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이 되었습니다. (앞 포스트들을 읽지 않았다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포스트의 시점은 2003년입니다. ㅎㅎㅎ) 여전히 날씨가 영하의 날씨였기 때문에 시동을 거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예열을 6번이나 한 끝에 시동을 걸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뿌에르또 마드린 Puerto Madryn을 출발해서 뜨렐레우 Trelew 까지 남하한다음 25번 국도를 통해 남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질러서 안데스 산맥 자락에 위치한 에스껠 Esquel 이란 마을까지 가는 것입니다. 에스껠에는 당시 제 처남이 살고 있었습니다.

경치는 솔직히 기대도 안 했습니다. 워낙에 황량한 곳이고, 이 지역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다른 한국인들 중에 이 지역으로 내려와 보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본 적이 없었거든요. 날씨는 화창했지만, 바람이 엄청 강했기 때문에 조심해서 운행해야 했습니다. 더구나 이쪽으로는 인구밀도도 엄청 희박합니다. 마을도 별로 없는 곳이기 때문에 사고라도 나면 꼼짝못하고 며칠을 지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더욱 조심스러웠습니다.

도로를 타 보니 도로 상태도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사용이 별로 없는 도로이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총 연장 800km 거리가 적은것도 아니구요. 상업 도로로 쓰기에는 쓰임이 너무 없는 도로일테니 투자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차가 라스 쁠루마스 Las Plumas 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 나타난 광경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거기서부터 3개의 계곡지대가 시작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지도에는 순교자들의 계곡Valle de los Martires, 인디오들의 계곡 Valle de los Indios, 깃털들의 계곡 Valle de las Plumas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총 연장 154km 길의 그 경치가 장난이 아닙니다. 어떻게 생겼느냐구요? 보시겠습니까?


일단 저희 부부입니다. 계곡이 시작하는 지점에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뒤편으로 계곡이 보이지요? 흡사 미국의 그랜드 캐년에 가까워 보입니다. 규모는 훨씬 작구요. 높이도 그렇게 높지 않지만, 이런 계곡 사이로 150여 킬로미터를 길을 냈습니다. 그래서 가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가는거죠. ㅋㅋㅋ;;

다음은 구글 이미지에서 캡쳐해 본 사진들입니다. 25번 국도가 그렇게 많은 사진이 올라와 있지는 않군요. 차량 통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게다가 관광객들의 통행은 별로 없다는 반증이겠지요?





어떻습니까? 대단해 보이지요? 그런데, 사실 이 광경들은 제가 아르헨티나 최북단의 후후이 Jujuy 주부터 차례로 죽 내려오면서 살타 주 Salta, 라 리오하 주 La Rioja, 산 후안 주 San Juan, 멘도싸 주 Mendoza, 리오 네그로 주 Rio Negro에서 공통적으로 보아왔던 모습입니다. 어쩌면 록키 산맥부터 주욱 내려오면서 안데스 산맥까지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달리는 제 자동차가 바람때문에 순간적으로 핸들이 돌아가곤 했습니다. 한번은 교량의 난간에 부딪힐 뻔 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운전을 조심해야 할 지역이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에스껠까지 800km를 여행해서 처남네 집으로 들어갑니다. 에스껠은 1998년~2003년까지 두세번 가 본 곳입니다. 근처에 알레르세스 국립공원 Parque Nacional de los Alerces 이 있을 정도로 경치가 좋은 곳입니다. 물론 에스껠 시내가 경치가 좋은 곳은 아니구요. 다음 포스트는 알레르세스 국립공원과 에스껠 인근의 경치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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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어디일까요? - 남미의 비경 (4월)

여행 2012. 4. 1. 21:00 Posted by juanshpark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져 있습니다. 저 멀리로 우뚝 솟은 산들 꼭대기에는 눈도 있군요. 만년설이냐구요? 아닙니다. 만년설이면 좋겠는데, 한 여름이면 모두 없어집니다. 아니, 일부는 만년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늦은 봄까지는 모두 녹아 없어질 눈들입니다. 아무튼 아주 아름다운 사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치 스위스나 프랑스 북부의 어떤 부분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죠? 예~! 하지만, 이곳은 분명 남미 입니다. 그러면 이곳은 어디일까요?

우리 부부는 이곳에 자주 갔던 사람들 같습니다. 적어도 지난 15년의 결혼 생활동안 이곳을 서너차례는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매번, 관광을 했습니다. 이렇게든 저렇게든요. 이 사진은 2005년 말에 촬영을 했습니다. 당시 가지고 있었던 카메라는 소니 H-1 이었구요. 처음 갖게된 디지털 카메라는 아니었지만, 가장 많은 촬영을 했던 카메라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곳은 어디일까요? ㅎㅎㅎ;; 다음 이미지들을 보시며 더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이미지들의 출처는 구글 이미지 google image 입니다








참, 멋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데, 최근에는 칠레쪽의 화산때문에 고초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하네요. 얼마전 이 지역에서 이과수로 놀러 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요즘 이 지역은 먹고 사는 것조차 위협을 받을 정도로 관광객이 없어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칠레 화산 때문에 말이죠. 그나저나 처음에 올렸던 사진은 어디일까요? 아마도 아르헨티나를 좀 다녀보신 분들은 금방 알아채릴 듯 합니다.

