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나무들 그리고 목재

정보 2011. 7. 13. 08:32 Posted by juanshpark

언젠가 이 포스트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좀 빨리 왔네요. ^^;; 현존하는 나무의 종류는 몇 가지나 될까요? 아마도 수천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목재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그리 많지 않은 나무만 - 침엽수는 40여종, 활엽수는 400여종 만이 - 목재로서 취급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았을 때,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나무의 숫자가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수입 목재들이 동남아시아나 중국, 또는 북미에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지역의 나무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더군요.

목재쪽으로도 관심이 있어서, 얼마전에는 한국에서 백과사전처럼 보이는 목재 관련 책들을 몇 권 들여다 보았는데, 남미쪽의 목재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정보가 빈약했습니다. 내심, 언젠가는 목재쪽으로 남미의 나무들을 소개하는 책을 하나 써 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거든요. 물론, 그쪽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아쉬움만 있을 뿐, 실제적인 방법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 블로그를 통해서 남미의 목재들 사진이라도 좀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참,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번에 구입한 책을 보니 북미쪽에는 전체 700여종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남미에는 아마존에만 3000종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비율적으로 남미의 나무가 북미보다 적어도 4배는 많이 알려져있거나 수입이 되어야 할 텐데,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남미의 나무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니, 이 포스트가 좀 도움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걱정도 되는군요.

먼저, 제일 위에 있는 사진을 좀 보아 주시겠습니까?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불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이 목재에 대해 동양에서는 마호가니 Mahogany 로 알려져 있다고 하더군요. 전, 마호가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목재와 비슷한가요? 이 목재의 이 지역 이름은 까브레우바 Cabreuva 라고 합니다. 언젠가 이 블로그에서 라파초 Lapacho 혹은 이뻬 Ipe 나무를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나무를 가리켜 쇠나무 라고 했었습니다. 물론 별명이 쇠나무였고, 그렇게 비중이 높아 물에 가라앉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까브레우바 역시 비중이 상당히 높은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조를 마친 까브레우바는 950kg/m3의 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파초 나무에 거의 비견될 수 있는 종류로 보여집니다.



바로 위의 사진은 어쩌면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나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름하여 꾸마루 Cumaru 라고 합니다. 절단면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나이테가 없습니다. 아니 안 보여집니다. 활엽수들의 경우는 성장이 빠르고 나이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성장이 빠르면 나무가 무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반대입니다. 대부분의 활엽수들은 빠르게 자라면서도 상당히 단단합니다. 이 꾸마루 역시 엄청나게 단단합니다. 건조가 끝난 꾸마루의 경우 1020kg/m3 까지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 목재 역시 물보다 비중이 높기 때문에 물에 가라앉습니다. 이것도 쇠나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시커먼 색의 목재가 지난번에 포스트 했었던 라파초 Lapacho 나무, 혹은 브라질에서 이뻬 Ipe 라고 부르는 나무입니다. 일명 쇠나무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남미의 나무들 가운데 쇠나무가 많다보니 그냥 "쇠나무" 라는 명칭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이 나무는 건조가 끝났을 때 대략 무게가 960kg/m3 정도 됩니다.


이 목재의 이름은 자또바 Jatoba 라고 합니다. 자또바라는 나무에서는 동일한 이름의 과일도 열립니다. 한번 시식해 보았는데, 그다지 좋아할만한 과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크기가 제법 커서 제 손안에 들어갈 정도였거든요. 단단한 껍질을 까면, 속에 가루처럼 부서지는 열매가 있었습니다. 입 안에 넣고 우물우물 해 보았는데, 좀 텁텁한 맛에 별로 호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과일은 그냥 그랬지만, 목재로서의 자또바는 상당히 유용한 목재입니다. 건조를 마친 자또바는 무게가 970kg/m3 까지 나갑니다. 좀 전의 이뻬와 까브레우바보다 좀 더 많이 나가는 목재라고 하겠지요?


이 나무의 결이 너무 멋지지요? 사자 갈기처럼 생긴 무늬가 길게 나 있습니다. 이 멋진 목재의 이름은 무이라까치아라 Muiracatiara 입니다. 이름이 좀 길죠? 너무 멋진 무늬가 있는 목재이다보니, 이 목재로는 골프채의 손잡이 같은 곳에 사용이 된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자동차 안의 인테리어로 사용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 무이라까치아라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앞서 언급한 자또바, 이뻬, 까브레우바처럼 이 목재도 건조가 끝났을 때 무게가 970kg/m3 가 됩니다. 이 정도면 역시 쇠나무라고 할만 하지 않습니까?

남미의 목재들 가운데 무게가 많이 나가는 목재들은 이 정도뿐이 아닙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아비우-삐똠바 Abiu-Pitomba 라는 나무가 있습니다. 이 나무는 건조가 끝나고 나면 1160kg/m3 가 나가는 정말 무지무지 무거운 나무입니다. 아르헨티나쪽에도 아비우-삐똠바만큼이나 무거운 나무가 있습니다. 께브라초 Qubracho 라는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 역시 건조가 끝나면 1150kg/m3 가 나갑니다. 그 나무 역시 쇠나무라고 할 만합니다. 께브라초는 현재 벌목이 금지되어 있는 수종입니다. 또 브라질에는 이따우바 Itauba, 아까뿌 Acapu, 아마렐리뇨 Amarelinho, 안젤링 Angelim, 안지꼬-쁘레또 Angico-Preto, 브라우나-쁘레따 Brauna-Preta라고 하는 나무들도 있습니다. 이런 나무들 역시 모두 건조가 끝났을 때 무게가 900~1050kg/m3 가 나가는 무거운 목재들인 것입니다. 이런 목재들을 수입해서 바닥이나 외장을 하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하지만 무겁다고 항상 멋지고 좋은 목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역시 그런 생각을 합니다. 무겁다고 좋은 것은 분명 아니죠? 무늬도 멋져야 하고 병충해에도 강해야 하고 색채도 좋아야 합니다. 그런 목재들 역시 남미에 많다는 거,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요.


이 목재는 남미에서는 떼까 Teka 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는 티크라고 하죠. ㅎㅎㅎ;; 가구를 만들때 많이 사용하는 재목이고, 한국에서는 동남아에서 많이 수입이 되는 목재입니다. 이곳 남미 쪽에도 많다는 것은 옵션으로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나무는 타마리뇨 Tamarinho 라고 합니다. 역시 색채와 모양이 균일하기 때문에 고급 가구나 건축 자재로 쓰기에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게는 상당하지만, 자료가 없어서 조사하지 못했습니다. T.T;; 아직 남미에는 자료가 없는거 투성이랍니다. 흑흑...


