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네~!

생활 2009. 11. 3. 07:09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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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하다보니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을 향해 땅을 파 내려가면 나오는 곳 부근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 반대편의 땅에서 살다보니 이곳의 풍습도 반대인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중 제가 관찰한 몇 가지를 좀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첫단추를 잘못 끼운다는 표현처음부터 어그러졌다는 의미로 쓰이는 이 표현은 한국에서 나온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첫 단추를 잘못 끼울 일이 없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와이셔츠를 입을 때 단추를 어느 것부터 잠그나요? 제 경우는 제일 위 혹은 그 다음 단추부터 잠급니다. 제가 아는 한국인들은 대개 제일 윗 단추부터 잠근다고 하더군요. 제일 위쪽의 단추를 잠그니 뭐 첫단추를 잘못 끼울 일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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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남미에서 관찰한바에 의하면 아르헨티나나 파라과이나 칠레나 브라질이나 아무튼 남미 친구들은 와이셔츠를 입을 때 가운데 단추부터 잠그는 경우가 많더군요. 일단 가운데를 잠그고 가운데서 아래로, 그 다음 위로 잠그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운데 단추를 처음 잠그다보니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죠. 거기서 나온 표현이 아니겠습니까?

제 친구들을 보니 가운데서 잠그기 시작한 단추를 아래로는 다 잠가도 위쪽으로는 꼭 단추 두 개 정도를 풀어놓더군요. 이곳의 더위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젊었을 때에는 가슴에 난 털을 자랑하기 위해서도 그렇게 하더군요. 하지만 동양인들의 피부는 매끄럽기 때문에 자랑할 건더기가 없어서, 전 항상 다 채우고 다녔답니다. ㅎㅎㅎ

# 인사를 할 때는 어떻게 할까요?

따지고 보면 한국인의 인사법은 참 이상합니다. 어른이 손을 내밀지 않으면 악수도 못하죠. 게다가 어른이 손을 내밀면 두 손으로 잡습니다. 아, 참.... 그게 공손함의 표시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차라리 동양인의 개념대로 공손함을 표현하려면 고개를 숙이던가 절을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네요. 서양식 인사인 악수를 할 때, 두 손을 맞잡는 것보다 서양식으로 그냥 한 손으로 잡으면 더 낫지 않을까요?

여자들의 경우, 그리고 이성이라 할지라도 친한 경우에는 볼에다 입을 맞추는 운 베소(Un Beso, 포르투갈어는 um beijo)를 합니다. 혹은 가볍게 포옹을 하기도 합니다. 아주 친한 이성의 경우는 Piquito 라고 부르는 입맞춤도 합니다.(삐끼또라는 스페인어는 새의 주둥이인 삐꼬의 축소사로 간단한 입맞춤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확실히 악수를 하게 되거나 그냥 목례를 하게 됩니다.

우리네 인사는 어른을 보고 고개를 숙이지 않나요? 심지어 좀 더 공손하게 하기 위해서 머리만이 아니라 허리를 굽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에서 보니까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을 아는 경우에는 머리를 사용하더군요. 우리와는 정 반대로.... 그러니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뒤로 젖히는 겁니다. 뒤로 까닥.... 뭐, 이런 뜻이겠죠, 아~ 너 왔냐? 이런거요. ㅋㅋㅋ

# 손가락은 다섯개 - 이게 몇이게?한국인들이 숫자를 세는 방법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한 손으로 열을 세지 않습니까? 엄지부터 시작해서 접으면서 다섯을 세고 다시 펴면서 다섯을 셉니다. 그렇지요? 하지만 남미에서는 그렇게 세지 않습니다. 일단 주먹을 쥔 다음 엄지부터 하나씩 펴면서 셉니다. 그러면 한 손으로 셀 수 있는 숫자는요? 예, 5입니다. 그럼 10을 어떻게 셀까요? 다른 손을 사용합니다. 똑 같은 방법으로 말이죠. 그래서 초등학교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 10을 넘어가는 숫자의 경우는 발가락까지 보이며 셈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재밌지 않습니까? 아래 사진은 셋과 넷을 손가락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 물론 손은 내 손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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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개념은 다른 면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100 달러짜리를 가지고 가서 35달러짜리 물건을 샀다면 거스름돈을 어떻게 챙겨줍니까? 한국인들의 경우 그냥 암산으로 65달러를 내 줄 것입니다. 하지만 남미에서는 그냥 그렇게 65달러를 주면 받는 사람이 한동안 멍청하게 서서 계산을 할 것입니다. 잘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거죠. 그럼 남미에서는 어떻게 합니까? 35불짜리 물건을 샀고 100불짜리를 냈다면 주인은 이제 5달러 1장, 10달러 1장, 50달러 1장을 차례로 건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40불, 50불, 100불....

남미에서는 물건 값을 빼고 거슬러 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손님이 산 물건에 더해 채워 준다는 개념으로 숫자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네와는 다른 방법으로 셈을 하는 것 같습니다. ^^

# 집 청소를 할 때면

식모들에게 청소를 시키면서 빗자루를 건네면 보게 되는 황당한 광경. 뭘까요? 예, 우리의 경우는 집 구석에서부터 쓸기 시작해서 문 앞에서 쓰레받기로 쓰레기를 담아서 휴지통에 넣습니다. 그런데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그리고 브라질에서 일부 보니 문에서부터 쓸기 시작해서 집 제일 구석에서 쓰레기를 담더군요. 한 사람만 그런가 했는데 거의 대부분 그렇게 했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한국인들의 경우는 먼지나 더러움을 집 밖으로 쓸어낸다는 생각으로 청소를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여기서부터 내 집이다는 생각으로 그 안쪽으로 청소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제 집에서 식모를 하던 Irene라는 아가씨가 있었는데, 그 아가씨에게 질문을 했더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그 아르헨티나 아가씨가 아르헨티나 사람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남미 사람들이 청소할 때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그 생각이 맞아 보입니다.

# 톱질을 할 때도 반대네...

망치나 톱처럼 자주 쓰는 연장을 굳이 한국에서 가져다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이곳에서 사 보았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톱의 경우는 아주 자르기가 힘들더군요. 톱을 우리는 당기면서 자르는 방식인데, 이곳에서는 밀면서 자르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연장을 사서 쓰는 경우, 특히 톱을 사서 쓰는 경우 나무를 잘라보면 비뚤비뚤 틀어지기 일쑤입니다. 당기는 식의 톱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는데, 사실 서툴러서 그렇지 현지인들은 밀면서도 아주 잘 자릅니다. ^^

오죽하면 네모난 톱을 사서 손잡이를 바꾸려고 분해를 했다가 망친 일도 있습니다. 쇠톱의 경우는 그냥 그런대로 이렇거나 저렇거나 불만이 없는데 나무를 자르는 톱 때문에 만들던 물건이 이상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하루속히 남미식의 연장 다루는 법을 익혀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요즘은 목재소에서 필요한 치수를 주면 기계로 잘라주기는 하더군요. ^^;;

# 남미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

이건 우스개 소리인데, 최근에 한국에서 이민을 오셔서 이것 저것 황당해 하는 분들에게 위의 이야기들을 늘어놓으며 여기는 뭐든지 한국과 반대라고 하면 수긍을 하십니다. 거기에다가 "그래서 남미에서는 해도 서쪽에서 뜨거든요~! 한국에서 서쪽으로 지는 해가 뜨는 거니까~"라고 한마디 덧붙이면 다소 당황을 하시면서 "아~! 그런가요?"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ㅎㅎㅎ

남미라고 해가 서쪽에서 뜰리는 없죠. 다만 문화라는 것이 그 지역의 생활과 환경에 지배를 받기 때문에 우리와는 다른 환경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네와는 다른 형태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발전시켜 온 것일 뿐이겠지요. 우리와 다른 점들이 많기는 하지만 잘 살펴보면 사실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와이셔츠 단추 구멍을 위로 닫든 아래로 닫든 옷을 입고 단추를 닫는 다는 것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인사를 할 때 고개를 숙이던 뒤로 젖히든 인사를 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구요. 셈을 할 때 손을 펴며하든 접으며 하든 셈을 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물건을 사고 팔때 돈을 거슬러주든 채워 주든 셈이 틀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청소를 할 때 안으로 쓸든 바깥으로 쓸든, 청소를 한다는 것은 다르지 않죠. 그리고 톱질을 당기며 하든 밀며 하든 중요한 것은 톱질을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것 같지만 실은 같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다만 다양할 뿐이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우리네 생활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남미 사람들의 생활과 관련된 다른 포스트를 보고 싶으십니까?

