가 제일 많이 튀어나온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스페인어 단어로서 고국에서 많이 쓰게되는 단어는 모퉁이 혹은 코너를 의미하는 에스끼나(Ezquina)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흔히들 고국을 방문하시게 되면 너무 많이 변해버린 도시의 모습에 압도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처음 고국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 뭐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요. - 택시를 타는 경우가 흔한데, 그 경우 기사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씀하시게 된다고 하네요. "기사 아저씨, 저기 에스끼나에서 세워 주세요~" 라고 말이죠. 기사라면, 도대체 저기 에스끼나가 어딘지 모르시겠지만요. ㅎㅎㅎ;;


스페인어는 물론,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에서도 인사는 흔하게 쓰입니다. 안녕 Hola!, 안녕하세요? Como esta? 또는 감사합니다 Gracias. 실례합니다 Permiso. 그리고 부디와 좀 Por favor.... 이런 표현들은 어디나 많이 쓰이게 되겠지만, 고국을 방문하시는 교포들이 많은 경우 느끼는 이질감이 고국에서는 이런 표현들을 별로 쓰지 않기 때문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표현을 사용하게 되면 금방 외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티를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 예로 후배 하나가 처음 고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 타면서, 아주 완벽한 한국어로 택시 기사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아르헨티나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에서 하는 식으로 택시 기사에게 올라? (Hola?) 라고 하는 말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택시 기사가 대뜸 그러더라고 하네요. "외국에서 오셨죠?" 라고 말입니다. 어안이 벙벙해진 이 친구, 자신의 한국어 발음이 안 좋았나... 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나중에야, 인사를 한 것 때문에 외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아챘다고 하더군요. 한국인들의 경우, 택시를 타면서 인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그냥 "압구정동~!" 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인사를 할 여유도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이야기는 웃음보다는 서글픔을 자아내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듭니다.


또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이민이든 해외출장이든, 자주 외국에 나가다보면,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보니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많은것에 익숙해져서 살게 되지요. 그러다보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외국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눈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보이겠지만, 자기 자신의 얼굴을 의식하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생각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오히려 눈에 한국인들이 비취면 특별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더더구나 동양인이 별로 거주하지 않는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라면 하루 중 어떤 때에 동양인을 만나게 되면 반갑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죠. 그런데 본국을 방문하게 되면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가운데 한국인들이 제일 많겠죠? 그때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와~ 여긴 한국인이 디게 많군...." 이라고 말이죠. 옆에서 그 말을 듣는 한국인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되십니까?


또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식당이나 공공 장소를 가서 보면, 보통 대개 귀에 들어오는 말들이 스페인어입니다. 당연하죠? 스페인어권에서 사니까 스페인어가 귀에 들려올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며 스페인어가 들어오는 시점이 되면, 들려오는 말이 스페인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냥 이해를 하게 되니까 그 들려오는 말이 한국어인지 스페인어인지 흘려듣게 되는 거죠. 오히려 주변에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 더 쳐다보게 됩니다. 그런데, 본국을 나가보면 옆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대화가 한국어입니다. 그때, "이야~ 한국어 굉장히 잘하네~!!!" 라고 말을 한다면, 원숭이 보듯 보지 않을까요?

사실 위의 세 예는 모두 제 주변의 사람들이 경험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남미에서 본국을 방문하시는 분들에게서 많이 들은 이야기들 중의 하나입니다. 정말, 생각하지 않았던 실수(?)들을 경험하게 되는거죠. 생각하지 않았던 실수들이 있어서 오랜만에 방문하는 고국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저는 고국을 방문해보지 않았습니다. 이민을 나온지 26년이 되었지만요. 한번쯤 한국으로 여행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실현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저두 고국에 나가면 위에 언급한 실수들을 저지를까?라는 생각을 해 보며 웃음을 짓게 됩니다. 하지만 실수를 한들 어떻겠습니까! 고국에 나가기만 한다면 말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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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에서 집찾기 -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

