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os Aires 에서 잠시

여행 2011. 10. 24. 19:00 Posted by juanshpark

생각 하나)

거리를 걷다가 개똥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조사를 할 수 없었지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하루 버려지는 개똥의 양이 3만 5천 킬로그램이라고 하네요. 이게 가능한 수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 집에서 6블록 떨어져 있는 비교적 깨끗한 환경의 자그마한 공원이 하나 있습니다. 작년에 어머니 집을 찾았을 때에는 공원에 철담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공원마다 철담이 쳐져 있더군요. 그리고 공원 관리인이 물을 열어주는 아침 7시 30분 경부터 하루 종일 공원 안에서 청소를 하더군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 시청에서 고안을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공원이 문을 열기전에 왔더니 공원 주변 인도가 너무 지저분했습니다. 거리 거리마다 개똥이 천지더군요. 결국 앞을 보고 걸어야 할 사람들이 밑을 보고 걷는, 그래서 더 우울한 부에노스 아이레스 거리가 되었습니다. 개를 키우시는 뽀르떼뇨 여러분.... 한국어로 말해봤자 소용은 없겠지만, 제발 개똥좀 치우고 다니기 바랍니다.


생각 둘)

내친김에 한 가지 더 생각이 나는군요. 위 사진은 본인의 작은형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채소가게입니다. 문을 열어놓고 장사를 하기 때문에 누구든 들어올 수 있지만, 동물들은 사절이죠. 개나 고양이.... 그런데 필자가 형을 방문하던 날 가게 앞에 품종이 멋져 보이고 얼굴이 아주 선해 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가 앉아 있더군요. 채소가게에서 기르는 개는 분명 아닌데... 아파트가 아니라 집에 산다면 키우고 싶을만한 종자였습니다.

문제는 주인이 없는 개였다는 거죠. 아마도 이 개를 기르던 주인은 이 채소가게에 들렀던 사람중에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 주인은 이 개를 슬며시 버려두고 그냥 내뺀게 틀림없습니다. 개가 참, 영리하더군요. 다른 곳으로 쫒아 버려도, 또 두세 블록을 데리고 가도 다시 가게 앞으로 돌아와서 쭈그리고 앉더군요. 때릴 수도 없고, 쫓아버려도 도망도 안가고.... 게다가 대로변이라서 보는 사람들이 많아 개에게 심하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대로변이 아니라면 심하게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요. 아무튼 난감한 상황이더군요.)

애완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본의 아니게 욕을 먹는 경우가 이런 경우 아닐까 싶습니다. 강아지든 고양이든 자기가 좋을때만 키우는 게 아닙니다.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렇게 애완동물을 버리면 어쩌나 싶습니다. 그래도 충직하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개를 보니, 주인이 정말 개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 셋)

아르헨티나의 물가가 엄청 올랐더군요. 사진의 광경은 국내 공항의 한 카페인데, 공항이라고 해서 비싸다는 것쯤이야 다 알 수 있겠지요. 하지만 비싼 것이 비단 공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시내 커피숖들에서 커피값은 물론이고 음식값이 엄청 비쌌습니다.

브라질의 경우는 물가가 미쳤다는 소리를 듣죠. 그런 나라에서 갔기 때문에 그나마 계산을 해 보고 "음, 그래도 브라질보다는 싸구만..." 이라는 소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르헨티나가 싸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브라질과 비교해서 싸다는 것일 뿐이죠. 아무튼 단위수까지 높아서 돈을 쓰기가 ㅎㄷㄷ 했습니다. 물가가 이렇게 많이 올랐는데, 정치가들은 아마도 바보 아니면 개념이 없는 거겠죠? 여자 대통령이 나와서 한다는 이야기가 아르헨티나의 물가는 거의 안 올랐다고 하네요. 이게 코미디가 아니면 뭘까요?


생각 넷)

국내 공항내에 환전소가 하나 있더군요. 그런데 환전소 환전시세를 보니 입에서 "도둑놈~"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예를 들어, 미국 달러 시세를 좀 보시겠습니까? 제가 살고 있는 이과수에서 요즘 미국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판매시 4.45 이고 구입시 4.6 정도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제 블로그의 환전상에 대한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

그런데, 이곳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내 공항의 미국 달러 환전 시세는 판매시 3.63 페소이고 구입시는 4.32 페소입니다. 아마도 어쩔 수 없는 여행객을 등쳐먹자는 수작인거 같은데, 보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뭐, 제가 이용할 환전상은 아니지만, 만약 제가 이용해야 한다면 욕나올 것 같습니다.

브라질 레알 대 페소화나, 파라과이 과라니 대 페소화, 또 유럽의 유로대 페소화 모두 여행자들의 어쩔 수 없는 필요를 착취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환전상이 공항내에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니... 아르헨티나 상황이 어렵다지만 정말 한숨이 나오게 하네요.

