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까 부근의 까미니또 입구.
나라마다 언어마다 말장난은 존재합니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도 예외는 아니지요. 언젠가 블로그에 올린
Boi bos Aires는 포르투갈어 말장난입니다. 또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는 브라질과 그 주변나라에서 붙어서 사용되기 때문에 두 나라의 언어의 차이간의 말장난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스페인어를 하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말장난을 좀 소개할까 합니다. 스페인어 국가들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는 종교 - 특히 카톨릭이 뿌리깊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포르투갈어 국가들도 카톨릭의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때문에 그들의 농담 속에는 성경에 나오는 많은 부분이 나타나곤 합니다. 이제 그 중 몇 가지, 그리고 또 성경과 관련이 없는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 생명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누군가 당신의 생명의 값어치는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다면, 무엇이라 대답하겠습니까? 10억? 100억? 아마도 대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좀 재치있는 사람이라면, (아르헨티나의 경우) 금방 50페소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아니, 50페소라니요?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50에 해당하는 스페인어는 Cincuenta(씽꾸엔따) 입니다. 하지만 앞의 Cin(씽)에 해당하는 단어는 Sin(신) 즉 영어의 without 에 해당하는 스페인어 단어이고, 그 발음이 비슷합니다. 결국 대답을 한 사람은 50 이 아니라 sin - cuenta 즉 "값을 매길 수 없다"란 뜻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지요. 하지만 처음 듣는 사람은 그 단어가 50 이라고 들릴것은 뻔합니다. 생명의 값어치가 얼마라구요? 예, 정답은 50 페소였습니다. ㅎㅎㅎ
* 세계에서 가장 짧은 성(性)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발하기 위한 대회가 열렸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자기가 제일 짧은 성을 가지고 있다고 나섰는데, 결국 한국인이 나섰습니다.
-- "내 성은 오(吳) 입니다."
한국의 오씨(吳)는 영문 표기로 Oh 를 쓰겠지만 스페인어에서 듣기에는 그냥 O로 들렸나 봅니다. 과연, 한국의 오씨 보다 짧은 성이 있을까요? 이때 일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 "내 성은 카시오(Casio) 입니다."
정말 일본사람가운데 카시오라는 성이 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튼 카시오라는 메이커가 있으니 그 메이커를 근거로 이야기를 하는 것지요. 스페인어로 Casi 란 단어는 "거의" 혹은 "가까이" 또 "근접한" 이란 뜻으로 쓰입니다. 그러니까 Casi-O 는 "거의 O"란 뜻이죠. 거의 오 씨이므로 오씨조차 않된다는 뜻입니다. 그때, 제일 마지막으로 아르헨티나 사람이 나섭니다.
-- "내 성은 니카시오(Nicasio) 입니다"
스페인어로 Ni 라는 단어는 "~ 조차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Ni-Casi-O 라는 성은 "거의 O조차도 안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 아무튼 그래서 Nicasio 라는 성이 세계에서 가장 짧은 성으로 등극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쩝~! 제가 써놓고 봐도 좀 썰렁하네요. T.T
멘도싸 시내에 있는 산마르틴 공원속의 호숫가
* 다음은 성경에 나오는 단어들을 근거로 사용하는 유머들입니다.
아담의 성씨는 뭘까요?
물론 넌센스 퀴즈입니다.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은 아담의 성씨가 Perez 라고 주장합니다. 페레스는 스페인 고유의 평범한 성씨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이(李)가나 박(朴)가에 해당한다고 할까요? 그러면 아담의 성씨가 페레스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성서의 첫 부분에 보면 하느님이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면서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죽으리라"라는 단어는 스페인어 동사 Perecer 를 쓰는데, 그 말의 의미는 "끊어지다, 끊쳐지다, 멸절되다, 멸망되다"를 의미합니다. 즉, 자연적으로(의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단죄받(아 죽)을 것이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성서의 그 부분에서는 미래형으로 Perecerá 라고 말합니다. 즉 "끊어질 것이다"라고 하는 거죠. 그런데 이 단어 Perecerá는 음절상 Perez - era[페레스-에라](페레스-였다)라고 분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담이 페레스 였다 라는 거죠. 이해가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하늘에는 여자가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 여성분들이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냥 스페인어권에서 쓰는 농담이다, 라고만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답은 하늘에는 여자가 없다! 입니다. 아 예, 근거요? 계시록 8장 1절에 근거해 있습니다. 그 구절을 스페인어로 옮겨놓지요. [성경은 Reina Valera 역입니다]
Cuando él abrió el séptimo sello, se hizo silencio en el cielo como por media hora.
