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삶이란?

생활 2009. 10. 27. 23:18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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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한 신문은 영국의 싱크탱크 신경제 재단(NEF)이 전 세계 143개 나라를 대상으로 기대 수명, 삶의 만족도, 환경 오염지표등을 평가해 국가별 행복지수(HPI)를 산출한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http://www.koilaf.org/KFkor_new/korNews/bbs_read_dis.php?board_no=6488&page=1&keyField=&keyWord=&keyCode1=A&keyNation=) 흥미로운 것은 1위로부터 10위까지의 나라들 가운데 9개 나라가 중남미 권이었다는 것이다. 나머지 순위가 발표되지 않았기에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나머지 중남미의 나라들도 틀림없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을 것이다. 중남미의 사람들은 왜 그처럼 행복지수가 높을까? 내 생각에는 그들이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미에 이민을 와서 제일 많이 들은 단어중에 하나는 Tranquilo 라는 단어였다. 스페인어로는 뜨란낄로라고 발음하고 포르투갈어로는 뜨란뀔로로 발음하는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조용한, 평화로운, 잠잠한, 침착한등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흔히들 열을 받아 소리를 지르게 되거나 급하게 무엇인가를 서두를 때, 주변의 사람들은 대개 Tranquilo 라고 말을 한다. 침착하라는 뜻이다. 말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이들의 삶 역시 그 템포가 아주 느리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은 한국에서나 쓸 수 있는 말이다. 가능하다면 오늘 일을 내일, 모레까지 나누어서 할 수도 있는 나라들인 것이다. 그만큼 생활리듬이 느리고 어떻게 보면 답답하게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남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100%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8, 90%는 그렇다.) 그래서 성질 급한 한국인들은 남미 사람들을 고용해서 일을 할 때 속터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예를 들어 중남미에 오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직업은 제품이다. 정확한 통계는 낼 수 없지만, 중남미 한국인들의 과반수 이상은 제품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옷가게, 제품생산, 제품부속 취급, 봉제, , 나염 기타) 그런데 종업원들로 부리게 되는 현지인들의 근무태도 때문에 마음고생들을 심하게 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인들이라면 마지막 옷을 바느질 하고 있었다고 하면 퇴근 시간이 되더라도 손에 잡은 것은 끝내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퇴근 시간이 되면 아직 미싱 바늘에 옷이 뚫려있는 상황에서 기계를 끄고 일어나서 퇴근을 한다. 자기 시간은 다 했다는 것이다. 그 옷은 끝내고 가라고 하면 으레 나오는 말이 마냐나곧 내일이라는 단어다.

 

집을 수리하거나 건축할 때는 더 심하다. 한 달 예정으로 공사를 한다면 두 달은 걸릴 각오를 해야 한다. 심한 경우 세 달에 끝내지 못할 경우도 있다. 아침에 일을 시작해서 몇 시간 지나면 간식 찾아먹고, 조금 더 일하다가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에 일 시작해서 얼마 안가 또 다시 간식을 먹고, 어영부영 일하다가 일을 끝내는 것이다. 그런 광경을 보다못해 잔소리라도 하게 되면 다시 듣게 된다. 뜨란낄로, 혹은 “’내일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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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남미의 사람들의 이 끝간데 없는 여유의 근원은 무엇일까? 흔히 사람들의 기질을 섬 기질, 반도 기질, 대륙성 기질로 나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아프리카 대륙이나 아시아 대륙에 사는 사람들도 이렇게 느긋하려나? 그건 아닌데그렇다면 무엇이 그렇게 이들을 여유롭게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이들의 삶의 자세가 여유롭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무엇이든 바로바로 빨리빨리 즉석에서 처리해야 속이 시원한 한국인들과는 달리, 무엇이든 급하게 하지 않는 이들의 마음가짐 때문이다. “그래서 남미가 못 사는거야~!”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사실 따져보면 급하게 사는 한국인들이 느리게 사는 남미 사람들보다 잘 사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여유가 없이 사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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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바쁘게, 부지런히 일을 한 결과 남미로 이민온 한국인들은 경제적으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삶의 질은 물질과는 무관해 보인다. 가끔 한국인 교민들을 만나면 듣게되는 소리가 있다. 종업원들은 한 달씩 휴가를 떠나는데, 자신들은 3 4일 여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질적 부를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가족들과 여유있게 여행 한 번을 못가는 한국인들에 비해서 물질적으로 가난하기는 하지만 가족들과 한달씩 여행을 다녀오는 종업원들. 그 차이를 비교하다보면 언제부터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남미의 느긋함과 한국인의 조급함을 섞어서 반반씩 나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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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삶 누구나 바라는 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열심히 일해 그 소득을 통해 여유있는 삶을 추구하는 한국인들과 적당히 일하고 여유있는 시간을 즐기는 남미 사람들과, 누가 더 낫고 못한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여유는 물질을 소유하는 것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언제쯤이나 우리도 이들 남미 사람들의 여유로움을 가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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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아이디어, 기억에 남는 추억들....

생활 2009. 10. 25. 22:02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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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광고는 아파트 벽에 붙여진 대형 광고판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하고 있던 중에 발견한 광고였는데, Playboy 향수를 선전하는 광고다. 플레이보이라는 말과 일치하게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데리고 데이트를 하는지 아무튼 그런 장면이었는데, 그보다 자극적인 것은 사진 위쪽에 붙어있는 문구였다. "뭐하러 골라? 둘다 가져가~!"라는 문구였는데, 상표만큼이나 자극적인 문구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광고는 Playboy 상표가 붙은 향수를 둘 다 가져가라는 선전이었다. 꽤나 생각한 아이디어로 보여서 아내와 함께 이 광고를 보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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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에 갔을 때, 한 슈퍼마켙에 들어갔다가 이 바구니를 발견하게 되었다. 손으로 들 수도, 끌 수도 있었다. 물론 카트도 준비되어 있지만, 카트를 밀고 다니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바닥에 내려놓고 끌고 다녔는데, 정말 편했다. 슈퍼마켙에서 사용하는 바구니지만 이렇게 조그만 아이디어로 사용하기에도 좋고 멋도 있는 바구니가 나왔다는 점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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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파라과이로 넘어가는 우정의 다리 부근에 가면 여름철이면 나와있는 이 노란 냉장고. 처음에는 음료수가 들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저 뚜껑을 열면 틀림없이 콜라나 사이다나 뭐 그런 음료수가 들어있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날 저 속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나서 한 바탕 웃었던 기억이 난다. 노란 동그라미는 척 보기에도 오렌지나 자몽이나 뭐 그런 과일을 흉내내서 만든 것일 것이다. 그런데 뚜껑 위쪽으로 조그만 수도꼭지처럼 보이는 것이 달려있다. 바로 그 꼭지에서 나오는 것은 바로 오렌지 쥬스다.^^;; 지나가는 차량에서 오렌지 주스를 요청하면 바로 즉석에서 따라 컵에 담아주는 것이다. 저 큰 오렌지 냉장고 속에 가득 들어있는 것이 오렌지 주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위생상태가 어떨지 의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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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수 폭포의 Paseo Inferior를 힘들게 돌고 배가 고파서 식당으로 가는 길에 이렇게 판을 차려놓고 장사를 하던 과라니 인디오들을 만났었다.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이었을까? 빨강색으로 물들인 인디오들의 얼굴이 마치 브라질의 불고기인 삐까냐(Picanha)로 보였다. 나와 함께 있었던 일행들 모두가 그런 착시 현상(?)을 일으켰을 정도이니 배들이 얼마나 고팠을까? 사진으로 보면 나무가 분명하지만,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나무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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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점점 귀해지고 있기 때문일까? 한 화장실에서 발견한 수세식 변기의 레버다. 물방울 하나를 누르면 약간의 물만 내려가고 물방울 세개를 누르면 다른 한쪽까지 눌려지면서 많은 양의 물이 내려간다. 소변과 대변을 위해 이렇게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개념이 별로 없는 남미에서까지 이제는 물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넓게 퍼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레버 외에도 여러 종류의 물을 아끼기 위한 장치들을 보았지만, 사진기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가 많지 않아 이 레버 하나만 올리게 된 것이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다양한 장치들을 선보일 계획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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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멘도싸를 갔을 때 길에 다니는 이 차량을 보았다. 척보기에는 분명히 전차로 보인다. 외관도 그렇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버스에 불과하다. 아래 바퀴도 그렇고, 중간의 장치들은 단지 그림일 뿐이다. 심지어 전기로 가는 버스도 아니다. 위쪽을 자세히 보면 전선으로 연결된 부분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전차 그림을 그려서 운영함으로써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시민들에게도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모습이 새로웠다. 이렇게 조그마한 디자인이나 조그만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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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집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미 곤충들의 위장술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내 눈앞에서 나비가 위장을 하고 있는 장면을 보기는 흔하지 않다. 게다가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을 때 이런 광경을 보게 되다니. 이 나비 역시 나에게 사진이 찍히려고 이날 이렇게 있었겠지, 하는 생각에서 에라~! 그러고 이렇게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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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에스떼에 폭우가 쏟아지던 날