궁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지도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의 지역은 남미의 스위스라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 Bariloche 가 위치한 나우엘 우아삐 호수 속의 섬 입니다. 이 지역으로 여행을 해 보신 수많은 아르헨티나 교민들의 경우는 대뜸 바릴로체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바릴로체가 아니라 나우엘 우아삐에 있는 빅토리아 섬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바릴로체가 어디인지 궁금해하실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조금 기술하자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부터 1700여 km 남서쪽으로 떨어진 안데스 산맥 자락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호수를 끼고 리오 네그로 주와 네우껜 주의 경계가 이루어져 있는 곳이구요. 이 지역 관광을 위한 전초 기지로 사용되는 곳입니다. 오염이 없는 환경에 아름다운 호수와 만년설이 있는 봉우리들, 그리고 스키장과 같은 시설로 인해 매년 남미의 여러 나라는 물론 기타의 지역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주요 관광지입니다.

한국에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곳이겠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라틴 아메리카로 패키지 여행을 오시는 분들께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일 수도 있습니다. 사시사철 정말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는 바릴로체로 한번 시간을 내어서 여행을 오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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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추워 떨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측에 물어보니 일반적으로 밤에는 히터를 끈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해변가에 위치한 별 세개짜리 호텔이 이럴 정도면, 다른데는 안 봐도 비디온가요? 아침을 먹고 주차장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밤사이 기온이 너무 떨어져서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예열을 댓번 한 다음에야 오한이 걸린 사람처럼 더덜더덜 떨리며 시동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그 날은 하루 종일 히터를 틀고 다닙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발데스 반도 Peninsula Valdes. 여름철 남 대서양의 최고의 관광지로 꼽는 곳이지요. 고래, 돌고래, 바다표범, 바다 사자, 펭귄, 물개들의 서식지이고, 그 외에 지상에도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야생상태에서 서식하는 곳입니다. 아르헨티나 정부, 그리고 추붙 주 정부는 발데스 반도를 자연 보호 구역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아직 국립공원이 되지는 않았지만, 관리는 철저하게 하고 있는 지역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살 때, 언제나 이곳을 오고 싶어했는데, 겨울에 이곳을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것 저것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발데스 반도를 검색해서 찾은 사진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언젠가 제가 포스트했던 영화 Gigantes de Valdes 에서도 비슷한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발데스 반도는 육지 가까운 곳에서 고래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저두 고래를 보고 싶어서 여길 오고 싶어했더랬죠. 겨울철에 볼 수 있느냐구요? 잠시 후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발데스 반도에 위치한 해양 공원은 당시 입장료를 25페소를 내야 했었습니다. 당시 미화 수준으로 볼 때, 10불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원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는데, 오른쪽으로 경고문이 써 있습니다. 야생동물이 출현하니 서행을 하라는 것입니다. 발데스 반도 자체가 얼마나 큰데, 서행을 하라니! 하지만 실제로 야마떼와 사슴, 타조때, 양떼, 말떼, 소떼를 보니 서행을 해야 하겠더군요.

입구에서 40분쯤 가니 피라밋 항 Puerto Piramide 가 나왔습니다. 발데스 반도 전체를 통틀어 주유소는 여기 뿐입니다. 따라서 차를 끌고 오셨다면, 여기서 기름을 주유해야 합니다. 여분의 기름통도 이곳에서 주유를 하시기 바랍니다.

피라밋 항이라고 이름붙인 이유는 바다에서 육지를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곳에서 파는 엽서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 지역의 땅이 바다에서 보면 마치 거대 피라밋처럼 보인다는 것을 저도 엽서를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남쪽에 위치한 등대쪽으로 달려갑니다.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 겨울 옷을 입고 있는데도 입술이 파래집니다. 돈까지 내고 들어왔는데, 해양 동물들은 어디 쳐박혀 있는지 눈에 띄지도 않고, 서글픈 광경만 가득합니다. 관광객이 저희뿐이라서 길도 한산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인증샷을 안 찍을 수 없지요. 그래서 등대가 멀리 보이는 곳에서 자동으로 맞추고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등대까지 와서 보니 정말 황량합니다. 제 눈에 들어온 것이라고는 범고래, 돌고래, 고래들이 아닙니다. 단지 무리를 지어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바다 사자 떼입니다. 나중에 사진을 뽑아서 보니 무슨 물고기 시체들처럼 보입니다.