이 강렬한 목재의 이름은 수꾸삐라 Sucupira 라고 합니다. 목재는 앞서 언급한 이뻬나 까브레우바보다는 좀 가볍습니다. 건조가 끝난 목재는 780kg/m3 가 나갑니다. 데킹재로도 쓰이고 건축 자재로 쓰이는 열대 나무라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


멋진 붉은 색의 이 목재는 무이라삐랑가 Muirapiranga 라고 합니다. 이 나무는 위의 수꾸삐라보다는 좀 더 무겁지만 이뻬나 꾸마루보다는 가볍습니다. 건조가 끝나면 830kg/m3가 나간다고 합니다. 결이 멋있기 때문에 외장재로써 인기가 있습니다. 보트와 요트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된다고 하네요.


표면이 좀 거칠어보이는 이 목재의 이름은 마싸란두바 Massaranduba 입니다. 역시 조금 무겁고 목재 전체가 균일하기 때문에 건축자재및 선박 제조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남미의 목재들 중에서 제 마음을 꽉 사로잡은 목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물론 다른 나무들도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이 목재는 본 순간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개를 하죠. 짜잔~


이 목재의 이름은 파이에이라 Faieira 라고 합니다. 목재의 무늬가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마치 물고기 비늘을 보는 느낌이 듭니다. 원래 목재 무늬 자체가 이렇다고 합니다. 꾸리찌바에 소재한 한 목재 회사에 가서 이 샘플을 보았는데, 정말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재 회사의 직원조차 이 목재의 가격을 모른다는 것이 재밌지 않습니까? 그 친구의 말로는 그냥 무지무지무지무지무지 비싸다~ 였습니다. 무지무지무지무지무지 비싸다.... 흠. 이 목재는 귀하기도 하고 또 비싸기도 해서 거의 금값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목재 회사들에서는 이 목재를 얇게 만들어서 다른 나무에 붙여 가구를 만들거나 외장을 하는데 사용한다고 설명을 합니다. 아무튼 남미에는 희한한 것들이 많습니다. 목재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이런 목재들이 혹시 필요하신 분들이 있을까요? 그런 분들이 계시다면, 제게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이런 목재들을 취급하는 목재사들과 더 쉽게 연결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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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에 관한 이야기

자연/동물 2011. 6. 30. 21:00 Posted by juanshpark
하피 (Harphy)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아마 이 글을 제목때문에 읽게 되시는 분들이라면 어디선가 한번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하피에 대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처음 나타나는 것이 아마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하피는 얼굴은 여자이지만 몸통은 새인 기괴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그들의 노래소리는 천상의 목소리라고 하죠? 바닷가의 바위섬에 사는데, 이들의 노래를 듣는 뱃사람들이 노래에 홀려 배가 파선하는지도 모른다고 이야기는 전해집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오디세이는 자신의 부하들의 귀를 막고,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어 안전하게 한 후 이들의 노래를 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져 옵니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지식보다는 고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집트 신들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날지 모릅니다. 고대 이집트 인들에게 있어서 나일강은 생명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해마다 나일강이 범람하면서 이집트의 농업은 발전하였기 때문이었지요. 하피와 나일강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하피는 나일강을 관장하는 신으로 이집트 사람들에게 숭배를 받던 신이었습니다. 나일강의 가진 중요성을 생각해 본다면, 하피라는 이집트의 신이 가진 위치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그리스 신화의 하피보다는 좀 덜하지만 비슷하게 기괴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신이지만, 가슴이 많이 발달한 여성스러운 신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여기까지 읽어보고 자다가 왠 봉창 두드리는 소린감? 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는 사실 서론이구요. 이제부터 진짜 하피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제부터 소개하려고 하는 하피는 그리스 신화의 하피도 아니고 이집트 신화의 하피도 아닙니다. 이 하피는 살아있는 하피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날아다니는 하피, 즉 하피 독수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피 독수리가 어떻게 생겼느냐고요? 저 역시 하피 독수리를 촬영했지만 근사한 이미지가 없어서 구글 이미지에서 두 장을 캪쳐해 왔습니다. 처음 두 장의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온 것임을 알려 드립니다.



어떻습니까? 정말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까? 이 독수리는 현재 멸종 위기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그 부근까지는 가 있는 새입니다. 중미부터 남미까지 서식하고 있는 이 독수리는 살아있는 동물들을 사냥해서 먹이로 삼습니다. 그런데 인간에 의해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말도 못하게 줄어들고 있는 중입니다. 몇몇 나라들에서 보호종으로 지정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개체수는 아주 서서히 증가하고 있을 뿐입니다. 아니, 오히려 서식지의 파괴에 의해서 개체수가 그만 그만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찍은 하피 독수리의 모습입니다. 성장한 하피 독수리는 수컷보다 암컷이 훨씬 더 큽니다. 당연히 몸무게도 훨씬 더 많이 나갑니다. 완전히 성장한 암컷 하피 독수리는 최대 무게가 9kg 까지 나갈 수 있고 서 있을 때 키가 거의 1미터까지 자랍니다. 북미산 흰 머리 수리와 조금 비교가 되는데, 흰 머리 수리는 키가 조금 더 크지만 몸무게는 더 적습니다. 흰 머리수리와 정말 다른 것은 다리에 있는데요. 하피 독수리는 발에 13cm까지 자라는 발톱이 있어서 아주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흰머리수리와 다릅니다. 13cm면 흰머리수리의 거의 두배의 크기라고 네셔널 지오그라픽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발과 발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무에 걸려있는 나무 늘보라든가 원숭이의 경우 하피 독수리에게 걸리면 바로 즉사를 합니다. 강력한 발톱으로 뼈를 으스러뜨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날개를 폈을 때, 최대 길이가 2미터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날아다니는 방법이 얼마나 은밀한지 머리 위로 날아가도 잘 모른다고 합니다. 그만큼 조용하게 날라다닌다는 거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많은 보호를 받으면서도 개체수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걸까요? 하피 독수리는 성장하기까지, 즉 성 생식기가 발달하기까지 4년내지 5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성장하고 나서 2년 주기로 번식을 하는데, 암컷은 매번 알을 하나 혹은 두개만을 낳는다고 합니다. 자연히 번식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개체수가 쉽게 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생각한다면, 서식지를 파괴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해 보입니다.


왜 이 독수리에게 하피 (Harphy)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남 아메리카를 정복하러 온 유럽의 정복자들은 고지대에서 날고 있는 이 독수리의 모습을 보고 아주 많이 놀랐다고 합니다. 특히나 머리 뒤쪽으로 있는 깃털을 세운 모습은 무척 강렬했나 봅니다. 그래서 이 독수리의 모습에 그리스 신화의 하피를 붙여준 것입니다. 그것이 지금은 이 독수리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는 아르피아 Harpia 라고 합니다. 한국어로는 좀 더 모양을 생각해서 번역을 한 듯 합니다. 한국어 명칭은 부채머리수리 입니다.