여러분, 아르헨티나 국내 공항의 환전상은 절대로 절대로 이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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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olinea Argentina - 악명높아지고 있는 비행사

여행 2011. 10. 14. 20:00 Posted by juanshpark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갔다가 돌아오는 날이었습니다. 비행편은 약 3개월 전에 인터넷으로 구입을 했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http://www.despegar.com 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기입하고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3개월이나 2개월, 아니 1개월 전이라고 해도 어떨때는 버스편보다 더 싼 비행편이 많기 때문이죠. 저 역시 오랫동안의 버스편을 포기하고 요즘은 거의 항상 비행편으로 다녀옵니다.

아무튼, 출발하면서 알게 된 것 한가지는 아르헨티나 국내선의 아에로리네아 아르헨티나 비행사는 승객 1인당 최고 15kg까지의 수하물만 받아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초과되는 무게는 당연히 오버차징을 받게 됩니다. 저는 출발을 할 때 20kg이 오버가 되었기 때문에 오버차징으로 60페소를 지불했습니다. 킬로그램당 3페소이니 미국 달러로 70센트가 채 안되더군요. 그래서 오버차징을 물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돌아오는 날은 날씨가 궂었습니다. 게다가 함께 공항으로 가던 조카의 차를 경찰이 잡아서 실랑이도 하고, 그래서 좀 기분이 꿀꿀했습니다. 그런데 공항에 들어가자 처음 보게 된 것이 19시 05분에 출발하게 되어 있는 비행편이 20시 20분에 출발한다고 되어 있더군요. 이정도 연착은 언제나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냥 기다렸습니다. 그 사이 체킹을 하고 다시 20킬로그램의 무게가 초과되어서 오버차징을 무는데, 이번에는 300페소를 요구하더군요. 그래서 이과수의 예를 들어 항의를 했더니 자기가 잘 받는 거라고 합니다. 이과수에서 잘못 받았다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300페소를 물었습니다.


그렇게 꿀꿀한 기분에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20시 20분으로 되어 있던 비행 시간이 21시로 다시 지연이 되더군요. 그리고 그때까지 게이트 넘버가 알려지지 않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게이트 넘버가 07번으로 나오더군요. 그래서 7번 게이트로 가서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20시 30분이 되니까 다시 게이트 12번으로 가라는 지시가 나오더군요. 여기까지는 그런데로 참을만 했습니다. 뭐, 이렇게 연착이 되는 것이 사고가 나는 것보다 낫지 않겠어요?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4시간이 지났을 무렵, 12번 게이트에서 바라본 전광판에 Ask Agent 라는 신호가 오더군요. 그리고는 조금 있으니까 비행편이 캔슬이 되었다고 합니다. 비행기 여행을 많이 해보신 분들이라면 그런 경험이 많을지 모르겠지만, 제 경우는 생애 처음으로 제가 탈 비행편이 캔슬이 된 경우였습니다. 캔슬이 된 이유는 관제탑 문제라고 했는데, 의문스러운 것은 타 회사들 즉 란 LAN 이나 우루과이 비행기인 플루나 Pluna 등은 그대로 뜨고 내리는데 아에로리네아 아르헨티나만 그렇다는 것이었죠.

아무튼 부쳤던 짐을 다시 찾아서 아에로리네아 아르헨티나 사무실로 나가서 줄 서서 기다렸습니다. 대개 이런 경우 호텔을 잡아주지 않나요? 그런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에게는 호텔 마련이 없다고 합니다. 돈으로 환불해주면 버스라도 타고갈 생각에서 물었더니 그것도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하더군요. "고소하세요!" 이거, 그냥 빼째라~ 고 하는데, 배를 쨀수도 없고, 그냥 이틀뒤 비행편으로 연기를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이라면 오버차징이 되어 물었던 300페소를 환불 받았다는 거죠. 덕분에 어머니 집으로 다시 와서 무게가 될 수 있는 짐은 다 덜어내고 이틀뒤 다시 짐을 쌌다는 거죠.


그리고 이틀뒤에 공항에 갔을 때, 다시 연착이 되어버리는 비행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관제탑 문제라고 하는데, 사실을 알고 보니 비행편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에로리네아 아르헨티나 사의 비행기들은 비교적 수명이 오래된 비행기들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에 타 비행사 하나와 합병하면서 더 많은 비행기를 보유하게는 되었지만, 재정적으로는 악화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운행을 할 수 있는 비행편이 모자라게 되었고, 특히나 제가 출발하려던 그 날부터 연휴가 시작되는 기간이었기 때문에 운행을 할 수 있는 비행편보다 더 많은 손님이 있었던 것입니다.