생활 2009. 10. 24. 11:00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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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쇼핑은 파라과이 제 2의 도시 델 에스떼에서 컴퓨터 및 IT계통의 가게가 빼곡이 들어서 있는 라이라이 쇼핑센터다. 일단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현대식 건물이고 7층 전체가 IT관련 상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그 계통으로 상품을 찾아오는 상인들 및 관광객들은 꼭 들려봐야 할 곳이다. 이렇게 현대화된 건물이지만 가끔은 희한한 광경도 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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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 아래층에 물이 들어차서 점원들이 물을 내 보내는 광경이다. 이 사진을 보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파라과이의 배수로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점이다. 궁금하지 않은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파라과이는 배수로 혹은 하수도가 거의 없다. 하지만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수도가 없다고 해서 미개한 나라는 아닌 것이다. 좀 떨어진 나라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점들이 많은 나라일 뿐이다. 그리고 델 에스떼에는 차라리 하수도가 없는 편이 나은지도 모르겠다. 조그맣게 배수로를 만드느니 그냥 도로 위로 물이 흘러가면 훨씬 더 빨리 처리가 되지 않을까? 게다가 빠르게 물이 흘러가버리면 청소하는 효과까지 있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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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엄청 내리는 오전의 브라질쪽 세관 입구의 모습이다. 브라질은 배수로가 있지만, 이렇게 폭우가 쏟아지면 예외없이 물이 고이게 된다. 하지만, 우정의 다리가 있는 지점은 강물 수위로부터 적어도 50미터 이상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곧 강물 속으로 흡수될 것이다. 이 장면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동안만 이런 상태가 유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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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편인 파라과이 쪽은 조금 더 오래동안 이 상태가 유지된다. 배수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그나마 다행인것은 지대가 높기 때문에 강으로 빨리 흡수되어 내려간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물이 차는 것은 별로 문제가 없지만, 물이 차면 노면 상태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자동차에게는 그게 더 치명적으로 보인다. 게다가 파라과이의 노면 상태는 아주 안 좋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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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열대성 소나기가 아니라 이렇게 그냥 죽죽 내리는 폭우가 이 지역에 종종 발생한다. 이따이뿌가 생기기 전에 있었던 건조한 아열대성 기후에서 이제는 습하고 무더운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전에는 며칠 동안 건조하게 햇볕이 내리쬐다가 잠깐 열대성 소나기가 한 차례 내리곤 했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그런식의 소나기보다는 하루 왼 종일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아졌다.

생각보다 인위적으로 만든 건축물들 - 이를테면 이따이뿌 댐 같은 - 로 인해서 기후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이런 영향에도 불구하고 환경론자들의 반대를 일축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좀 아쉽다.

아무튼 폭우가 쏟아지는 거리를 다니는 기분은 별루다. 우산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길도 엉망이 되고, 파라과이의 예의 그 붉은 색 먼지나 흙이 섞인 물을 밟고 다니면 신발은 엉망이 되기 일쑤다. 일부 길은 흘러가는 물에 의해서 강이 되어 버리고, 그곳을 지나가려면 특별한 용기가 있어야 할 정도다. 그래서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 날에는 집에서 나가기가 싫다. 하지만 나간 다음에 폭우가 쏟아지면 별 수 없다. 대책을 마련하거나, 아니면 그대로 남의 가게 처마 밑에 서서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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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 그런 폭우가 쏟아졌다. 오후의 일이다.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아직 해가 지려면 서너시간이 남았는데도 후두두둑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나 비가 많이 쏟아졌는지 약간 경사가 진 이 길에서 내려가는 물의 양은 거의 폭포수에 가까웠다. 내려가는 빗물에 부딛치는 오토바이의 뒷바퀴가 그래도 용케 견디고 서 있는 모습이다.

필자는 한국인 옷 가게 앞에 서 있었는데, 다행이 최근에 신축한 이 건물은 그래도 사진에서처럼 2중으로 방책을 만들어서 바깥의 물이 일단 안쪽으로 들어오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방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가게들은 물난리를 겪고 있었다. 소형 카메라를 손에 쥐고 있었더니 한국인 종업원 하나가 동영상을 찍어 보라고 말한다. 그래서 찍었는데, 그 동영상을 이곳에 올린다.

이렇게 비가 내리고 이따이뿌 댐은 방류를 하고.... 아마도 저지대에 사는 주민들은 물난리가 날 듯 하다. 생각했던대로 돌아오는 길의 파라나 강을 보니 수위가 엄청 늘었다. 이렇게까지 비약을 하는 것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지구가 몸살을 앓고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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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비가 왔으니 반작용이 없을 수 없다. 23일자 파라과이 주요 일간지인 ABC에서는 델 에스떼에서 폭우로 2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나쁜 소식이 1면을 장식했다. 정말 이제 자연으로부터 준 것만큼 돌려받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델 에스떼 시와 관련된 다른 글을 읽고 싶다면:
      

제한 많은 무역 도시 델 에스떼

      

델 에스떼 시의 뒷골목 사진 모음

      

델 에스떼 시의 최근 경제 상황

* 이과수 폭포 사진을 보고 싶다면:
       

가물때와 풍부할 때의 이과수 폭포

       

폭포 속에서 찍은 사진

      

폭포의 주요 줄기들 하나 하나를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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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Itaipu 댐이 물을 방류하다

여행 2009. 10. 24. 08:44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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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기록을 보니 마지막으로 이따이뿌 댐을 보고 포스팅을 한 것이 작년 11월로 되어 있었다. 포스트 넘버역시 한참된 것을 보니 한심하기도 하고, 이과수 블로거로서 본업(?)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든다.

*

마지막으로 했던 이따이뿌 댐 견학기

*

이따이뿌 댐과 관련된 양국간의 견해차를 조명한 기사그래서 상파울로 친구들이 온 김에 파라과이쪽 이따이뿌 댐을 가 보기로 했다. 이전에도 포스트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브라질과 파라과이 양국에 걸쳐있는 이따이뿌 댐을 굳이 파라과이 쪽에서 보려고 그쪽으로 가는 이유는 다음 사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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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벽에 붙어 있는 이 간판. "

방문 - 이따이뿌 댐에 관한 필름 상영 - 관련 부처의 업무와 가이드와 함께 하는 이따이뿌 댐 방문은

모두 무료

"라는 간판이다. 반면에 브라질쪽으로 가면 그냥 버스타고 휘리릭~ 방문하는 코스가 1인당 16헤알(미화 8불선)이다. 친구들과 나까지 5명이 갔으니까 40불을 번 셈이다. ㅋㅋㅋ

다음 사진을 보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만이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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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루과이에서부터 버스를 대절해서 파라과이로 관광을 왔다. 지난번에도 그리고 저지난번에도 이렇게 우루과이에서 온 관광 버스를 본 적이 있다. 이들도 이따이뿌 댐을 구경하면서 입장료를 내는 브라질쪽으로 가지 않은 이유가 나와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도대체 브라질은 왜 이따이뿌 댐을 입장료를 받는 건지...