여러분이 이 독수리를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자연 상태에서 이 독수리를 보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시 조류 공원에서는 볼 수 있습니다. 이과수 국립공원을 둘러보실 계획이라면, 브라질 국립공원 입구 부근에 있는 조류 공원을 가 보시기 바랍니다. 그곳에서 기회가 좋다면 적어도 제가 찍은 것 같은 하피 독수리의 모습을 찍어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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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운데 보름달이 뜬 광경을 보신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보름달이 뜬 하늘 아래 세계 최대의 폭포라는 이과수를 보신 분들은 아주 아주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공적인 조명이 없이 단지 하늘의 달빛으로 조명이 된 이과수 폭포를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저는 이미 이 블로그에서 네댓번에 걸쳐 브라질쪽에 있었던 루아우 Luau 즉 보름달이 있는 날 이과수 폭포를 감상하는 행사에 대한 글을 포스트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있었던 브라질쪽 루아우에 대해 살펴보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해서 읽어보십시오.


낮에 보는 이과수 폭포는 정말 신천지가 따로 없는 장엄한 광경이라는데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그러면 밤에 보는 이과수는 어떨까요? 이미 이전 포스트에서도 여러차례 언급을 했지만, 사진으로는 밤의 이과수를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여러번 포스트를 했지만, 밤의 이과수에 대한 글에는 대개 이런 댓글이 올라오더군요. "멋집니다~ 하지만 이과수폭포는 낮 사진이 훨씬 훌륭하네요" 라고 말입니다. 저두 사진으로만 이야기하면 낮의 이과수가 훨씬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이과수를 말하자면, 낮의 이과수가 환상적이라면 밤의 이과수는 환상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습니까? 직접 보기전에는 뭐라 설득하기 어려운 것이 밤의 이과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아무튼, 이번 보름달 투어는 그동안의 브라질쪽이 아니라 아르헨티나쪽으로 잡았습니다. 브라질쪽은 2010년 1월에 마지막으로 투어가 있었고,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상업적인 이유가 가장 컸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브라질이 관광대국으로 성장하려면 장애가 될 만한 것이 참 많습니다. 특히 노동법이 그런데, 일반 지역에서는 그리 문제스럽지 않지만 여기 포스 도 이과수 같은 곳에서는 그 노동법이 아주 걸기적 거립니다. 아마 그 문제 때문에 브라질에서는 계속 루아우가 열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면에 아르헨티나쪽은 매달 보름달 투어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보름달이 뜬 날을 전후해서 각각 이틀씩, 그래서 매달 총 5일동안 보름달 투어가 마련됩니다. 그리고 닷새동안의 보름달 투어는 각각 오후 8시, 8시 45분, 9시 30분 이렇게 세 차례에 걸쳐서 마련됩니다. 매번 120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꼭 예약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숫자에 제한을 두는 이유는 저녁 식사, 또 기차의 수용능력, 가이드와 공원 관리인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서 계획된 것입니다. 만약 올 해 안에 이과수 폭포를 보러 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 날짜 속에 보름달이 뜰 때가 낀다면 꼭 이 투어를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르헨티나의 보름달 투어를 예약하고 싶다면 <여기>를 눌러 언제 보름달 투어가 있는지를 확인하시고 예약 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안에 도착해서 공원에 입장을 하면, 바로 폭포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공원 관리인과 가이드가 이과수 폭포 혹은 공원과 관련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해 줍니다. 소개도 될 수 있고, 광고도 될 수 있고, 역사도 될 수 있고, 주의 사항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해 줍니다. 공원 관리인과 가이드가 영어와 스페인어로 동시에 이야기를 해 주기 때문에 두 언어를 이해하시는 분들이라면 유익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모두 기차를 타고 악마의 목구멍 Garganta de Diablo 으로 향합니다.


악마의 목구멍 역에 도착한 다음, 일행은 모두 함께 이과수 강 위로 놓인 다리를 통해 악마의 목구멍을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행진을 합니다. 가이드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또 함께 가는 사람들의 의문에 대답해주기 위해 일행의 전면과 후면 그리고 중간에 한명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악마의 목구멍에 도착해서는 입을 벌리고 감탄을 하며 광경에 매료됩니다. 여기 저기서 사진기의 플래시를 터트리는 광경을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사진으로 아무것도 잡을 수 없습니다. B셔터나 아주 느린 속도가 지원되는 고급형 카메라가 아니라면 대부분 사진으로 건질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보름달 투어가 상당히 오래된 행사임에도 인터넷에서 볼만한 사진 한 장이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행은 겨우 30분 정도만 전망대에 있을 수 있습니다. 광경을 보고 있자면 30분은 정말 아주 짧은 시간이라는 데 동의할 것입니다. 그러니 잘 찍히지 않는 카메라를 들이대느라고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좋은 카메라와 삼각대를 갖지 못하면, 그나마 위에 제시한 사진 정도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날씨가 많이 좋지 않거나 물의 수량이 너무 불어 있다면, 보름달 투어는 취소될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이라면, 아주 멋진 보름달 투어가 될 것입니다. 제가 아르헨티나쪽 보름달 투어를 했던 날은 가이드들 조차도 감탄했을 정도로 멋진 날이었습니다. 바람도 없었고, 겨울철이었지만 의외로 기후도 온화했었습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하늘에는 구름 한 점이 없었습니다. 정말 휘엉청 밝은 달을 위로 하고 멋진 보름달 이과수 투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보름달 투어를 하시는 분들이 모두 저처럼 멋진 날에 하게 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이전에 브라질 보름달 투어때 구름이 꽉 들어차서 보지는 못하고 듣고만 온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조건이라면 달빛에 비치는 이과수 폭포는 물론 환상적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은빛 무지개까지 볼 수 있습니다.


보름달 투어를 마치고 센트랄 역 Estacion Central 으로 오게되면 모두는 라 셀바 레스토랑 Restaurante La Selva 으로 인도가 됩니다. 그곳에서 보름달 투어의 여운을 느끼며 만찬을 하는 것으로 보름달 투어를 마치게 됩니다. 저녁 식사를 포함한 보름달 투어의 가격은 200 페소 (미화로 50불, 한화로 55000원 정도) 입니다. 음식이 아주 좋으니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식사를 하기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저녁 식사를 포함하지 않고 그냥 보름달 투어만 160 페소 (미화로 40불, 한화로 44000원 정도) 를 내실 수도 있습니다.