생활 2010. 9. 20. 00:17 Posted by juanshpark

포즈 두 이과수로 이주를 한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 주소를 물어보면, 길과 번호를 이야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건물 이름을 알려주고 나서 무슨 길의 어느 지점(잘 알려진 건물이나 장소)을 이야기해 주는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주소를 물어보면 길 이름 그리고 번호, 그리고 그 길이 교차하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에서는 주소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Av. Rivadavia 6437 번 그리고 Av. Boyaca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말의 뜻은 아베니다 리바다비아 변의 6437번지이고 옆으로 지나가는 길은 아베니다 보자까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하면 듣는 사람은 두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번호가 있는 길의 집을 찾게 됩니다. 또 아르헨티나의 경우, 도로 한쪽은 짝수 번호로 순서대로 되어있고, 건너편 쪽은 홀수 번호가 순서대로 되어 있습니다. 또, 많은 경우 아르헨티나는 한 블록이 100 단위로 끊어져 있기 때문에 집 찾기가 아주 수월합니다. 예컨대, 위에 언급한 리바다비아 6400대는 리바다비아 길이 시작한 중심가로부터 65번째 블록이라는 뜻입니다. 아르헨티나의 도시 행정에 익숙해져 있었던 필자에게 포즈 두 이과수의 집찾기는 너무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과수에서 주소를 가지고 집찾기가 힘든 이유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친절한데, 실제로 길 이름은 너무너무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집 주소가 있는 길 부근에 가서 찾는 길 이름을 물어보면, 바로 옆에 있어도 모르는 경우가 8, 90%입니다. 자기가 사는 집이 있는 길 이름만을 알고 있고,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길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그냥 모른다고 하면 좋은데, 꼭 반대쪽이나 다른 쪽으로 손을 가리키며 두 블록 혹은 세 블록을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그 부근까지 데려다 주기도 합니다. 정말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꼴이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집찾기를 힘들게 만드는 이유는 그 뿐이 아닙니다. 도로의 번호가 시작하는 곳이 모두 일정하지 않다는 것 역시 집찾기를 힘들게 만듭니다. 가령 첫번째 도로의 집주소가 시작하는 곳은 오른쪽이라면, 그 다음 도로의 집주소가 시작하는 곳은 왼쪽입니다. 그런데, 찾는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것은 그게 꼭 일정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어떤 부분은 몇 블록이 계속 오른쪽에서 시작하고 그 다음 거리는 왼쪽에서 시작하고.... 다른 부분은 하나씩 이쪽 저쪽에서 시작합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에서는 자신이 서 있는 블록의 번호가 1000 대라면 그 다음 평행선을 이루는 도로의 블록도 대개 1000 대인데, 포즈에서는 서 있는 블록이 1000 대여도 그 다음 평행선을 이루는 도로는 500대일수도 있고 2500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집 찾기가 아주 힘들게 되는 거죠.


하지만 포즈에서 주소만 가지고 집찾기를 하기가 힘든 또 다른 이유는, 거리의 집 번호가 순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가령 Rua Rui Barbosa 1510 번을 찾는다고 해 봅시다. 당연히 먼저 길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후이 바르보자 라는 길을 찾았는데, 찾은 곳의 번호가 1210 이었다고 해 봅시다. 이제 1500 번만 찾으면 되니까, 그 길의 숫자가 올라가는 쪽으로 찾아갑니다. 그런데, 번호가 1250이 나오고 1356이 나오고 1488이 나와서 다음 집일거라 생각하는데, 그 집 앞에 가보니 번호가 1520 으로 되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황당하겠지요? 아마도 주소를 찾는 사람은 번호가 없는 집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혹은 번호를 잘못 알려준 집이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런데, 포즈에서는 그렇게 순서대로 집 번호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서 예를 든 후이 바르보자 1510번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죠. 처음 후이 바르보자를 찾은 곳은 1210번입니다. 그래서 그 길로 올라가는데, 번호가 제각각 입니다. 1210번 옆에는 1288번이 있었는데, 그 다음 집은 230번이 나오고 그 다음에는 505번이 나옵니다. 그리고 다시 1350번이 나오고 그 다음번에는 1360, 1388, 1396 이렇게 나오다가 그 다음에는 288 번이 나옵니다. 이쯤 되면 주소를 가지고 집을 찾는 사람은 이리왔다가 저리갔다가 하게 되지 않을까요? 바로 그런 일이 포즈 두 이과수 시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주소만 가지고 몇번 집을 찾다보면, 도대체 이 도시의 행정을 맡은 사람들의 머리속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위 사진에도 일부 나왔지만 다음 사진들을 보며 설명해드리죠. ㅎㅎㅎ: 처음 두 사진을 보면 오른쪽의 녹색집부터 갈색 집까지 모두가 연결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녹색집의 번호를 좀 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갈색 담에 녹색 선이 있는 집, 그리고 마지막으로 흰 테라스를 가지고 있는 집의 번호를 좀 살펴보겠습니다.


녹색집의 번호는 1560번입니다.