다시 이따이뿌 댐으로 이야기를 돌려서, 파라과이 쪽 이따이뿌 댐은 오후 2시부터 관광객을 맞이한다. 파라과이의 시간대는 브라질보다 1시간이 늦는다. 따라서 브라질쪽에서 가고자 한다면 브라질 시간으로 오후 3시까지 가면 되는 것이다.

이따이뿌 댐은 행정 소속상 Ciudad del Este 옆에 위치한 Hernandaria 라는 도시에 속해 있다. Del Este 시에서 Asuncion 방향으로 4km를 간 다음에 오른쪽으로 난 도로를 타고 10여km를 쭉 가면 이따이뿌 댐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과수 폭포를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하늘이 몹시 푸르고 날씨가 좋다. 아니, 여름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 아주 덥고 햇살도 따갑다. 댐 사무실의 리셉션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2시가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래서 조금 기다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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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바깥으로는 과라니 인디오들 - 그러니까 파라과이의 원 거주민들 - 이 토속 공예품을 바닥에 깔고 앉아 판매를 한다. 손님들이 없어서인지, 모두들 벽에 기대고 그냥 앉아만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폼이 여러번 찍혀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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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리셉션 안으로 들어가보니 지난번에 와 보았을 때보다 시설이나 환경이 아주 많이 좋아졌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놓아 쾌적한 분위기에 예쁜 아가씨가 방문객들을 친절하게 상대해준다. 여러명이 가더라도 한 사람이 방문객 명단을 작성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2명의 한국인과 1명의 브라질 사람 그리고 2명의 일본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물론 모두 상파울로에서 내 집으로 온 친구들이지만, 일단 그렇게 적어 넣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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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찍한 대기실도 역시 눈에 띈다. 이곳에서 오후 2시가 될 때까지 몇 분동안 기다려야 한다. 정시에 가까워지면 극장 안으로 들어가게 허락해 준다. 그곳에서 이따이뿌에 대한 영상을 몇 분 보아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작년 11월에는 30분 정도를 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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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는 영화가 바뀌었다. 그리고 아주 다이제스트하게 잘 구성을 했다. 스페인어로 상영을 하지만 주요 정보가 자막으로 크게 나오기 때문에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아주 스피디하게 만들어진 영화를 상영하고 나서 바깥으로 나와보니 버스가 시동을 켜고 기다리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에어컨이 상쾌하다. 이제 버스를 타고 이따이뿌 댐으로 향하는 것이다.함께 동승한 가이드는 우리에게 행운이 있다고 말한다. 일년에 6차례 정도만 방류를 하는데, 최근에 파라나 강 상류쪽에 비가 많이 온 탓에 오늘 물을 방류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모든 수문이 열린 것은 아니고 그중 6개만이 열려있다고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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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착한 파라과이쪽 전망대에서 열려진 갑문을 보는 장면이다. 흰 물줄기가 얼마나 힘차게 내려가는지 정말 대단해 보인다. 얼마나 대단한 물줄기인지 이 사진만으로는 감 잡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아래 사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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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끝 부분은 마치 구름공장으로 보인다. 물이 내려가는 끝 부분은 굴곡을 주어서 물이 위로 향하도록 되어 있다. 저렇게 만든 이유는 물이 그냥 내려가면 강 바닥이 패여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마지막 부분에서 물이 위를 향하도록 함으로써 강으로 내려가는 물의 속도를 좀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단지 여섯개의 수문을 열었을 뿐인데 쏟아지는 물의 양이 엄청나 보인다. 그리고 오른쪽 끝으로 희미하게나마 무지개도 걸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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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버스에 올라 이번에는 브라질쪽 전망대에서 내려준다. 브라질쪽 전망대에서 보는 이따이뿌 댐의 방류는 정말 더 엄청나 보인다. 힘차고 어쩌면 무섭기까지 하다. 작년 마지막에 방문했을 때 유래없이 이곳에서도 하차를 한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이따이뿌 댐을 방문하는 파라과이나 브라질 차량 모두가 두곳의 전망대에서 하차를 하게 한다고 한다. 내가 오지 않았던 지난 1년 사이에 무엇인가 조정이 있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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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이뿌 댐 위쪽에서 본 사진인데, 바로 아래는 인공적으로 만든 카날(Canal:운하)이다. 오른쪽의 파라나 강 본류와 합쳐지고 있다. 저 멀리로 수문에서 방류된 물보라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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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이뿌 댐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고압 전선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되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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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내려가는 장면을 위에서 찍어 본다. 물론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찍었다. 물이 강에 닿아서 내려가는 장면을 보면 오랫동안 급류를 만들어 주는 것이 보인다. 저 정도의 물이니 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다. 그리고 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틀림없이 영향을 줄 것이다.

이번 포스트에 이따이뿌 댐에 대한 정보도 조금 올려놓자.

* 이따이뿌는 과라니어로 그 의미는 "노래하는 돌"이다.
* 이따이뿌 댐은 1973년 4월 26일 브라질과 파라과이 두 나라의 협정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실제 공사는 1974년 5월 17일에 시작되었다.
* 첫번째 제네레이터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은 1985년 5월이다.
* 이따이뿌 댐은 2007년 기준으로 20개의 터빈에서 14,000MW의 전력을 생산해서 세계 최대 기록을 가지게된다.
* 2009년 중국의 산샤댐이 완공될 때까지 25년동안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의 댐으로 기록되었다.
* 2008년 기준 1 1/2개 터빈에서 생산되는 전력으로 파라과이 전체의 95% 소비가 충족되었다.
* 이따이뿌댐을 건설하는데 들어간 철근의 양은 에펠탑 380개 분량에 해당된다.
* 이따이뿌 댐 터빈으로 들어가는 물의 양은 이과수 폭포에서 떨어지는 평균 낙수량의 10배에 해당한다.

<후기 2009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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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에스떼 시에서 보게 된 이따이뿌의 모습이다. 오늘도 역시 물을 방류하고 있다. 비가 정말 많이 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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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이과수 폭포에 홍수가