무리지어 웅크리고 자고 있는데, 멀리서 보아도 제 눈에 배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제가 돈 내고 공원에 들어와서 본 유일한 해양 생물이 저 녀석들입니다. 한숨이 나오더군요. 확실히 발데스 반도 해양공원은 여름철에 와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볼게 전혀 없더군요. 휴~


게다나 남쪽 대서양의 한 겨울 바람이라니...

얼마나 추운지 모릅니다. 저 바닷물도 차가워 보이지 않나요? 저 속에 들어가면 5분도 못견디고 얼어죽을 듯 합니다. 물론 제가 서 있는 곳에서 바다까지는 수직으로 100미터 정도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바닷가를 갈 생각도 안했지만요.

너무나 추워서 더 돌아다닐 마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짐을 놓아둔 마드린 시로 돌아옵니다. 추워서인지 시내도 돌아다닐 마음이 안 생기더군요. 그냥 그날도 그럭저럭 지내고 그 다음날 대륙을 가로지를 계획을 점검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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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 인근의 무료 휴게소

여행 2012. 3. 23. 08:00 Posted by juanshpark


꾸리찌바 인근에는 야외에 자리잡고 있는 경치 좋은 소나무 밭이 있습니다. 그 소나무 때문에 저도 꾸리찌바 살 때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요. 소나무가 많은데다 그 부근으로 또 강이 흐르고 누런 강물과 합류하는 바위들 위로 흐르는 맑은 물이 계곡을 이루는 곳이 있습니다. 오늘 그곳을 좀 소개하고 싶습니다. 헤깐또 도스 빠빠가이오스 Recanto dos Papagaios 라고 하는데, 빠빠가이오는 아라라 종류의 커다란 새입니다. 아침 5시에 문을 열어서 오후18시 30분까지만 열려 있는데, 사용 자체가 무료이기 때문에 일찍 가지 않으면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게 좀....

하지만 한국의 우이동 골짜기를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이곳에 오셔서 조금 놀다 가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누런 강물에는 뛰어들고 싶지 않겠지만, 맑은 바위위의 물이라면 괜찮겠지요?


바위위를 흘러 들어오는 물은 참 맑습니다. 이 부근에는 언제 형성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위들이 기괴한 모양으로 널려 있습니다. 언젠가 포스트를 할 기회가 있겠지만, 이 부근에는 또한 주립 공원으로 선포된 오래된 마을 이라는 의미의 빌랴 벨랴란 것도 존재합니다.


바위 위를 흐르는 물을 모아서 수영장을 만들었습니다. 이곳 수영장 역시 무료입니다. 따라서 자동차만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이곳에서 쉬고 놀 수가 있습니다. 꾸리찌바만이 가지고 있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제가 잠깐 들른 그 날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일찌감치 와서 자리를 잡았더군요. 주차할 공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긴 예전에 제가 왔을 때도 그러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주차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좀 더 알려진 모양입니다.


새의 형상을 만들어 놓았는데, 좀 어설프게 만들었군요. 쩝.... 브라질 사람들 솜씨가 그렇죠. 뭐.


그리고 그 당시에도 있었던 매점입니다. 여기서는 간단한 것들을 파는데, 가격은 시내의 두배 정도 됩니다. 그러니 시내에서 오신다면 미리 다 준비하고, 여기서는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ㅎㅎㅎ


아하~! 그런데, 매점 옆으로 주차장을 만들었군요. 화장실 사용료도 받고, 주차장도 만들어서 손님을 받고 있습니다. 주차 공간이 줄어든 이유를 알겠군요.


아래 기와를 얹어놓은 휴게 공간이 널려 있습니다. 역시 사용은 모두 자리 잡은 사람들 마음입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위로 흐르는 물과는 달리 그 옆으로 흐르는 강은 그리 맑지 않습니다. 어차피 저 아래 가서 다 만나기는 하지만, 강에서는 잘 안 놀게 될 듯 합니다.


사진을 찍기에 달렸군요. 이 사진으로는 그렇게 탁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물 색이 아주 갈색이라면, 들어가시기 어렵겠죠? ㅎㅎㅎ


강물 색채입니다. 이런 색으로 강물이 흘러가는데, 오염이 되어서는 아닐테고, 아마도 이 부근에도 황토가 많이 섞여 있는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다리입니다. 차량도 지나가고 사람도 지나다닙니다. 양쪽 끝으로 마을이 없기 때문에 차량 통행은 아주 없습니다. 아무튼 다리까지 어우러져 멋진 휴게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곳이 어디 있는지 궁금하시죠?