위험한 도시 보이 노스 아이레스
국경 상태로 본 브라질 사람들, 아르헨티나 사람들, 파라과이 사람들
편견타파릴레이 -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은...
현지인 집에서 열린 주말 잔치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의 차이로 인한 상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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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외모와는 달리....

정보 2009. 11. 1. 10:04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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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겉 모습은 못생겼지만 속은 아주 참한 그런 사람을 아십니까? 사실 살다보면 겉모습이란게 정말 기만적인 경우가 참 많습니다. 사기꾼이나 제비족치고 못생긴 사람은 드물고, 요즘은 심지어 학식과 번드르르한 직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더군요. 또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멋있는 아가씨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속은 별루인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요? 물론 남자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 모습에 이끌리게 되는것이 인간의 속성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도 한때는 겉 모습보다는 속사람을 더 가치있게 여겼던 때가 있기는 했었지요. 그 당시에는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마음도 예뻐야지 여자지~"라는 노래도 있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는 "예쁜게 예쁜짓한다"는 말로 대표되듯 외모 지상주의가 한창인 듯 합니다.

흠, 각설하고.... 하지만 오늘은 겉은 정말 별 볼일 없지만 속은 정말 화려한 돌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이 돌의 이름은 정동석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사전에서 이 돌 이름 곧 "정동석"을 찾아보면 수백만건에 달하는 웹 페이지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페이지들은 사람 곧 성이 정씨에 이름이 동석인 사람들에 대한 페이지일뿐, 돌 이야기를 하는 페이지는 없습니다. ^^;; 즉 한국에서는 잘 알려진 돌이 아니라는 이야기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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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석이라는 이름을 들어 보셨습니까? 정동석은 주로 퇴적암의 구멍 속에서 형성된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정동석이 자라면서, 그것의 표면에 여러 틈이 생기게 되며, 광물질을 함유한 수분이 스며들게 되는데, 그 광물질이 침전됨에 따라 구멍의 벽에서부터 안쪽으로 결정체가 자라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성된 결정체가 바로 자수정인 것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자수정 결정체가 보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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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석을 의미하는 영어 이름인 게오데스(Geodes)는 원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 뜻은 "지구 같은"이라고 하는군요. 어쩌면 속을 들여다볼수록 그 아름다움이 더한다는 면에서 지구와 같은 돌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게오데스는 지름이 30cm 정도이며 둥근 형태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지역 즉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되는 게오데스는 형태나 크기가 일반적인 것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지역에서 정동석을 많이 판매하는 몇몇 상가들을 방문하고 그들의 허락을 받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진들의 일부를 여기 게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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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데스를 가지고 장식품을 만들었습니다. 겉은 원래 저렇지 않은데, 여기서는 겉까지 갈아서 특이하게 만들었군요. 갈지 않은 상태에서의 게오데스는 투박하기 이를데 없는 돌이랍니다. 물론 속은 다르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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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형성되는 광물질에 따라서 자수정이 아닌 다른 종류의 준 보석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 Jade 라든가 Onix도 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뭔지 잘 모르겠네요. T.T 돌에 대해 원래 무식해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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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가격은 무게로 팔게 됩니다. 1kg에 얼마... 하는 식이죠. 돌이니 아주 무겁습니다. 그래서 크기가 얼마 되지 않아도 미화로 천불, 오천불, 만불이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구입을 하게되면 집까지 배달해 주기는 하지만 운송비 역시 무게로 받습니다. 킬로당 얼마....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세관에서 부과하는 세금은 구입자가 내야 합니다. (당연한걸 굳이 쓰는 이유는 그걸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서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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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장식으로 만들어놓은 게오데스의 경우는 훨씬 더 비싸구요. 뭐, 말해 뭐하겠습니까?! 당연한 거죠. 안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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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장식품입니다. 만들고나서 보니 게오데스보다 위의 독수리가 더 값나가 보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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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게오데스를 전시해 놓았습니다. 일부는 탁자 받침으로도 쓰고 있고, 일부는 다른 용도로 쓰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오른쪽 저 끝의 길쭉한 것이 보이지요? 그 크기가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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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종업원을 함께 찍었습니다. 원근법이 적용이 되더라도 이 게오데스의 경우는 길이가 2미터가 족히 넘습니다. 일반적인 30센티미터짜리 돌이 아니라는 거죠. 저런가 하나 가져다가 밑 부분에서 조명이 비취게 한다면 저녁에는 엄청 멋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정동석이 브라질 남쪽과 아르헨티나 북쪽에 걸쳐서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남쪽에 있는 Rio Grande do Sul 주(州)의 Soledade 라는 곳에서 많이 생산이 됩니다. 솔레다지 마을은 Passo Fundo 라고 하는 도시 주변에 있습니다. 예전에 그쪽으로 여러번 다녀보았는데, 돌 때문에 만들어진 마을 같았습니다. 주변에 볼 것은 거의 없는 곳이지요. 아르헨티나에서는 이과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Wanda라는 마을에서 채석을 합니다. 솔레다지에 비해 가까운 곳이기에 올해 안에 한 번 갔다 올 생각인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과수에 오시게 된다면, 정동석을 하나 구입해 가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응접실에 기념으로 놓아둔다면 두고두고 이과수를 기억하게 될지 모르지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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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나무를 아시나요?