여행 2009. 10. 21. 11:53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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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로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이과수를 방문한 날은 추적추적 비도 살살 내리고 아무튼 기후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멀리서 이과수 폭포를 보기 위해 온 친구들이니 옵션이 없다. 그래서 나가기 싫은 날이었지만, 이과수 폭포를 가 보았다. 그런데 우째~!!!! 폭포로 가는 길에서 산마르틴 폭포가 보여야 하는 곳까지 걸어갔지만 너무 짙은 안개 때문에 폭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ㅇㅎㅎㅎ~!!!! 원, 이런.... 30여번 폭포를 가 보았지만 이렇게 안 보이기는 처음이다. 차라리 비가 좀 더 오면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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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에 가까이 가서 보니 눈에 띄는 광경이 너무 엄청났다. 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산마르틴 섬 아래쪽은 모두 물 바다다. 눈에 힘을 주고 응시를 했더니 산마르틴 섬에 예전에 보이지 않던 폭포가 생겼다. 우~씨! 물이 얼마나 많아졌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와~ 이 정도면 악마의 목구멍은 정말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기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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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생전 처음보는 광경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폭포는 이전에는 아주 작은 물줄기만 내려오던 곳이다. 이게 거의 주 폭포마냥 물이 흘러넘치는 것이다. 게다가 강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바로 눈 앞에서 흐르는 것처럼 가깝게 보이고, 흙탕물이 되어 흘러가는 급류를 보니, 이럴때 물에 빠지면 그냥 죽겠다 싶다. ㅎ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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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다비아 폭포와 삼총사 폭포의 모습이다. 삼총사가 다 합쳐져서 한 덩이가 되어 흐른다. 리바다비아도 고고한 모습을 버리고 아주 엄청난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게다가 평소에 물 한방울이 없어서 감추어져 있던 에스꼰디도 역시 얼마나 많은 물이 흘러넘치는지 이제 다 벗겨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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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간 낀 산책로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시야가 더 넓어진다. 그러면서 보게되는 광경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이과수라는 말 자체가 "큰 물"인데, 이제는 그냥 큰 물이 아니다. 큰 물이 홍수가 난 것처럼 보인다. 정말 이과수과수라고 불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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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그래도 안개가 온전히 걷히지 않아서 안개 사이로 보이는 폭포의 모습도 있다. 하지만 평소에 보던 모습과는 아주 다르다. 평소에 조그만 물줄기에 불과하던 폭포들이 모두 세찬 폭포들로 변해있다. 그러니 평소에 세차게 흘러내리던 줄기들은 어떨지 상상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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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전망대가 보이는 곳에 이르러 광경을 보니 이거 장난이 아니다. 저러다 다리가 다 떠내려가지 싶기도 하고, 이런 광경을 이번에 보지 못한다면, 평생 못보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물이 얼마나 많은지 다리 바로 아래까지 물이 차 올라오고 있다. 일부 다리부분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미 구실을 못하고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게다가 물보라가 엄청 치는지 다리 위로 사람이 별로 없다. 나는 집에서 준비를 한 비옷을 입고, 우산까지 꺼내 든 상태이니 끝까지 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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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물의 수위가 아직 다리를 삼킬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다리 위에서 물을 보면 또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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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보이던 바위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니 수위가 적어도 2미터는 더 늘어났다는 뜻일게다. 전체적인 수위는 얼마나 늘어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물이 흘러 내리는 모습은 정말 보기 힘들 것 같다. 이보다 더 물이 많아진다면, 아마도 국립공원측에서 안전을 위해 공원을 폐쇄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악마의 목구멍은 구경도 못했다. 그쪽으로는 짙은 안개가 낀데다가 물보라가 엄청 세차서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고, 카메라를 꺼낸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을 정도다. 게다가 내가 워낙에 겁이 많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리에 급류가 부딪히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그리고 눈 앞으로 덮쳐드는 황토색의 큰 물이라니..... 정말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 광경이 너무나 웅장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전망대의 끝 부분에 잠시 눈을 감고 서 있으려니 웅장한 급류와 낙수하는 음향이 정말 장난이 아닌 것이다. 그대로 그냥 내 몸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서 함께 흘러가는 느낌을 받고서야 당황해서 눈을 뜰 수 있었다. 그 잠깐 사이 내 옷은 속옷까지 모두 젖어버렸고, 함께 있던 친구들은 모두 다리 저편으로 돌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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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한 컷을 찍어본다. 우산을 받치고 있었기에 그나마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매번 이렇게 비가 많이 온다면 정말 방수팩이라도 하나 구입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정말 훌륭한 자연의 광경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자연 앞에 서 있자니 정말로 작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웅장한 광경속에서 인간의 위치는 어디일까? 한없이 겸손해지는 느낌을 가졌는데, 폭포를 등뒤로 두고 나오면 왜 그렇게 다시 우쭐대게 되는지 모르겠다. ^^;;

주) 위의 폭포들 이름이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여기

를 눌러보세요. 아름다운 이과수 폭포 사진이 여러장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줄기의 이름이 부분별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글이 재밌었다면 댓글 한 줄, 추천 한 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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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일 밤의 이과수 폭포

정보 2009. 10. 20. 07:35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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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수 국립공원(브라질쪽)에서 드디어 다시 루아우를 재개했습니다. 루아우란 보름달이 뜬 저녁에 다른 별도의 조명없이 달빛에 비추어 이과수 폭포를 구경하는 이벤트입니다. 저녁 나절을 완전히 잡아먹는 행사이기 때문에 식사도 포함해서 제공을 합니다. 식당은 이과수 국립공원내의 가장 럭셔리한 식당인 Porto Canoa

에서 합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이미 이전에도 몇 번 루아우와 관련된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 2009년 2월 9일 - 하루 동안의 루아우

* 2008년 네번째의 루아우 - 달없는 루아우

* 2008년 10월 11일의 루아우

* 루아우 - 두 번째 이야기

* 루아우 - 이과수 폭포를 달빛에 비춰보기

마지막 포스트에서 루아우가 더 이상 없는 것 같다고 소개를 했었는데, 이제 다시 재개를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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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과수 쪽으로 갔다가 발견한 간판입니다. 11월 1일 일요일에 루아우가 있을 거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밤에 무슨 폭포를 보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 게재된 사진을 보며, "음, 그래도 이과수 폭포는 낮에 봐야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예, 낮에 보는 이과수 폭포는 정말 장엄하고 웅장합니다. 하지만 밤에 이과수 폭포를 보시지 않았다면, 비교를 하시면 안 됩니다. 밤의 이과수 폭포는 사진으로 보는 것이나 이야기를 듣는 것과는 정말 다릅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가 환상의 세계라고 하면 대충 이해가 되시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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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우는 보름달 혹은 보름달이 뜬 주의 주말에 있기 때문에 동그란 달을 보게 되기 쉽습니다. 물론 구름이 잔뜩 껴서 달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과수의 날씨는 대체로 맑기 때문에 보름달을 보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맑은 하늘의 보름달이 뜬 경우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구름이 조금 있더라도 하늘만 맑다면 폭포를 보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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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우는 저녁 식사로 시작을 합니다. 아마도 이번 루아우부터는 저녁 식사는 옵션으로 하게 될 듯 합니다. 저녁 식사가 옵션이라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폭포만 보게 될 수도 있으므로 꼭 시간을 내서 루아우를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을 수 있습니다. 가령 연인들끼리라면, 신혼 부부라면, 혹은 여자 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하려는 경우라면, 밤의 이과수는 정말 안성맞춤일 것입니다. 레스토랑 역시 분위기가 아주 좋거든요. 음식 역시 훌륭합니다. 뭐, 여러번 가서 먹어보면 거기서 거기지만, 한 두번 가서 본다면 훌륭한 음식이 즐비하게 놓여 있습니다. 음식을 드시고 좋은 기분으로 폭포로 가면 은은한 달빛에 비춰진 폭포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밤에 폭포를 보면 뭐가 보이느냐구요? 희한하게 흰 폭포의 물줄기가 보입니다. 소리는 낮보다 더 웅장하고, 주위 사물이 모두 새까만데, 떨어지는 물줄기만 흰 빛을 띕니다. 하늘이 맑고 별이 반짝이는데다 보름달까지 있는 광경은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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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으니 바로 그것이 무지개입니다. 사진에는 조리개 시간을 오래 개방해서인지 여러 색깔의 무지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눈에 보이는 밤의 무지개는 오색 찬란한 무지개가 아닙니다. 믿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무지개가 은빛이라면 어떨까요? 바로 그 은빛 무지개가 폭포에 걸쳐 나타납니다. 그 광경, 그 은빛 무지개를 보면 밤중에 폭포에 나오기를 정말 잘 했다는 탄성을 지르게 되는 거죠.

11월 1일 일요일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에서 루아우를 위한 표를 판매할 예정입니다. 그 기간동안에 이과수 국립 공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그날 저녁은 루아우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기 바랍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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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에게 한국어 가르쳐주기

생활 2009. 10. 17. 06:55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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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아내. (모자이크 처리한 분)

현지인들과 어울려 살다가 조금 친해지면 먼 외국에서 온 새로운 친구의 언어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입에서 자주 들려오는 말이 한마디씩 들어오게 되면 그 친구의 언어에 대해서 물어보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제일 처음 배우게 되는 말이 욕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상대가 못알아 들을 거라 생각해서 욕을 해 대는거죠. 그런 결과로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고 배꼽을 쥐고 웃는 일도 생기게 됩니다.