꾸리지바에서 뽄따 그로싸 Ponta Grossa 라는 도시로 가는 277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달려가다가 한 50km 지점에서 이라치 Irati 라고 하는 도시로 가는 길로 잡아타고 가야 합니다. 갈림길에서 3~4km 가면 오른쪽으로 입구가 보입니다. 위 지도에서 분홍색으로 네모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100여 km를 가면 이라치 라는 도시가 나오게 됩니다. 또 그곳에서 400여 km를 가면 제가 사는 포즈 두 이과수가 나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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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쟈롱가 가우초 호텔에서 뜨거운 온천수와 함께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한 후에 다시 차를 타고 Ruta 3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이제 추운 겨울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는 지역으로 온 것입니다. 바깥의 풍경은 황량한 벌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으로는 도시도 별로 없어서 도시와 도시 사이의 들판들은 그냥 황량함의 연속이라고 보여집니다.

점심 시간쯤 되어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와 리오 네그로 주의 경계가 되는 콜로라도 강 Rio Colorado 에 도착했습니다. 콜로라도 강 사이에는 부에노스 주의 마지막 도시인 카르멘 데 파타고니아 Carmen de Patagonia와 리오 네그로 주의 첫번째 도시인 비에드마 Viedma가 마주보고 있습니다. 콜로라도 강 이남을 남미에서는 파타고니아라고 부릅니다. 그게 아르헨티나든 칠레든요.

파타고니아의 의미?
파타(Pata)는 스페인어로 "발"을 의미합니다. 발바닥으로 쓰이기도 하죠. 거기에 곤(-gon)이 붙으면 "큰 발"이란 의미가 됩니다. 영어로 빅풋과 같은 단어가 되는 거죠. 그 다음 니아(-nia)는 앞의 단어에 붙어 "(그들의)땅" 이라는 단어가 됩니다. 즉 파타고니아 라는 단어는 "큰 발을 가진 (사람)들의 땅"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왜 이 지역이 큰 발을 가진 사람들의 땅이 되었느냐구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남미 대륙을 발견할 당시 이곳에는 정말 큰 발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는 이야기와, 서구 사람들이 이 대륙을 발견했을 무렵 이곳 주민들을 보고 놀란 나머지 큰 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다는 이야기... 가 있습니다만, 아무튼 지금은 모두 파타고니아라고 부른다는 거만 아시면 됩니다. ^^

비에드마는 한때 연방 정부에서 수도 이전을 고려했던 도시이기도 합니다. 물론 불발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서 발빠른 사람들은 비에드마에 땅을 사놓기도 했었더랬죠. 아무튼 두 개의 서로 다른 도시가 붙어 있다면, 하나는 주거지로, 또 다른 도시는 상업 중심지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비에드마가 상가가 되었고, 까르멘 시는 주거지가 된 모양입니다.

두 도시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시죠? 구글 이미지에서 두 도시를 캡쳐해 봅니다.






당시 점심을 먹은 뒤 차를 끌고 비에드마 시를 돌아다녔는데, 제법 멋진 집들과 풍경이 많았습니다. 당시에도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부담없이 사진을 많이 찍었을텐데, 그당시에는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던 탓에 그냥 인물 사진만 두어장 찍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광경은 강 건너 카르멘 시였는데, 성당 옆으로 지그재그로 된 길이 보였다는 거죠. 지금도 있는지, 아니면 제 기억이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심을 먹고 나서는 다시 Ruta 3을 따라 달려갑니다. 남미 대륙의 지도를 보면 이 부근에 Γ 모양으로 된 곳이 있는데, 그 앞의 바다는 산 마티아 만 Gulf of San Matias 이고 꺾어지는 부근에 어업 기지이자 해변가도 좀 있는 산 안토니오 델 오에스떼 San Antonio del Oeste 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겨울철에 지나가고 있었고, 우리 목적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한국인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만한 곳입니다. 첫째로 여름 휴가를 보내기에 좋은 기후를 가졌구요. 해변가와 또 해변가 근처의 동굴이 유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제일 좋은 것으로 조개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그것도 대합조개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도시입니다. 그렇다고 이번 여름에 가 보라는 뜻은 아니구요. ^^;; 산 안토니오시의 사진도 좀 보여 드립니다.




멋진 곳 아닙니까!

산 안토니오를 지나서 남쪽으로 직행하는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면 리오 네그로 주를 지나 추붙 주로 들어가게 됩니다. 추붙으로 들어가기 전, 왼쪽으로는 이전에 광산으로 쓰였던 곳이 있습니다. "쓰였다"는 표현이 이상합니까? 지금은 그냥 폐광이 아니라 관광지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도로변의 안내문에는 "지구 내부로의 여행" 이라는 문구였습니다. 좀 알았더라면 한번쯤 들려볼 것을,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표시만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광산의 이름은 Mina Hiparsa 입니다.