운행이 가능한 비행편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하나 걸르고 또 하나 지연시키는 동안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겠죠. 제 비행편이 캔슬된 그 다음날에도 아에로리네아 아르헨티나의 비행편이 24편이 운행이 취소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정도 되면 미리 예약하고 돈을 지불한 승객들의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욕이 안 나올수가 없겠습니다.

게다가 수하물의 무게도 불평의 대상입니다. 경쟁사인 란의 경우 1인당 수하물의 무게는 최고 23킬로그램입니다. 란을 탔더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화가 나더군요. 그래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권고합니다. 아르헨티나로 여행하실 생각이라면 아에로리네아 아르헨티나 비행편은 하나 하나 잘 따져서 살펴보시고 표를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옵션이 있다면, 아예 다른 비행편을 이용하시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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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점심식사

관광/아르헨티나 2011. 10. 12. 20:00 Posted by juanshpark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예전 한때는 한국인들이 참 많았던 온세라는 곳이 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도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기도 하고 또 상업에 종사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시내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다보면 후닌 Junin 이라고 하는 길이 나옵니다. 그곳에서 상업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 하나가 있어서 방문을 했다가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에 나오는 프로시우또 Prosciutto 라는 식당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지닌 곳처럼 보입니다. 친구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해서, 아무튼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식당 안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랄까 아무튼 그런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참, 편견이란게 컨셉을 완전히 좌우하더군요. 아무튼 창가쪽으로 자리를 잡고 안을 둘러봅니다. 코너에 위치해 있는 식당이란 겉으로 보기에는 넓어보이지만 사실 안으로 들어가면 상당히 좁죠.


그래서인지 이 식당은 높은 천장까지 정말 빼꼭히 상품들을 전시하면서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친구가 이 식당이 오래된 곳이라고 소개를 해서 그렇게 믿었고, 또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모든 것이 골동품처럼 보였습니다.


2층 화장실과 별도의 공간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 계단입니다. 세월의 흔적때문인지 대리석으로 된 계단이 많이 닳았더군요. 계단을 올라가는 입구쪽에 놓여있는 구식 전축이 눈에 띄었습니다.


손으로 돌리게끔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구닥다리 장식품때문에 더 그렇게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입두었다 어디 쓰겠습니까! 종업원을 불러 넌지시 물어보았지요. 그랬더니 겨우 17년 된 식당이라고 하더군요. 허 참~! 그래서 편견이란게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껴봅니다.


아무튼 식당에 앉았으니 음식은 먹고 가야겠지요? 기본으로 나오는 빵과 버터를 먹으면서 메뉴판을 보았습니다. 저는 언제나처럼 살코기인 비페데조리소를 주문했습니다. 친구는 나폴리타나를 주문하네요. 그리고 샐러드를 함께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나온 음식입니다. 맛갈스럽게 감자칩과 함께 살코기 위에 피망을 구워서 함께 내 왔습니다. 한입 베어 물었더니 맛있는 육즙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맛있는 고기더군요. 확실히 아르헨티나 고기는 알아줘야 합니다. ^^


친구가 시킨 나폴리타나입니다. 역시 감자를 모양을 내서 튀겨 내왔군요. 친구 역시 만족한 모습입니다. 시장 한복판인데도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와인 한잔을 곁들이면 좋겠지만, 대낮부터 와인을 마신다는 것이 좀 그래서 그냥 물을 마셨습니다.


샐러드 믹스타 라고 하는 것입니다. 상추와 토마토, 양파를 썰어서 버무려 먹습니다. 소금 뿌리고 식초 뿌리고 기름을 뿌려서 먹죠.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아르헨티나의 문화를 먹는 것처럼 생각이 들어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드시고 싶으십니까? 아르헨티나에 오시면 아주 흔하디 흔한 음식이니 꼭 시켜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

참. 지도.....


가운데 빨간 네모친 공간이 바로 프로시우토 레스토랑이 있는 곳입니다. 후닌 Junin 거리와 사르미엔토 Sarmiento 거리가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온세쪽으로 들려볼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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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외국어 표기에 대한 생각

정보/삼개국관련 2011. 10. 11. 09:28 Posted by juanshpark

다음 단어들을 어떻게 읽으십니까?
읽은 다음 직접 발음 표기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Cepillo, Chico, Higado, Juan, Kiosco, Malo, Ñoqui, Paraguas, Cuestion, Tambien, Zapatos

세필로, 치코, 히가도, 주안, 키오스코, 마로, 노쿠이, 파라과스, 케스티온, 탐비엔, 자파토스 라고 읽으셨습니까?

그 정도만 되어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세필로, 차이코, 하이게드, 쥬안, 카이오스크, 메일로 라고 발음하는 것을 들은 사람일 것입니다. ㅎㅎ

제대로 된 발음을 알려 드리지요.