자연/식물 2009. 10. 31. 12:13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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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나무라고해서 나무가 술을 마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 그보다 그 나무의 이름이 Palo Borracho 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입니다. 스페인어로 Palo는 나무 또는 목재, 막대를 의미하며 Borracho는 술취한 이라는 형용사입니다. 그러니 결국 술취한 나무가 되는 셈이네요. ^^;;도대체 어떤 나무가 술취한 나무인지 궁금하시지요? 위의 사진에 나와 있는 나무입니다. 이 나무의 다른 이름은 Toborochi, Yuchan, Algodonero, Palo Botella, Palo Barrigudo, Samohu, Samuhu, Nandubay, Painero라고도 부릅니다. 브라질에서는 그 중 Palo Barrigao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포르투갈어의 뜻은 배불뚝이 나무 라는 뜻입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Paineira 라고도 불립니다. 어떤 나무인지 정말 궁금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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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보이는 세 그루 모두 배불뚝이 나무 입니다. 혹은 술취한 나무이죠. 이 사진은 우루과이의 콜로니아에서 찍은 것입니다. 겨울이라 잎파리가 전혀 없어서 썰렁하기는 하지만 잎이 있을 때는 정말 아름다운 나무중의 하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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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에서 다른 방향으로 찍어 보았습니다. 왼쪽 끝의 나무는 좀 배가 나온 듯 합니다. 물론 똥배가 나온 정도는 아니지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점점 더 들어가면 아주 배가 많이 나오는 나무로 변한답니다. 그래서 그 모양을 보고 그렇게 이름을 지은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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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보십시오. 이 나무의 특징은 이렇게 가시가 아주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단단한 가시는 날이 갈수록 색도 검어지며 크기도 아주 커집니다. 이 나무를 처음 본 순간 어렸을 때 동화책에서 보았던 뾰족뾰족한 가시가 많이 달렸던 도깨비 방망이가 생각났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알기 전까지 도깨비 방망이 나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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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렸을 때에는 이 가시의 색이 녹색입니다. 녹색인 이유는 아주 고밀도의 엽록소를 저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 나무는 잎파리가 다 떨어져서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을 때에도 광합성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나무는 크기에 비해 강도가 비교적 약합니다. 그 대신 줄기속에 상당한 양의 수분을 함유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가뭄이 들어도 수 개월간 견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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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사실 이 나무를 포스팅 하기 위해서 1년을 기다렸습니다.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열매가 맺혔을 때를 모두 사진으로 찍기 위해서 폴더를 만들고 자료를 정리하면서 기다렸지요. 이제야 온전히 1년동안의 사진을 모두 찍었기 때문에 포스팅을 하는 것입니다. ^^ (으쓰.....);; 현재 그러니까 현지 계절로 봄인데, 아직은 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여름에 꽃이 피는 걸루 기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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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참 화려하지 않습니까? 포즈 두 이과수 시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꽃들 가운데 라파쵸 나무의 꽃과 더불어 가장 화사한 꽃으로 생각되는 꽃입니다. 이 꽃이 활짝 피어있는 거리를 걸어갈 때의 기분은 정말 환상적이랍니다. 여러분도 이과수로 오시게 되면 한번쯤 이 꽃이 활짝 핀 봄의 파라나 대로를 걸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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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열매가 열리고 대신 잎파리는 거의 다 떨어져 버립니다. 하지만, 저 과일은 먹을 수 없습니다. 크기는 제 주먹만큼이나 크지만 먹을 수 없는 과일이라는 것이 아쉽지요? 과일이 또 얼마나 많이 열리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 나무를 아르헨티나 북쪽의 미시오네스라는 주에서는 경작하기도 합니다. 바로 나무 열매를 얻기 위해서이죠. 그런데 잠깐, 먹지도 못하는 열매를 뭐하러 모으냐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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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갈 무렵이 되면 이 나무의 열매가 벌어지면서 속으로부터 흰 솜사탕같은 솜이 매달리거나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아는 면화는 땅에서 그다지 높지 않은 곳에서 열리지만, 이 나무는 크기가 최고 25미터까지 자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면화에 비해 엄청많은 양의 솜을 포함하고 있으니 신기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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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십시오. 얼마나 탐스런 솜 뭉치입니까? ㅎㅎㅎ;; 하지만 저 솜의 용도는 면화와는 좀 다르답니다. 일단 솜이 좀 거친 편이기 때문에 옷으로는 만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페트를 만들거나 방석을 만들때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좀 더 질긴 밧줄을 만들때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술취한 배불뚝이 나무치고는 상당히 유용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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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솜을 찍어보았습니다. 감촉은 미끈미끈해서 합성섬유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디까지나 100% 자연산 솜이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Palo Borracho의 학명은 Bombacaceas 입니다. 원산지는 열대와 아열대의 무덥고 습기가 많은 중앙 아메리카 및 남 아메리카지요. 특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와 동부 볼리비아 그리고 브라질 남쪽으로 많이 있습니다. 나무는 다 성장했을 때 중앙의 몸통이 지름 2미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흰색과 노란색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에서는 굴뚝새의 보금자리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재를 위해서도 좋은 나무로 추천이 되고 있습니다. 잘 자라며 병충해에도 강하다고 하네요. 남미에는 정말 한국인들에게는 신기한 나무도 많아 보입니다. ^^

남미의 다른 나무에 대해서도 읽어보기 원하십니까?

   

아라우까리아 - 브라질 소나무, 촛대나무
    아라우까리아 열매 피뇽
    쇠나무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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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삶이란?

생활 2009. 10. 27. 23:18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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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한 신문은 영국의 싱크탱크 신경제 재단(NEF)이 전 세계 143개 나라를 대상으로 기대 수명, 삶의 만족도, 환경 오염지표등을 평가해 국가별 행복지수(HPI)를 산출한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http://www.koilaf.org/KFkor_new/korNews/bbs_read_dis.php?board_no=6488&page=1&keyField=&keyWord=&keyCode1=A&keyNation=) 흥미로운 것은 1위로부터 10위까지의 나라들 가운데 9개 나라가 중남미 권이었다는 것이다. 나머지 순위가 발표되지 않았기에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나머지 중남미의 나라들도 틀림없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을 것이다. 중남미의 사람들은 왜 그처럼 행복지수가 높을까? 내 생각에는 그들이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미에 이민을 와서 제일 많이 들은 단어중에 하나는 Tranquilo 라는 단어였다. 스페인어로는 뜨란낄로라고 발음하고 포르투갈어로는 뜨란뀔로로 발음하는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조용한, 평화로운, 잠잠한, 침착한등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흔히들 열을 받아 소리를 지르게 되거나 급하게 무엇인가를 서두를 때, 주변의 사람들은 대개 Tranquilo 라고 말을 한다. 침착하라는 뜻이다. 말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이들의 삶 역시 그 템포가 아주 느리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은 한국에서나 쓸 수 있는 말이다. 가능하다면 오늘 일을 내일, 모레까지 나누어서 할 수도 있는 나라들인 것이다. 그만큼 생활리듬이 느리고 어떻게 보면 답답하게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남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100%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8, 90%는 그렇다.) 그래서 성질 급한 한국인들은 남미 사람들을 고용해서 일을 할 때 속터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예를 들어 중남미에 오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직업은 제품이다. 정확한 통계는 낼 수 없지만, 중남미 한국인들의 과반수 이상은 제품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옷가게, 제품생산, 제품부속 취급, 봉제, , 나염 기타) 그런데 종업원들로 부리게 되는 현지인들의 근무태도 때문에 마음고생들을 심하게 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인들이라면 마지막 옷을 바느질 하고 있었다고 하면 퇴근 시간이 되더라도 손에 잡은 것은 끝내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퇴근 시간이 되면 아직 미싱 바늘에 옷이 뚫려있는 상황에서 기계를 끄고 일어나서 퇴근을 한다. 자기 시간은 다 했다는 것이다. 그 옷은 끝내고 가라고 하면 으레 나오는 말이 마냐나곧 내일이라는 단어다.

 

집을 수리하거나 건축할 때는 더 심하다. 한 달 예정으로 공사를 한다면 두 달은 걸릴 각오를 해야 한다. 심한 경우 세 달에 끝내지 못할 경우도 있다. 아침에 일을 시작해서 몇 시간 지나면 간식 찾아먹고, 조금 더 일하다가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에 일 시작해서 얼마 안가 또 다시 간식을 먹고, 어영부영 일하다가 일을 끝내는 것이다. 그런 광경을 보다못해 잔소리라도 하게 되면 다시 듣게 된다. 뜨란낄로, 혹은 “’내일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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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남미의 사람들의 이 끝간데 없는 여유의 근원은 무엇일까? 흔히 사람들의 기질을 섬 기질, 반도 기질, 대륙성 기질로 나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아프리카 대륙이나 아시아 대륙에 사는 사람들도 이렇게 느긋하려나? 그건 아닌데그렇다면 무엇이 그렇게 이들을 여유롭게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이들의 삶의 자세가 여유롭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무엇이든 바로바로 빨리빨리 즉석에서 처리해야 속이 시원한 한국인들과는 달리, 무엇이든 급하게 하지 않는 이들의 마음가짐 때문이다. “그래서 남미가 못 사는거야~!”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사실 따져보면 급하게 사는 한국인들이 느리게 사는 남미 사람들보다 잘 사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여유가 없이 사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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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바쁘게, 부지런히 일을 한 결과 남미로 이민온 한국인들은 경제적으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삶의 질은 물질과는 무관해 보인다. 가끔 한국인 교민들을 만나면 듣게되는 소리가 있다. 종업원들은 한 달씩 휴가를 떠나는데, 자신들은 3 4일 여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질적 부를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가족들과 여유있게 여행 한 번을 못가는 한국인들에 비해서 물질적으로 가난하기는 하지만 가족들과 한달씩 여행을 다녀오는 종업원들. 그 차이를 비교하다보면 언제부터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남미의 느긋함과 한국인의 조급함을 섞어서 반반씩 나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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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삶 누구나 바라는 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열심히 일해 그 소득을 통해 여유있는 삶을 추구하는 한국인들과 적당히 일하고 여유있는 시간을 즐기는 남미 사람들과, 누가 더 낫고 못한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여유는 물질을 소유하는 것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언제쯤이나 우리도 이들 남미 사람들의 여유로움을 가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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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아이디어, 기억에 남는 추억들....