이제 지난 25년 동안 이민 생활을 하면서 언어와 관련해서 제가 경험한 몇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현지인에게 한국어 가르쳐주기라고 제목을 지었지만, 잘못 제목을 뽑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XXXX가 한국말?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을 때 였습니다.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장의사에서 밤을 세운 적이 있었습니다. 계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여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밤 늦게 답답한 마음을 안고 장의사 문 앞에 서 있었는데, 중년의 한 아르헨티나 사람이 옆에 서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커피 한 잔을 초대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장의사 옆의 카페 주인이었습니다.

주인을 따라 카페로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주인은 자신에게 한국인 친구가 많다고 하면서 심지어 자신이 한국 이름까지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그 이름이 "좆도스키"라고 하더군요. 카페의 어두운 조명 아래였기 때문에 제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만 너무나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 단어는 한국어가 아닌것 같군요"라고 말했지요. 그 주인은 한국어라고 하면서 한 종이를 가져다 주었는데, 그 종이에는 분명한 한국어로 "내 사랑하는 XXXX 에게"라며 써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주인은 자신의 한국인 친구가 그 이름을 지어 주었다면서 그 뜻이 "다정한 친구"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주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비디오가 지나가데요. 아마 그 한국인 친구는 아르헨티나 사람이 못알아 들을 거라 생각해서 그 말을 입에 계속 담았을 것이고, 그 말이 귀에 들어온 아르헨티나 친구가 그 뜻을 물었을때, 사실대로 이야기 할 수 없어서 "다정한 친구"라고 했을 것이라는 상황이 쉽게 상상이 되었습니다.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결국 그 욕을 썼던 친구도 이 주인으로부터 "다정한 친구(XXXX)"라고 불렸을 것을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결국, 그날 저녁 저는 그 주인에게 한국인을 대신해서 사과를 했고, 당신이 알고 있던 그 한국인 친구가 그다지 좋은 친구는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원한다면 정말 좋은 뜻의 이름을 지어 주겠다고 했는데, 실망이 컸던지 주인은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내가 잘 했는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에 대해서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를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그나마 이야기를 했기에 사태가 더 나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았을까요?


# 개XX의 의미는 "친구"

파라과이에서 살았던 시절, 가게 앞에는 좌판을 늘어놓고 장사를 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디서 한국어를 배웠는지 지나가는 한국인들에게 "안녕하세요"를 곧잘 말하던 친구였지요. 그런데, 그 친구가 하루는 "안녕하세요, 개XX"라고 육두문자를 쓰더군요. 그래서 그 말을 어디서 배웠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한국인 친구들이 쓰더래요. 그리고 그 말의 의미는 "친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단어의 의미는 친구가 아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의미니 쓰지 말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똑똑한 친구여서, 그 다음부터는 제게는 그 단어를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면 언제나 그러더군요. "안녕하세요, 개XX"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정말 상황이 감이 안 잡히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못알아 듣는다고 외국인에게 함부러 말하는 것은 좀 자제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로 파라과이에서 한국인 집에서 식모를 하는 여자들은 "X년" 이라는 말을 쉽게 뱉곤 합니다. 그 이유는 주인집 아주머니들이 식모에게 그런 단어를 쓰기 때문이지요. 결국 그 말이 귀에 익게 될 무렵, 주인에게 그 단어가 무엇인지를 물어보면 둘러댈 수 밖에 없겠지요? 뭐, 친구나 아주머니 등의 뜻이라고 둘러대겠지요. 그러면 그 뱉은 침은 자기 얼굴로 돌아오게 됩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집으로 돌아가는 식모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겠지요. "Chau[차우, 헤어질때 하는 스페인어식 인사] X년아"

이제는 어딜 가나 외국어를 곧잘 알아듣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어 역시 알아듣는 친구들이 많더군요. 생김새가 다르다고 모르겠지 하면서 욕부터 하는 그런 몰상식한 행동은 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저씨의 스페인식 명칭은?

이젠 슬픈 이야기를 그만두고 좀 밝은 이야기를 하죠. 파라과이 친구 한 사람이 조르고 졸라서 한 마디를 배웠습니다. 뭘 배웠느냐구요? 세뇨라에 해당하는 한국어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르쳐주었습니다. 세뇨라에 해당하는 한국어는 아주머니다 라고 말입니다. 입을 오무리고 "아주모니"라고 하는 모습에 웃음을 지었는데, 아주모니가 아니라 아주머니라고 "ㅓ" 모음을 가르쳐 주었는데, 발음이 잘 안되더군요. 그래서 차라리 아줌마라고 하라고 가르쳐 주었더니 그건 금방 따라 하더군요. 아줌마라고 말이죠.

그러더니 그 친구, 저보고 헤헤 웃으며 이제 세뇨르(아저씨)가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도 알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뭐라고 하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듣고는 저와 한국인 친구들이 모두 뒤집어 졌답니다.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아줌모"라고 했습니다. (스페인어는 명사에 여성형과 남성형이 있습니다. 여성형은 a로 끝나고 남성형은 o로 끝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 그렇습니다. 그 친구는  Señora에 해당하는 한국어가 아줌마(A-jum-ma)니까 Señor는 A-jum-mo일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하긴 한국인들도 스페인어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니 피차에 일반이라고 할 만합니다. ^^


# 콩밥.

브라질로 이주를 한 다음에 생긴 일입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주식이 쌀 밥입니다. 한국인들 같은 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튼 밥을 먹습니다. 조리한 밥에 함께 먹는 것이 검은 콩으로 만든 콩 죽인데, 그것을 페이정 이라고 부릅니다. 페이정에 돼지의 귀와 소시지와 기타 부위를 넣고 끓인 죽이 페이조아다 라고 합니다. 페이조아다의 경우는 워낙에 부담스런 음식이라 일주일에 두 번만 먹지요. 하지만 밥과 함께 먹는 페이정의 경우는 매 끼니마다 먹을 정도로 브라질 사람들의 식탁에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날, 그 아주머니는 제게 묻더군요. 페이정은 뭐라고 하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페이정은 콩이라고 해 주었습니다(음식으로서의 페이정을 물었다면 콩죽이라고 했을 터인데, 그냥 묻기에 콩이라고 해 주었지요). 그랬더니 한국어로 Arroz는 또 뭐라고 부르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밥이라고 해 주었습니다. (Arroz는 쌀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밥이 맞았습니다.) 그랬더니, ㅎㅎㅎ 웃더니 이제 자기는 한국에 가도 굶어 죽을 염려는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한국에 가서 배고프면 그렇게 외칠거라고 합니다. "콩~밥!" 이라구요.

아내와 저는 아주 뒤집어 졌답니다. 우리 반응을 보며 의아하게 보는 아주머니에게 콩밥은 교도소에 들어가야 먹는 거라고 가르쳐 주었는데,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주머니는 더욱 의아해 했습니다. 결국 그 의미를 알게 되고 따라 웃고 말았지요. 현지인들과 친분을 쌓아가면서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알려주고,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건네 주다보면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가능하다면 좋은 일만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 지금은.....

얼마전에 아르헨티나 여인과 결혼을 한 처남이 이과수로 이주를 했습니다. 30여년 결혼 생활을 한 처남에게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자란 두 명의 조카가 있습니다. 이 조카들은 한국어를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국 음식과 노래와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지요. 어느 정도냐면, 스페인어 노래는 거의 듣지를 않습니다. 드라마도 한국의 드라마는 다 꿰차고 있습니다. 제가 안 본 드라마들까지 거의 다 외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짐작이 되십니까? 그정도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왠만하면 한국어를 배웠을 터인데, 워낙에 한국인들과의 교류가 없이 시골에서 살아서 한국어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아~! 이 친구들 그럼 어떻게 한국어 노래와 드라마를 즐기냐구요? 노래는 뜻은 모르고 그냥 따라 부르고, 드라마는 인터넷에서 스페인어 자막을 구해서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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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과 처남댁, 그리고 큰 아들입니다.