해가 뉘엿뉘역 기울 때 자동차의 미터기는 뿌에르또 마드린 Puerto Madryn 에 거의 다 왔음을 보여 주고 있었는데, 한참을 당황했습니다. 도무지 도시 비슷한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정표가 알려주는대로 계속 차를 몰았습니다. 남은 구간이 10km 미만이 되었는데로 도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아시겠습니까?

제일 위의 사진을 보시면 저희 부부 사진 옆으로 도시 형태가 보일 것입니다. 뿌에르또 마드린 시는 고속도로가 있는 지점에서 수백미터 아래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도로에서는 도시가 안 보이는 거죠. 그 사실을 알고 사진을 안 찍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증샷을 하나 만들었던 거죠.


뿌에르또 마드린의 겨울은 일찍 찾아옵니다. 저희가 갔던 6월 초에 이미 기온은 영하의 날씨였습니다. 저희도 가지고 갔던 가장 두꺼운 옷들을 꺼내 입고 지냈습니다. 한 여름이 성수기여서, 우리가 갔던 마드린 항은 너무 쓸쓸했는데, 게다가 추워서 고생을 합니다.

그리고, 연료를 아끼기 위해서였는지, 호텔 - 도시에서 그래도 괜찮다고 여기는 별 3개짜리 - 에서는 밤중에 히터를 끄는 바람에 아주 춥게 잤던 것도 기억합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마 크게 변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르헨티나 남쪽으로 여행을 하시려면 가능하다면 여름에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는 이유는 단지 춥기 때문이 아닙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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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을 연 Rua 24 hora

여행 2012. 3. 15. 09:00 Posted by juanshpark

꾸리찌바의 오랜 명물 가운데 하나인 후아 24 오라 Rua 24 horas 는 예전에 제가 살 때는 24시간 열려져 있어서 언제나 이곳에 오면 커피나 피자를 먹는 것이 가능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시에서 대대적인 보수를 시작하더니 몇 년이 걸려도 열리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꾸리찌바로 여행을 오시던 관광객들이 최근에는 이 명물을 보지 못하셨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이번에 꾸리찌바를 잠깐, 아주 잠깐 들렸는데, 이번에는 열려져 있더군요. 물어보니 대대적인(?) 보수를 끝내고 2011년 11월말부터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후아 24 오라가 어떤 곳인지 한번 둘러보시겠습니까?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여행사입니다. 아마도 꾸리찌바에서 인근 파라나구아까지 내려가는 관광 열차 티켓을 파는 곳으로 보이는데, 제가 방문한 시간에는 열려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연말 연시를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그냥 일반적인 데코레이션이었는지 아무튼 이렇게 장식을 해 두었더군요.


참, 들어가는 입구쪽에 꾸르따 꾸리찌바 Curta Curitiba 라는 사무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꾸르따 라는 말은 짧은 이라는 말입니다. 말하자면 꾸리찌바를 보는 시간을 단축하라는 뜻으로 보이는데요. 안에 들어가니 젊은 여인네들이 두명이서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손님들이 없어서 그냥 앉아 있다가 제가 들어가니 반색을 하더라는 뜻이죠. ㅎㅎㅎ;;

근데, 제가 이곳에 살았던 사람이라는 소개를 듣고, 게다가 자기들이 잘 모르는 것을 이것 저것 질문하니까 곤란스런 표정을 짓더군요. 젊은 아가씨들을 보면 짖궂어 지는게 중년 남자들의 심술인가요? 아무튼 이것 저것 묻다가 다시 일반적인 것을 묻고나서는 제 명함과 블로그 주소를 주고는 나왔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제 블로그에 사진을 싣어준다니까 미소를 띄어 주는군요. ㅎㅎㅎ


실내의 광경입니다. 오랫동안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그 사이 시내에 많아진 편의점을 더 선호하게 되었는지, 텅텅 비어 있습니다. 이래서야 이 곳에 가게를 입주하게 될 상점들이 밥이나 먹고 지내게 될지 모르겠군요.


아직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없는 것은 사람들 뿐이 아니었습니다. 빈 가게도 엄청 많았다는 거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곳에 가게들이 모두 들어찰 것입니다. 아무튼 이곳 역시 꾸리찌바의 관광 명소중 하나이니 말입니다.


사람이 너무 없는 썰렁한 후아 24 오라스에 커피숖 하나가 열려 있었습니다. 종업원이 두 명이었는데, 두 아가씨 모두 복도에 나와서 앉아 있더군요. 그래서, 여기 앉아서 커피를 시켰습니다. 에스프레쏘로 말이죠. 그러자 한 아가씨가 허둥지둥 안으로 들어가서 커피를 뽑아 오내요.