식사를 하지 않는 분들에게 까이삐리냐 Caipirinha 한잔씩 선물로 주는데요. 컵이 재활용 컵이니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저는 까이삐리냐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하긴 모르고 마시면 좋기는 하겠군요. (이걸 알게 되었으니, 이제 까이삐리냐는 다 마셨군요. ㅎㅎㅎ)

이과수 폭포를 오시게 될까요? 그렇다면 브라질쪽이든, 아르헨티나쪽이든 보름달 투어를 꼭 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낮에보는 이과수 폭포와는 다른 환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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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 인쇄소를 가보다

관광/브라질 2011. 6. 13. 21:00 Posted by juanshpark

지난 2주동안 저는 상파울로 인근에 있는 시골마을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여정중에 남미에서 최대규모의 인쇄소를 방문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일반인들에게 이렇게까지 자세하게는 견학을 시키지 않는데, 전 빽이 있다보니(?) 좀 더 자세하게 견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긴, 자세하고 안 자세하고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설명은 듣긴 들었는데, 머리속에 남은 것은 그냥 "굉장하다" 뭐, 이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제 제가 견학중에 찍은 사진 몇 장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따로 설명이 없으니 그냥 보시기만 하십시오. ㅎㅎㅎ


참, 기계는 MAN ROLAND LITHOMAN 이라고 합니다. 모든 설비가 전 자동이어서 사람이 거의 필요없습니다. 나중에 인쇄물이 나오는 곳에서만 사람이 좀 필요하고, 모든 작업이 전 자동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자, 여기까지.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 부분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좀 더 안쪽에는 소음이 많이 나는 곳이어서 귀를 막고 들어가서 보았습니다. 그리고 설비 바깥쪽으로는 인쇄물이 나오는 컨베이어 시스템이 있는 곳이었는데, 여긴 조용하더군요. (비교적). 생산되고 있는 인쇄물은 성경이었습니다. 총 13부분으로 나뉘어진 인쇄물인데, 13부분을 모두 합치면 한권의 성서가 된다고 했습니다.



얼마만큼의 인쇄물이 나오는지를 숫자가 보여주는데, 좀 흔들렸군요. 한 시간당 35010부의 인쇄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35010 나누기 13을 하면 성서 몇권이 한 시간에 나오는지를 알 수 있겠죠?) 그렇게 계산해보니까 시간당 2700권의 성서를 인쇄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만 6만 5천권(3교대로 24시간 돌린다고 합니다)이 나온다는 뜻이네요. 정말 굉장하지 않습니까?


인쇄물을 인쇄하기 위한 종이입니다. 앞의 종이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연결되서 계속 인쇄가 된다고 합니다.


기계에 달린 모니터에서는 종이 상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부분에는 한 사람이 붙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종이 하나의 무게가 1500kg 이라고 합니다. 성경을 인쇄하는 종이라서인지, 특수 종이가 사용되는 모양입니다. 브라질에서는 만들수 없어서인지, 아니면 상업적인 측면때문인지 종이는 핀란드산 이었습니다. 이렇게 1500kg 이 나가는 종이 한 롤이 40여분만에 없어진다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인쇄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미 최대 규모라는 설명에 의심의 여지가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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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과수 폭포

관광/브라질 2011. 6. 10. 22:00 Posted by juanshpark

오랜만에 이과수 폭포를 갈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브라질 이과수를 다녀옵니다. 가을이란 계절이 일반적으로 수량이 줄어드는 때이기는 하지만, 이과수 강 상류로 댐이 여러개 건설 된 후로는 꼭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습니다만, 이번에 가게 되었을 때 보니 평년 수량 정도밖에는 안 되어 보이더군요. 즉, 물이 별로 없었다는 거죠.


아르헨티나 땅으로 보이는 폭포들이 물줄기가 그렇게 탐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산마르틴 폭포는 물론 응비구아 폭포도 그렇고, 보세띠, 또 멘데스 폭포 역시 물줄기가 조금 빈약했습니다만, 공원 안에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공원으로서의 정취는 아주 좋았습니다. 역시 공원은 사람들이 벅적거릴 때보다는 한가할때가 훨씬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보입니다.


산책로에서 만나게 된 나비입니다. 성충이 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투명한 날개를 가지고 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나비를 보니 너무도 신기하더군요. 집에 와서 곤충도감을 찾아보니 이름도 수정나비로군요. Cristalina 이고 영문 이름은 Crystaline 학명은 Episcada Hymenaea 라고 합니다.


이건 산책로에서 만난 또 다른 나비입니다. 역시 도감에서 찾아보았더니 다색(多色)나비라고 되어 있습니다. 스페인어로 Multicolor 가 이름이고 영문으로는 Multicolored 학명으로는 Mechanitis Lysimnia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나비는 이과수의 산책로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나비중의 하나 입니다.


리바다비아의 수량도 줄어서 폭이 많이 줄었네요. 하지만 평소에 보이는 수량 많은 리바다비아를 보다 이렇게 얌전한 리바다비아 폭포를 보니 오히려 조용해 보여서 더 멋집니다. 조금만 수량이 더 줄면 아예 물줄기가 다 보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88번 나비입니다. 스페인어로도 88을 의미하는 Ochenta y Ocho 이고 포르투갈어로도 Oitenta e Oito 입니다. 심지어는 영어로도 Eighty-Eight 입니다. 한국어로는 88나비라고 해야 하겠죠? 역시 이과수 폭포 산책로중에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나비중 하나입니다.


어딜가나 꼭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 말라는 거 꼭 하는 사람들. 대개 한국인들이 많이 하는데, 이번에는 유럽계 백인 아가씨들이 하고 있군요. 산책로에는 우리 일행과 아가씨들 일행만 있어서인지, 우리를 의식하기는 하더만, 그냥 쳐다보는 저를 향해 씩~ 웃어주고 계속 저짓을 하더군요. 제가 워낙 미녀에 약해서, 그냥 발길을 돌립니다. ㅎㅎㅎ


산책로중에 만난 이름모를 꽃 무리입니다. 다섯송이가 모두 합쳐져봐야 3센티미터도 안 될 것입니다. 아주 조그맣지만 흰 꽃과 가운데 노란 꽃 술이 정말 예쁘더군요. 근데, 흰색 사진은 정말 찍기 어렵습니다. 이 사진 건지느라 호흡 조절하면서 3장을 찍었습니다. ㅎㅎㅎ


악마의 목구멍이 보이는 곳까지 걸어갔습니다. 조금 더 앞으로 전망대가 있기는 하지만 이 자리에서 찍는 악마의 목구멍이 바로 앞쪽까지 가서 찍는 것보다 대개 잘 나옵니다. 왜냐하면 바로 앞에서는 튀는 물보라때문에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풀잎이 우거진 곳 사이에 정말 조그만 분홍색 꽃봉우리가 하나 있더군요. 수줍은 처녀애처럼 풀 숲에 얌전히 피어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한 컷 찍어 봅니다. 크기라고 해봐야 1cm 안쪽일 것 같네요.