생활 2009. 10. 25. 22:02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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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광고는 아파트 벽에 붙여진 대형 광고판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하고 있던 중에 발견한 광고였는데, Playboy 향수를 선전하는 광고다. 플레이보이라는 말과 일치하게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데리고 데이트를 하는지 아무튼 그런 장면이었는데, 그보다 자극적인 것은 사진 위쪽에 붙어있는 문구였다. "뭐하러 골라? 둘다 가져가~!"라는 문구였는데, 상표만큼이나 자극적인 문구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광고는 Playboy 상표가 붙은 향수를 둘 다 가져가라는 선전이었다. 꽤나 생각한 아이디어로 보여서 아내와 함께 이 광고를 보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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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에 갔을 때, 한 슈퍼마켙에 들어갔다가 이 바구니를 발견하게 되었다. 손으로 들 수도, 끌 수도 있었다. 물론 카트도 준비되어 있지만, 카트를 밀고 다니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바닥에 내려놓고 끌고 다녔는데, 정말 편했다. 슈퍼마켙에서 사용하는 바구니지만 이렇게 조그만 아이디어로 사용하기에도 좋고 멋도 있는 바구니가 나왔다는 점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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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파라과이로 넘어가는 우정의 다리 부근에 가면 여름철이면 나와있는 이 노란 냉장고. 처음에는 음료수가 들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저 뚜껑을 열면 틀림없이 콜라나 사이다나 뭐 그런 음료수가 들어있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날 저 속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나서 한 바탕 웃었던 기억이 난다. 노란 동그라미는 척 보기에도 오렌지나 자몽이나 뭐 그런 과일을 흉내내서 만든 것일 것이다. 그런데 뚜껑 위쪽으로 조그만 수도꼭지처럼 보이는 것이 달려있다. 바로 그 꼭지에서 나오는 것은 바로 오렌지 쥬스다.^^;; 지나가는 차량에서 오렌지 주스를 요청하면 바로 즉석에서 따라 컵에 담아주는 것이다. 저 큰 오렌지 냉장고 속에 가득 들어있는 것이 오렌지 주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위생상태가 어떨지 의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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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수 폭포의 Paseo Inferior를 힘들게 돌고 배가 고파서 식당으로 가는 길에 이렇게 판을 차려놓고 장사를 하던 과라니 인디오들을 만났었다.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이었을까? 빨강색으로 물들인 인디오들의 얼굴이 마치 브라질의 불고기인 삐까냐(Picanha)로 보였다. 나와 함께 있었던 일행들 모두가 그런 착시 현상(?)을 일으켰을 정도이니 배들이 얼마나 고팠을까? 사진으로 보면 나무가 분명하지만,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나무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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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점점 귀해지고 있기 때문일까? 한 화장실에서 발견한 수세식 변기의 레버다. 물방울 하나를 누르면 약간의 물만 내려가고 물방울 세개를 누르면 다른 한쪽까지 눌려지면서 많은 양의 물이 내려간다. 소변과 대변을 위해 이렇게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개념이 별로 없는 남미에서까지 이제는 물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넓게 퍼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레버 외에도 여러 종류의 물을 아끼기 위한 장치들을 보았지만, 사진기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가 많지 않아 이 레버 하나만 올리게 된 것이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다양한 장치들을 선보일 계획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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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멘도싸를 갔을 때 길에 다니는 이 차량을 보았다. 척보기에는 분명히 전차로 보인다. 외관도 그렇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버스에 불과하다. 아래 바퀴도 그렇고, 중간의 장치들은 단지 그림일 뿐이다. 심지어 전기로 가는 버스도 아니다. 위쪽을 자세히 보면 전선으로 연결된 부분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전차 그림을 그려서 운영함으로써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시민들에게도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모습이 새로웠다. 이렇게 조그마한 디자인이나 조그만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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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집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미 곤충들의 위장술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내 눈앞에서 나비가 위장을 하고 있는 장면을 보기는 흔하지 않다. 게다가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을 때 이런 광경을 보게 되다니. 이 나비 역시 나에게 사진이 찍히려고 이날 이렇게 있었겠지, 하는 생각에서 에라~! 그러고 이렇게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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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친구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생활 2009. 10. 22. 08:27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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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한 현지인 집에서 식사를 했었던 경험

을 포스트 한 적이 있었다. 그 친구의 처형이 타 주에서 방문을 왔다기에 우리와 처남네가 합쳐서 한국 음식으로 한 끼를 대접하기로 했다. 현지인들을 초대할 때면 항상 하는 고민이 과연 무엇을 대접해야 할까?라는 점이다.

고민을 하는 이유라면, 초대를 받은 사람이 잘 먹어줘야 기분도 좋은 법인데, 입맛에 맞지 않아 잘 안먹으면 어떡하나?라는 점 때문이다. 이웃나라 아르헨티나에서 살 때는 정말 고민을 많이 해야 했었다. 일부 한국 음식을 잘 먹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외국 음식에 대해서 일단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자신들에게 익숙한 음식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언젠가 아르헨티나 현지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어머니가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었는데, 세 번인가 모두 깔짝깔짝대며 음식을 잘 먹지 않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많이 속상했던 적이 있었다. 그 후로는 음식점으로 데리고 갔었는데, 한식을 잘먹지 않는 모습을 보고 아르헨티나 사람을 한탄한 적이 있었다. 친한 친구중에 아르헨티나인 여 간호사가 한 명 있는데, 자신과 자신의 민족을 가리켜서 음식에 편견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정말 그 말이 맞아 보인다.

하지만, 브라질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일단 외국의 음식이라도 먹어보고 판단을 한다. 자기들 입맛에 맞으면 찾아다니면서 먹기도 하는 것이다.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음식이 좀 단조로운 반면 브라질의 음식은 풍성한 편이다. 이제 브라질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좀 색다른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친구는, 우리 부부에게 유명한 김치를 먹어보고 싶다고 미리 이야기를 한다. (실제로 먹어보지는 않았는데, 누군가에게서 김치에 대해서 들은 모양이다.) 그래서 김치를 준비하는 한편, 한 두 가지 현지인들이 먹을 수 있을만한 것들도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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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메(Salame)와 치즈를 좀 자르고 빵을 잘라서 허기를 면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고, 와인도 한잔씩 돌리고나서 음식을 조리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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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현지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잡채를 만들어놓았다. 쫄깃쫄깃한 당면은 현지인들에게 좀 기호에 맞지는 않지만, 여러 야채와 함께 버무려놓은 잡채는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멋있게 보인다. 참기름의 향과 약간 달큼한 잡채의 맛이 친구들의 입맛에 맞는 모양이다. 잡채의 매끈매끈한 면을 잡기가 쉽지 않은 친구, 나에게 어떻게 먹느냐고 물어본다. 그냥 집어서 입에 넣어 먹는다고 농담을 했는데, 말대로 집어 넣고 잘 먹는다. 게다가 젖가락질까지 아주 잘 흉내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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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가락질을 해 보는 친구. 처음에는 김치를 집어 먹어보고, 야채 샐러드를 집어먹고 그 다음에 불고기를 집어 먹더니 나중에는 잡채 그릇을 완전히 비웠다.현지인들, 아니 외국인들과 함께 한식을 먹어본 사람들은 불고기, 잡채, 김밥의 순서로 외국인들이 한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잡재 말고 또 하나를 준비한 것이 있으니 바로 불고기다. 그것도 즉석에서 전기 후라이판에 올려놓고 불고기를 해서 시식하게 했다. 물론 반응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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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먹고있는 친구의 처형과 동서. 그리고 친구의 유일한 아들녀석이 한국음식을 가리지 않고 주는데로 다 먹고 있다. 귀여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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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구석에 있는 김치 그릇이 보이는가? 친구는 먹어보고 싶다던 김치를 먹어보게 되어서 적잖이 흥분이 되었나보다. 좀 매운지 혀를 빼고 후후 불면서도 밥과 함께 연신 김치를 먹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는 좋았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한것 같다. 어느새 부인과 처형과 동서까지 모두 김치를 먹어보고는 맛이 얼얼하다면서도 기분이 좋아 보인다. 이정도 되면 내가 걱정했던 것이 무색해진다.이쯤해서 조카들이 쌈장을 가져왔다. 그리고 내 친구에게 시범을 보여준다. 먼저 상치를 펴고 밥을 조금 얹어놓고 불고기 한 조각을 올리고 그 위에 쌈장을 얹더니 둥글게 만들어서 입이 터져라고 벌리고 집어넣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입을 벌리고 먹는다는 것에 어색해하던 친구들. 조카가 만들어서 입에 넣어 주니 받아먹어보고는 반응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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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쌈을 만들어서 먹는 친구.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우스웠는지 친구의 처형은 손에 상치를 들고는 엄청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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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자신도 쌈을 만들어서 입으로 넣고 있다. 상치쌈에 대한 현지인 친구들의 반응은? 아주 맛있다~!고 연신 칭찬을 한다. 이정도라면 앞으로 현지인들에게는 상치쌈을 주로 대접해도 될 듯 하다.

