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뜨레 히오스 도 오에스찌를 지나 다음 목적지는 이따이뿌 호수변의 최고의 백사장이 있는 산타 엘레나라는 도시로 향했습니다. 이과수에 이사를 온 직후부터 산타 엘레나에 대해 들었는데, 3년이 지나서야 들러보게 되는군요. 도시도 예쁘지만, 백사장이 정말 멋지다고 들었기에 기대가 컸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따이뿌 호수변의 대부분의 백사장들이 도시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있지만, 산타 엘레나의 경우는 바로 도시 외곽에 있습니다. 어쩌면 말뿐이지, 더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진행해 봅니다.
도시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상당한 규모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백사장은 도시 북쪽의 호수변에 두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우리 입장에서는 도시에 들어가기 전에 백사장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산타 엘레나에 거의 다 갔을 무렵 보게 된 입구입니다. 멋들어지게 만들어진 입구는, 다른 백사장들과는 달리 입장료를 받는 곳이 없습니다. 우리 일행은 일단 산타 엘레나 도시로 들어가 봅니다.
시내는 정말 깨끗했습니다. 인구는 24000명이라고 하는데, 소도시답지 않게 도로는 아주 넓었습니다. 몇 블록마다 아베니다가 있고, 가운데 많은 종류의 꽃나무들이 심겨져 있어서 도시가 더욱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물론 소도시였기 때문에 상업이 발달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널찍널찍한 도로는 보는 사람에게 시원함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게다가 한 낮의 시간이어서인지 붐비지도 않는 도로는 정말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곳에서 사는 것은 힘들겠지만, 며칠간의 휴식이라면 꽤 한가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 중간 중간에 널찍 널찍한 공원들이 있었습니다. 도로 자체도 공원처럼 보였지만, 이렇게 널찍한 공원들이 있어서 더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게다가 집들이 꽤나 멋있었는데도 고압선도 없었고, 일부 집들은 담장조차 높지 않았습니다. 정말 전원주택의 그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도시를 보며, 아마도 이곳은 유럽 계통의 사람들이 많이 살 거라고 짐작을 했습니다. 특히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쪽의 사람들일 거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나중에 밥을 먹으며 알아보니 정말 독일계 후손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웃 도시 혼돈 보다는 못하지만 상당수의 주민들이 독일계의 후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농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거나 농장주라고 하더군요.
국도변에서는 백사장으로 가는 길이 없습니다. 백사장은 도시의 중심 아베니다 끝 부분에 있었습니다. 국도변에서 들어오는 사람이라면 아베니다를 우회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일행도 국도에서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본 후에 백사장으로 가는 아베니다를 타고 가 봅니다.
아베니다의 끝에서 국도에서도 보았던 입구가 보입니다. 정말 입구에는 입장료를 받는 곳이 없습니다. 희한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곧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입구에서부터 백사장으로 가는 도로입니다. 잘 보이지 않지만, 쌍방향 도로 오른쪽으로는 국도가 있고, 왼쪽으로는 가로등과 함께 인도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시민들이 원한다면 이 길에서 데이트도 하고 운동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여태까지 보았던 이따이뿌 호숫가의 백사장 중에 접근성과 미적 감각이 가장 뛰어난 백사장으로 보입니다.
백사장에 다가가면서 옆으로 캠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캠핑장과 도로는 통나무로 만든 울타리가 놓여 있어서 차량이 함부러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 가지 눈길을 끈 점이라면, 캠핑을 하는 곳에는 스피커의 소리가 최고 60 데시벨까지라고 제한이 붙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끔 사람이 많은 백사장을 가 보면 있는대로 소리를 틀어대고 음악을 즐기는 청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음악을 즐기는 거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이웃들에게까지 폐를 끼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그것을 제한하고 있는 것입니다. 60데시벨도 낮은 소리는 아니지만, 다른 호변가들에 비해서는 한창 때라도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를 계속 몰고 가 보았더니 바로 백사장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넓은 백사장이 말이죠. 그런데, 오면서 입장료때문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이곳 호변 백사장은 그냥 모든 사람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입장료는 단지 캠핑장을 사용할 때에만 사용료를 내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이 백사장으로 도시 총 인구보다 많은 4만 ~ 5만명이 오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인공 백사장 끝 부분에는 접시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있었습니다. 전망대가 틀림없어 보이는데, 그것마져 멋지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이건 반대쪽에서 찍어본 전망대입니다. 이쪽 호수로는 제법 깊은지 물 색이 짙어 보였습니다. 야자 나무로 보이는 나무들이 놓여있는 전망대쪽으로 이동해 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선착장입니다. 역시 이곳에서도 여름 한철에는 요트를 띄우고 또한 보트를 띄우고 낚시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런 선착장도 필요한 거겠지요.
전망대 한쪽에서는 이웃 도시들에서 온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끼는 인공미끼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몇몇 종류의 물고기가 잡히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들과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그 중 한명이 이곳에서 뚜꾸나레 Tucunare를 잡았었다고 자랑을 하더군요. 제가 알기로 뚜꾸나레는 아마존 강에 사는 민물고기 중에는 가장 큰 물고기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아마존 강에 사는 뚜꾸나레가 이 강에 있을 수 있는지를 물었는데, 있다고 우기는 겁니다. 뭐, 우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으니, 그러냐고 하고는 물러납니다. ㅋㅋㅋ
캠핑장으로 통하는 통로는 예외없이 통나무로 멋지게 문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꽃나무로 뒤덮인 문들을 보니 화사한 마음이 생기더군요.
군데 군데, 이곳이 산타 엘레나임을 잊어버릴까봐 친절하게 이곳 지명을 달아 두었습니다. 이미지 마케팅의 일종으로 아마 사람들의 뇌리속에는 산타 엘레나라는 아름다운 추억이 깃들이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캠핑장의 가격입니다. 역시 이 지역 사람들과 다른 지역 사람들 사이에 차별을 두고 있네요. 그래도 그냥 차를 몰고 와서 가족끼리 하루쯤 편안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것은 어렵지 않을 듯 합니다. 이곳까지 오기가 쉽지는 않겠지만요. 그래도 이따이뿌 호수변에서 가장 멋진 백사장에서 하루쯤 보내는 거 -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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