갈색에 녹색선을 가진 집의 번호는 1562번입니다. 그러니까, 예상대로라면 흰 차양을 가지고 있는 집의 번호는 아무튼 1562번 보다 큰 숫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아니면, 혹시 숫자가 좀 작더라도 아무튼 1500번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 흰 차양의 집 숫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흰 차양의 집 번호는 254번 입니다. 흰 차양의 집임을 알 수 있는 것은 맥주 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노란색 의자입니다. 제일 위의 사진에도 흰 차양의 집에는 맥주 회사에서 제공한 노란 의자가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일관성이 없는 집 번호들이 한 거리에 늘어서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도로변의 집들의 번호가 이렇게 홀수 짝수, 거기다 작은 수에서 큰 숫자까지 모두 섞여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확실한 것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설명에 의하면, 도로변의 집들 숫자가 뒤섞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그 이유는, 집이 들어선 순서대로 번호가 붙여졌다는 것입니다. 물론 들어선 순서대로 1번, 2번, 3번 하면서 붙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12번, 25번, 35번, 48번.... 하는 식으로 붙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후에 25번 하고 48번 사이에 생긴 집은 198번, 그리고 25번하고 198번 사이에 생긴 집은 208번 이런식으로 만들어 졌다고 하더군요.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도로변의 집들 번호가 뒤죽박죽인 이유가 어느정도 설명이 되더군요.

이렇게 뒤죽박죽이기 때문에 도로와 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잘 알려진 건물 이름을 대는 일이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도로와 번호를 주어도 잘 찾지 못할 바에는 Edificio Super Star 라고 말하고 Av. Venezuela 에 있는 Texaco 주유소 부근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훨씬 더 잘 찾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인지 처음에 포즈에 와서 만난 현지인 친구들은 거의 대개 건물의 이름을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신문에서 월세를 얻으려 광고를 보면 거리 이름은 없고 Edificio Ceu Azul 이라고 써 있거나, Predio Casa Verde 라고 되어 있습니다. 처음온 사람은 그 건물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포즈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거의 대부분의 건물을 알고 있는지 척척 찾아내더군요. 대부분 모르는 경우에는 주변의 포인트가 되는 특징들과 함께 기억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를테면요.


사진 몇장이지만, 아무튼 유명한 공원, 주유소, 피자헛, 맥도널드, 유명 식당, 유명 호텔 뭐 이런 것들이 모두 지역 특징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부근의 유명한 슈퍼마켙을 포함해서 특징 건물을 대며 그곳에서 어느 어느쪽으로 몇 블록 떨어진 곳의 어디" 라고 말하는데, 그것을 모두 인지를 하고 있다는거.... 정말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포즈의 주민들도, 도시 행정을 맡아하는 부서들도 이런 문제를 조속히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 부면과 관련해서 시정하려고 하는 그 어떤 시도도 알지 못하거든요. 하지만, 조속히 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즈 시가 언제까지 지금처럼 촌 동네로 머물러 있을6까요? 아마 시간이 지나면 인구도 많이 늘고, 건물도 훨씬 더 많이 늘어갈 것입니다. 그때에도 여전이 건물 이름으로 말하고 있을까요? 그보다는 거리와 번호로 집 주소를 찾도록 시민들을 유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브라질 사람들의 일반적인 성품을 보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까짓거, 좀 헤메면 어떤가요? 어차피 필요한 사람이나 찾으러 다닐거구, 대부분은 남는게 시간일테니 말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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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중에, 지난번에 만났던 독일인 부부 클라우스와 빌마를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번에 클라우스 부부를 만나게 된 일에 대한 글은 여기를 눌러보세요) 그리고 빌마의 어머니, 그러니까 클라우스의 장모님 브랑까가 입원해 계시는 요양원을 방문하게 되었지요. 클라우스와 빌마 부부는 이미 60대의 노인들입니다. 그러니 장모님인 브랑까의 나이는 80을 넘으셨습니다.

클라우스의 장모님은 현재 편집증의 일종으로 여겨지는 망상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부면에서는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몇몇 증상은 아주 비정상적으로 보여집니다. 또 망상을 보시는데, 그걸 현실과 혼동하시기도 합니다. 감지되는 증상이 보이기 시작한지가 5,6년이 된다고 하는데, 그 동안 클라우스와 빌마가 겪은 일을 들어보니 동정이 되더군요. 결국 클라우스 부부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 요양원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브랑까 아주머니는 다행스럽게도 이곳이 자기 집인 것처럼 알고 계시더군요. 아무튼 그래서 이 요양원을 빌마 아주머니와 함께 동행해 보았습니다. 위 사진에 요양원 입구에서 신분을 밝히고 계시는 빌마 아주머니의 뒷 모습이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처음 인상은 조용하다 였습니다. 늦 겨울의 을씨년 스런 날씨에 노인들이 여기 저기 앉아있었습니다. 일부는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조용히 음악을 듣고 있었고, 일부는 부축을 받으며 걸어다니고 계셨습니다. 미리 인터폰을 통해 딸의 방문을 통지받은 브랑까 아주머니는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현관까지 나오셨다가 빌마 아주머니와 함께 다시 안으로 들어가셨고, 우리 부부와 어머니는 그 뒤를 따라 함께 들어갔습니다. 아참, 저는 제일 뒤에 남아서 요양원 풍경을 좀 담기도 했습니다.