커피 가격입니다. 에스프레쏘는 2.75 헤아이스. 미화로는 1불 25센트 정도. 한화로하면 1500원 정도가 될까요? 그렇게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이네요. 맛은요? 그냥 평범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래도 분위기도 좋고 조용해서 커피를 마시러 많이들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귀엽고 앙증맞은 카페라고 할수 있을 듯 합니다. 뭐, 한국으로 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아직은 사람이 없어서 한숨만 나오는 곳이지만, 곧 활기찬 꾸리찌바의 명소로 거듭나기를 바래 봅니다.

참, 예전에는 24시간 영업을 하드만, 지금은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의미도 24시간 열려있다가 아니라 바깥의 시계가 24시간으로 되어 있다로 바뀌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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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활동을 당분간 접겠습니다.

여행 2012. 3. 13. 19:45 Posted by juanshpark

아, 그렇다고 블로그를 접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미리 예약되어 있는 글들만 간혹 올라갈 것입니다. 이유는 오늘부터 5월 말까지 제가 휴가를 좀 가질 생각이거든요. (좀 길죠, 휴가가...ㅎ)


일단은 오늘 상파울로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후 언젠가 한국으로 갈 것입니다. 물론 계획은 다 짜여져 있지만, 제가 워낙에 신비한 사람이다보니, 일정을 모두 밝히고 싶지는 않군요. 아무튼 이후 언젠가 한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고, 한국에서도 전국을 뱅글뱅글 돌며 방랑을 좀 하다가 남미로 다시 올 생각입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 있는 동안 블로그를 접겠다는 거죠. 하지만 매주 월요일마다 자동차로 지구 반바퀴 시리즈는 계속 나갈 것입니다. 만약 월요일에 여행기 시리즈가 나가지 않는다면 그 주가 월 초일 것입니다. 그때는 "이곳이 어디일까요?" 시리즈가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댓글란, 그리고 방명록 칸은 계속 개방되어 있습니다. 블로그 글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지, 답글을 쓰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니까, 여행 중에도 간혹 제 블로그에 들어가서 댓글에 대한 답글은 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블로그에 댓글 많이 남겨 주세요. 안부를 묻는 방명록도 많이 많이 써 주시구요.

그럼, 여행 갔다 와서 뵙겠습니다. 올해 초에 기획했던 "남미 촌놈의 한국 여행기"는 돌아와서 언젠가부터 연재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꾸벅 ^^

모두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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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겨우 겨우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끌고 와서는 카센터에 맡겼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당장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부서진 부분을 고치고 추운 지역으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보충해야 할 부분들과 평소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모두 고쳐서 여행할 준비를 마친 것은 5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자동차가 마련되자 만나고 싶었던 몇몇 사람들을 만나고, 또 여행 준비를 한 다음 5월 30일 새벽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일단 목적지는 뿌에르또 마드린 Pto. Madryn 까지 가는 것이지만 거리상으로 1300km 거리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출발을 했습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제일 좋은 길은 에쎄이사 Ezeiza 쪽으로 205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까뉴엘라 Canuela 에서 3번 도로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3번 도로를 따라 딴딜 Tandil 로 해서 뜨레스 아르로죠 Tres Arroyos 를 통해 바이아 블랑까 Bahia Blanca 를 통과해서 내려가면 좋겠지만, 저는 계속 지평선을 바라보고 여행하는 것보다 딴딜을 가기 전에 아쑬 Azul 에서 길을 바꿔 51번 도로를 따라 시에르라 데 라 벤따나 Sierra de la Ventana 로 가는 길을 따라 가면 더 좋은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에르라 데 라 벤따나를 지나서는 바이아 블랑까로 가는 33번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되는 거죠. 여기서 잠깐, 시에르라 데 라 벤따나가 어떻게 생겼는지 좀 보여 드릴까요?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바로 시에르라 데 라 벤따나에 있습니다. 저는 총각때부터 여기를 몇 번 와봐서 익숙한 곳인데, 산을 탈 수 있는 코스 정상에 창문처럼 구멍이 있기 때문에 벤따나 La Ventana 즉 창문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곳입니다.

아래쪽 마을에는 좋은 경치와 공기를 두고서 여러 호텔과 시설들이 있습니다.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곳에서 하루쯤 묵어가는 것도 좋을 거구요. 아예, 여름 바캉스를 이곳에서 보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무튼 저희는 이 길을 통해 바이아 블랑까로 향합니다. 바이아 블랑까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 남단의 제일 큰 항구 도시입니다. 그런데 날씨가 쌀쌀해서였을까요? 주유소의 직원이 아주 쌀쌀맞은 겁니다. 그리고 바이아 블랑까를 지나면서부터는 땅 역시 달라집니다. 가끔씩 보이는 들판의 웅덩이 바깥쪽에는 하얀 무엇인가가 보여집니다. 날씨가 추워서 얼음이 언 것이 아니라, 여기서부터는 가끔씩 소금층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하얀 것은 결정이 된 소금 덩어리인 셈이지요.