다시 또 만나게 된 투명나비, 아참, 수정나비 입니다. 한국어로는 크리스탈나비라고 하는게 오히려 더 나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탈이라는 의미가 주는 늬앙스도 있으니 말입니다. ^^


이과수 폭포의 클라이막스 부분이 한 눈에 보이는 곳까지 걸어옵니다. 산책로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수월하게 길을 걷고, 또 사진도 찍습니다. 가을과 겨울의 이과수 폭포가 여름철만큼 신나지는 않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이 계절도 선택해 볼 만합니다.


다리를 거쳐 전망대로 접근합니다. 다리 왼편으로는 브라질쪽의 최대 볼거리 중의 하나인 플로리아노 폭포가 흰 물을 계속 흘려내리고 있습니다. 계절이 그래서인지 시원하다기보다는 조금 쓸쓸합니다.


그래도 마지막 전망대를 가서보니 무지개까지 걸려있네요. 그리고 계속 물보라가 날리다가 한 두 순간쯤 물보라가 멈출 때도 있습니다. 그런때를 기다렸다가 바로 한 방을 찍습니다. 이렇게해서 가을 이과수 폭포를 보여 드립니다. 여러분도 이과수로 오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봄, 여름, 가을, 겨울 - 그 어느때 오시더라도 다양한 이과수의 한 부면을 보고 가시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한 부면이래도 여전히 감동을 받게 됩니다. 기회가 된다면 4계절 모두의 이과수를 보시는 것도 권해 드립니다. 가능하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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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남미에 산다고 하면 인터넷을 통해 제일 많이 질문을 하는 것중에 하나가 거기서는 어떻게 한국 음식을 먹느냐 하는 것이더군요. 하긴 제가 이민을 왔던 1980년대 중반에는 한국의 문물을 경험하는 것이 아주 어려웠습니다. 가끔 귀한 손님이 와야 한국의 삼양 라면 하나를 끓여 내왔고, 어쩌다가 이웃에 한국사람이 새로 이민을 오면 가져온 한국 물건을 아주 새삼스럽게 귀하게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가 시작하고도 한참을 지나간 지금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국산 제품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거기에 일조를 하고 있는 분들 가운데, 일명 보따리 상인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남미의 각 나라에서 한국 상품을 대대적으로 취급하시는 분들도 많고, 또 컨테이너로 가지고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한국까지 여행을 하셔서 물건을 고르고 보따리로 가지고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경로가 어떻든, 그렇게 해서 지금은 한국의 많은 물건들이 남미 각국에 골고루 퍼져 있습니다.


세월, 참 많이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요? 예전에는 귀한 손님에게나 대접하던 라면이, 지금은 종류대로 식품점에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지방에 살고 있는 가정이라면, 적어도 한 상자씩은 라면박스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집에도 지방에 사는 관계로 상파울로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할 때마다 라면을 가져오다 보니, 라면이 떨어지는 때가 없네요. 정말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한국 제품이 라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 포스트에 실린 사진들을 살펴보시면 알겠지만, 각종 통조림과 과자 종류, 간장, 고추장, 된장같은 양념들과 심지어 커피믹스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처음에 커피믹스가 들어왔을 때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교포들이 -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커피 생산 국가들이다보니 원두 커피는 물론 상당한 양의 인스탄트 커피까지 많습니다. - 지금은 언제나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로 많은 한국인 교포들이 선호하는 커피가 되었습니다.


옛날부터 알고 있던 스낵류와 최근에 알게된 빙과류도 있고, 어떤때는 심지어 옥수수나 참외와 같은 채소류와 과일류까지 냉동창고를 통해 수입이 되기도 합니다. 또, 식기류와 전자제품들, 특히 전기 밥솥같은 제품들과 한국식 식기세척기는 물론 진공청소기, 또 뭐 이런 저런 것들이 모두 남미에 들어와 있습니다. 아~ 참! 심지어 세탁기와 냉장고도 삼성, LG, 대우 제품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자동차는 물론 예전부터 들어와 있구요.


이정도면 거의 모든 한국의 상품들이 남미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포들에게 한국의 제품은 어떤 이미지일까요? 비슷한 제품이 현지에 있음에도 많은 수의 한국인 교포들은 물론 그들과 관계된 일을 하는 많은 현지인들도 한국의 제품들을 상당히 선호하는 편입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중국제 상품들의 조악한 품질에 비교할 때, 한국의 제품들이 신뢰를 얻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나날이 늘어가는 한국산 상품들의 판매장 숫자는 이 부면의 상업이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동안 성장세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서로 경쟁을 하는 사이다보니 들여오는 상품을 다변화 하려고 여러 상품들을 들여온 결과 지금은 엄청난 물량과 종류의 상품들이 들여져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좋은 일이지요.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앞으로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구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바야흐로 지구촌이 된 상황에서 물류의 유통이 간소화가 됨에 따라 한국에 있는 것 중에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일이 더 일반적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한국인 교포들에게 있어서는 한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한계점에 달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들 식품점들과 상품점들이 더더욱 확장을 하고 싶다면, 이제는 현지인 시장으로 진출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문제는 산재해 있습니다. 수입품이기 때문에 가격면에서도 일단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입 창구의 불안정은 상품의 공급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현지 사회에서의 인지도 역시 문제입니다. 대규모 광고를 해야 하는 상품들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하려고 하는 상인들은 전무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한동안 현지 시장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고만고만한 상인들끼리 피터지고 박터지게 가격으로 승부를 가르려고 할 것입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어부지리를 얻게 되겠지요.


하지만 한정된 소비자들이 아무리 어부지리라고 하지만 끝없이 물건을 사 줄리는 없습니다. 식료품처럼 먹어 없어지는 제품이라면 몰라도 식기류와 전자제품같은 것들을 계속 끝없이 사줄리는 없겠지요? 따라서 앞으로는 이들 상인들도 현지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면서 무엇인가 타개책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단 현지 시장으로 진출을 해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게 된다면, 그때는 한국산 제품의 남미로의 러시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한국산 제품이 남미의 그 어느 나라 제품들과 비교해서도 월등한 수준을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서두에서 꺼냈던 이야기가 옆으로 무지 무지 흘러갔군요. 쓰고 싶은 이야기의 향방을 정해놓고 쓰지 않으면 항상 이렇게 삼천포로 빠지게 되더군요. 아무튼 그래서 어떤 분들이 남미에서 어떻게 한국음식을 먹느냐고 물으시면 거의 항상 이렇게 대답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보다 더 한국적으로 먹고 삽니다~!" 라고 말이죠. ㅎㅎㅎ


여러분도 묻고 싶습니까? ㅎㅎㅎ


한국산 제품들이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는 것은 한편 아주 행복한 일입니다. 적어도 언어가 안되는 곳에서 먹거리와 기타 제품들은 어떤 것들인지 속은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이민을 오시는 분들은 예전의 저희에 비해서 엄청 편리한 생활을 하고 계신다고 할 수 있겠네요.