세삘료, 혹은 세삐죠, 찌꼬, 이가도, 후안, 끼오스꼬, 말로, 뇨끼, 빠라구아스, 께스띠온, 땀비엔, 싸빠또스 라고 발음합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스페인어 발음에는 한국어의 쌍자음들이 많이 사용이 됩니다. 이런 된소리를 외국어 표기에 잘 사용하지 않는 국문법 표기 때문에 제대로 된 발음을 표기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이 생깁니다. 특히나 스페인어처럼 된소리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언어의 경우는 한국어의 발음 표기법이 너무 이상합니다. 한 나라의 언어를 단지 어떤 발음이 싫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마음대로 바꾸어서 표기를 하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 생각좀 해 봐야 할 듯 합니다.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원어에 가깝게 표기를 하는 것이 외국어를 접하는 한국인들에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된소리와는 달리 또 다른 발음상의 문제는 알파벳을 사용하는 언어의 L과 관련이 있습니다. 위에도 Malo 라는 단어를 썼는데, 중간의 L은 음절의 앞과 뒤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한국의 표기법은 아마도 틀림없이 마로 라고 쓰도록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잘 알려진 빙과류인 MELONA 가 한국에서는 멜로나 라는 발음이 아닌 메로나 로 표기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 때문인지 언젠가 제가 블로그에 Media Luna 를 메디알루나로 표기했다가 댓글로 된통 얻어맞은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지금은 메디아 루나라고 쓰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포르투갈어 단어를 좀 보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발음을 하십니까?

Churrasco, Caixa, Beijo, Pata, Violão, Criança, Pinhão, Nação

슈하스꾸, 까이샤, 베이주, 빠따, 뷔올렁, 끄리안싸, 삐뇽, 나싸우 라고 발음을 하셨다면 정말 잘 하신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포르투갈어에서도 스페인어처럼 된 소리를 정말 많이 사용하고 있지요?

포르투갈어의 경우는 스페인어보다 발음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물론 스페인어에도 한국인이 발음하기 힘든 자음들이 좀 있습니다. 예를 들어 J 라든가 rr 같은 경우 한국인들이 정말 발음하기 어렵습니다. 목에서 파열이되어 나오는 소리인 J 의 경우는 귀에는 오히려 K로 들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들을 의미하는 Hijo 라는 단어는 우리 귀에는 Hiko 로 들릴 수 있습니다. 또 단어의 중간에 들어가는 rr 부분은 아이를 웃길때 까르르르 하면서 어르고 달래는 발음과 관련이 있습니다. 철도를 의미하는 Ferrocarril 이라는 단어의 한국어 표기는 페르로까르릴 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운데 '르'는 단음절로서의 르가 아니라 혀를 말아 안쪽에서부터 바깥으로 긁어 내면서 내는 소리인 것입니다.

포르투갈어의 경우는 단어 사이의 알파벳 글자들이 비슷비슷한 발음을 내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결정적으로 그런 부면에서 차이가 나는데요. 예를 들어 외국인의 귀에 발음으로 들리는 철자들로 D, G, J, S, Z 가 있습니다. 또 음절을 수반하지 않는 LU 발음이 나고, 단어의 끝에 수반하는 O 역시 U 발음이 날 수 있습니다. Ch 의 경우 아르헨티나 까스떼쟈노의 Ll 에 해당하는 발음이 나며, 스페인어에서는 발음으로 구분하기 힘든 BV 가 포르투갈어에서는 확연히 구분이 됩니다. 스페인어에서는 발음이 구별이 되지 않기 때문에 B 는 '베 라르가' 라고 하고 V 는 '베 꼬르따'라고 부릅니다.


이게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 발음에 대한 전부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의 발음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아무튼간에 외국어들은 자기 나름대로 발음하는 법이 있다는 거죠. 그걸 다 잘 알아서 음역을 할 수 있다면 정말 다행이겠지만, 그 모든 언어를 다 알수도 없고, 또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음역해서 표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표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거죠. 앞서 언급한 스페인어의 JRR의 경우 표기가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비슷한 발음으로 표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포르투갈어의 "-ão" 같은 경우 어떻게 표기를 하겠습니까? 그냥 비슷하게만 표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표기가 가능한 글자들을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법칙에 따라서 사용하지 않는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한글의 우수성 중의 하나는 다른 언어에 비해 소리를 표기하는 체계가 월등하다는 것인데, 이런식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사장시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한글의 표기 방법에 대한 포스트를 작성한 이면에는 제 블로그의 한글 표기와 관련해서 스페인어권과 포르투갈어권의 독자들의 끊임없는 지적 때문이기도 합니다. 처음에 포스트를 할 때는 가능하면 원어의 발음과 비슷하게 표기를 하고, 태그 역시 그렇게 했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표기를 하고 태그를 작성한 것이 인터넷 검색에서는 언제나 뒤쳐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블로그를 개설했을 때의 목적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제가 고수하는 표기법 때문에 검색에서 뒤쳐진다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후로는 제가 사용하던 표기법 대신에 한국의 외국어 표기법에 따라 태그를 작성하고 포스트를 발행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후로 독자들로부터 "보카가 아니라 보까여야 한다"라든가 "이과수가 아니라 이구아쑤라고 해야 하지 않느냐?" 혹은 "에콰도르를 에꾸아도르로 표기해달라"는 댓글들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댓글에 대한 답글을 작성할 때 제 입장을 알려 드리기는 했지만, 불편한 마음이기는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나 혹은 그 외의 다른 언어나 고유한 발음을 한국어 발음으로 표현해야 한다면 그 발음에 가장 가깝게 표기하는 것이 영어식으로 그리고 꼭 영어만은 아닌 이상한 한국어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버려야 할 습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한글날을 맞아 발행을 하려고 했는데, 좀 늦었네요.