이 조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는 처남의 부탁을 받고 회화 위주로 가르쳐 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좋은 한국어를 가르쳐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섭니다. 앞으로 몇년 후면 한국어로 조카들과 대화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쳐 볼 생각입니다. 기회가 되면, 이 조카들의 한국어 교습에 대한 포스트를 간간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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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어 그리고 스페인어

카테고리 없음 2009. 10. 15. 08:13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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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는 70% 이상이 같다고 합니다. 같은 언어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과 스페인어를 쓰는 아르헨티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서로 어느 정도 언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벽한 대화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요. 최근에는 메르코수르 경제 협력 관계 때문에 브라질과 역내 국가들 사이에 서로 상대방의 언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한 대화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70%가 같다고 해서 입장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대체적으로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은 스페인어를 들을 때 50% 정도....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이 포르투갈어를 들을때는 아주 조금, 혹은 거의,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비슷한 현상이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는 물론 포르투갈어와 프랑스어에서도 나타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이탈리아어 -> 스페인어 -> 포르투갈어 -> 프랑스어 순인 것 같습니다.

국경에서 살다보면 두 가지 언어를 다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브라질 이웃들에게 스페인어로 인사하는 경우는 다반사입니다. 그리고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포르투갈어로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장 많이 하게되는 실수는 두 언어를 섞어서 말하는 것이지요. 이곳 국경에서는 이렇게 섞인 언어를 뽀르뚜뇰이라고 부릅니다. 포르투갈어를 지칭하는 뽀르뚜게스의 앞 부분과 스페인어를 지칭하는 에스빠뇰의 뒷 부분을 합성해서 만든 단어지요.

국경에서는 그냥 웃어넘기지만, 내륙에서는 상황이 좀 달라집니다. 물론 웃어 넘기기도 하지만 서로의 언어가 다르다보면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이 포스트에서는 양쪽 언어의 차이때문에 생기는, 제가 경험한, 그리고 제가 생각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 Sorvete 와 Helado

아직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시내를 나갔다가 점심을 떼우기 위해 맥도널드를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시내이기는 하지만 외국인이 많이 들어가는 위치에 있지 않아서였는지, 아르헨티나에서 살고 있었던 필자조차 사람들이 흘낏 거리는 곳이었지요. 간단하게 햄버거와 음료수를 시켜 먹으며 창밖의 광경에 눈을 돌리던 필자의 귀로 계산대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좀 전에 들어온 두 명의 흑인 청년이 계산대에서 햄버거를 주문하고 음료수를 받고는 무엇이 더 필요하냐는 점원 아가씨의 말에 소르베떼라고 말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그러자 점원 아가씨는 손가락으로 실내의 쓰레기통 위를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두 명의 청년이 햄버거와 음료수가 담긴 쟁반을 들고 쓰레기통 부근으로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잠시후 그 청년들은 계산대로 돌아와서 다시 소르베떼를 달라고 하더군요. 점원 아가씨는 다시 손가락으로 쓰레기통 위를 가리켰습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친절한 아가씨는 쓰레기통 위에 있던 소르베떼를 가져왔습니다. 그것을 보고 상황을 짐작한 청년들은 활짝 웃으며 주문판에 있는 사진을 가리켰습니다. 그러자 아가씨 역시 웃으며 원하는 것을 주었습니다. 소르베떼가 무엇인지 짐작하겠습니까?

포르투갈어로 소르베떼, 혹은 소르베치라고 하는 것은 아이스크림입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소르베떼는 음료수를 마실때 쓰는 빨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엘라도(Helado)라고 부릅니다. 맥도널드의 경우 아이스크림이 콘(Cone) 속에 들어가있기 때문에 꼬노(Cono)라고도 부릅니다. 포르투갈어로는 빨대를 까누도(Canudo)라고 부릅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고,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웃고 넘어갔지만, 심각한 문제였더라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ㅎㅎㅎ

# Borracharia 는 어때?

스페인어권에서 브라질로 처음 오시는 분들은 보르라차리아 라는 간판이 고속도로 곳곳에 걸려있는 것을 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하게 됩니다. 보르라차리아라는 간판이 있는 곳은 대개 폐 타이어들을 걸어놓고 타이어의 펑크를 수선해주거나 새 타이어로 교체를 해 주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보르라차리아라는 단어가 붙어있으니 웃을 수 밖에요. 포르투갈어를 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이 웃는 이유는 그 단어 보르라차리아가 스페인어로는 "술취한, 혹은 술취한 [사람들의] 집"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어로 "술취한"을 의미하는 단어는 Borracho 입니다. 하지만 그 단어는 포르투갈어에서는 고무 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타이어를 교체해주는 곳을 Borracharia 라고 하는 거죠. 포르투갈어로는 보하샤리아라고 발음합니다. 스페인어로는 그렇게 타이어를 취급하는 가게를 고메리아(Gomeria)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고무 를 의미하는 단어는 Goma 즉 고마라고 하죠. 필자인 저 역시 처음에 보하샤리아라는 단어를 읽고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ㅎ

# Quantos anos tem?

처음에 ano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웃음을 참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몇 살인지를 묻는 표현이었는데, 뜻을 이해를 하면서도 Ano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스페인어적 의미 때문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포르투갈어에서는 Ano 가 년, 해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라틴어 Anno와 같은 뜻입니다. 하지만 스페인어에서 Ano는 항문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년, 해를 의미하는 스페인어는 비슷하지만 발음이 다른 Año 입니다. 발음은 아뇨 라고 합니다. 위의 소제목을 스페인어로 번역하면 꾸안또스 아뇨스 띠에네스? 라고 번역이 됩니다.

잘 아는 말이기는 하지만, 제 나이를 묻는 사람들에게 3X 세라고 말하면서도 머리속으로는 "음, 나는 항문이 삼십몇개야..."라고 말하는 자신이 우스웠고, 또 상대방에게 "당신은 몇 살입니까?"라고 물으면서도 머리속에서는 "도대체 넌 항문이 몇개야?"라고 묻는 것 같아서 웃음이 터져 나왔었지요. 지금은 그냥 담담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처음 브라질로 왔을 때는 정말 희한하다고 생각했었답니다. ㅋㅋㅋ

# 미쯔비시 자동차 이름이 바뀌다.

브라질로 처음 왔을때, 거리를 활보하는 커다란 사륜 구동 자동차의 이름을 보고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그 차 이름이 NATIVA로 알고 있었는데, 브라질에서는 그 이름이 PAJERO 더군요.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이 놀랍다는 것보다는 그 의미 때문에 놀라면서 동시에 우습기도 했습니다.

스페인어로 Paja 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풀을 의미합니다. 초가집의 "초"자에 해당하는 뜻이지요. 하지만 좀 더 은어적인 용법으로 빠하는 수음의 저속한 표현인 "딸질"에 해당되는 뜻입니다. 그래서인지, 남미 대륙의 여러 나라들에서 Paja라는 단어가 간판으로 상당히 쓰이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르헨티나 중부의 엔뜨레리오스 주에서 찻집 이름으로 쓴 것을 본 것 외에는 그 단어를 본 적이 없습니다. 당시에 보았던 간판은 Casa de Paja 즉 초가집이었지만, 간판을 보며 친구들과 함께 엄청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질하는 집"으로 이해를 한 것이었지요. 만약 미쯔비시의 그 차가 동일한 이름을 달고 아르헨티나 거리를 누볐더라면 틀림없이 사람들이 웃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차 이름이 "딸질하는 사람(놈)" 이라면 누가 웃지 않을까요? ㅋㅋㅋ

# 그 외의 경우들

1) Meia 가 도대체 메이야(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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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로 오기 전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시 친구는 가게에 없었고, 점원이 받았습니다. 점원에게 친구의 핸드폰 전화번호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번호를 이야기해 주는데 그 가운데 메이아 라는 단어가 있더군요. 딴에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주인의 친구에게 친절하게 한 숫자 한 숫자를 알려준다고 띄어서 이야기를 했지만 메이아라는 단어에서 딱 막혀버렸지요. 8867-xxxx 였다고 하면 오이뚜, 오이뚜, 메이아, 세치 - ..... 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메이아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를 알 수 없더군요.