비단 남미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외국에 나오면 자연스레 애국자가 된다고 합니다. 국산을 좋아하고 국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되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튼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한국어가 쓰여진 상품을 쓰고 있다는 거.... 생각해보면 엄청 신기한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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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만의 파라과이 레스토랑 포스트입니다. ^^;;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숯불 갈비 전문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름도 친근하게 경규네 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파라과이 사람들이 읽기에는 너무 어려운 발음이 되겠네요. 뀽뀨네라고 읽게 되지 않을까 싶군요. 하긴 포르투갈어로 읽는 사람이라면 뀽기뀨네 라고 읽게 될테니 더욱 어렵겠군요. ㅎㅎㅎ;; 아무튼 한글의 모음중 일부는 현지인들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발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 약간 옆으로 셌군요. ^^


아무튼 경규네의 안쪽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냥 평범한 가정집을 식당으로 꾸미면서 마당에 지붕을 만들고 그 아래에도 식탁을 진열해 놓았습니다. 생긴 모습으로 보아서는 딱 한국인 식당 같은데, 손님은 의외로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매일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간 날은 그렇더군요.



벽 여기 저기 붙어 있는 사진과 메뉴판이었습니다. 볼 수 있듯이 주로 고기 구이가 전문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양념을 한 구이가 아니라 직접 숯불에 구워 먹는 시스템이죠. 원하는대로 원하는 식으로 구울 수 있을 듯 합니다. 고기 구이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굳이 음식을 가리는 사람이 아닌지라, 친구가 시키는대로 보고만 있습니다.


이윽고 벌겋게 달아오른 숯불을 가져다놓고, 그 위로 얇은 석쇠가 놓여집니다. 그리고 음식을 먹는 내내 석쇠는 여러번 바뀌어 집니다. 고기가 달라질때마다 바뀌고, 또 손님이 원할 때마다 바뀝니다. 깨끗하고 깔끔하게 먹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플러스 평점 하나 입니다. ^^


아이들도 함께 갔기 때문에 음료수로 스프라이트 Sprite 를 주문했습니다. 물론 우리쪽은 좀 다른 것을 마셨지요. ㅎㅎㅎ;; 기본적으로 가져다 주는 상추와 기타 반찬들은 계속 리필이 됩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반찬이 나오지만, 뭐,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은 가짓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구요. 몇 종류가 맛깔 스럽게 나왔습니다. 나온 음식중에 김치는 석쇠 위에 올려놓아 익혀서 먹기도 하고 말이죠.


이윽고 고기를 가져옵니다. 잘게 썰어내온 고기가 그 모양대로 탐스럽습니다. 이걸 살짝 구워서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또 다른 고기를 두 종류 가져 옵니다. 불고기도 있고 갈비도 있습니다. 고기를 굽고 가져온 백반과 반찬을 먹고 파라과이의 맥주인 바비에라 Baviera 를 마십니다. 저녁 한때가 아주 즐거워 지는군요.


고기가 익고 있습니다. 저는 조금 덜 익은 고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쇠고기가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질 않습니다. 그런데 친구도 그렇더군요. 그래서 조금 경쟁적으로 고기를 입에다 넣었습니다. ㅎㅎㅎ


밥까지 잘 먹었는데, 막판에 된장찌게가 나오지 뭡니까! 미리 알았더라면 밥은 안 먹고 기다렸을 텐데, 그걸 몰랐군요. 고기를 먹고 난 다음이라 그다지 땡기지는 않았지만, 된장 찌게를 들어 봅니다. 구수한 된장의 향기가 입안 가득히 들어가더군요. 맛있는 찌게였습니다. 다음에는 그냥 밥을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먹은 바비에라 맥주 입니다. 희한한 것은 파라과이에서 제일 좋은 맥주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파라과이에서는 바비에라보다 브라질 맥주를 더 선호합니다. 그래도 저는 아순시온을 가면 거의 언제나 바비에라를 마시게 됩니다. 손님이 원하는 것이라서 더 마시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파라과이를 언제 한 번 오시게 된다면 경규네서 식사를 해 보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새삼 느끼는 거지만, 점점 파라과이 고기가 맛이 있어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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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xicano - 꾸리찌바의 식당

3개국의식당들/브라질 2011. 5. 18. 06:56 Posted by juanshpark

꾸리찌바에에 매번 갈 때마다 이 집을 지나가면서 이번에는 이번에는 꼭 들러봐야지 했던 식당이 있습니다. 포스 두 이과수에서 오면 꾸리찌바 시내로 들어가는 길 목에 위치해 있어서 꼭 보게 되는 멕시코 식당 멕시카노 Mexicano 입니다. 벌써 몇 년째 이 식당을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는데 이번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우리가 간 날은 으슬으슬 이슬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꾸리찌바는 산속에 위치해 있는데다 건조한 날씨 때문에 밤에는 기온이 쭈~욱 내려가는 곳이죠. 그런데 비까지 오니, 정말 어설프기 짝이 없는 날씨였습니다. 뭔가 따뜻한 것을 먹고 싶은 날인데, 멕시코 음식이 조금 매큼한데다 따뜻한 요리들을 또르띠야 Tortilla 속에 넣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좋겠다 싶었습니다. 일단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서 자리를 잡습니다. 사진 아래쪽을 보면 얼룩진 것처럼 둥근 부분이 보이실 것입니다. 그게 제가 우산을 받치고 사진을 찍고 있는 그림자입니다. ㅎㅎㅎ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이 집의 정체성이 드러납니다. 식당 안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도록 벽을 세워놓았는데, 이곳에 커다란 멕시코 국기와 함께 1970년의 월드컵 사진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배도 고프고 날도 으스스해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그냥 통과합니다. ^^



식당 안은 깔끔했지만, 멕시코의 분위기를 만드느라 고심한 흔적이 보입니다. 식탁보는 모두 멕시코 국기와 관련있는 색으로 채워져 있고, 벽의 장식도 멕시코를 만드느라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실상 제가 가본 멕시코 - 칸쿤 -의 경우, 화려하기는 하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죠. 하긴 멕시코 내에있는 레스토랑들 모두가 멕시코 식으로 꾸며지면 재미는 없겠군요. ㅎㅎㅎ

이곳 시스템은 일인당 얼마의 요금을 내면 손님이 원하는대로 음식을 날라다 주는 시스템으로 보입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여러 가지 음식들을 내 옵니다. 먼저 쉽게 만들어지는 음식들이 나오고 그 다음에 여러 종료의 소스와 양념들이 나옵니다.