* 뭔가를 주장하려고 한다기보다는 그냥 외국 사는 한국인의 한국어에 대한 푸념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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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enta - 명품 와인

문화/음식과 음료 2011. 10. 11. 09:24 Posted by juanshpark

멘도싸 Mendoza, Argentina 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멘도싸의 유명 와인을 하나 가져오셨네요. 그래서 한잔 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Pulenta 라고 명명된 이 와인은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온 뿔렌따 가문과 관계가 있는 와인입니다. 자세한 가문의 스토리는 직접 홈페이지로 가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홈페이지는 <여기>를 눌러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스트로보 동조촬영을 하지 않아서 새까맣게 나왔습니다만, 실제로 불빛에 비춰보면 짙은 보라색의 아주 맑은 고품격의 포도주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향기를 맡아보면 상큼한 과일향이 나오는데, 직접 맛을 보면 아주 그윽한 포도주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멘도싸에서 온 친구의 형은 제가 몰랐던 와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두개 털어놓으셨습니다. 첫째는 아르헨티나에서 와인이 가장 비싼 곳이 바로.... 멘도싸라는 것입니다. 이야기인즉, 보데가에서 나오면 일단 포도주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멘도싸는 산지이므로 맛을 보장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분의 이야기로는 멘도싸의 포도주는 보데가에서 직접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도시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아무튼 어느 분의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와인의 도시에서 오신 분이니 친구 형의 말씀이 맞겠지요. ^^)

또 다른 이야기는 알아두면 유용할 정보라는 생각이 듭니다. 포도주는 잘 숙성되고 질이 좋을 수록 알코홀 함량이 높다고 합니다. 이 뿔렌따 와인의 경우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14.5도의 알코홀 함유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와인들이 13.5~15도 사이의 알코홀 함유량을 가지고 있는데, 질이 안 좋을 수록 알코홀 도수가 낮다니, 와인을 고르는데 힘드신 분들이라면 일단 알코홀 함량이 높은 것으로 고르시면 좋을 듯 합니다. ^^

이쯤해서 뿔렌따 와인의 생산 공장이랄 수 있는 와이너리가 궁금해 집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가서 뿔렌따 와인의 홈페이지를 뒤져 봅니다. 다음 사진들은 뿔렌따 와이너리 홈페이지에서 캪쳐해 온 사진들임을 밝힙니다.


뿔렌따 와이너리는 멘도싸 시내에서 서쪽으로 위치한 루한 데 꾸죠 Lujan de Cuyo 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수없이 많은 유명 와이너리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뿔렌따 역시 그 중 하나인 셈입니다.

뿔렌따 와인너리 홈페이지에서 제 시선을 끌었던 것은  란초 Rancho 라고 이름이 붙은 식당입니다. 단체 손님이라면 최고 14명까지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멋진 풍경과 맛있는 와인을 곁들여, 계절에 따라 3가지 음식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한번쯤 위 사진의 광경을 보면서 점심 식사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당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열려있습니다. 점심 식사만 제공하지만요. ^^

뿔렌따 와이너리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몇 장 더 보여 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도 한번쯤 들러보고 싶지 않으세요? 아르헨티나 서쪽의 멘도싸 지역으로 여행을 하시게 된다면 꼭 이곳 저곳의 와이너리 투어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시간과 지갑이 좀 두둑해야 하겠지만요. 하지만 분명히 추억에 남을 여행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보데가 관광에 관련된 정보입니다.:

관광이 가능한 시간은 월~금 오전 9시~ 오후 5시까지 입니다.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1시까지 입니다.
투어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1, 2시간이고, 지원이 되는 언어는 영어와 스페인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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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10월 6일까지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여행을 갑니다.