그렇게 달려서 부에노스 아이레스로부터 900km 지점까지 왔습니다. 이곳의 지명은 비쟈롱가 Villalonga 이고, 조그만 촌락이지만, 이곳은 제가 기억하는 소금 온천장이 있는 곳입니다. 한 번 온적이 있었는데, 기억을 더듬어서 온천장으로 갑니다.

비쟈롱가에 있는 소금 온천장의 이름은 가우초 Gaucho 입니다. 땅 속에서 물이 나올때의 온도는 자그마치 섭씨 74도 입니다. 이 정도면 사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죽을 수도 있는 온도지요. 그래서 호텔(?) 측에서는 물을 식혀서 수영장(?)으로 들여보냅니다. 42도 정도로 식혀서요. 염도는 바닷물의 6배 정도 됩니다만, 물이 아주 미끈미끈합니다. 희한한 것은 온천이 나오는 샘에 달걀을 넣어보면 흰 자는 안 익고 노른자만 익는다는 거죠. 온천 측에서는 그걸보여주면서 사람도 겉이 아니라 속이 낫는다고 설명을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아직까지도 인터넷에 등재도 안 되어 있는 온천장입니다. 호텔도 아주 구질구질해 보이는데, 다행히 가격은 무지 쌉니다. 지금 가격은 어떤지.... 당시는 하루 15페소로 숙박을 할 수 있었고, 타월도 그냥 주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했던 저녁은 온천장이 텅 비어있어서 우리 둘이서만 놀 수 있었습니다.

물이 좋긴 한데, 철분이 많아서 세상에 나오자마자 녹슨 물처럼 붉은 빛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물은 아주 미끈미끈하고 각종 피부병이나 관절염같은 질병 환자들에게 아주 좋은 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 부부는 이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며 뜨거운 물에서 시간을 좀 보냅니다. 아르헨티나 교포들이라면, 이 싸구려 온천장에 한번쯤 가 보는 것도 아주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국에 계신 분들이라면 굳이 올 정도는 아니구요. ㅎㅎㅎ;;

여행기가 좋다면 추천도 한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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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 저녁만 있다 오는 바람에 준비해간 짜장과 카레를 그냥 빌마 아주머니 손에 쥐어주고 왔습니다. 나중에 유투브에서 짜장과 카레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서 보내주기로 하고 말이죠. 두 손에 짜장과 카레를 들고 활짝 웃는 빌마 아주머니, 저걸 어떻게 해 드실까 정말 궁금합니다. 상상이 안되는 거 있죠? ㅎㅎㅎ


출발하기에 앞서 얼굴을 수술한 클라우스와 빌마 아주머니와 함께 기념 사진을 한장 찍습니다. 집 앞에는 예전처럼 흰색의 부겐빌리아가 아주 예쁘게 피었습니다. 그리고 클라우스와 빌마 아주머니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함께 찍습니다.

클라우스가 사는 동네는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에서도 한쪽 구석에 있는 아리스토크라타 Aristocrata 라는 마을입니다. 아리스토크라타의 뜻은 노블레 Nobles 죠. 즉 고귀한, 혹은 귀족의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을 이름만이 아니라 집들과 경치가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원래는 촌이었을텐데, 개발이 되면서 부자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동네 분위기를 좀 보시겠습니까?


먼저 지도를 보시기 바랍니다. 아리스토크라타는 가운데 분홍색으로 둥글게 만들어진 곳입니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들어오는 입구도 하나 뿐이고 나가는 입구도 하나 뿐입니다. 사방으로 강과 숲과 들판에 둘러싸여 있어서,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 시내에서 그렇게 멀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고립되어 있는 마을로 보입니다.

이 마을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구글 어스의 지도들을 살펴보면 나옵니다. 180도 어안렌즈로 찍어서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사진을 보기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서 제가 손수 찍은 장면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일 아래쪽 사진이 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아스팔트를 여기저기 기워서 꼴이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숲길같은 골목을 한 500미터 걸어들어가면 그때부터 마을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이런 지역을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마을은 아주 아늑하고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습니다. 그런데, 집이 너무 커서 클라우스는 집을 팔고 좀 더 작은집으로 가야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혹시 상 조세 도스 삐냐이스의 아리스토크라타에 있는 클라우스의 집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실까요? 별장 용도로 클라우스의 집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제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친구네 집 파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해서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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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그러니까 5월 14일이 되겠지요? 기분좋게 일어난 우리는 상 보르자에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잇는 다리로 갔습니다. 브라질의 출국도장을 받고 나서 아르헨티나로 갔는데, 그곳에서는 입국을 거부당합니다. 국경의 법을 잘 모르는 바람에 생긴 일이었지요. 당시 브라질 영주권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브라질 차를 가지고 아르헨티나로 가려고 하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결국 우리 부부는 다시 브라질로 돌아와서 보다 남쪽에 위치한 우루과이아나 Uruguayana 로 향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날, 그리고 그 다음날에 걸쳐 우루과이아나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여러번 전화와 팩스를 주고 받고 시간을 보낸 후에 결국 원하는 서류를 만들어서 아르헨티나 땅을 밟게 됩니다. 그리고 5월 15일 저녁에 아르헨티나의 엔뜨레 리오스 주에 위치한 한 온천 호텔에서 여정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틀동안 저희 부부에게 있었던 일은 사실 엄청난 일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살아있는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거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들어보시겠습니까?