먼저 나오는 음식들 중에는 이렇게 옥수수로 만든 삼각형의 나초(Nacho)에 치즈를 얹고 토마토 소스를 얹어 나오는 것이 있습니다. 이걸 그냥 손으로 잡아 먹기도 하고 함께 나온 얇은 전병처럼 생긴 또르띠야에 싸서 먹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만 먹는 것이 아니라 이것 저것 넣어서 먹기도 하죠.


함께 나온 소스와 양념들입니다. 이것을 모두 넣을 수는 없죠. 또르띠야가 조그맣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리필이 되기때문에 조금씩 싸서 마음껏 드실 수 있습니다.


가운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소고기와 닭고기와 기타의 요리들이 따뜻한 상태로 놓여져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주 요리인 모양이네요. 함께 가져다 준 리모네이드와 함께 저녁 식사를 마음껏, 푸짐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꾸리찌바에 가실 일이 있다면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이 식당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궁금하시죠?앞에서 지적했지만 이과수에서 꾸리찌바 방향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공원과 쇼핑센터를 지나가는데 그곳이 바리귀 Barigui 라고 하는 지역입니다. 최근에 건설붐이 일어서 땅 값이 무지 비싼 곳이지요. 그 지역을 지나서 시내로 들어오려면 마르틴 아폰소 거리 Rua Martin Afonso 를 꼭 지나가야 합니다. 멕시카노 식당은 바로 그 길로 꺾는 곳에서 30미터 거리에 있습니다. 아래의 지도를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파란색 동그라미가 멕시카노 식당입니다.


꾸리찌바에 멕시칸 식당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좋은 옵션을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번 가 보시겠습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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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목재소 방문기

정보 2011. 5. 16. 10:42 Posted by juanshpark

지난번에 방문했던 목재소와는 규모면에서 거의 쌍벽을 이룬다는 회사를 하나 더 방문해 봅니다. 지난번 회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지난번 회사는 주로 소나무 각재만을 취급하는 회사인데 반해 이 회사는 소나무 각재와 판재 또 압축 방식으로 만드는 MDF, MDP 등을 생산하고 게다가 남미의 또 다른 나무 떼까 Teka 를 취급하고 있다는 거죠. 목재 가루를 이용해서 만드는 MDF는 조립 가구등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MDP 역시 그렇게 사용되고 있지만, 구조가 좀 더 다릅니다. 목재는 물론 가루까지 모두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목재소는 목재와 관련해서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하나도 없는 정도가 아니라 지난번 회사처럼 다른 목재소에서 목재를 만들고 남은 껍질과 부스러기까지 모두 구입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회사와 공장의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견학을 하는 사람은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전기차를 타고 들어갑니다.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기는 한데 좀 더 여러 사람이 탈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물론 회사 내부로 들어가는 사람은 신분이 확실해야 합니다. 따라서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하고, 미리 견학을 신청해야 가능합니다.


회사의 규모는 정말 엄청났습니다. 지난번 회사 역시 엄청 컸지만, 이회사도 장난이 아니게 커다랗더군요. 게다가 늘어서 있는 트럭들의 숫자는 어마어마했습니다. 하지만 겉에서 보는 회사의 규모는 안으로 들어가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더군요. 안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또 압축 판재를 생산하는 공장의 규모도 엄청 나더군요. 견학을 마치고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상의 지도를 살펴 보았는데, 규모가 커서 그런지 정말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생산품들은 국내(브라질)와 외국으로 수출이 됩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압축 판재인 MDF 와 MDP를 수입하는 것이 뭔가 조건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국으로는 주로 팔렛용 소나무만 수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도 지난번 회사처럼 원목을 싣고 대기중인 트럭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지난번 회사는 톱질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컨베이어 시스템이 일단 바닥에서 시작하던데, 여기서는 트럭위에 올려져 있는 원목들을 공중에서 집어서 들어가더군요. 그래서 원목을 싣고 있는 트럭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공중에서 시작을 하니 공간 활용면에 있어서 좀 더 효율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전 회사의 경우 넓은 바닥면적에 여기 저기 굵기대로 원목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것을 커다란 집게를 가진 중장비들이 집어서 재재를 하고 있었는데, 이곳은 그냥 원목을 싣고 온 트럭에서 집어서 올려놓습니다. 이 회사의 시스템이 훨씬 더 효율적일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목재 회사답게 실내는 회사가 취급하는 목재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벽과 바닥이 모두 소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마침브레라고 하나요? 측면의 한쪽은 나오고 다른쪽은 들어가는 식으로 암수로 되어 있는 나무판으로 바닥과 벽을 만들고 그 위에 니스를 아주 잘 칠했습니다. 은은한 소나무의 향기가 배어있는 응접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손에 들고 있는 이 나무가 이곳에서 취급하고 있는 떼까 Teka 입니다. 소나무보다는 좀 더 단단해 보이고, 결이 좀 더 멋집니다. 게다가 소나무처럼 옹이가 별로 눈에 띄지 않더군요. 떼까의 비중은 소나무보다 좀 더 단단해서 0.65 정도가 됩니다. 이 나무로는 고급 가구나 바닥재로도 쓰이고, 또 발코니의 난간이나 데킹재로도 쓰입니다. 역시 이 회사에서는 떼까 역시 한국의 몇 회사도 수출을 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참, 떼까, 떼까 하니까 뭔가 싶죠? 한국에서는 티크로 좀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


손에 들고 있는 목재는 소나무입니다. 얼마나 큰 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나이테의 무늬로 보아 안쪽으로 자른 목재입니다. 바깥쪽에 비해서 안쪽의 비중은 좀 더 낮습니다. 그리고 안쪽 나무는 좀 약하더군요.


그리고 소나무는 정말 무늬가 깨끗한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곳곳에 옹이가 있고 또 양쪽으로 옹이가 있는 것들도 있더군요. 이런 자연스런 무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고급 가구나 건물에 사용하기는 좀 부적절해 보였습니다. 모르죠, 이런 제 맘과는 달리 소나무로 집 짓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요. ㅎㅎㅎ


여기도 지난번 회사처럼 목재다발이 군데 군데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 비슷한 크기의 더미인 이유는 컨테이너에 싣을 때 규격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회사의 목재 더미와 여기 더미는 조금 달라 보였습니다. 그 이유를 사진을 들여다보며 비교해 보았더니 알 수 있더군요. 지난번 회사의 목재 더미는 끝 부분이 들쭉날쭉 했는데 여기는 아주 깔끔했습니다. 네모 반듯 하더군요. 즉, 여기 기계가 훨씬 더 좋거나, 일처리가 더 깔끔하다는 뜻이겠죠.