딱히 여행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이 그냥 어머니를 방문하러 갑니다.

작년에 아버지와 사별하시고 나서 이곳에 함께 계시다가 이맘때쯤 해서 아르헨티나로 돌아가셨으니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어머니와 시간좀 보내다가 올 계획입니다.

블로그가 좀 뜸 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녀오겠습니다. 꾸벅


추신: 돌아가는 길이 멀군요. 돌아가는 비행편이 캔슬되는 바람에 이틀을 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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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에서 이과수쪽으로 오시게 된다면 아마도 아침 일찍 출발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조금 늦게 출발한다고 하면 까스까벨을 지나 이과수 쪽으로 올 무렵에는 저녁 식사를 할 때쯤이 될 것입니다. 그때가 된다면 이 포스트가 아주 유용하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저두 와이프와 함께 이과수에서 꾸리찌바까지 혹은 꾸리찌바에서 이과수까지 수십번을 왔다갔다를 하다보니 중간에서 식사를 한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은 언제나 비슷했기에 점심 식사는 이라치 부근에서 저녁 식사는 까스까벨 부근에서 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음식점을 찾는 것이 언제나 쉬운 일은 아니었고, 거의 대부분은 돈을 내고 먹기는 하지만 그냥 "떼웠다"고 할 만한 음식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럴싸한 음식점 하나를 발견하게 된 셈입니다. 저녁 식사를 할만한 곳, 까스까벨을 지나 이과수로 오면서 첫번째 톨게이트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사아라 SAARA 라는 주유소가 있는데, 바로 그 곳에 있는 식당이 제가 소개하려고 하는 집입니다.


시골 주유소안의 가게 답게 별놈의 물건이 다 있습니다. 식품부터 음식을 만들기 위한 도구들까지 없는게 없었습니다. 한쪽에는 또 자동차와 트럭을 위한 부품들도 있었고 말이죠.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살라메 Salame 와 치즈를 수제품으로 만들어 전시를 해 놓은 부분이었습니다. 정말 종류도 양도 많더군요.


한쪽 귀퉁이에는 손으로 만든 수제품 특산물들도 놓여 있었습니다. 그릇들, 장식품들 뭐 그런 종류들인데, 언젠가 한번 이야기를 한 적도 있지만, 브라질 사람들이 손재주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딱 눈에 들어오는 그런 기념품은 정말 없습니다. ㅎㅎㅎ


토기로 만든 돼지저금통입니다. 어쩌다가 돼지는 저금통으로 쓰이게 되었을까요? 이런 공통적인 개념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우리네의 그 "돼지저금통"이란게 원래 한국적인 것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한국인들이 이 나라에 와서 돼지 저금통을 전파한 것일까요? 말이 더 안되는 소리로 들립니다.


식당의 의자는 그런대로 현대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식탁은 어느 시대의 것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더군요. 그냥 통나무를 수평으로 잘라서 거기에 장식이 있는 네 다리를 붙여서 식탁을 만들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허술할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엄청 무겁고 단단하더군요. 아무튼 저런 식탁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에서 음식을 먹습니다. 음식은 단 한 종류, 아참, 주문을 받는 종류는 많습니다. 모두 햄버거 종류인데,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구요. 음식은 단 한 종류 뿐입니다. 보통 브라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꼬메르씨아우, Comercial 이라고 불리는 준비된 음식 입니다.


꼬메르씨아우에는 샐러드와 쌀밥, 훼이정이라고 불리는 콩으로 만든 죽, 그리고 고기찜과 프라이팬에서 튀긴 고기 조각들이 나옵니다. 가끔은 국수가 함께 나오기도 하구요. 이 집에서는 국수가 나오지 않은 반면에 고기가 두 종류가 나왔습니다. 밥도 산더미처럼 나옵니다. 혼자만 먹었는데, 음식이 무지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둘이서 나눠 먹으면 좋을 듯해서 그릇을 하나 더 달라고 했더니, 그렇게하면 두 사람분이 된다고 하더군요. 즉 나오는 음식에 상관이 없이 식사를 하는 그릇에 따라 돈을 받는 시스템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해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비용은 12 헤알입니다. 1인분 비용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꼬메르씨아우가 12헤알이라니! 하지만, 제가 이 집을 추천하는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어차피 다른 곳에서 먹어도 12헤알로는 턱도 없습니다. 그게 첫번째 이유구요. 두 번째는 다른 식당들에서 먹는 음식보다 이 집 음식이 깔끔하고, 맛도 좋았다는 것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가게 속에 있는 여러가지 물건들을 찍어 봅니다. 시골이니 시골스러운 거야 당연한 일이네요. 아무튼 앞으로 꾸리찌바에서 이과수로 올 때는 종종 들려볼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혹시나 꾸리찌바에서 이과수로 오시게 된다면, 그리고 저녁 식사할 무렵에 까스까벨을 지나치게 된다면, 이 식당 사아라 주유소의 식당을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저보다 훨씬 좋은 식사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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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에서 포즈 두 이과수로 오는 길

