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슬슬 끝나가고 있다. 포스로 돌아오기 이틀 전이었던 화요일 아침. 미리부터 약속을 잡아놓았던 하루를 시작한다. 이 사무실은 아베쟈네다 상가 인근의 광고 및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의 사무실이다.
Cre'Art라는 상호를 가지고 있는데
멋있는 이름이다. 첨에는 모자에 수 놔주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회사 로고제작과 간판 및 대형 배너 그리고 웹 기반의 광고와 팜플렛제공까지 아주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좀 특이한 직업을 가진 친구다....
이 친구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곳곳을 쏘다녀 보자는 제안을 했고, 어차피 쏘다녀야 될 친구와, 쏘다닐수록 좋은 내가 약속을 잡게 된 거다. 차도 없고, 면허증도 없어졌으니, 운전사도 필요하고 말이다. ㅋㅋㅋ
웹 기반의 디자인을 하고 있는 직원들.... 리까르도, 이거 보구 있냐? 너네 회사 엄청 광고하고 있다. ㅎㅎㅎㅎ... 이 회사의 웹 사이트 주소는
http://www.creart2000.com 이고 현재 제작하고 있는 아베쟈네다 상가 정보 페이지는
http://www.onlineavellaneda.com.ar 이다. 이 페이지는 4월 말에 열릴 거라고 한다.
그렇게 처음 간 곳은 Recoleta 였다. 한국인들에게는 레꼴레따 묘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인데, 묘지 부근에서 주차를 시켜 놓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시내 주차는 저렇게 생긴 기계에 동전을 넣고 흰 티켓을 차 안에 넣어두면 되는 것이다.
레꼴레따 묘지 뒤편으로 길게 뻗은 담벼락. 내 친구는 이런 곳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곳..... 나하고는 취향이 좀 다른 친구다. ㅎㅎㅎ
레꼴레따는 단지 묘지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묘지 부근으로 디자인 센터가 있고, 박물관도 있고, 고급 식당과 서점, 카페, 극장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여러 문화 콘텐츠들이 있다보니 쉴 공간도 있고 거리의 악사나 화가들이 공연이나 전시를 하는 곳들도 있는 것이다.
오늘은 아침이어서 그런지 거리가 좀 한산했는데, 그 한산한 속에서도 플루우트를 부는 저 음악가가 계속 공연을 하고 있다. 불쌍하게도, 관객이 하나두 없다.... 사진을 찍어주는 나 뿐....
레꼴레따 지역에는 공원도 많이 있다. 이 동상은 디자인 센터 앞에 있는 공원 중앙에 놓여 있다. 다른 곳들의 동상처럼 이 공원도 낙서가 많았는데, 외국인 관광객을 배려해서인지 조금 지워놓은 상태였다.
차를 주차시킨 뒤편으로 있는 동상. 여기도 동상 옆과 위에 낙서가 가득하다. 낙서는 아르헨티나 문화의 한 가지 콘텐츠라고 이미 설명한 바 있다. ^^
동상 뒤편으로 가로등이 아주 달라서... 일반적으로 떠 받치고 있는 가로등인데, 이 녀석은 매달려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는 사설 경찰에게 가서 물어보았다. 내 눈이 틀림없다. 이 가로등들은 20세기 초반에 가로등이 설치되기 시작하면서 생긴 가로등이란다. 그 외의 가로등들은 1960년대 이후에 설치되었다 한다. 멋있지 않나? 가로등이???
여기가 레꼴레따 디자인 센터. 벽 면에 HardRock Cafe 광고가 붙어있다. 아침이니, 카페에 들어갈 일은 없고... 디자인 센터안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카메라 셔터를 한 번 눌렀더니 경비가 와서는 사진 찍지 말라고 강하게 주의를 준다.... 사진을 못 찍는다면.... 굳이 여기 있을 필요가 없다. 사진 찍으러 나온 거니까....
레꼴레따 끝 부분, 팔레르모 끝 부분에 위치한 Bellas Artes 박물관이다.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살때, 몇 번 들어가 보았는데, 오늘은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브라질에서는 보지 못하는 광경이 눈에 띈다. (내 눈에 안 보였다는 뜻이다. 있는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렇게 개를 데리고 다니면서 산책을 시켜주는 사람이다. 고급 주택이 즐비한 곳이어서인지, 아무튼 주인이 시간이 없기에 대신 데리고 다니면서 산책을 시켜주는 것인데,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
한 사람은 내가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이렇게 사진을 찍으라며 가만히 서 있다. 저거.... 쉽지 않은 직업일텐데..... 돌아다니며 떠들고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배가 고파진다. 그래서 자동차를 타고 벨그라노 지역으로 이동한다. 앞서 포스팅을 했던 중국촌 부근인데, 거기서 조금 더 가면 벨그라노 대학이 나오고, 그 지역은 꽤 괜찮은 주거 및 상가 지역인 것이다.
오늘 찾아가는 식당은 그 벨그라노 지역의 Jorge Newbery 1651 번지에 위치한 La Cuadra 라는 옛날 건물 속의 식당이다. 사진에서 좀 희미하게 보이겠지만, 흰 간판 위에 La Cuadra라는 글자가 보일 것이다.
예전에 마굿간처럼 생긴 곳이었는데, 각 방이 상가가 되어 있고, 마당에 이렇게 식당을 차려놓았다.