그렇게 만들어진 목재 다발입니다. 각재가 컨테이너에 들어가기 좋게 묶여 있었습니다. 측면으로 보이는 나이테의 무늬로 보면 정 가운데의 목재가 아니라 좀 주변의 목재로 보입니다. 개중에는 아주 깨끗한 목재도 있지만, 대부분은 앞서 보여드린대로 소나무 무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팔렛으로 쓰기에 부적절할 정도로 옹이가 있는 목재는 전체의 3%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설명하던 가이드가 그러더군요. "완벽한 목재는 없습니다~" 라고 말이죠. 목재소들을 들여다보고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가더군요. ㄲㄷㄲㄷ


그렇게 해서 다발이 만들어지고 번호표가 붙은 다음에 컨테이너에 실려서 나가거나 한쪽 창고에서 차례를 기다리게 되더군요. 대부분 기계에서 기계로 옮겨지게 되기 때문에 사람손을 빌리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사람의 손은 여전히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줄잡아 수백명의 일꾼들이 일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렇게 해서 두개의 목재소를 모두 방문해 보았습니다. 이제 목재가 무엇인지, 각재가 무엇이고 판재는 무엇인지 또 MDP 와 MDF가 무엇인지는 구별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MDP, MDF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고 싶었는데, 그건 시간이 부족해서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를 해 준 대니얼 씨는 다음에 또 오면 꼭 MDF, MDP를 만드는 공장을 보여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글쎄요, 언제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시 오게 되면 그쪽 목재들까지 모두 보게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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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목재소 방문기

정보 2011. 5. 9. 21:00 Posted by juanshpark

소나무의 비중은 0.45~0.55 정도 입니다. 강도가 그렇게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른편도 아니고... 어중간 하면서 또 아주 흔한 목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급 목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기 저기 정말 낄데 안낄데 없이 사용이 되는 목재이기도 합니다. 이번 꾸리찌바 방문중에 저는 두 군데 목재소를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둘 다 소나무를 거의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들이었는데, 견학을 마치고 나니 목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게 되었네요. ㅎㅎㅎ

이제 저와 함께 목재를 만드는 공장을 견학해 보시겠습니까? 그냥 단순히 나무를 잘라서 켜고 대패로 밀고 그렇게 네모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눈에 먼저 띈 것은 아주 넓은 창고였습니다. 얼마나 넓으냐하면, 산처럼 쌓여있는 목재들을 엄청나게 많은 지게차들이 이리 저리 싣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게 다 소나무라는 것을 생각해보니 엄청난 수의 소나무들이 잘렸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네모지게 만들어 놓은 각재입니다. 다른 말로 각목이라고도 하죠? 소나무의 결과 향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각목으로 팔렛을 만든다고 합니다. 실제로 여기서 출하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소나무들은 팔렛용으로 생산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남미산 소나무를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나무를 그냥 베어서 켜 놓았다고 목재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나무는 마르면서 뒤틀어지거나 비뚤어집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형 목재소에서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나무를 건조시킵니다. 그렇다고 바짝 말리지는 않습니다. 목재 속에 포함된 수분의 양을 가리켜 함수율 이라고 하는데, 위에 올려진 사진의 소나무들이 가지고 있는 함수율은 8~12% 정도라고 합니다. 그 정도 되는 것이 팔렛을 위해 가장 적당하다고 하더군요.


너른 광장에 엄청난 분량의 목재들이 통나무부터 출하직전까지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견학을 위해 도착한 시간이 공장 문을 닫기 직전이라 안내를 해준 가이드가 뒤죽 박죽으로 안내를 하는 통에 순서대로 보여드릴 수 없음이 원통하네요. ㅋㅋㅋ


벌목이 된 나무들이 들어오면 굵기에 따라 종류를 나누게 됩니다. 그다음에 목재를 만들기 위해 거대한 절단기계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통나무들이 절단기로 들어갈때 사용하는 기계차입니다. 앞에 보이는 저 거대한 집게로 통나무들을 잡아서 절단기 아래쪽에 놓아두더군요.


통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입니다. 저렇게 굵기에 따라서 늘어놓아 두었습니다. 껍질까지 그대로 간직한 채 말입니다. 이제 자기 순서가 되면 우선 겉 껍질을 벗긴 뒤에 절단기로 들어가게 됩니다.


네모난 건물처럼 보이는 곳에서 통나무의 껍질이 벗겨지게 됩니다. 그 다음에 들어온 나무는 자동으로 원반위에서 90도 회전해서는 절단기 혹은 제재소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미 한 부분 잘라진채로 목재가 나오고 있군요. 엄청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시스템과 잘라지는 소리, 날리는 목재조각이 아주 시끄럽습니다. 통나무가 들어가서 몇 조각으로 절단되어 따로 분리되어 운반되어 집니다.


그걸 누가 하느냐구요? 이렇게 나무가 들어가고 나가는 곳을 모두 컴퓨터와 모니터로 컨트롤하는 곳입니다. 나무의 결과 크기와 목재로서의 효용성을 모니터로 들여다보고 어떻게 절단할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것도 엄청 빠른 속도로 통나무들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자가 조종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목재라고 할 수 있을 나무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체 공장속의 컨베이어 시스템은 엄청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공장의 거의 마지막 부분인데,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목재들이 하나 하나 자기 차례대로 들어가서 정렬이 되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겹겹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쌓여서 한 무더기가 된 것을 내려놓으면 기계차가 와서 들고 가더군요. 맨 처음에 보았던 광장같은 창고로 말입니다. 그곳에서 기계차는 길이대로 종류대로 분류를 해서 쌓아두었습니다. 그리고 출하되기 전에 포장을 하고 말입니다.


이곳에서는 소나무 각재 외에는 다른 제품들은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겉 껍질과 목재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부수적인 재료들을 모두 어떤 업체에 팔아넘긴다고 하더군요. 그 다른 업체를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방문한 것이 바로 두 번째 목재소였죠.


출하되기 직전의 목재의 모습이었습니다. 위에 비닐을 덮어 씌운 것이 보입니다. 길이가 4mt 가까이 되더군요. 아마 컨테이너 길이 때문에 이런 길이로 자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미산 소나무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십니까? 그렇다면, 제게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제 메일 계정은 infoiguassu@gmail.com 입니다. 아는대로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

블로그가 좋았다면 댓글 한줄 그리고 추천 한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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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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