요양원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제일 뒤에 어머니가 계시고, 그 앞에 제 와이프, 그리고 그 앞에 빌마 아주머니의 핸드백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뭐, 브랑까 아주머니와 간호사가 있겠지요. 정신질환이 있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보니 모두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도 곧 안으로 들어갑니다.


빌마 아주머니의 어머니인 브랑까 옆에 앉아서 와이프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관심은 있지만, 그냥 옆에 앉아 계시고, 그 옆에 빌마 아주머니가 계십니다. 또 중간에는 빌마 아주머니가 아는 젊은 부인이 있는데, 이 부인의 할머니가 이 요양원에 요양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이 부인의 할머니는 90세가 훨씬 넘으셨습니다. 그동안 70대의 어머니가 병을 돌봐드리고 있었는데, 이 부인의 생각에 할머니 병구완을 하시다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실 것처럼 보여서 결국 요양원으로 모셨다고 합니다. 사연이 하나씩이겠지만, 하나 하나가 아주 슬픈 이야기들이더군요.


브랑까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와이프입니다. 옆에서 좀 들어보았는데, 이곳을 집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을 빼고는 아주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이야기도 잘 하시고, 기억력도 참 좋으시대요. 들어보니, 망상장애가 계속 되는 것은 아니고, 가끔씩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지금같은 경우는 정상이라고 보입니다. 물론 요양원을 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지만요.


간호사들이 상대하고 있는 할머니가 앞서 언급한 90대 할머니입니다. 어떤 질환이 있으신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이야기를 들으니 망상장애보다는 정신분열증이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환자도 괴롭겠지만, 옆에서 간호를 하는 가족들은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 정신 질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를 따라서 침실로 가 보았습니다. 대부분 70이 넘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계시는 까닭에 거동이 불편해서인지 휠체어와 보행을 위한 보조기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70이 훨씬 넘으신 할머니 한 분이 저를 붙잡고 제 볼에다 자꾸 뽀뽀를 하시더군요. 저보고 귀엽다고 하시면서, 자기하고 함께 있자고 하십니다. 그래서 여기서 있을 수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냥 차우~!(안녕~!) 하시더니 방으로 들어가시더군요. 정상이 아니어서인지, 할머니의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간호사 한명을 붙잡고 이곳의 노인들이 모두 정신질환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손가락으로 4를 만들면서 4명을 빼고는 모두 정신질환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브랑까 아주머니의 침실 문에 붙어있는 차트입니다. 매일 아침 브랑까 아주머니의 상태에서 검사해야 할 사항들이 적혀 있습니다. 할머니들이 이걸 보시면서 추리하실리는 없을테니, 의료 관계자들에게 주는 사항들이겠지요. 행동을 살피도록 지시하고 있고, 육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권고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브랑까 할머니 옆에서 앉아 계시던 노인입니다. 거동이 불편하신데, 지팡이를 짚고서 그래도 혼자 돌아다니시는군요. 연로한 사람들의 정신 질환이 어제 오늘의 일은 분명 아닐텐데, 현대 사회가 이런 노인들을 집에서 돌볼 수 있는 여력을 없애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 아팠습니다. 이런 요양원에 보내는 것이 훈련받은 의료 관계자들이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하는 배려임은 분명하고, 또 남은 가족들이 좀 더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임에는 틀림없겠지만, 아무튼 노인들의 요양원이 밝은 색은 아니었습니다.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거실에 앉아서 티비를 보고 계십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저를 보며 신경도 안 쓰고 계시더군요. 이분들이 티비는 신경을 쓰시는지 모르겠더군요.


담벼락에 기대어놓은 휠체어 하나가 을씨년스럽게 있었습니다. 담 너머로 옆집의 지붕과 그 뒤로 아라우까리아 나무의 울창한 숲이 이어져있어서 더욱 대조가 되어 보이더군요.

살면서 늙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겠지만, 씁쓸한 부면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빌마 아주머니를 잠시나마 동행하면서 클라우스와 빌마의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동시에 우리 역시 나이가 들어가지만, 또한 더욱 연로해지는 부모님들과 그 세대들을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을 한번 더 돌아보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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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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