주변에 외국이 친구들이 있다면, 한번 상치쌈으로 초대를 해 보라. 어쩌면 상치쌈이야말로 외국인들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한국의 맛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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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이과수 폭포에 홍수가

여행 2009. 10. 21. 11:53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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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로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이과수를 방문한 날은 추적추적 비도 살살 내리고 아무튼 기후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멀리서 이과수 폭포를 보기 위해 온 친구들이니 옵션이 없다. 그래서 나가기 싫은 날이었지만, 이과수 폭포를 가 보았다. 그런데 우째~!!!! 폭포로 가는 길에서 산마르틴 폭포가 보여야 하는 곳까지 걸어갔지만 너무 짙은 안개 때문에 폭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ㅇㅎㅎㅎ~!!!! 원, 이런.... 30여번 폭포를 가 보았지만 이렇게 안 보이기는 처음이다. 차라리 비가 좀 더 오면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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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에 가까이 가서 보니 눈에 띄는 광경이 너무 엄청났다. 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산마르틴 섬 아래쪽은 모두 물 바다다. 눈에 힘을 주고 응시를 했더니 산마르틴 섬에 예전에 보이지 않던 폭포가 생겼다. 우~씨! 물이 얼마나 많아졌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와~ 이 정도면 악마의 목구멍은 정말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기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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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생전 처음보는 광경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폭포는 이전에는 아주 작은 물줄기만 내려오던 곳이다. 이게 거의 주 폭포마냥 물이 흘러넘치는 것이다. 게다가 강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바로 눈 앞에서 흐르는 것처럼 가깝게 보이고, 흙탕물이 되어 흘러가는 급류를 보니, 이럴때 물에 빠지면 그냥 죽겠다 싶다. ㅎ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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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다비아 폭포와 삼총사 폭포의 모습이다. 삼총사가 다 합쳐져서 한 덩이가 되어 흐른다. 리바다비아도 고고한 모습을 버리고 아주 엄청난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게다가 평소에 물 한방울이 없어서 감추어져 있던 에스꼰디도 역시 얼마나 많은 물이 흘러넘치는지 이제 다 벗겨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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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간 낀 산책로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시야가 더 넓어진다. 그러면서 보게되는 광경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이과수라는 말 자체가 "큰 물"인데, 이제는 그냥 큰 물이 아니다. 큰 물이 홍수가 난 것처럼 보인다. 정말 이과수과수라고 불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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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그래도 안개가 온전히 걷히지 않아서 안개 사이로 보이는 폭포의 모습도 있다. 하지만 평소에 보던 모습과는 아주 다르다. 평소에 조그만 물줄기에 불과하던 폭포들이 모두 세찬 폭포들로 변해있다. 그러니 평소에 세차게 흘러내리던 줄기들은 어떨지 상상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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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전망대가 보이는 곳에 이르러 광경을 보니 이거 장난이 아니다. 저러다 다리가 다 떠내려가지 싶기도 하고, 이런 광경을 이번에 보지 못한다면, 평생 못보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물이 얼마나 많은지 다리 바로 아래까지 물이 차 올라오고 있다. 일부 다리부분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미 구실을 못하고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게다가 물보라가 엄청 치는지 다리 위로 사람이 별로 없다. 나는 집에서 준비를 한 비옷을 입고, 우산까지 꺼내 든 상태이니 끝까지 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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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물의 수위가 아직 다리를 삼킬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다리 위에서 물을 보면 또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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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보이던 바위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니 수위가 적어도 2미터는 더 늘어났다는 뜻일게다. 전체적인 수위는 얼마나 늘어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물이 흘러 내리는 모습은 정말 보기 힘들 것 같다. 이보다 더 물이 많아진다면, 아마도 국립공원측에서 안전을 위해 공원을 폐쇄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악마의 목구멍은 구경도 못했다. 그쪽으로는 짙은 안개가 낀데다가 물보라가 엄청 세차서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고, 카메라를 꺼낸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을 정도다. 게다가 내가 워낙에 겁이 많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리에 급류가 부딪히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그리고 눈 앞으로 덮쳐드는 황토색의 큰 물이라니..... 정말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 광경이 너무나 웅장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전망대의 끝 부분에 잠시 눈을 감고 서 있으려니 웅장한 급류와 낙수하는 음향이 정말 장난이 아닌 것이다. 그대로 그냥 내 몸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서 함께 흘러가는 느낌을 받고서야 당황해서 눈을 뜰 수 있었다. 그 잠깐 사이 내 옷은 속옷까지 모두 젖어버렸고, 함께 있던 친구들은 모두 다리 저편으로 돌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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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한 컷을 찍어본다. 우산을 받치고 있었기에 그나마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매번 이렇게 비가 많이 온다면 정말 방수팩이라도 하나 구입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정말 훌륭한 자연의 광경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자연 앞에 서 있자니 정말로 작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웅장한 광경속에서 인간의 위치는 어디일까? 한없이 겸손해지는 느낌을 가졌는데, 폭포를 등뒤로 두고 나오면 왜 그렇게 다시 우쭐대게 되는지 모르겠다. ^^;;

주) 위의 폭포들 이름이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여기

를 눌러보세요. 아름다운 이과수 폭포 사진이 여러장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줄기의 이름이 부분별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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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일 밤의 이과수 폭포

정보 2009. 10. 20. 07:35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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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수 국립공원(브라질쪽)에서 드디어 다시 루아우를 재개했습니다. 루아우란 보름달이 뜬 저녁에 다른 별도의 조명없이 달빛에 비추어 이과수 폭포를 구경하는 이벤트입니다. 저녁 나절을 완전히 잡아먹는 행사이기 때문에 식사도 포함해서 제공을 합니다. 식당은 이과수 국립공원내의 가장 럭셔리한 식당인 Porto Canoa

에서 합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이미 이전에도 몇 번 루아우와 관련된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 2009년 2월 9일 - 하루 동안의 루아우