여행 2011. 9. 29. 20:00 Posted by juanshpark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이 언제나 느긋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여행을 떠날 때가 더 느긋하죠. 여행중에는 집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집이 많이 생각나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을 갖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감기로 고생을 해서인지 돌아오는 길이 많이 느긋했습니다. 예정보다 며칠 앞당겨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기 때문에 더 느긋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방금 멈춘 곳들이 많아서 풍경이 더욱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야 일찌감치 여행에서 돌아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뒤에 남긴 친구들 걱정을 하게 된 것은 그만두고 말이죠. 저희가 떠나온 그 뒤로도 이따자이와 깜보리우, 그리고 블루메나우쪽에는 계속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9월 첫째주에는 그 지역에 홍수가 났고, 7일, 8일 양일간의 휴일때문에 해변가로 내려갔던 많은 차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일찍 집으로 돌아오기를 정말 잘한 셈이지요? 아무튼 돌아오는 길에 비가 멈춘 곳들에 몇 군데 풍경을 담아보았습니다. 그래서 별도의 설명 없이 그냥 사진으로만 지나온 풍경을 보여 드립니다.












푸른 벌판과 함께 파라나 주의 상징인 피뇽 나무 즉 아라우까리아를 배경으로 서 있는 소와 말들이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녹색의 풀과 나무와 하늘의 푸른 빛을 바라보며 사는 전원의 생활은 정말 평화롭고 여유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이런 환경 속에서 편안한 삶을 가질 수 있을까요? 도심의 조급함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속에는 언제나 전원을 동경하는 마음만 가지고 살게 될까요? 새삼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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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에서 포즈 두 이과수로 오는 650킬로미터 구간에는 정말 괜찮은 식당이 별로 없습니다. 지난번에 한번 아닐로 Anilo 라는 식당을 포스트 한 적이 있기는 했지만, 그 길고 긴 여정 속에 저희 부부가 들어가 본 식당은 자그마치 수십 군데가 되건만 추천해 주고 싶은 식당은 정말 손에 꼽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말 우연찮게 들어가 본 식당 두 군데는 훌륭하더군요. 점심 식사 그리고 이과수에 거의 다 와서 저녁 식사를 했는데, 그 중 점심 식사를 했던 맥심스 Maxim's 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맥심스는 이라치 Irati 라고 하는 도시 부근에 있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해 드렸던 Anilo 역시 이라치 부근에 있습니다. 다만 꾸리찌바에서 이과수 가는 방향으로 아닐로는 이라치 전에, 그리고 이 맥심스는 이라치 후에 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우연이었습니다. 화장실 때문에 들어갔는데, 마침 점심 때라서 그냥 먹게 된 거죠. ㅎㅎㅎ;;


비가 오는 날이었고 습기 때문에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감기 때문에 기분이 아주 꿀꿀했거든요. 식당 시설은 훌륭했지만, 손님은 별로 없었습니다. 주변의 경찰들이 들어와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식당 바깥의 풍경입니다. 쭉쭉 뻗은 아라우까리아 소나무들이 푸른 들판을 배경으로 서 있었습니다. 그 위로 낮게 구름이 깔려 있어서 안쪽 벽난로에 불만 타고 있으면 왔다! 라고 하고 싶게 만드는 풍경이더군요.


안으로 들어서니 중앙을 중심으로 양분되어 있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한쪽은 식당이고, 다른 한쪽은 아마 간단한 차나 커피를 마시는 곳처럼 보입니다. 먼저 카페 쪽의 사진을 보여 드립니다.



오래된 가구들로 꾸며져 있어 가우초 Gaucho 의 모습을 보는 기분이더군요. 목조 가구들이 따뜻한 전등불과 아주 잘 조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식탁 위에 놓인 이 지역 특산물인 버섯, 고추, 양념들, 꿀, 포도주스 등등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물론, 이걸 사가지고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식당 쪽 사진들입니다. 화장실은 중앙에 있었습니다. 화장실 안 까지 정말 세심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길을 지나다니는 여행객을 상대하려고 애초부터 계획적으로 만든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담아온 음식입니다. 거의 전부가 다 육군입니다. ㅎㅎㅎ;; 이렇게 먹는데 얼마가 들었냐구요? 뷔페로 먹는데 1인당 14 헤알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이 길을 오가는 여행객들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시설과 가격 그리고 맛일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음식도 물론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 꾸리찌바에서 이과수로 오시는 길이라면 꾸리찌바에서 140 km 정도 떨어진 도시 이라치 Irati 를 지나서 10여분 가다가 만나게 되는 이 식당 맥심스를 들려 보시도록 권해 드립니다.