중간을 의미하는 메이아라는 단어가 왜 5도 아니고 6에 쓰였을까요? 이 단어 메이아는 12진법으로 물건을 취급하던 습관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계란이나 과일이나 연필이나 컵이나, 한 타스, 12개로 만들어서 취급하지 않습니까? 포르투갈어로 한 타스는 "우마 두지아"라고 합니다. 스페인어로는 "우나 도쎄나"라고 하지요. 그 반절인 6개는 "메이아 두지아" 그리고 스페인어로는 "메디아 도쎄나"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스페인어는 6개를 의미할때는 언제나 메디아 도쎄나라고 하며, 도쎄나를 빼고 메디아라고는 하지 않는데반해 포르투갈어는 두지아를 빼고 메이아라고도 한다는 것이 다른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만든 단어를 계속 숫자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친구의 전화번호를 들고, 메이아가 몰라서 쩔쩔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몇개의 반복되는 숫자를 제외하고 그 단어가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에 나머지 숫자를 대비해가며 통빡을 굴려야 했거든요. 국제 전화를 짐작으로 거는 것이었으니 기분이 어땠을지 상상이 되십니까?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웃 나라를 갈 때는 그 나라의 숫자 정도는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ㅎㅎㅎ

2) 요일은 또 어떻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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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의 일주일은 태양과 그 행성 및 지구의 위성과 관련있는 이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어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수체계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월요일은 세군다 페이라 즉 제2일, 수요일은 꽈르따 페이라 즉 제4일, 그리고 금요일은 섹스따 페이라 즉 제6일이라고 칭합니다. 처음에 브라질로 와서는 그 체계가 익숙하지 않아서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왜 월요일이 제 2일인지를 모르겠더군요. 그럼 일요일이 주 첫째날인가요? 그렇다면 그 날을 도밍고라고 부르는 것은 왜인지... 아무튼 그것이 헷갈렸답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익숙해졌지만, 브라질로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는 그것마져 생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이지 새로운 환경의 새로운 문화와 언어는 생소함을 더해 주지 않나요?

3) Pronto 라는 단어의 사용
브라질에 와서 처음으로 꾸리찌바를 갔을 때 였습니다. 꾸리찌바를 다 가서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습니다. 다행히 친구의 도움으로 일본인 3세가 운영하는 카센터에 자동차를 집어넣었고, 그 이튿날 카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기술자의 이름은 제르손이라는 친구였는데, 아주 성실한 친구였지요. 다음은 저와 제르손이 나눈 대화입니다. 그냥 한국어 발음으로 적어 넣습니다.

    필자: 오이 제르손, 뚜두 뱅? 꼬모 에스따 메우 까호?
    기술자: 오이 셍요르 조앙, 뚜두~! 세우 까호 에스따 쁘론또.
    필자: 오케이, 오브리가두, 이 꾸안도 뽀소 뻬가르 메우 까호?
    기술자: 에스따 쁘론또.
    필자: 오브리가두, 엔떵 꾸안도 뽀소 뻬가르?
    기술자: 에스따 쁘론또.....
    필자: 엔떵, 아 께 오라?
    기술자: 에스따 쁘론또....

한국어 버전은 이렇게 된다.

    필자: 아, 제르손씨 안녕하쇼? 내 차는 어떻습니까?
    기술자: 아, 안녕하십니까 조앙씨. 당신의 차는 수리가 끝났습니다.
    필자: 오케이, 감사합니다. 그러면 언제 차를 찾을 수 있습니까?
    기술자: 아, 다 끝났다니까요!
    필자: 감사합니다. 그럼, 언제 차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 젠장 언제 오라는 거야?)
    기술자: 다 끝났다는데.... (아, 젠장 이넘은 왜 이렇게 이해를 못하지???)
    필자: 그러면 몇시에? (아, 이 짜슥은 왜 자꾸 곧 된다고 그러지???)
    기술자: 아~ 다 끝났다니깐요. (아 젠장, 이 짜슥은 왜 이렇게 계속 묻는거야???)

왜 이런 대화가 진행되었을까요? 왜냐하면 Pronto 라는 단어의 의미가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어에 익숙했던 저에게 그 단어 쁘론또는 현재 위치에서 시간적인 의미로 조금 후 즉 "곧"이라는 의미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어로 그 단어의 의미는 완료를 의미하였기 때문에 둘이서 서로 다른 의미로 이해하고 똑 같은 대화를 했던 것이지요. 결국, 그 대화는 제가 그 Pronto의 의미가 끝났다는 뜻이냐를 물어봄으로써 끝났습니다. 비슷하지만, 다르다는 것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였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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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순시온 2009년 10월

문화/사진 2009. 10. 14. 00:00 Posted by juans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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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순시온의 봄 거리는 여름과 비슷했습니다. 10월 초의 아순시온 거리를 돌아다녀보니 한 낮의 더위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거의 40도 가까이 되는 기후에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다채로운 광경이 보여져서 화사한 기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 아순시온을 왔을 때(9월 초)에는 분홍색의 라파초 나무의 꽃들이 화사하게 펴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화사한 여러 색의 꽃들이 아순시온 거리를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물론,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다른 종류의 꽃들 역시 화사한 자태를 뽐 내고 있었지만 주로 거리를 물들이고 있었던 꽃들은 스페인어로 산타 리타라고 하고 포르투갈어로는 뜨레스 마리아스라고 부르는 꽃들이었습니다. 어떤 꽃들이며 어떤 모양인지 궁금하시지요? 그럼, 그 꽃들을 공개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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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의 벽을 장식하고 있는 저 진 분홍색의 꽃이 바로 산타리타 입니다. 아~ 아래에 있는 꽃은 산타 리타가 아닙니다. 꽃 이름을 잘은 모르겠지만, 일일초라고 불리는 빙카가 아니었나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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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산타 리타 무리가 눈에 띕니다. 이 집에는 연분홍의 산타 리타와 함께 진한 붉은색의 산타 리타가 집에 빼곡히 들어가 있었습니다. 담장 위로 솟아있는 산타 리타 때문에 집의 사람들이 마음이 무척 화사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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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골목에서는 이렇게 담벼락 위쪽으로 산타 리타가 피어 있었습니다. 거의 막다른 골목길이었는데, 외진 골목길에 피어있는 꽃들 때문에 그다지 후미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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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길거리에도 상당히 피어 있었지요. 앞에 보이는 철담 위에도 저 멀리 보이는 담벼락 위에도 산타 리타는 봄의 화사한 모습을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라파초의 철이 아니더군요. 피어있는 라파초 꽃은 한 송이도 볼 수 없었습니다. 라파초 꽃이 없는 그 자리에 수없이 많은 산타 리타꽃들이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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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리타 꽃은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 일반적인 이름이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꽃의 모양이 3개의 이파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뜨레이스 마리아스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한국에도 이 꽃이 있었던가요?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산타 리타나 뜨레이스 마리아와 같은 쉽고 귀에 익은 이름이 아니라 Bougainville 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꽃이었습니다. 정식 학명은 Nyctaginaceae 였습니다. 하지만 Bougainville 라는 이름과 뭔가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름으로는 산타 리타외에도 Buanvilla, Bugamvilla, Buganvilia, Bugavil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고, 그 외에도 여름과 관련이 있는지 Veranera, Veraneras라는 이름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 포르투갈어와 비슷하게 Trinitaria 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또 Camelina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었습니다.

원산지가 브라질로 되어 있어,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 꽃으로 보입니다. 이 꽃은 프랑스의 탐험가인 Louis Bougainville에게 바쳐진 꽃이라고 하네요. 때문에 그 대중의 이름에 부간빌 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원래 무더운 곳에서 잘 자라는 꽃이고, 꽃이 활짝 피기 위해서는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곳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추위에 약해서 특히 영하 4도 이하에서는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 한 종류 Sanderiana 라고 부르는 종류만 추위에서도 꽃을 피우는데, 꽃의 색이 짙은 푸른색, 혹은 보라색이라고 합니다. 그외에 열대의 꽃들은 모두 흰색, 노란색, 분홍색, 붉은색, 주황색, 베이지색이라고 하네요.