* 2008년 네번째의 루아우 - 달없는 루아우

* 2008년 10월 11일의 루아우

* 루아우 - 두 번째 이야기

* 루아우 - 이과수 폭포를 달빛에 비춰보기

마지막 포스트에서 루아우가 더 이상 없는 것 같다고 소개를 했었는데, 이제 다시 재개를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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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과수 쪽으로 갔다가 발견한 간판입니다. 11월 1일 일요일에 루아우가 있을 거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밤에 무슨 폭포를 보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 게재된 사진을 보며, "음, 그래도 이과수 폭포는 낮에 봐야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예, 낮에 보는 이과수 폭포는 정말 장엄하고 웅장합니다. 하지만 밤에 이과수 폭포를 보시지 않았다면, 비교를 하시면 안 됩니다. 밤의 이과수 폭포는 사진으로 보는 것이나 이야기를 듣는 것과는 정말 다릅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가 환상의 세계라고 하면 대충 이해가 되시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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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우는 보름달 혹은 보름달이 뜬 주의 주말에 있기 때문에 동그란 달을 보게 되기 쉽습니다. 물론 구름이 잔뜩 껴서 달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과수의 날씨는 대체로 맑기 때문에 보름달을 보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맑은 하늘의 보름달이 뜬 경우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구름이 조금 있더라도 하늘만 맑다면 폭포를 보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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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우는 저녁 식사로 시작을 합니다. 아마도 이번 루아우부터는 저녁 식사는 옵션으로 하게 될 듯 합니다. 저녁 식사가 옵션이라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폭포만 보게 될 수도 있으므로 꼭 시간을 내서 루아우를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을 수 있습니다. 가령 연인들끼리라면, 신혼 부부라면, 혹은 여자 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하려는 경우라면, 밤의 이과수는 정말 안성맞춤일 것입니다. 레스토랑 역시 분위기가 아주 좋거든요. 음식 역시 훌륭합니다. 뭐, 여러번 가서 먹어보면 거기서 거기지만, 한 두번 가서 본다면 훌륭한 음식이 즐비하게 놓여 있습니다. 음식을 드시고 좋은 기분으로 폭포로 가면 은은한 달빛에 비춰진 폭포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밤에 폭포를 보면 뭐가 보이느냐구요? 희한하게 흰 폭포의 물줄기가 보입니다. 소리는 낮보다 더 웅장하고, 주위 사물이 모두 새까만데, 떨어지는 물줄기만 흰 빛을 띕니다. 하늘이 맑고 별이 반짝이는데다 보름달까지 있는 광경은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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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으니 바로 그것이 무지개입니다. 사진에는 조리개 시간을 오래 개방해서인지 여러 색깔의 무지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눈에 보이는 밤의 무지개는 오색 찬란한 무지개가 아닙니다. 믿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무지개가 은빛이라면 어떨까요? 바로 그 은빛 무지개가 폭포에 걸쳐 나타납니다. 그 광경, 그 은빛 무지개를 보면 밤중에 폭포에 나오기를 정말 잘 했다는 탄성을 지르게 되는 거죠.

11월 1일 일요일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에서 루아우를 위한 표를 판매할 예정입니다. 그 기간동안에 이과수 국립 공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그날 저녁은 루아우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기 바랍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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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에게 한국어 가르쳐주기

생활 2009. 10. 17. 06:55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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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아내. (모자이크 처리한 분)

현지인들과 어울려 살다가 조금 친해지면 먼 외국에서 온 새로운 친구의 언어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입에서 자주 들려오는 말이 한마디씩 들어오게 되면 그 친구의 언어에 대해서 물어보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제일 처음 배우게 되는 말이 욕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상대가 못알아 들을 거라 생각해서 욕을 해 대는거죠. 그런 결과로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고 배꼽을 쥐고 웃는 일도 생기게 됩니다.

이제 지난 25년 동안 이민 생활을 하면서 언어와 관련해서 제가 경험한 몇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현지인에게 한국어 가르쳐주기라고 제목을 지었지만, 잘못 제목을 뽑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XXXX가 한국말?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을 때 였습니다.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장의사에서 밤을 세운 적이 있었습니다. 계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여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밤 늦게 답답한 마음을 안고 장의사 문 앞에 서 있었는데, 중년의 한 아르헨티나 사람이 옆에 서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커피 한 잔을 초대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장의사 옆의 카페 주인이었습니다.

주인을 따라 카페로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주인은 자신에게 한국인 친구가 많다고 하면서 심지어 자신이 한국 이름까지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그 이름이 "좆도스키"라고 하더군요. 카페의 어두운 조명 아래였기 때문에 제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만 너무나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 단어는 한국어가 아닌것 같군요"라고 말했지요. 그 주인은 한국어라고 하면서 한 종이를 가져다 주었는데, 그 종이에는 분명한 한국어로 "내 사랑하는 XXXX 에게"라며 써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주인은 자신의 한국인 친구가 그 이름을 지어 주었다면서 그 뜻이 "다정한 친구"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주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비디오가 지나가데요. 아마 그 한국인 친구는 아르헨티나 사람이 못알아 들을 거라 생각해서 그 말을 입에 계속 담았을 것이고, 그 말이 귀에 들어온 아르헨티나 친구가 그 뜻을 물었을때, 사실대로 이야기 할 수 없어서 "다정한 친구"라고 했을 것이라는 상황이 쉽게 상상이 되었습니다.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결국 그 욕을 썼던 친구도 이 주인으로부터 "다정한 친구(XXXX)"라고 불렸을 것을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결국, 그날 저녁 저는 그 주인에게 한국인을 대신해서 사과를 했고, 당신이 알고 있던 그 한국인 친구가 그다지 좋은 친구는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원한다면 정말 좋은 뜻의 이름을 지어 주겠다고 했는데, 실망이 컸던지 주인은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내가 잘 했는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에 대해서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를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그나마 이야기를 했기에 사태가 더 나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았을까요?


# 개XX의 의미는 "친구"

파라과이에서 살았던 시절, 가게 앞에는 좌판을 늘어놓고 장사를 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디서 한국어를 배웠는지 지나가는 한국인들에게 "안녕하세요"를 곧잘 말하던 친구였지요. 그런데, 그 친구가 하루는 "안녕하세요, 개XX"라고 육두문자를 쓰더군요. 그래서 그 말을 어디서 배웠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한국인 친구들이 쓰더래요. 그리고 그 말의 의미는 "친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단어의 의미는 친구가 아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의미니 쓰지 말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똑똑한 친구여서, 그 다음부터는 제게는 그 단어를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면 언제나 그러더군요. "안녕하세요, 개XX"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정말 상황이 감이 안 잡히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못알아 듣는다고 외국인에게 함부러 말하는 것은 좀 자제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로 파라과이에서 한국인 집에서 식모를 하는 여자들은 "X년" 이라는 말을 쉽게 뱉곤 합니다. 그 이유는 주인집 아주머니들이 식모에게 그런 단어를 쓰기 때문이지요. 결국 그 말이 귀에 익게 될 무렵, 주인에게 그 단어가 무엇인지를 물어보면 둘러댈 수 밖에 없겠지요? 뭐, 친구나 아주머니 등의 뜻이라고 둘러대겠지요. 그러면 그 뱉은 침은 자기 얼굴로 돌아오게 됩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집으로 돌아가는 식모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겠지요. "Chau[차우, 헤어질때 하는 스페인어식 인사] X년아"

이제는 어딜 가나 외국어를 곧잘 알아듣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어 역시 알아듣는 친구들이 많더군요. 생김새가 다르다고 모르겠지 하면서 욕부터 하는 그런 몰상식한 행동은 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저씨의 스페인식 명칭은?

이젠 슬픈 이야기를 그만두고 좀 밝은 이야기를 하죠. 파라과이 친구 한 사람이 조르고 졸라서 한 마디를 배웠습니다. 뭘 배웠느냐구요? 세뇨라에 해당하는 한국어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르쳐주었습니다. 세뇨라에 해당하는 한국어는 아주머니다 라고 말입니다. 입을 오무리고 "아주모니"라고 하는 모습에 웃음을 지었는데, 아주모니가 아니라 아주머니라고 "ㅓ" 모음을 가르쳐 주었는데, 발음이 잘 안되더군요. 그래서 차라리 아줌마라고 하라고 가르쳐 주었더니 그건 금방 따라 하더군요. 아줌마라고 말이죠.