상 보르자에서 우루과이아나까지는 BR-472를 따라 200여 킬로미터를 가야 합니다. 상 보르자에서 출발하면서 472번 도로는 아주 상태가 좋았습니다. 전날 상 보르자까지 오는 길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엉금엉금 기어 다녔던 것을 생각하면 이쪽은 길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국경에서 입국 거부를 당했지만 콧노래를 부르면서 달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발한지 한 40~50km 정도가 되었을 때, 야트막한 언덕이 보였습니다. 자동차도 없고 도로도 좋아서 그냥 달리던 가속도대로 130km/h 로 그 오르막길을 지나쳤습니다. 오르막길의 제일 윗 부분에서 앞에 놓인 광경을 보았을 때, 저는 너무 놀라서 그냥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달려오던 속도가 있어서 그대로 타이어가 밀리면서 앞으로 나갔고 잠시후 꽝~! 꺼껑~! 꿍~! 콰쾅~! 소리를 내며 말처럼 뛰어 오르더니 도로 한 구석으로 차가 쳐박혔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구요? 구글 이미지에서 BR-472 를 넣고 검색을 하면 이런 사진이 수도없이 나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까?




제 차는 어떻게 되었느냐구요? 일단 외관상으로 앞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다치지 않았지만, 차가 충격을 받았던 거죠. 나중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와서 자동차를 정비하면서 보니 자동차 축이 무너져있었고, 업쇼버가 모두 나갔습니다. 여기저기 고무 바킹들은 모두 깨졌고, 심지어는 뒷 바퀴를 지탱해주는 평판 스프링마져 파손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로 길이 나쁜지 짐작이 가십니까!

저는 지금도 그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나중에 우루과이아나를 와서 알게 된 것이지만, 해마다 그 도로의 그 구간에서 수십명이 생명을 잃는다고 합니다. 특히나 저녁에 사고가 날 경우에는 정말 생명이 위험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브라질 정부는 왜 이렇게 나쁜 길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것일까요? 민영화를 하든, 정부가 나서서 하든 자국의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로를 빨리 시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상 보르자에서 출발해서 우루과이아나까지 오는 길에 중간에 있는 이따끼 Itaqui 라는 길을 중심으로 80km 구간은 가히 죽음을 부르는 도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지도에는 언제나 그 구간에 붉은 싸인펜으로 절대 접근 금지라고 쓰고 있습니다. 남미에서 제가 돌아다닌 도로만해도 총 연장 거의 50만 km를 다녔는데, 제 기억으로는 472번 도로만큼 상태가 나빴던 길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브라질 남부를 여행하시게 된다면 이 길은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혹시 부득불 가시게 된다면 아주 아주 조심하십시오.

아무튼 이럭 저럭해서 아르헨티나 국경을 넘고 200여 킬로미터를 더 달려서 페데라시온 Federacion 이라는 온천지대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하루저녁을 보내고 그 이튿날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가게 됩니다.

남미에서 자동차 여행을 할 경우:
다른 나라로 갈 경우 까르따 베르데 (Carta Verde) 라는 자동차 보험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까르따 베르데는 가지고 있는 자동차 보험과는 상관없는 별도의 국제 보험입니다. 아르헨티나 차량들의 경우, 가지고 있는 보험속에 까르따 베르데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무튼 아르헨티나 차량들의 경우 이웃 나라로 여행을 해도 까르따 베르데 때문에 문제는 없습니다. 비단 주장하기 때문은 아니라, 이웃 나라 경찰들이 까르따 베르데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차량의 경우 아르헨티나로 여행한다면 까르따 베르데를 꼭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언제나 아르헨티나 도로 경찰이 요구하는 것 중에 하나가 그 서류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아르헨티나의 경우 삼각대가 2개 있어야 합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구급 상자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또 고장난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 쇠사슬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모든 서류와 장비를 가지고 있어도 아르헨티나 도로 경찰이 끈덕지게 늘어붙는 경우가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셔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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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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