꽃이 아름답고 등꽃처럼 줄기가 무엇인가를 타고 자라는 식물로 보이지만, 실상 가지의 힘이 강해서 8미터까지 꽂꽂하게 자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등꽃 같은 성질때문에 대부분 담벼락 위에 담쟁이나 등목처럼 덩굴져 자라도록 키운다고 합니다. 줄기가 강하지만 뿌리는 의외로 약해서 이식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관상용으로 키울 수 있지만, 햇볕이 많아야 한다고 합니다. 꽃은 초 봄에 피기 시작해서 늦 가을까지 피어 있다고 하니 이 꽃을 키우는 분들은 1년중 대부분의 기간동안 화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

스페인어를 아시는 분들가운데 이 꽃에 대해 더 아시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다음 사이트를 추천합니다. ^^
http://articulos.infojardin.com/trepadoras/Fichas/Buganvilla.htm

이번 아순시온 여행중에 덤으로 찍은 사진을 또 몇 장 보여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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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 친구가 어죽을 먹으로 가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주 맛있는 어죽, 스프 뭐 그런걸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창 밖으로 한 남자가 상자들을 들어다 길 모퉁이 간이 초소같은 곳 뒤쪽 그늘진 곳에 쌓아놓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게 뭘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상자속에서 꺼낸 것은 오렌지였습니다. 그리고 손으로 오렌지를 깎기 시작했습니다. 능숙하게 오렌지를 깎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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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능숙하게 깎고 있는지, 옆을 보며, 혹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손으로는 계속 깎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깎은 다음에 6개씩 비닐 봉투에 넣더군요. 그것을 젊은 청년이 와서 지나가던 차들에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깎은 오렌지를 파라과이 사람들은 윗부분을 조금 물어뜯고는 즙을 짜서 먹습니다. 일단 즙을 다 마신다음에는 손으로 잘라서 속을 깨끗이 먹는거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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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광경은 여기 저기서 볼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공항에서 가까운 도로에서 본 것입니다. 역시 오렌지를 잘 깎아서 바구니 위에 놓고 팔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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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는 그다지 무덥지 않아서인지, 상당한 사람들이 노천 카페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커피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에스파냐 길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아순시온 봄의 기분을 한껏 만끽해 보았답니다.

짧은 주말동안의 아순시온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친구들 덕에 거리에서 시간을 잠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생활속의 짧은 여유가 삶에 조미료와 같은 맛을 더해주는 요소겠지요. 이제, 한동안 여행 계획이 없는게 아쉽네요. 하지만, 언제나 기회가 된다면 다시 여기 저기를 다녀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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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유명한 한국 국적의 먹거리는?

생활 2009. 10. 10. 06:56 Posted by juanshpark
한국 국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위에 올려져 있는 로고의 기업들 역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상표들임에는 분명하다. 적어도 남미에서 삼숭(Samsung)이나 엘레제(LG)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더구나 요즘 한국의 차들이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앞서나가다보니 준다이(Hyundai)는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는 명차반열에 올라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는 돌아다니는 택시의 거의 절반은 삼성 자동차이고, 전체적으로도 승용차의 1/3~1/4은 한국 승용차들이 굴러다닌다.

한국의 경제력이 커져서인지, 브라질에서도 한국 국적의 상품들은 브라질 사람들의 생활에 이미 익숙해져있다. 집집마다 삼성이나 엘쥐 텔레비젼을 가지고 있고, 컴퓨터 모니터와 관련해서는 브라질 시장의 거의 70% 이상이 삼성과 엘쥐를 사용하고 있다. 그뿐인가? 최근에는 한국의 금융 회사들도 브라질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브라질 최대 주간지 가운데 하나인 ISTOE 에는 미래에셋 생명광고가 표지에 실리기도 하고 전문 관광 잡지에 코리안 에어 광고가 뜨기도 한다. 언제부터 한국의 국력이 이렇게 커졌는지 모르겠지만, 외국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고, 길을 가다가 한국과 관련된 무엇을 발견하게 되면 엄청 기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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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아르헨티나 까릴로를 포스트하면서 올린 사진이지만, 현대 자동차를 선전하는 광고판만 보고도 마음이 즐거웠었다. 현대 직원도 아니고, 아니, 현대 직원중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지만, 한국 자동차의 간판만 보고도 고향 친척을 만난 것 같았다면 이해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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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여행을 가면서 길에서 작업을 하기 위해 세워져 있는 현대 중공업의 중장비를 보면서도 그런 기분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이런 오지까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반가웠었는데, 현지인들에게는 아마도 발음이 잘 안되니 동양의 어떤 작은 나라, 아마도 일본이나 중국을 떠 올리면서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먹거리 문제에 이르면, 한국적의 음식에 대해서 남미 사람들은 더욱 무지를 드러낸다. 하긴, 위의 상호들도 사실 한국의 것이라고 하면 눈이 똥그레진다. 일본 상품이 아니었냐고 되묻는 경우가 일쑤다. 음식의 경우는 더 심해 보인다. 김밥이 코리안 스시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니까. 게다가 현지 사회에 뿌리내리는 일식이나 중식에 비해 한식은 아직까지는 철저하게 한국인 위주로 식당을 경영하다보니 현지의 남미 사람들은 한국음식을 들으라고 물으면 고개를 도리질하기 일쑤인 것이다.

김치, 불고기, 잡채.... 하면 그제서야 아~ 김치가 한국거였냐?는 식의 반응이 나올 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아예 들어본 적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한다.

그런 남미, 아니 브라질에 이제 한국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부상하는 상품이 하나 있다. 그게 무엇일까? 여러분은 알고 있는가? 그럼, 그 효자노릇을 하는 상품을 공개하겠다. .......





그 상품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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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즉 빙그레제과에서 나온 메로나라는 빙과류다. 브라질 현지 사회에서 메로나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르는 듯 하다. 상파울로 어느 곳이나 상업이 번성한 곳의 상점을 가 보면 메로나 냉장고가 들어가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봉 헤찌로는 물론이고, 리베르다지, 빠울리스따까지 내가 갔던 모든 곳에서 메로나 냉장고를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상파울로에서 찍은 메로나 관련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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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는 멜로나라고 읽는다. 뭐, 뭐라고 읽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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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마다 이렇게 메로나 냉장고를 맨 앞에 진열해 놓구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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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좁은 가게는 모로 세워놓고 판매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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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도 안 되면 포스터만 걸어놓고도 판매를 한다. 이정도면 메로나 천지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리베르다지에서 옷가게를 영업하는 한국인 M씨는 주말이 좀 화창한 날씨면 남녀노소 할 것없이 모두 메로나를 손에 들고 돌아다닌다고 한다. 사실 현지인들에게 있어서 메로나의 가격이 싼 편은 절대 아니다. 내가 사먹은 메로나는 하나에 6헤알이었다. (한화로 3500원 선이다.) 브라질 산 아이스 바의 가격이 보통 2~3헤알이니 두 세배의 가격이 되는 것이다. 그 정도면 상당히 비싼 셈인데, 그럼에도 메로나를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맛이 좋다는 것이다. 멜론의 향기로운 맛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고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다. 메로나가 한국 것이라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몇몇은 알지만 대개는 눈이 똥그레졌다. 아무튼 괜찮다. 김치나 불고기 모양으로 메로나도 점차 더 많이 알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적이야 어떻게 되어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먹거리의 탄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곳에서는 몰라도 브라질에서 메로나는 정상의 위치를 잡아가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한국을 알리는 효자 상품중의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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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이 블로그는 이과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에 더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남미는 더이상 신비의 땅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이 방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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