천장이 없었는데, 천장을 스테인드 글라스로 만들고 나무는 그대로 둔 채 식당으로 꾸몄다. 식당의 이름은 La Troupe라고 하는데, 내가 아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아는 사람은 댓글좀 남겨주길.... 자리를 잡고 있는 친구. 결국 한 군데서 자리를 잡고 Menu Ejecutivo 라는 것을 시켰다. 이 식당의 정식으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시간인 12시~16시까지만 제공이 된다.
Menu Ejecutivo는 전식, 정식, 후식과 음료수 한 병을 포함해서 33페소다. 그래서 멘도사산 미네랄 워터를 시켰다.
전식으로 나온 Involtini de Berenjenas, Jamon, Mozzarella y Rucula. 햄과 치즈, 그리고 야채를 가지로 돌돌 말아 요리한 것이 나왔다. 보기도 좋고, 맛도 있다. 흡~!
그리고 나온 음식. 우리가 시킨 음식은 으깬 감자와 올리브를 곁들인 닭과 소시지 버무림. (Pollito a la calabreza con pure de papas y aceitunas) 보기에는 그저 그랬지만, 이 집 요리사는 1류인 모양이다. 맛있었다. 양도 조금인것 같았는데, 먹어보니 꽤나 푸짐하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먹은 후식. 복숭아 파이와 아이스크림 한 조각인데, 그다지 달지 않으면서도 아주 좋았다. 기분 만땅....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시면 벨그라노 지역의 이 식당을 한 번 찾아가 볼 것을 권한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이왕 온김에 팔레르모(Palermo)공원을 좀 찍어볼 생각을 했는데, 이 친구는 팔레르모는 별루인가 보다. 내릴 생각을 안하고 그냥 차로만 돌아다닌다. 그냥 차에서 땡겨본 몇 컷.
팔레르모의 한 대로변. 많은 나라들처럼 이 거리도 가변차선제를 운영하고 있다.
팔레르모 지역에 계속 들어서고 있는 고층 건물들.... 이 지역에 오면 아르헨티나가 개발도상국이란게 실감이 안난다.
피게로아 알꼬르따(Av. Figueroa Alcorta) 길에 위치한 동상. 저걸 내려서 잘 찍어야 했는데...ㅠ.ㅠ
팔레르모는 도심속에 위치한 공원으로는 세계 3번째로 큰 공원이다.(첫번째는 브라질 리오의 식물원이라는데 두 번째는 모르겠다.....ㅜ.ㅜ) 낮이나 밤이나 이렇게 나와서 걷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낮이라서 그런지 누운 사람도 보이고, 개들도 놀구, 아무튼 한가롭고 여유있는 풍경이다. 딱~! 남미 스타일이다. ㅎㅎㅎ
전화를 조금 주고 받더니 그 다음 데리고 간 곳은 사무실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Av. Pedro Goyena 길에 위치한 Cafe Socrates 라는 곳이다. 이 뻬드로 고제나 길은 현재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남쪽에서 가장 좋은 주거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가로수가 우거진 거리위로 고층 고급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이 카페가 있다. 카페 전면에 철학자 Socrates 가 그려져 있는 카페의 바깥에 잠깐 앉았다. 화장실도 봐야 하니까..... 그리고 내친김에 커피도 한 잔....
커피잔과 넵킨에 있는 소크라테스 그림이 보이는가? 분위기는 그럴듯 하지만, 커피 맛은 그렇다ㅡ. (브라질에서 오니까, 커피 타박이 좀 심하다....) 이 카페는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낼 무렵에 들어섰다. 그러니까 역사가 한 20년 되려나? 아직도 건재한 것을 보니까, 잘 되는 모양이다. ㅎㅎㅎ
이렇게 해서 하루를 보냈다. 이번 부에노스 아이레스 여행중에 처음 하루를 빼고는 이날이 유일하게 뛰어다니지 않은(서류 문제로) 날이었다. 그리고 밤이 되었다. 편안하게 하루를 보낸 그날 밤의 저녁 메뉴는 월남쌈.
이렇게 차려진 채소와 국수, 갖은 반찬을 다 쌀로만든 얇은 막에다 싸서 김밥처럼 싸든지 쌈처럼 싸든지 암튼 싸서 먹는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주로 들어가는게 채소라서 많이 먹어도 소화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초대해 주신 분의 설명에 열심히 먹다보니 배가 찼다. 예전에도 많이 먹어보았지만, 월남쌈은 정말 맛있다. 한국에서도 이거 많이 드시나???
열심히 먹고 있는 부모님과 우리 부부.... 음.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라서..... 쫌 흔들렸다. ㅠ.ㅠ
이렇게 해서 여유있는 하루를 보냈다. 그 다음날에는 또 다시 영주권때문에 시내를 나가게 된다. 물론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시내에 나간김에 다른 부분의 사진을 좀 찍게 되었다. 이제 부에노스 아이레스로의 여행기는 두 번의 포스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나서는 이번에 관찰했던 아르헨티나의 문화에 대해서 다시 줄기차게 포스트를 할 생각이다. 여기까지 계속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계속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한다.
내 블로그의 이전글들 목록을 모두 보고 싶다면
클릭
이과수 지역 여행에서 꼭 필요한 지침을 보고 싶다면
클릭
그냥 가면 어떡하우~! 댓글 한줄 부탁!!
추천도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