아! 참. 화장실의 모습입니다. 시골 구석답지 않게 시설도 잘 해 두었더군요. 이 길을 지나다니면서 화장실이 좋은 휴계실을 만나는 것도 복이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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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F 공장 견학

정보 2011. 9. 22. 20:00 Posted by juanshpark

그래도 공장 전문 블로거(?)라고 평가해 준 이웃도 있는데, 이런 기회를 마다할 수는 없겠지요? 꾸리찌바를 떠나 이과수로 오는 도중에 지난번에 들렸던 목재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약속했던대로 MDF 를 만드는 과정을 견학하게 됩니다. MDF 가 뭔지는 아세요? MDF 란 Medium-density fiberboard 약자입니다. 아마 보시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일단 처음 공정은 제 손가락으로 집고 있는 저 조그만 목재 조각부터 시작합니다.


이 기계 속에서 위의 조그만 나무 조각은 분쇄되고 잘게 쪼개지면서 섬유질로 변하게 됩니다. 섬유질이 된 목재의 형태는 이렇게 생겨지게 됩니다. 아래 사진을 보세요.


견학을 가이드 해주는 친구의 손입니다. 나무가 잘게 쪼개지면서 섬유질 뭉치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섬유질이 된 목재를 접착제와 함께 붙여서 압축한 판재가 바로 MDF 입니다.


접착제와 함께 고온에서 결합된 섬유질 판재는 압축된 다음 엄청 빠른 속도로 다음 공정을 향해 움직여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온에서 압축이 되었는지, 단지 옆에서 보기만 하는데도 후끈 후끈한 열기가 느껴집니다.


아마 잘 안보이겠지만, 여기서 절단을 하고 있습니다. 두개의 커다란 칼이 사선으로 교대로 움직이며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MDF 판을 절단하고 있습니다. 사선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지나가는 속도와 결합해서 MDF 판은 깨끗하게 직사각형 형태로 잘려지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부챗살로 되어 있는 두 개의 라인에서는 각각의 MDF 판이 식혀지게 됩니다. 고열로 압축한 상태이니 부채살 속에서 천천히 움직이면서 바람에 의해 건조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압축 판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이제 출고를 위해 창고 한쪽으로 쌓이게 됩니다.


원목과는 달리 MDF가 쌓여있는 모습은 아주 미끈했습니다. 모두 규격대로 잘라진 데다가 틈이 없어서 마치 한 뭉텅이로 되어 있는 목재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MDF 위에 멜라민으로 코팅을 한 제품이 일반 가구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브라질에서는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을 PB 라고 부르더군요. 한국과는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네요.


한국에서 PB 라고 부르는 제품입니다. 같은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지는데, 브라질과 한국과는 명칭이 다르고 국제적인 명칭도 다른거 같습니다. 아무튼 이것 역시 가구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PB 와 MDF의 차이는 뭘까요? 파티클 보드는 사진에서처럼 나무 조각이 겹겹이 붙어서 만들어진 판이기 때문에 나무 조각에서 섬유질을 분리해서 만드는 MDF에 비해 공정이 좀 더 심플합니다. 공정의 차이는 가격에 차이를 가져옵니다. PB는 같은 두께와 품질일 경우 MDF에 비해 20% 정도 저렴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PB의 경우 나무가 겹겹이 쌓인 특성 때문에 레지못으로 작업을 해야 할 경우 MDF에 비해 훨씬 더 단단하게 박힌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구를 만들 때 레지못을 사용해야 할 경우는 PB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고 하는군요. 그렇다고 뭐 항상 그런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MDF는 섬유질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곡선처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둥근 형태의 가구를 만들 경우 PB로는 불가능하지만 MDF로는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많은 가구상에서는 PB와 MDF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본 HDF 입니다. 이 보드의 특징은 비중이 아주 높다는 것입니다. MDF와 비슷하지만 강도에 있어서는 훨씬 더 강합니다. 2.8mm 로만 생산이 되는 이 제품은 가구의 뒷면에 붙이는 재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MDF, HDF, PB는 한국에서는 사용되기가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접착제가 친 환경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친 환경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단연 단가 때문입니다. 접착제 속에는 포름알데히드라는 발암성 물질이 방출되는데, 브라질에서 사용되는 접착제는 유럽이나 미국 또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실내 가구용에 사용될 수 없는 E2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접착제는 SE0, E0, E1, E2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실내용 가구로 사용되는 MDF나 PB의 접착제가 E1까지 허용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용이 되든 되지 않든 MDF 공정을 알게 되어서 흥미 진진했던 견학이었습니다. 브라질 산 MDF나 PB가 필요한 분이 계십니까? 저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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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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