그러더니 그 친구, 저보고 헤헤 웃으며 이제 세뇨르(아저씨)가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도 알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뭐라고 하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듣고는 저와 한국인 친구들이 모두 뒤집어 졌답니다.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아줌모"라고 했습니다. (스페인어는 명사에 여성형과 남성형이 있습니다. 여성형은 a로 끝나고 남성형은 o로 끝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 그렇습니다. 그 친구는  Señora에 해당하는 한국어가 아줌마(A-jum-ma)니까 Señor는 A-jum-mo일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하긴 한국인들도 스페인어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니 피차에 일반이라고 할 만합니다. ^^


# 콩밥.

브라질로 이주를 한 다음에 생긴 일입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주식이 쌀 밥입니다. 한국인들 같은 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튼 밥을 먹습니다. 조리한 밥에 함께 먹는 것이 검은 콩으로 만든 콩 죽인데, 그것을 페이정 이라고 부릅니다. 페이정에 돼지의 귀와 소시지와 기타 부위를 넣고 끓인 죽이 페이조아다 라고 합니다. 페이조아다의 경우는 워낙에 부담스런 음식이라 일주일에 두 번만 먹지요. 하지만 밥과 함께 먹는 페이정의 경우는 매 끼니마다 먹을 정도로 브라질 사람들의 식탁에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날, 그 아주머니는 제게 묻더군요. 페이정은 뭐라고 하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페이정은 콩이라고 해 주었습니다(음식으로서의 페이정을 물었다면 콩죽이라고 했을 터인데, 그냥 묻기에 콩이라고 해 주었지요). 그랬더니 한국어로 Arroz는 또 뭐라고 부르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밥이라고 해 주었습니다. (Arroz는 쌀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밥이 맞았습니다.) 그랬더니, ㅎㅎㅎ 웃더니 이제 자기는 한국에 가도 굶어 죽을 염려는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한국에 가서 배고프면 그렇게 외칠거라고 합니다. "콩~밥!" 이라구요.

아내와 저는 아주 뒤집어 졌답니다. 우리 반응을 보며 의아하게 보는 아주머니에게 콩밥은 교도소에 들어가야 먹는 거라고 가르쳐 주었는데,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주머니는 더욱 의아해 했습니다. 결국 그 의미를 알게 되고 따라 웃고 말았지요. 현지인들과 친분을 쌓아가면서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알려주고,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건네 주다보면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가능하다면 좋은 일만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 지금은.....

얼마전에 아르헨티나 여인과 결혼을 한 처남이 이과수로 이주를 했습니다. 30여년 결혼 생활을 한 처남에게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자란 두 명의 조카가 있습니다. 이 조카들은 한국어를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국 음식과 노래와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지요. 어느 정도냐면, 스페인어 노래는 거의 듣지를 않습니다. 드라마도 한국의 드라마는 다 꿰차고 있습니다. 제가 안 본 드라마들까지 거의 다 외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짐작이 되십니까? 그정도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왠만하면 한국어를 배웠을 터인데, 워낙에 한국인들과의 교류가 없이 시골에서 살아서 한국어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아~! 이 친구들 그럼 어떻게 한국어 노래와 드라마를 즐기냐구요? 노래는 뜻은 모르고 그냥 따라 부르고, 드라마는 인터넷에서 스페인어 자막을 구해서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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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과 처남댁, 그리고 큰 아들입니다.

이 조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는 처남의 부탁을 받고 회화 위주로 가르쳐 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좋은 한국어를 가르쳐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섭니다. 앞으로 몇년 후면 한국어로 조카들과 대화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쳐 볼 생각입니다. 기회가 되면, 이 조카들의 한국어 교습에 대한 포스트를 간간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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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어 그리고 스페인어

카테고리 없음 2009. 10. 15. 08:13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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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는 70% 이상이 같다고 합니다. 같은 언어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과 스페인어를 쓰는 아르헨티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서로 어느 정도 언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벽한 대화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요. 최근에는 메르코수르 경제 협력 관계 때문에 브라질과 역내 국가들 사이에 서로 상대방의 언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한 대화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70%가 같다고 해서 입장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대체적으로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은 스페인어를 들을 때 50% 정도....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이 포르투갈어를 들을때는 아주 조금, 혹은 거의,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비슷한 현상이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는 물론 포르투갈어와 프랑스어에서도 나타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이탈리아어 -> 스페인어 -> 포르투갈어 -> 프랑스어 순인 것 같습니다.

국경에서 살다보면 두 가지 언어를 다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브라질 이웃들에게 스페인어로 인사하는 경우는 다반사입니다. 그리고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포르투갈어로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장 많이 하게되는 실수는 두 언어를 섞어서 말하는 것이지요. 이곳 국경에서는 이렇게 섞인 언어를 뽀르뚜뇰이라고 부릅니다. 포르투갈어를 지칭하는 뽀르뚜게스의 앞 부분과 스페인어를 지칭하는 에스빠뇰의 뒷 부분을 합성해서 만든 단어지요.

국경에서는 그냥 웃어넘기지만, 내륙에서는 상황이 좀 달라집니다. 물론 웃어 넘기기도 하지만 서로의 언어가 다르다보면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이 포스트에서는 양쪽 언어의 차이때문에 생기는, 제가 경험한, 그리고 제가 생각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 Sorvete 와 Helado

아직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시내를 나갔다가 점심을 떼우기 위해 맥도널드를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시내이기는 하지만 외국인이 많이 들어가는 위치에 있지 않아서였는지, 아르헨티나에서 살고 있었던 필자조차 사람들이 흘낏 거리는 곳이었지요. 간단하게 햄버거와 음료수를 시켜 먹으며 창밖의 광경에 눈을 돌리던 필자의 귀로 계산대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좀 전에 들어온 두 명의 흑인 청년이 계산대에서 햄버거를 주문하고 음료수를 받고는 무엇이 더 필요하냐는 점원 아가씨의 말에 소르베떼라고 말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그러자 점원 아가씨는 손가락으로 실내의 쓰레기통 위를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두 명의 청년이 햄버거와 음료수가 담긴 쟁반을 들고 쓰레기통 부근으로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잠시후 그 청년들은 계산대로 돌아와서 다시 소르베떼를 달라고 하더군요. 점원 아가씨는 다시 손가락으로 쓰레기통 위를 가리켰습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친절한 아가씨는 쓰레기통 위에 있던 소르베떼를 가져왔습니다. 그것을 보고 상황을 짐작한 청년들은 활짝 웃으며 주문판에 있는 사진을 가리켰습니다. 그러자 아가씨 역시 웃으며 원하는 것을 주었습니다. 소르베떼가 무엇인지 짐작하겠습니까?

포르투갈어로 소르베떼, 혹은 소르베치라고 하는 것은 아이스크림입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소르베떼는 음료수를 마실때 쓰는 빨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엘라도(Helado)라고 부릅니다. 맥도널드의 경우 아이스크림이 콘(Cone) 속에 들어가있기 때문에 꼬노(Cono)라고도 부릅니다. 포르투갈어로는 빨대를 까누도(Canudo)라고 부릅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고,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웃고 넘어갔지만, 심각한 문제였더라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ㅎㅎㅎ

# Borracharia 는 어때?

스페인어권에서 브라질로 처음 오시는 분들은 보르라차리아 라는 간판이 고속도로 곳곳에 걸려있는 것을 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하게 됩니다. 보르라차리아라는 간판이 있는 곳은 대개 폐 타이어들을 걸어놓고 타이어의 펑크를 수선해주거나 새 타이어로 교체를 해 주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보르라차리아라는 단어가 붙어있으니 웃을 수 밖에요. 포르투갈어를 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이 웃는 이유는 그 단어 보르라차리아가 스페인어로는 "술취한, 혹은 술취한 [사람들의] 집"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어로 "술취한"을 의미하는 단어는 Borracho 입니다. 하지만 그 단어는 포르투갈어에서는 고무 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타이어를 교체해주는 곳을 Borracharia 라고 하는 거죠. 포르투갈어로는 보하샤리아라고 발음합니다. 스페인어로는 그렇게 타이어를 취급하는 가게를 고메리아(Gomeria)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고무 를 의미하는 단어는 Goma 즉 고마라고 하죠. 필자인 저 역시 처음에 보하샤리아라는 단어를 읽고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ㅎ

# Quantos anos tem?

처음에 ano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웃음을 참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몇 살인지를 묻는 표현이었는데, 뜻을 이해를 하면서도 Ano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스페인어적 의미 때문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포르투갈어에서는 Ano 가 년, 해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라틴어 Anno와 같은 뜻입니다. 하지만 스페인어에서 Ano는 항문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년, 해를 의미하는 스페인어는 비슷하지만 발음이 다른 Año 입니다. 발음은 아뇨 라고 합니다. 위의 소제목을 스페인어로 번역하면 꾸안또스 아뇨스 띠에네스? 라고 번역이 됩니다.