한국어로는 "일곱째 봉인을 떼었을 때에, 약 반 시간 동안 하늘이 잠잠하였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여성분들이 수다를 떠는 것을 더 즐기는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구절을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겁니다. "
아니, 어떻게 하늘이 잠잠할 수 있는거지? 여자들이 없지 않다면 어떻게 하늘이 잠잠할 수 있는거야? 그래, 맞아! 하늘에는 여자들이 없어!"
뭐, 마치스타(Machista)라고 말씀하셔도 할 말은 없지만, 라틴 아메리카가 워낙에 카톨릭에 의해 오랫동안 권위가 지켜온 지역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성서의 구절을 가지고 농담하는 것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런가하면, 이런 것들도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장거리 트럭의 뒷 부분에 글귀를 써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이곳 남미에서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나 아무튼 장거리 트럭의 뒷 부분에 글씨를 써서 달고 다니는 차량이 많습니다. 그중 어떤 것들은 정말 장거리 여행중 뒤에 있는 차가 보고 잠이 깰 정도로 재밌는 문구들이 있습니다. 한번은 앞서 가는 트럭의 뒤 범퍼에 써 있던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담은 좋겠다~! 장모가 없어서.....
예, 이 아담은 창세기 초반에 나오는 남자입니다. 최초의 남자죠. 그에게는 장모가 없습니다. 이 문구는 한국에서는 좀 달라지겠죠? 남미에서는 장모와 사위가 사이가 별로입니다. 그래서 장모를 미워하는 사위가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이 아닐까요? 앞서 선인장 나라의 선인장들을 소개할 때도 가시가 비쭉비쭉 나와있는 선인장의 이름이
장모의 쿠션이었다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럴만도 합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인근 산 이시드로 지역의 레스토랑
마치는 글>
나라마다 유머로 쓰이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런 유머를 들어보면 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많은 부분, 그런 유머를 이해하지 못할때가 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생활을 잘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지만, 동일한 인간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거ㅡ, 그게 참 삶을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얼마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온 한 부부를 만났습니다. 저희 집에서 파티가 있었는데, 친한 브라질 친구가 자기 집에 묵고있던 콜롬비아 부부를 데리고 왔더군요. 그래서 만나 보았습니다. 이 콜롬비아 부부는 제게 한국의 속담을 이야기해 달라고 했습니다. 속담을 이야기해 달라는 사람은 처음 만났습니다. 하지만 몇개 속담을 이야기 했더니 콜롬비아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고 하면서 대화를 풀어갔습니다. 정말 비슷한 것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더군요. 그리고 나서 제게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의 농담을 한 마디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해 주었습니다.
한 커플이 호수에서 뱃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습니다. 물론 남자가 노를 젓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강풍이 불어서 배가 뒤집혔고, 그 결과 남자는 죽고 여자는 살았습니다. 그 이유는, 남자의 머리가 돌같이 단단했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갔고, 여자의 머리는 비었기 때문에 물에 떴다고 했지요. 아주 썰렁한 이야기인데.....
콜롬비아 부부는 아주 재밌어 했다는 거죠. 그들에게도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아주 다르다고 하더군요. 그날 그 친구가 했던 이야기는 제가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쉽게도 여기에 옮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 특히 여자를 놀려대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콜롬비아인 부인은 이야길 듣고 마치스타라며 깔깔 웃었지만, 아무튼 서로간의 농담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살아보니, 흑인이나 백인이나, 브라질 사람이나 아르헨티나 사람이나 한국인이나...... 서로 다르지만 비슷함이 많음을 느낍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머리와 가슴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 대해 무지하지 않다면 좀 더 편견없는 삶을 이루어 나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사람을 외모만으로 판단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