잘 아는 말이기는 하지만, 제 나이를 묻는 사람들에게 3X 세라고 말하면서도 머리속으로는 "음, 나는 항문이 삼십몇개야..."라고 말하는 자신이 우스웠고, 또 상대방에게 "당신은 몇 살입니까?"라고 물으면서도 머리속에서는 "도대체 넌 항문이 몇개야?"라고 묻는 것 같아서 웃음이 터져 나왔었지요. 지금은 그냥 담담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처음 브라질로 왔을 때는 정말 희한하다고 생각했었답니다. ㅋㅋㅋ

# 미쯔비시 자동차 이름이 바뀌다.

브라질로 처음 왔을때, 거리를 활보하는 커다란 사륜 구동 자동차의 이름을 보고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그 차 이름이 NATIVA로 알고 있었는데, 브라질에서는 그 이름이 PAJERO 더군요.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이 놀랍다는 것보다는 그 의미 때문에 놀라면서 동시에 우습기도 했습니다.

스페인어로 Paja 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풀을 의미합니다. 초가집의 "초"자에 해당하는 뜻이지요. 하지만 좀 더 은어적인 용법으로 빠하는 수음의 저속한 표현인 "딸질"에 해당되는 뜻입니다. 그래서인지, 남미 대륙의 여러 나라들에서 Paja라는 단어가 간판으로 상당히 쓰이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르헨티나 중부의 엔뜨레리오스 주에서 찻집 이름으로 쓴 것을 본 것 외에는 그 단어를 본 적이 없습니다. 당시에 보았던 간판은 Casa de Paja 즉 초가집이었지만, 간판을 보며 친구들과 함께 엄청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질하는 집"으로 이해를 한 것이었지요. 만약 미쯔비시의 그 차가 동일한 이름을 달고 아르헨티나 거리를 누볐더라면 틀림없이 사람들이 웃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차 이름이 "딸질하는 사람(놈)" 이라면 누가 웃지 않을까요? ㅋㅋㅋ

# 그 외의 경우들

1) Meia 가 도대체 메이야(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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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로 오기 전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시 친구는 가게에 없었고, 점원이 받았습니다. 점원에게 친구의 핸드폰 전화번호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번호를 이야기해 주는데 그 가운데 메이아 라는 단어가 있더군요. 딴에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주인의 친구에게 친절하게 한 숫자 한 숫자를 알려준다고 띄어서 이야기를 했지만 메이아라는 단어에서 딱 막혀버렸지요. 8867-xxxx 였다고 하면 오이뚜, 오이뚜, 메이아, 세치 - ..... 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메이아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를 알 수 없더군요.

중간을 의미하는 메이아라는 단어가 왜 5도 아니고 6에 쓰였을까요? 이 단어 메이아는 12진법으로 물건을 취급하던 습관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계란이나 과일이나 연필이나 컵이나, 한 타스, 12개로 만들어서 취급하지 않습니까? 포르투갈어로 한 타스는 "우마 두지아"라고 합니다. 스페인어로는 "우나 도쎄나"라고 하지요. 그 반절인 6개는 "메이아 두지아" 그리고 스페인어로는 "메디아 도쎄나"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스페인어는 6개를 의미할때는 언제나 메디아 도쎄나라고 하며, 도쎄나를 빼고 메디아라고는 하지 않는데반해 포르투갈어는 두지아를 빼고 메이아라고도 한다는 것이 다른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만든 단어를 계속 숫자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친구의 전화번호를 들고, 메이아가 몰라서 쩔쩔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몇개의 반복되는 숫자를 제외하고 그 단어가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에 나머지 숫자를 대비해가며 통빡을 굴려야 했거든요. 국제 전화를 짐작으로 거는 것이었으니 기분이 어땠을지 상상이 되십니까?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웃 나라를 갈 때는 그 나라의 숫자 정도는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ㅎㅎㅎ

2) 요일은 또 어떻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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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의 일주일은 태양과 그 행성 및 지구의 위성과 관련있는 이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어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수체계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월요일은 세군다 페이라 즉 제2일, 수요일은 꽈르따 페이라 즉 제4일, 그리고 금요일은 섹스따 페이라 즉 제6일이라고 칭합니다. 처음에 브라질로 와서는 그 체계가 익숙하지 않아서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왜 월요일이 제 2일인지를 모르겠더군요. 그럼 일요일이 주 첫째날인가요? 그렇다면 그 날을 도밍고라고 부르는 것은 왜인지... 아무튼 그것이 헷갈렸답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익숙해졌지만, 브라질로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는 그것마져 생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이지 새로운 환경의 새로운 문화와 언어는 생소함을 더해 주지 않나요?

3) Pronto 라는 단어의 사용
브라질에 와서 처음으로 꾸리찌바를 갔을 때 였습니다. 꾸리찌바를 다 가서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습니다. 다행히 친구의 도움으로 일본인 3세가 운영하는 카센터에 자동차를 집어넣었고, 그 이튿날 카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기술자의 이름은 제르손이라는 친구였는데, 아주 성실한 친구였지요. 다음은 저와 제르손이 나눈 대화입니다. 그냥 한국어 발음으로 적어 넣습니다.

    필자: 오이 제르손, 뚜두 뱅? 꼬모 에스따 메우 까호?
    기술자: 오이 셍요르 조앙, 뚜두~! 세우 까호 에스따 쁘론또.
    필자: 오케이, 오브리가두, 이 꾸안도 뽀소 뻬가르 메우 까호?
    기술자: 에스따 쁘론또.
    필자: 오브리가두, 엔떵 꾸안도 뽀소 뻬가르?
    기술자: 에스따 쁘론또.....
    필자: 엔떵, 아 께 오라?
    기술자: 에스따 쁘론또....

한국어 버전은 이렇게 된다.

    필자: 아, 제르손씨 안녕하쇼? 내 차는 어떻습니까?
    기술자: 아, 안녕하십니까 조앙씨. 당신의 차는 수리가 끝났습니다.
    필자: 오케이, 감사합니다. 그러면 언제 차를 찾을 수 있습니까?
    기술자: 아, 다 끝났다니까요!
    필자: 감사합니다. 그럼, 언제 차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 젠장 언제 오라는 거야?)
    기술자: 다 끝났다는데.... (아, 젠장 이넘은 왜 이렇게 이해를 못하지???)
    필자: 그러면 몇시에? (아, 이 짜슥은 왜 자꾸 곧 된다고 그러지???)
    기술자: 아~ 다 끝났다니깐요. (아 젠장, 이 짜슥은 왜 이렇게 계속 묻는거야???)

왜 이런 대화가 진행되었을까요? 왜냐하면 Pronto 라는 단어의 의미가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어에 익숙했던 저에게 그 단어 쁘론또는 현재 위치에서 시간적인 의미로 조금 후 즉 "곧"이라는 의미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어로 그 단어의 의미는 완료를 의미하였기 때문에 둘이서 서로 다른 의미로 이해하고 똑 같은 대화를 했던 것이지요. 결국, 그 대화는 제가 그 Pronto의 의미가 끝났다는 뜻이냐를 물어봄으로써 끝났습니다. 비슷하지만, 다르다는 것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였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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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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